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는 북한 지령”... 장동혁의 격한 안보 프레임, 확인된 사실은 있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공개 발언에서 연이어 강도 높은 안보 메시지를 쏟아내며 정치권을 흔들고 있습니다. 공수처 설치 과정을 ‘북한 지령’이라 단정하고, 범여권 의원들이 발의한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대한민국을 간첩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규정한 내용이 대표적입니다. 공세 폭과 메시지 강도는 눈에 띄지만, 정작 그 주장을 뒷받침할 확인 가능한 자료나 공적 근거가 존재하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발언의 강렬함에 비해서 근거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 공수처 설립 배경, “북한 지령”으로 규정할 근거, 공개되지 않았다 장 대표는 4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 간첩들이 활개 치는 상황을 만든 정권”이라며 정부의 안보 대응 기조를 문제 삼았습니다. 전날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아 “의회 폭거에 맞선 계엄”이라고 평가한 데 이어, 공수처 설치까지 북한 지령과 연결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공수처 설립은 국회 법안 심사, 공청회, 찬반 대립, 본회의 표결 과정을 거친 입법 절차였습니다. 검찰 권한 분산과 견제 구조 마련은 어느 정권에서도 논의되던 주제로, 제도 추진 과정 전반에 관여한 국회 회의록과 관계부처 기록 어디에서도 외부 지령이 입법을 관철했다는 공적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지령’이라는 표현은 사실 여부 확인이 가능한 정보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입법 과정 전체를 외부 세력 개입으로 규정하는 결론은 설명되지 않은 단정에 가깝습니다. ■ 국가보안법 폐지 논의는 오래된 의제… “간첩 천국”으로 치환할 수 있나 국가보안법 폐지 혹은 개정 논의는 표현의 자유, 법 적용 편차 문제, 인권 보장 수준까지 맞물려 오랜 기간 다뤄져 온 주제입니다. 헌법상 기본권과 충돌 여부, 국제 인권 기준과의 정합성 등 제도적 논점도 포함돼 있습니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의원과 정당의 의도를 비판할 수는 있지만, 개정 논의를 ‘간첩 천국’으로 규정하기 위해선 폐지가 실제 국가 안보 기능 약화를 초래하는 공백이나 법적 분석이 필요합니다. 공개 발언을 기준으로 보면 ‘간첩 천국’은 그런 설명을 대신한 이미지 수준일 뿐, 이렇다할 논리를 보여주진 못한다는 지적입니다. ■ 종교단체 논란까지 ‘탄압’ 규정… 신중해야 할 영역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종교 관련 발언을 언급하며 ‘21세기 종교 탄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은 특정 종교단체의 정치 후원금 여부와 법률 검토 가능성입니다. 조사와 판단이 진행되는 단계도 아닌 만큼 이를 곧바로 ‘종교 탄압’으로 단정한다면 법적 검토 과정이 이미 결론지어진 것처럼 비칠 수 있습니다. 종교의 자유는 헌법으로 보호되지만, 공적 책임을 수반하는 법률 검토 절차 역시 민주주의 운영의 일부입니다. ■ 안보 의제, 가장 신중해야 할 영역… 강경 발언, 근거 바탕해야 외국 정보기관 활동, 국가기밀 유출 가능성, 보안 체계 취약 문제는 실제 국가가 대응해야 할 영역입니다. 정치권이 이를 언급하고 점검하는 것 자체는 정당한 역할입니다. 그러나 ‘지령’, ‘간첩’, ‘천국’, ‘활개’ 같은 장 대표 발언은 안보 불안을 강조하는 데 충분했지만, 그 불안을 입증할 설명은 뚜렷하게 제시된 것은 없습니다. 한편 같은 회의에서는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김남국 대통령실 비서관 간 문자 메시지 논란에 대해 참석자들이 비판 의견도 제기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공적인 인사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사적 관계까지 끌어들여 민간단체 인사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지적하며 책임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2025-12-04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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