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6] JIBS 8뉴스
제주, 하루종일 재심 판결 .. 재판부도 유족 위로
제주, 하루종일 재심 판결 .. 재판부도 유족 위로
(앵커)
335명이나 되는 4·3 수형인 재심이 하루만에 마무리 된 건, 그동안 끊임없이 이어져온 4·3 수형인 진상 규명 노력의 결괍니다.

당시 재판의 부당성을 찾아내, 검찰과 재판부를 설득해 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재심 재판부가 당시 공권력 남용에 대해 유족들에게 사과와 위로의 뜻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조창범 기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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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4·3 수형인 재심 판결은 21차례로 나눠 진행됐습니다.

오전 10시 시작된 재심은 20분씩 저녁 6시 무렵까지 이어졌습니다.

각 재심마다 스무명 안팎의 유족들이 참석했고, 별도 변론도 없이 무죄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제주지방법원 개원 이래 하룻만에 단일 사건으로 가장 많은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이렇게 4·3 수형인 재심이 같은 날 한꺼번에 열리게 된 건 재판부의 배려 때문입니다.

피고인 335명 가운데 생존 수형인 2명도 아흔을 넘겼고, 나머지 333명 행방불명 수형인의 유족들도 고령인 점을 감안해 재심 판결 기간을 단축시킨 겁니다.

21차례 이어진 재심 판결에서도 4·3 당시 사법권 남용과 유족들이 겪은 아픔에 대해 유감과 위로를 잊지 않고 전했습니다.

장찬수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
(싱크)-자막"이미 고인이 된 피고인들은 저승에서라도 이제는 오른쪽 왼쪽 따지지 않고 낭푼에 담은 지슬밥에 마농지 뿐인 밥상이라도 그리운 사람과 마음 편하게 둘러 앉아서 정을 나누는 날이 되기를..."

특히 4·3 수형인들이 재심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는게 역사적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법정 촬영도 이례적으로 허용했습니다.

임재성 변호사
(싱크)-자막"억울한 재판을 받고 고문 당하셨던 분들이 여전히 전과자로, 내란실행 방조로, 소요, 공무집행방해라는 전과를 지금까지 달고 사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2021년에 이런 얘기를 여기에서 들을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4·3 수형인 335명의 재심이 한꺼번에 열리고, 재판부의 배려를 끌어낼 수 있었던 건, 오랜기간 이어진 4·3 진상규명 노력 덕분입니다.

일부 생존수형인들이 끊임 없이 재심을 청구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7명이 무죄 판결을 받았고, 지난 1월엔 행방불명 수형인 10명에게 무죄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연이은 재심 판결 결과가 이번 일괄 재심으로 이어지게 된 겁니다.

박용현 4·3희생자 유족
(싱크)-자막"제가 할아버지, 할머니, 큰 아버지가 다 4·3때 돌아가셨는데, 가문의 명예회복을 하겠다, 아버지 편히 돌아가십시요. 제가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영상취재 오일령
4·3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명예회복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진상규명과 정명을 통한 피해보상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JIBS 조창범입니다.
조창범 기자
제주 '화이자 백신' 접종 시작..전담 의료진 먼저 접종
제주 '화이자 백신' 접종 시작..전담 의료진 먼저 접종
(앵커)
제주에서도 코로나 19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전담하는 의료진들이 우선 접종을 받았습니다.

다음달부터는 75세 이상 제주도민 접종도 시작됩니다. 이효형 기잡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부터 제주대병원 의료진들이 강당으로 모여듭니다.

제주에서 처음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받게 될 병원 필수 의료인력들입니다.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를 없애기 위해 송병철 병원장이 1호 접종자로 나섰습니다.

송병철 / 제주대학교병원장
(인터뷰)-"이미 많은 연구에서 백신 자체가 굉장히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이 입증됐기에 과학적인 입장에서는 백신이 유효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준비된 백신은 천800회분으로 제주대병원과 제주의료원, 서귀포의료원 의료진 천760여명이 접종에 동의했습니다.

1차 접종은 백신을 저온 상태로 보관할 수 있는 오는 19일까지 마칠 계획입니다.

2차 접종은 추가 백신을 확보하고 3주 뒤 이뤄집니다.

이효형 기자
(S/U)"제주에 온 화이자 백신은 제주대학교 병원을 비롯한 감염병 전문병원 3곳에서 우선적으로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방역당국은 화이자 접종으로 코로나19 최일선 의료진들이 면역체계를 갖추게 되면서, 의료진을 통한 전파 가능성은 완전히 차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민주 / 제주대학교병원 간호사
(인터뷰)-"백신을 맞게 됨으로써 환자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좀 더 안전한 상황에서 간호를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달부터는 제주시 한라체육관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75세 이상 도민들에게도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됩니다.

제주자치도는 초고령층 접종을 앞두고 이상반응이 나타날 경우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현승호 / 제주자치도 방역총괄과 역학조사팀장
(인터뷰)-"75세 이상 어르신들에 대한 수송대책은 시와 자체 회의를 할 예정입니다. 수송대책 등의 부분은 검토할 것입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어제(그제)까지 제주에서는 8천300여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고, 이 가운데 161명에게서 이상 반응이 나왔지만 모두 가벼운 증상에 머물렀습니다.

JIBS 이효형입니다.
이효형 기자
제주, 공시가격 왜곡 최소 천여 건..엉터리 '표준주택' 수두룩
제주, 공시가격 왜곡 최소 천여 건..엉터리 '표준주택' 수두룩
(앵커)
주택 공시가격은 정부가 산정해 발표하는 집값인데 여기에 맞춰 각종 세금까지 부과됩니다.

