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티켓, 아니 정비비 부담이 더 커”... 제주항공, 20년 넘은 비행기부터 정리했다
오래된 비행기를 오래 끌고 가는 방식으로는 이제 계산이 맞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국제선 수요는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유가와 환율 변동은 여전히 크고 정비 비용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예전처럼 “얼마나 싸게 띄우느냐”만으로 버티기 어려워진 이유입니다. 제주항공이 기령 20년이 넘은 항공기 2대를 매각하며 기단 재편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항공권 가격 경쟁보다 운영 효율과 유지 비용 관리가 더 중요해진 시장 변화를 반영한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제주항공은 최근 경년 항공기 2대를 매각하면서 여객기 평균 기령을 11.8년까지 낮췄다고 7일 밝혔습니다. 현재 제주항공이 보유한 여객기는 모두 42대입니다. 이 가운데 구매기는 14대로 전체의 약 33.3% 수준입니다. 국내 LCC 가운데 항공기를 직접 구매해 운영하는 곳은 제주항공이 유일합니다. ■ 리스 반납보다 더 커진 유지 비용 부담 최근 항공업계에서는 오래된 항공기를 계속 운영하는 부담이 예전보다 훨씬 커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정비 비용 자체가 오른 데다, 부품 수급 문제까지 겹치면서 기재 운영 안정성을 유지하는 일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리스 항공기는 계약 종료 시 원상복구 수준의 정비 비용이 발생합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운항이 끝난 뒤에도 상당한 비용을 추가로 감당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제주항공이 구매기를 늘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구매기는 리스기와 달리 계약 종료에 따른 반납 부담이 없고, 매각이나 재임대 방식 등으로 자산 활용 폭도 넓힐 수 있습니다. 항공기 자체를 운영 장비가 아니라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제주항공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계약이 끝난 B737-800 리스 항공기 2대를 반납했고, 올해 3월과 4월에는 구매기 2대를 추가 매각했습니다. 반면 차세대 기종인 B737-8 항공기는 지난 2월과 3월 각각 1대씩 도입했고, 연말까지 5대를 더 들여올 계획입니다. ■ “좌석 많이 채우는 것”만으로 한계 항공시장 분위기 자체도 달라졌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국제선 수요가 회복되면서 일본·중국·동남아 노선 경쟁은 다시 치열해졌지만, 항공사들의 비용 구조는 이전보다 훨씬 무거워졌습니다. 항공유 가격 변동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환율 부담까지 겹치자, 어떤 비행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굴리느냐가 수익성을 좌우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주항공은 차세대 항공기 도입 확대 영향으로 올해 누적 유류비가 전년보다 약 16%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B737-8 계열은 기존 기종보다 연료 효율이 높은 항공기로 평가됩니다. 같은 노선을 운항해도 연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가 큽니다. 이제 LCC 시장에서는 좌석을 얼마나 싸게 파느냐보다, 연료와 정비 부담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 달라진 하늘길 경쟁 방식 제주 노선 시장 역시 예전과는 흐름이 달라졌습니다. 국내선 중심이던 제주 항공시장은 최근 국제선 회복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 노선 수요가 살아나는 반면, 국내선은 공급 조정과 운임 변동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국제선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재 확보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선 신형 항공기 확보 자체가 쉽지 않아, 항공사들 사이에서는 어떤 기재를 먼저 들여오고 얼마나 안정적으로 굴릴 수 있는지가 운영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경년 항공기 매각과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병행해 기단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며 “운항 안정성과 비용 경쟁력을 함께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2026-05-07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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