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품 더 못 둔다”… 李 “법 고쳐서라도 택지 확보”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를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으로 규정했습니다. 집값 거품을 더 방치할 수 없다는 경고와 함께 2022년 이후 크게 줄어든 인허가와 착공 물량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정부 역량을 집중하라고 주문했습니다. 택지 확보 과정에서 기존 규제가 걸림돌이 된다면 법과 제도까지 고치라는 지시도 내놨습니다. 정부가 오늘(13일) 발표한 주택 공급대책도 공급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수도권에 23만 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고 공공택지는 후보지 발표에서 착공까지 평균 68개월 걸리던 기간을 37개월로 줄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과 자금 지원도 47조 8,000억 원+α 규모로 확대합니다. ■ “잃어버린 20년 올 수도”… 경고 수위 높인 李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부동산 문제를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현안으로 지목했습니다. 사회적 자원이 오랜 기간 부동산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해졌고 부동산 거품 역시 더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진단입니다. 이 대통령은 현재 상황이 계속될 경우 특정 국가에서 나타난 ‘잃어버린 20년, 잃어버린 30년’과 같은 장기 침체가 한국에도 찾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동산 문제 해결에 가용한 수단과 역량을 집중하고 공급과 세제, 금융정책 전반을 다듬어 시장 정상화와 주거 안정, 주거 사다리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2022년 이후 줄어든 인허가·착공… “공급 절벽 메워야” 대통령이 이날 공급을 강하게 주문한 배경에는 지난 몇 년간 줄어든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2022년부터 지금까지 공급 절벽”이라며 인허가와 착공 감소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한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주택은 인허가와 토지 보상, 착공을 거쳐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앞선 공급 감소가 향후 입주 물량 부족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공급 규모와 사업 속도를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입니다. 공급정책은 현실적인 제약이 많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린다며, 이 대통령은 “더욱 특별한 각오를 가지고 전방위적인 공급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 23만 가구 더 공급… 68개월 걸리던 착공 37개월로 정부가 이날 내놓은 주택 신속공급 방안은 수도권에서 23만 가구 이상의 추가 공급 효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존 공공택지 사업 속도를 높이고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지역에 신규 공공주택지구를 지정해 10만 가구 이상을 공급하는 방안 등이 담겼습니다. 공급 물량과 함께 눈에 띄는 것은 사업 기간입니다. 정부는 공공택지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평균 68개월 걸리던 기간을 37개월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31개월, 2년 7개월을 앞당기는 셈입니다. 인허가와 보상 등 순차적으로 밟아온 절차 가운데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은 병행하고 사업 지연 요인을 줄여 착공 시기를 당긴다는 계획입니다. 3기 신도시를 비롯한 기존 택지에서도 8만 9,000가구의 착공을 1년 이상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 “기존 규제 얽매이지 말라”… 법·제도 개정까지 주문 이 대통령의 주문은 정부가 발표한 공급 물량을 집행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각종 인허가 절차를 최대한 단축하고 택지를 확보할 때도 기존 규제에 얽매이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필요하다면 법과 제도를 고쳐서라도 택지를 파격적으로 확보해 공급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도 이번 대책에 개발부담금과 기부채납 부담을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도시·건축 규제를 손질하는 방안을 담았습니다. 주택사업에 필요한 금융·세제 지원을 확대해 민간 공급 여건도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 막힌 사업장에 47.8조+α… PF 자금도 확대 사업이 착공으로 넘어가는 데 필요한 자금 지원도 확대합니다. 정부는 주택 공급을 뒷받침하기 위한 PF 보증과 자금 지원 규모를 기존 26조 3,000억 원에서 47조 8,000억 원+α까지 늘리기로 했습니다. 최소 21조 5,000억 원이 늘어나는 규모입니다. 정상 PF 사업장에는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고 사업이 멈췄거나 부실이 발생한 현장의 정상화도 지원합니다. 주거 사업장의 PF 자기자본비율 규제는 2년 동안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규제도 일부 조정합니다. ■ 공급 자금 넓히고 주택 대출 규제는 유지 PF 금융지원 확대와 별개로 주택시장에 적용되는 대출 규제의 큰 틀은 유지합니다. 정부는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전세대출 보증 제한 대상은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까지 확대하고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지역에 따라 지금보다 10%포인트 낮추기로 했습니다. 이 대통령도 공급만을 별도 해법으로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속도감 있는 공급과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세 체제, 세밀하고 두터운 금융정책의 유기적인 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발표한 정책도 다시 고친다… “좋은 제안 수용” 정책 발표 이후 수정 가능성도 열어놨습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최선을 다해 정책을 만들되 국민과 전문가, 야당과 정치권에서 좋은 제안이 나오면 합리적으로 검토하고 투명하게 토론해 반영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정책을 수정하면 일관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기존 방안을 고수하는 것은 “낡은 과거의 방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합리적인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정책이 오락가락한다거나 누더기가 됐다고 표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국민과 전문가, 정치권의 의견을 과감하게 수렴해 나가라고 당부했습니다.
2026-08-13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