제주, 고스트피싱 죽음의 그림자 ②바다의 지뢰 '폐어구'...생명까지 위협
(앵커)
JIBS가 마련한 기획뉴스 시간입니다.
바닷속에 버려지는 폐어구는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고스트피싱이라 불리는 원치 않는 조업에 의한 어장 황폐화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고,
급기야 바다를 업으로 사는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하창훈 기잡니다.
(리포트)
서귀포시 남원읍 앞바다.
수심이 100m 가량 되는 지역입니다.
선박 이외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입니다.
바다 속은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을까?
바다 밑바닥을 직접 훑을 수 있는 트롤 작업을 해봤습니다.
속도를 줄여 바다밑을 훑은 지 1시간 가량.
끌어올린 트롤 어망이 펼쳐집니다.
온갖 폐어구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대부분 조업 중 손상돼 버린 폐어구들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그물과 통발이 뒤엉켜 있습니다.
심지어는 마대에 넣어 일부러 버린 것도 확인됐습니다.
폐어구를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각종 물고기가 걸려 죽어있고, 일부는 상당시간이 지났는지 부패도 진행됐습니다.
심지어는 살아있는 물고기까지 그대로 걸려 있습니다.
말 그대로 유령어업, 즉 고스트피싱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창훈 기자
"이처럼 바다의 유령이라 불리는 폐어구 사이엔 각종 물고기가 걸려 있습니다. 바닷속에 그대로 있었더라도 이 상태 그대로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이렇게 폐어구가 깊은 바닷 속까지 뒤덮으면서, 산호초나 해저 생물 서식지가 훼손되면서, 바다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수 밖에 없습니다.
김병엽 제주대학교 교수
(인터뷰)사실 여기에 있는 해양쓰레기들이 거의 바닥에 해저에 붙어 있으면 해저에 서식하는 생물들이 산란하거나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을 잠식해 버리는거죠.
폐어구로 인한 피해는 연안의 마을어장에서도 쉽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오인순 서귀포시 보목동 해녀
(인터뷰)그렇지 않아도 바다가 다 죽어서..코로나다 뭐다 해서 판매도 안되고 하는 와중에 그물같은 것을 놓고 하니까 정말 우리는 바다에서 나고 먹고 자라고 했는데 이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폐어구로 인한 피해는 어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수면 바로 밑을 떠다니는 폐그물에 어선 스크루가 감기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에선 사흘에 한 번 꼴로 폐그물 때문에 어선사고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만만치 않은 수비 비용까지 발생합니다.
그래서 어민들은 폐어구를 바다의 지뢰라 부를 정돕니다.
김선택 삼치잡이 어민
(인터뷰)새벽에 가면 가고, 다른 배들이 인양을 해오면 기름값을 더 줘야되고, 스쿠버들은 30만원이거든요 한번 들어가면, 30만원 그 가격도 다 우리가 부담을 해야되거든요.
폐그물은 해녀나 스쿠버들의 목숨까지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폐그물은 물속에선 잘 보이지도 않아 사고 위험이 높습니다.
오아네스 고스트다이빙 코리아 회원
(인터뷰)살짝 이런 식으로 만약에 걸리게 된다고 하면 물 속에서는 이게 잘 보이질 않거든요. 그러니까 누가 나를 계속 당기는 느낌이 나고 나는 움직일 수가 없는데 뒤를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고 계속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 당황할 수 밖에 없잖아요.
제작 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영상취재 오일령
바다에 버리지는 폐어구가 바다 생태계 파괴는 물론 해상 인명사고까지 일으키는 상황이라, 실태조사와 수거 대책 마련이 요구됩니다.
JIBS 하창훈입니다.
*이 콘텐츠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하창훈 (chha@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