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40건 쏟아지자 방향 틀었다… 병실 규제, 결국 예외만 인정
정부가 병원 입원실의 남녀 구별 규정을 없애려던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입법예고 이후 논란이 예상보다 커졌습니다. 사생활 침해와 환자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의견이 잇따르자 정부는 남녀 구별 원칙은 유지하고 중환자실과 부부·가족이 사용하는 2인실에만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1일 보건복지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수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정부는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에 명시된 '입원실 남녀 구별 운영' 조항을 삭제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정안에서는 해당 규정을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대신 중환자실과 부부, 가족 등이 함께 사용하는 2인실에 한해 예외를 인정하는 단서 조항을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복지부는 "입원실 남녀 구별 규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환자를 위해 꼭 필요한 경우 다른 환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규제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병상이 비어도 함께 쓰지 못해 논의의 출발점은 의료 현장의 불편이었습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의료기관은 입원실을 남녀별로 구분해 운영해야 합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행정처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부부나 직계가족이 함께 입원해도 같은 병실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병상이 남아 있어도 규정 때문에 다른 병실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고, 간병 부담이 커진다는 민원도 이어졌습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관련 규정 개선을 정부에 건의했고, 의료계에서도 현실과 맞지 않는 조항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습니다. 복지부 역시 현장 점검 과정에서 일부 병원이 부부 2인실을 운영하거나 어린이병실을 성별 구분 없이 활용하고 있는 사례를 확인한 뒤 제도 개선에 착수했습니다. 지난달 27일 입법예고된 개정안에는 입원실 남녀 구별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 가족 병실 풀려다 번진 혼성 병실 논란 그러나 입법예고 이후 논의의 중심은 빠르게 이동했습니다. 정부가 설명한 핵심은 가족의 입원 불편 해소였습니다. 반면 국민들이 주목한 것은 남녀 혼합 병실 가능성이었습니다. 병실은 잠을 자고 옷을 갈아입으며 치료를 받는 공간입니다. 환복과 수면, 의료 처치가 반복되는 공간을 성별이 다른 환자와 함께 사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았습니다. 환자 안전과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 우려가 불거진 이유입니다. 관련해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는 의견 제출이 이어졌습니다. 1일 오후 기준 공개 의견만 해도 4,140건, 조회수도 5만 2,000건을 넘어섰습니다. 통상 입법예고 의견이 수십 건 수준에 머무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반응으로 보고 있습니다. ■ 삭제 대신 예외 인정 정부는 규정을 없애는 대신 예외를 두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중환자실과 부부·가족이 사용하는 2인실은 예외를 인정하되 일반 입원실의 남녀 구별 원칙은 유지하는 방향입니다. 정부가 풀려고 했던 것은 가족 병실 이용 과정의 불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논란은 남녀 혼성 병실 허용 가능성으로 번졌습니다. 결국 입원실 남녀 구별 원칙은 유지됐고, 중환자실과 가족 2인실만 예외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이 수정됐습니다.
2026-06-01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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