그런데 주택 공시가격 결정 기준인 표준 주택이 엉터리도 선정된 곳이 적지 않았습니다.

표준 주택이 잘못 지정돼, 최소 천여개 주택 공시가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제주시 구좌읍의 한 폐갑니다.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보이지 않을 정도라 상당히 오랫동안 방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근 주민
(싱크)-(자막)-"오래됐죠. 저렇게 빈지가...한 20년 정도? 옛날에는 살았었죠. 그런데 다 팔아서 가버렸죠"

하지만 이 폐가는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주택 공시 가격의 기준을 정하는 표준 주택으로 지정됐습니다.

지침상 폐가는 표준 주택 지정이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올해는 바로 옆 폐가가 새로운 표준 주택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때문에 이 폐가 주변 주택들은 공시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되는 문제가 생긴겁니다.

표준 주택은 개별주택의 공시가격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에서 지정합니다.

제주 전체 개별 주택의 4.5%인 4천4백여개가 표준 주택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제주자치도가 도내 표준 주택 10% 가량을 표본 조사해 봤습니다.

(자료:제주자치도)
폐가나 빈집, 개보수 주택 등이 표준 주택으로 선정된게 확인됐습니다.

건축물 대장에 없는 무허가 건물도 표준 주택으로 지정됐고,

공시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물 면적에도 오류가 발견됐습니다.

이처럼 표준주택이 잘못 지정돼, 공시가격이 높아지거나 낮아져버린 개별 주택이 천백개가 넘습니다.

그동안 국토부가 현장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표준주택을 지정해 왔다는 얘깁니다.

이때문에 적어도 천명이상이 재산세 등 세금을 부당하게 더 냈거나 덜 납부한 셈입니다.

문제는 주택 공시가격이 높게 책정돼 기초연금이나 취약계층의 생계 급여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정수연 제주자치도 공시가격검증센터장
(인터뷰)-(자막)-"(표준주택에) 비례해서 높게 (공시가격이) 산정이라도 되면, 기초 수급자가 살고 있을지도 모르거든요. 그럼 그 분이 영문도 모르고 떨어지는거죠. 그럼 그런 분들은 관찰이 안되기 때문에 구제하기도 굉장히 어려워요"

한국부동산원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파악중이라고만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제주자치도는 도내 표준 주택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하고, 부동산 공시 가격에 문제가 없는지 전면 재조사를 정부에 건의할 방침입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김동은 기자
제주, 4·3 수형인 335명 '무죄'...'73년 굴레' 벗어나
제주, 4·3 수형인 335명 '무죄'...'73년 굴레' 벗어나
(앵커)
제주에서 역사적이고 이례적인 재판이 열렸습니다.

제주4·3 당시 형식적인 재판을 받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수형인 335명의 재심 재판이 하루 종일 이어졌습니다.

21차례로 나눠 진행된 재심에서 모두 무죄판결이 나왔습니다.

4·3 수형인들의 억울한 누명이 73년만에 벗겨진겁니다.

김연선 기잡니다.

(리포트)
제주지방법원 제201호 법정은 하루종일 북적거렸습니다.

적법한 절차없이 재판을 받고 전국 형무소로 끌려가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수형인 335명의 재심이 잇따라 열 렸기 때문입니다.

생존 수형인 2명을 제외한 나머지 3백여명은 한국 전쟁 발발로 총살되거나 행방불명돼 유족들이 대신 참석했습니다.

재심 선고 공판에서 검찰은 당시 공소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구형했고, 재판부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장찬수/제주지방법원 부장판사
(싱크)-(자막)"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것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선고합니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행방불명된 부모와 가족 대신 법정에 섰던 유족들은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박영수/제주4·3유족
(싱크)-(자막)"가슴이 떨려서 말이 안 나옵니다만은 검사님께도 감사드리고. 재판장님께서도 (남은 재심에서) 오늘 무죄선고를 내리셔서 좋은 역사에 남을 기록이 되게끔 부탁드리겠습니다."

당시 수용소로 끌려가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생존 수형인 2명은 직접 재심 재판에 참여했습니다.

아흔을 넘긴 이제서야 억울한 누명을 벗게 됐지만, 지난 세월의 아픔이 다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이재훈/제주4·3생존수형인
(인터뷰)-(자막)"이런 억울함을 하소연할 곳이 없었는데 오늘 재판을 받긴 받았습니다만은 참 지금이라도 이렇게 판결을 해주니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고태삼/제주4·3생존수형인
(인터뷰)-(자막)"남은 인생 좋게 살다가 갈 수가 있어서 진짜 감사합니다. 고맙고."

행방불명된 가족의 생사 조차 몰라 얘를 태우고, 연좌제의 굴레 속에 고통을 받아왔던 유족들도 큰 짐을 내려놓게 됐습니다.

김용희/제주4·3유족
(인터뷰)-(자막)"내가 70 평생을 살면서 자신의 행동을 제대로 못했어요 연좌제에 걸려서. 오늘부로, 오늘 해소됐다니까 감명이 깊고요."

김연선 기자
"제주4·3 수형인 335명이 처음으로 열린 대규모 일괄 재심에서 전원 무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이들의 명예회복이 속도를 내면서 4.3의 완전한 해결에 대한 기대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JIBS 김연선입니다."


김연선(sovivid91@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