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반대 말했다”는 오세훈… 청와대 “들은 바 없다”
용산공원에 주택을 지을지를 놓고 맞서온 정부와 서울시가 18일 국무회의에서 부딪혔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더 풀어 민간 공급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급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집값을 폭등시킬 가능성을 높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회의가 끝난 뒤에는 용산공원을 놓고 청와대와 오 시장의 설명까지 엇갈렸습니다. 오 시장은 대통령에게 용산공원 아파트 건설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는 “용산공원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했습니다. 정부가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 카드로 검토하고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우선 해법으로 내세우면서 이어진 정책 이견이 대통령과 서울시장의 국무회의 대화로 옮겨왔습니다. ■ 오세훈 “규제부터 풀어달라”… 이 대통령은 집값 상승 우려 오 시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배석해 재개발·재건축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 규제 완화를 요구했습니다. 지난 13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 서울시의 정비사업 관련 요구가 일부 반영됐지만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과 용적률, 임대주택 비율 등은 더 풀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 대통령도 오 시장에게 민간 주택 공급을 늘릴 방법을 구체적으로 물었습니다. 대규모 재개발·재건축과 소규모 개별 건축의 인허가권이 자치구와 서울시 가운데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고, 민간 공급 확대를 위해 완화할 수 있는 규제가 있는지도 질문했습니다. 오 시장이 용적률 등을 거론하자 이 대통령은 “공급을 늘리자는 것이지, 집값을 폭등시킬 가능성을 높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규제를 풀어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주택가격을 자극할 가능성까지 살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규제 완화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긍정적인 측면을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측면을 최소화할 접점이 있을 수 있다며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여러 의견을 점검해 주택 공급을 늘릴 방안을 찾도록 지시했습니다. ■ “대통령께 분명히 말했다”… 靑 “들은 바 없다” 국무회의 이후 논쟁은 회의에서 용산공원 문제가 실제 거론됐는지를 놓고 이어졌습니다. 오 시장은 자신의 SNS에 ‘서울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할 말은 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대통령께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짓는 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히 반대의 뜻을 말씀드렸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새로운 공급 부지를 찾는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재개발·재건축이라는 해법이 있는데도 다른 곳에서 땅을 찾아 공급 물량을 발표하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며 정비사업을 가로막는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용산공원에 대해서는 서울 한복판에 남은 대규모 녹지라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오 시장은 서울의 도보생활권 공원면적이 1인당 5.7㎡에 불과하다며 당장의 주택 공급을 위해 미래세대가 누릴 공간을 줄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주택은 다른 곳에도 지을 수 있지만, 한번 사라진 도심 녹지는 다시 만들기 어렵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가 전한 국무회의 내용에는 용산공원 관련 대화가 없었습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용산공원에 대해서는 제가 들은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공개된 내용만으로 국무회의에서 용산공원과 관련해 정확히 어떤 발언이 오갔는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오 시장은 대통령에게 직접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고, 청와대는 해당 발언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 정부는 용산공원,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갈라진 공급 해법 정부는 서울의 주택난을 풀기 위해 용산공원을 공급 카드 가운데 하나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용산어린이정원에 한정하지 않고 용산공원 전체를 놓고 공급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서울시는 방향이 다릅니다. 새로운 땅을 찾아 아파트를 짓기 전에 서울 곳곳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가로막는 규제를 풀어 기존 도심에서 공급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 시장이 이날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과 용적률, 임대주택 비율을 거론한 데 이어 부동산 세제와 실거주 규제까지 재검토해 달라고 요구한 것도 이와 맞닿아 있습니다. 용산공원은 공급 확대라는 같은 목표를 두고, 정부와 서울시가 서로 다른 경로를 택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 후보지 두고, 갈등은 국무회의까지… 20일 다시 마주 앉기로 용산공원 주택 건설은 확정된 사업은 아닙니다. 어느 구역에 얼마나 공급할지도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과 미군기지 반환, 토양 오염 정화 등 실제 주택 건설까지 검토해야 할 사안도 남아 있습니다. 그보다 먼저 정부와 서울시가 다시 마주 앉기로 했습니다. 김윤덕 장관과 오 시장은 오는 20일 만나 용산공원 활용을 비롯한 서울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정부가 용산공원 활용 필요성을 내세우는 반면 서울시는 공원 보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주목됩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토교통부로부터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후속 조치 계획을 보고받은 뒤 한 총리에게 건설업체들과 만나 요구사항을 듣고 해결 방안을 찾아 필요한 조치를 챙기도록 주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책에 대한 정당한 지적은 수용하는 유연성을 갖되, 정책을 흔들려 하는 시도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날 오 시장은 용산공원 주택 공급 반대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요구를 공개적으로 다시 꺼냈습니다. 국무회의에서 드러난 정부와 서울시의 간극은 이틀 뒤 김 장관과 오 시장의 협의 테이블에서 다시 다뤄질 전망입니다.
2026-08-18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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