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파격’ 하루 만에 뒷전… 용혜인 지명, 더 커진 ‘왜 바꿨나’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의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이 발표된 지 하루 만에 '첫 1990년대생 장관'이라는 파격보다 인선 배경을 둘러싼 물음표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원민경 장관은 약 1년 만에 교체가 결정됐습니다. 별다른 거취설도 없었습니다. 대통령실은 용 후보자가 디지털 성범죄 방지와 일·가정 양립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목소리를 내왔고, 현장감 있는 시각과 추진력을 갖춘 적임자라고 발탁 배경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원 장관을 교체하면서 성평등가족부의 무엇을 바꾸려는 것인지는 아직 선명하게 보이질 않습니다. 원 장관 재임 중 정부와 온도 차를 보였던 촉법소년 연령 문제에서도 용 후보자는 연령 하향에 반대해 왔습니다. 정책 전환을 위한 교체로 보기에는 두 사람의 입장 차이가 뚜렷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용 후보자가 장관 임명 뒤에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입장을 두고 여성단체의 공개 비판까지 나오면서 논쟁은 후보자 개인을 넘어 이번 인사 자체로 번지고 있습니다. ■ 당일까지 일정 소화…부처도 몰랐던 원민경 교체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원 장관은 개각이 발표된 전날 오후 서울 한양대에서 열린 '제1차 청년세대 성별균형 공개형 공론장'에 참석했습니다. 후임 후보자가 발표된 날에도 예정된 일정을 그대로 소화했습니다. 성평등가족부 내부에서도 교체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주말 아침 언론 속보를 보고 장관이 바뀐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원 장관은 지난해 9월 취임했습니다. 재임 기간 공개적으로 거취가 거론될 만한 개인 비위가 불거지거나 정부가 장관 교체로 책임을 물을 정도의 정책 실패가 알려진 적은 없었습니다. 정책적으로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가 정부와의 이견 사례로 꼽힙니다. 성평등가족부 공론화 과정에서 전문가들은 현행 연령 유지를 권고했습니다. 이후 부처는 중대·강력·반복 범죄에 한해 연령을 한 살 낮추는 절충안을 지난 7월 국무회의에 보고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시 방안이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로 재검토를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후임으로 지명된 용 후보자 역시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반대해 왔습니다. 촉법소년 문제만으로 원 장관 교체를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 대통령실은 ‘추진력’ 평가… 정책 차별점은 아직 대통령실은 용 후보자를 두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의정활동과 현장감 있는 시각, 강한 추진력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용 후보자는 21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활동했고 가족 형태와 차별, 임신·출산 등 성평등 관련 의제를 꾸준히 다뤘습니다. 중앙부처나 지방정부에서 행정조직을 직접 지휘한 경력은 없습니다. 이번 인사가 주목되는 것은 이미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는 원 장관을 취임 약 1년 만에 교체하고 현역 정치인을 투입했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평가한 용 후보자의 '참신한 시각'과 '추진력'이 성평등가족부의 어떤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가 인선의 성패를 가를 지점으로 꼽힙니다. ■ 장관 돼도 의원직 유지… 2년 전 비례연합정당까지 소환 용 후보자는 31일 장관으로 임명되더라도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이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된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의원직 유지가 특권이나 혜택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를 알고 있다면서도 소수정당의 현실을 고려해 달라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차기 총선에서는 비례대표로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내놨습니다. 용 후보자는 2024년 총선 당시 기본소득당 자체 명부가 아닌 민주당 주도의 비례연합정당 더불어민주연합 후보로 당선된 뒤 기본소득당으로 돌아왔습니다. 때문에 지금 의원직을 사퇴하더라도 기본소득당 후보가 의석을 승계하지 못합니다. 당의 유일한 현역 의원인 용 후보자가 물러나면 기본소득당은 원외정당이 됩니다. 2년 전 국회 입성의 통로였던 비례연합정당이 이번에는 의원직을 내려놓기 어려운 이유로 돌아온 셈입니다.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적으로 가능합니다. 비례대표 의원은 사퇴하면 후순위 후보자가 의석을 승계할 수 있어 입각 때 의원직을 내려놓는 사례가 이어져 왔습니다. 용 후보자가 기존 관행과 다른 선택을 한 만큼 장관과 의원직을 동시에 수행할 필요성과 업무 충돌 문제는 청문회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 야권, 배우자 당직까지 공세… 용혜인 검증전 확산 야권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용 후보자가 두 차례 모두 민주당과 연대한 비례정당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점을 겨냥해 "설마 비례대표를 또 하려고 했나"라며 "지독하고 알뜰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용 후보자의 배우자가 기본소득당 당직자로 근무한 사실도 꺼냈습니다.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될 경우 배우자 급여 문제와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배우자의 기본소득당 당직 경력을 거론하며 장관 자격을 문제 삼았습니다. ■ “자격 미달”… 여성단체는 보완수사권 정조준 정치권 밖에서는 용 후보자의 정책 이력이 검증대에 올랐습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31일 용 후보자를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문제 삼은 것은 검찰 보완수사권입니다. 용 후보자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환영 입장을 밝혔습니다. 여성정치네트워크는 성폭력 피해자와 법적 취약계층의 권리 구제를 거론하며, 보완수사권 폐지에 앞장선 인사가 약자의 안전권을 책임지는 부처 수장에 적합한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성평등가족부는 성폭력·가정폭력·스토킹 피해자 지원 정책을 맡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의 빈틈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도 청문회에서 다뤄질 전망입니다.
2026-08-31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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