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오른 밥값, 충격은 달랐다…저소득층 식비 상승 ‘4배
올해 2분기 소득 하위 20~40% 가구의 식비는 1년 전보다 6.9% 늘었습니다. 소득 상위 20% 가구의 증가율은 1.8%였습니다. 상승 속도로 따지면 3.8배 차이입니다. 소득 하위 20% 가구는 한 달 지출의 30.3%를 먹는 데 썼습니다. 상위 20%에서는 이 비율이 17.8%였습니다. 가격이 크게 뛴 품목도 쌀과 감자, 달걀처럼 장바구니에서 빼기 어려운 것들이었습니다. 삼각김밥과 떡볶이, 자장면 등 비교적 적은 돈으로 한 끼를 해결할 때 찾는 메뉴도 전체 물가보다 빠르게 올랐습니다. 먹고사는 비용이 가계를 누르는 무게는 소득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 가장 많이 쓴 5분위, 가장 빨리 늘어난 2분위 30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식비는 89만 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습니다. 식료품·비주류음료에 43만 4,000원, 외식 등 식사비에 45만 7,000원을 지출했습니다. 소득별 격차는 컸습니다. 소득 하위 20~40%에 해당하는 2분위 가구의 월평균 식비는 65만 7,000원으로 6.9% 늘었습니다. 소득 5분위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입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도 47만 3,000원으로 6.1% 증가했습니다. 3분위는 84만 1,000원으로 2.0%, 4분위는 110만 8,000원으로 3.1% 늘었습니다. 상위 20%인 5분위는 월평균 137만 8,000원을 식비로 썼습니다. 지출액은 가장 컸지만 증가율은 1.8%로 가장 낮았습니다. 2분위 증가율 6.9%를 5분위 1.8%와 비교하면 약 3.8배입니다. 고소득층이 식비로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난 1년 사이 식비가 불어난 속도는 저소득층에서 훨씬 빨랐습니다. ■ 1분위, 10만 원 쓰면 3만 원이 먹는 돈 1분위 가구의 월평균 가계지출은 약 156만 원으로 이 가운데 47만 3,000원이 식비였습니다. 비중은 30.3%입니다. 10만 원을 지출할 때 3만 원 넘게 식료품과 외식에 쓴 셈입니다. 2분위 역시 식비 비중이 27.2%에 달했습니다. 1년 전보다 1.0%포인트(p) 높아졌습니다. 반면 5분위는 17.8%였습니다. 1분위와 12.5%p 차이가 납니다. 5분위의 식비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0.4%포인트 낮아졌습니다. 5분위가 한 달 식비로 쓰는 금액은 1분위의 약 2.9배입니다. 그런데 전체 살림에서 먹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1분위가 훨씬 높습니다. 먹거리 가격이 더 오르면 저소득 가구가 다른 소비를 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입니다. ■ 오른 품목이 하필 쌀·감자·달걀 올해 2분기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품목을 보면 식비 부담이 커진 배경도 읽힙니다. 쌀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뛰었습니다.감자는 11.1%, 파 10.0%, 간장 9.3%, 달걀은 9.0% 올랐습니다. 쌀은 4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달걀도 지난해 겨울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공급 차질 등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들 품목은 가격이 올랐다고 구매를 몇 달씩 미루기 어렵고 한 번 사고 끝나는 소비도 아닙니다. 장을 볼 때마다 다시 사야 하는 품목이어서 가격 상승이 반복적으로 생활비에 반영됩니다. 특히 식료품 지출 비중이 높은 가구일수록 이런 가격 변화에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 집밥 아끼려 해도… 삼각김밥·자장면까지 올라 밖에서 해결하는 한 끼도 비싸졌습니다. 2분기 삼각김밥과 떡볶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0% 올랐습니다. 자장면은 3.9%, 해장국은 3.8%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3.0%를 모두 웃돌았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고가 외식이 아니라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끼니를 해결할 때 찾는 메뉴들이라는 점입니다. 집에서 밥을 해 먹으면 쌀과 달걀, 채소 가격을 감당해야 하고 밖에서 해결하려 해도 저가 메뉴 가격이 함께 올랐습니다. 식비를 줄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가격대까지 줄줄이 뛰었습니다. ■ 소득 4.5% 늘었지만 근로소득은 0.8% ‘찔끔’ 국가데이터처의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29만 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했습니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도 1.5% 늘었습니다. 근로소득은 321만 8,000원으로 0.8%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사업소득은 3.8% 늘었고 이전소득은 20.4% 증가했습니다. 전체 소득 증가율만 놓고 보면 가계의 수입이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임금 등 일을 통해 벌어들이는 소득의 증가 속도는 1%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같은 기간 1·2분위의 식비 증가율은 각각 6.1%와 6.9%였습니다. 식비가 전체 지출의 30% 안팎을 차지하는 저소득 가구에서는 필수지출이 빠르게 불어날수록 다른 곳에 쓸 수 있는 돈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 누구 장바구니가 가장 부담? 올해 2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가계지출은 399만 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습니다. 소비지출은 293만 2,000원으로 3.4% 증가했습니다. 2분위 식비는 6.9%, 1분위는 6.1% 증가했습니다. 5분위는 1.8%에 그쳤습니다. 전체 가계지출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1분위 30.3%, 2분위 27.2%, 5분위 17.8%로 차이가 컸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먹거리 가격을 둘러싼 변수도 남아 있습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폭염과 폭우 등 계절적 요인에 추석을 앞둔 수요 증가까지 겹치면 식료품 가격이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2026-08-3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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