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은 건너뛰어도 사진만은”… 웨딩 촬영, 결혼의 ‘실질 의식’ 되다
결혼식은 줄이거나 건너뛰어도, 웨딩 촬영만큼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기혼자 87.4%, 즉 열에 아홉은 촬영을 진행했고 압도적으로 스튜디오 촬영(78%)을 택했습니다. 모바일 청첩장 확산과 결혼사진의 상징성이 맞물리며, 사진은 이제 결혼의 ‘실질 의식’으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는 신혼여행지에서 사전 웨딩 촬영의 성지로 변모하며, 관련 언급량이 1년 새 41%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예식보다 강력한 ‘필수 코스’로 자리잡은 웨딩 촬영 19일 결혼정보업체 가연이 발표한 ‘2025 하반기 결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웨딩 촬영을 진행했다‘는 응답자는 87.4%에 달했습니다. ‘하지 않았다‘는 답은 12.6%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결혼식 자체는 축소되더라도, 웨딩 사진만큼은 생략할 수 없는 절차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됩니다. 촬영 방식 중 가장 많이 선택한 건 전문 작가와 함께한 ‘스튜디오 촬영’으로, 78.3%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야외 촬영’(14.2%), ’셀프 스튜디오 촬영‘(3.4%), ‘셀프 야외 촬영’(1.8%) 순이었고 스튜디오와 야외를 병행하거나 전문가 촬영과 셀프를 함께 진행한 경우도 일부 있었습니다. ■ 셀프 촬영, ‘로망’ 있지만 현실 실행률 낮아 셀프 촬영을 선택한 응답자는 전체 5.2%에 그쳤습니다. 주 이유는 ‘전문 촬영 비용이 부담돼서‘(26.1%)’, ‘사진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서‘(21.7%)’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셀프 웨딩에 대한 로망’, ‘직접 찍어도 잘할 자신이 있어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원해서’ 등이 각각 21.6%를 차지했습니다. 연령별로 30대의 웨딩 촬영 경험률이 20대보다 높았고(88.6% vs 84.9%), 반대로 셀프 촬영 비율은 20대가 근소하게 앞섰습니다(6.4% vs 4.8%). 한때 SNS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셀프 웨딩이 ‘트렌드’로 언급되기도 했지만, 실제 실행률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 모바일 청첩장이 만든 ‘사진의 상징성’ 가연 측은 “오프라인 청첩장은 텍스트만 넣는 경우가 많지만, 모바일 청첩장은 사진이 거의 필수로 들어간다”며, “예식은 간소화하거나 생략하더라도, 웨딩사진만큼은 공유와 상징성을 위해 반드시 남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결혼 사진은 더 이상 예식의 부속물이 아니라, 결혼을 증명하고 기념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지는 대목입니다. ■ 제주, 신혼여행지에서 ‘사전 웨딩촬영 성지’로 주목 특히 이 지점에서 웨딩 촬영지로서 제주 입지가 뚜렷하게 부각됩니다. 한때 ‘신혼여행 1번지’였던 제주가 이제는 ‘사전 웨딩촬영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초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제주 웨딩스냅’ 언급량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5만 9,132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웨딩 촬영지로서 제주의 위상이 확실히 높아진 셈입니다. 제주는 드레스 대여와 메이크업, 꽃 장식까지 현지에서 원스톱으로 준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계절 꽃이 이어지는 자연 배경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봄 유채, 여름 수국, 가을 억새, 겨울 동백까지 이어지는 풍경은 계절마다 전혀 다른 무대를 제공해 예비부부들의 선택지를 넓혀줍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30여 년 전엔 결혼 후 신혼여행지로 가장 많이 찾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결혼 전 커플들의 꿈의 촬영지로 변모했다”며 “사유지 무단 출입이나 불법 주차는 삼가고, 배려 속에서 아름다운 순간을 남기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2025-09-1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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