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자의 경고] ⑥ 혹독한 사투.. 근절까지 어떻게
일본의 한 작은섬에서 벌어진 외래종 몽구스 문제 짚어봤는데요,
섬이라는 특성상 외래종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지금은 정상을 되찾고 있지만, 정상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만만찮았습니다.
몽구스 퇴치 걸린 시간만도 40년을 넘고 있는데요,
일본에서의 외래종과의 전쟁이 남긴 시사점은 무엇인지 안수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20년 가까이 '몽구스 버스터즈'로 활동해 온 고토 씨.
탐색견 삐삐와 함께 숲 속으로 들어가 외래종 몽구스의 흔적을 쫓습니다.
고토 요시히토 / 몽구스 버스터즈
"위험한 경우도 종종 있어요. 하브(독사)에 물리기도 하고, 장화 위로 물리기도 했어요."
전문 포획팀 '몽구스 버스터즈'가 꾸려진 건 외래종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제정된 외래생물법이 시행된 2005년.
거침없이 확산하는 몽구스를 주민 힘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마츠다 다모츠/자연환경연구센터 아마미오시마 사무소장
"포상금 제도가 있었을 때에는 사람들이 몽구스를 잡기 쉬운 지역에서는 잡지만 깊은 산까지 들어가서 잡지는 않았습니다. 깊은 산속까지 빠짐없이 덫을 설치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버스터즈가 결성된 겁니다."
포획은 치밀하게 이뤄졌습니다.
몽구스 체형에 맞춰 덫을 개선해 섬 전역에 설치했고, 탐색견과 관찰카메라도 동원했습니다.
버스터즈 인원도 많을 때는 100명 가까이 투입됐습니다.
안수경 기자
"외래종인 몽구스를 잡기 위해 이렇게 생긴 전용 덫을 섬 전역에 3만 5천 여 개나 설치했습니다. 설치된 덫을 모두 확인하는 데만 1, 2개월이 걸렸을 정돕니다."
(연도별 몽구스 포획수)
10년 넘게 이어진 포위망은 점점 좁혀졌습니다.
마지막 몽구스가 잡힌 건 2018년 4월.
그 뒤로도 6년 넘게 모니터링이 이어졌고, 추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고토 요시히토 / 몽구스 버스터즈
"점점 카메라에도 잡히지 않고, 탐색견도 반응이 없는 상태가 4~5년 지속되고 난 후에야 비로소 사라졌구나 생각했죠."
몽구스가 섬에 들어온 지 45년 만에, 일본 정부는 근절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2000년 이후 투입된 예산만 36억 엔, 우리 돈 300억 원 이상입니다.
포획된 몽구스는 3만 2천여 마리로, 도입 당시의 천 배에 달했습니다.
이시이 노부오 도쿄여자대학 명예교수
"몽구스는 세계 최악의 100대 침입 외래종에 들어가는 동물입니다. 이렇게 큰 섬에서 몽구스를 근절한 건 처음 있는 일이고, 제대로 대응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정부와 지자체, 주민이 힘을 모아 가까스로 외래종 퇴치에 성공했지만, 그 대가는 돌이킬 수 없는 희생과 막대한 예산이라는 값비싼 청구서였습니다.
JIBS 안수경입니다.
화면제공/일반사단법인 자연환경연구센터, 아마미 야생생물보호센터,
영상취재 강명철 (일본 아마미오시마)
* 이 콘텐츠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제주방송 안수경 (skan01@jibs.co.kr) 강명철(kangjsp@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