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합당의 속도를 멈췄다… “가치 훼손되는 흡수 통합은 없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격적인 합당 제안 이후 야권 재편 논의가 급부상한 가운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합당의 전제 조건을 분명히 했습니다. “정치개혁의 독자적 가치가 훼손되는 방식의 흡수 통합은 없다”고 선을 그으며, 합당 논의를 세력 결합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와 기준을 검증하는 문제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합당의 가능성을 열어 두되, 그 속도와 방식에는 명확한 기준선을 제시한 발언이었습니다. ■ “결정된 것은 없다”… 합당, 개인 판단에서 당의 문제로 조 대표는 23일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시민사회 간담회에서 “이제 막 논의가 시작된 단계일 뿐,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합당 제안의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판단의 주체가 대표 개인이 아님을 분명히 한 발언입니다. 조 대표는 “공당 대표의 공개 제안인 만큼 예우는 하되, 합당은 대표 개인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 등 공식 기구를 통해 당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합당 논의의 무게중심을 정치적 결단이 아니라 당내 민주적 판단의 영역으로 옮긴 셈입니다. ■ ‘한 뿌리’는 인정했지만… 개혁의 기준은 분명히 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과 혁신당이 12·3 내란 청산과 검찰·사법 개혁 등에서 정치적 연원을 공유해 왔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그 공통점이 곧바로 통합의 근거로 이어질 수는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통합을 전제로 개혁 의지를 꺾는 선택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공직선거법 개정과 선거구제 개편을 합당 논의의 핵심 기준으로 제시했습니다. “2인 선거구제 폐지와 3~5인 중대선거구제 도입은 합당 여부와 무관하게 끝까지 관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부터 주장해 온 내용임에도, 현재 민주당은 오히려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통합 논의의 잣대를 세력 확대가 아니라 정치개혁의 실천 여부로 옮긴 대목입니다. ■ 광주 시민사회, 합당 자체에 질문… “다당제 약속은 어디에” 조 대표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광주 시민사회의 반응은 엇갈리는 모습입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시민사회 원로와 활동가들은 합당 논의 자체가 다당제 정치에 대한 기대를 훼손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진보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실망과 반발이 동시에 표출되고 있습니다. 차별화된 노선과 선명성을 내세워 왔던 정당이 충분한 설명 없이 통합 논의에 나선 데 대한 의문으로 해석됩니다. 과거 통합 사례를 돌아보면, 소수 정당의 정체성이 온전히 유지된 경우가 드물었다는 지적도 반복됐습니다. 무리한 통합이 결과적으로 기존 정치 구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해 왔다는 우려입니다. 지역 정치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습니다. 특정 정당이 지방의회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현실부터 직시해야 하며, 통합이 불가피하다면 흡수나 종속이 아닌 조건과 원칙이 분명한 방식이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정치 발전의 조건을 관철하지 못한 통합은 결국 차별성 없는 결합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습니다. ■ 합당은 결론이 아니라 기준의 검증… 혁신당이 마주한 선택의 무게 조국혁신당은 24일 의원총회와 26일 당무위원회를 잇달아 열어 합당 문제에 대한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번 논의는 결론을 향한 절차라기보다, 혁신당이 스스로 세운 기준을 실제로 입증해야 하는 단계에 가깝습니다. 정치개혁을 내세워 온 약속을 끝까지 지킬 수 있는지, 그 책임을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2026-01-23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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