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밤을 물들인 3만 7,000개의 기억, 어제의 밤은 오늘과 같지 않았다
개관 5주년을 맞은 제주 드림타워의 도민 초청 축하 이벤트에 참여한 인원이 사흘 만에 3만 7,000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벤트 시작 하루 만에 1만 명을 돌파했고, 역대 최다 기록도 빠르게 갈아치웠습니다 하지만 이 반응은 이벤트의 성공이라기보다, 지난 5년 동안 이 공간이 도민의 일상 속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해왔는지를 드러낸 결과에 가깝습니다. 반응의 속도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사람들이 왜 참여했는지였습니다. ■ 하루 만에 1만, 사흘 만에 최다… 반응의 결은 달랐다 롯데관광개발은 22일 오전 9시 기준 제주 드림타워 5주년 도민 초청 축하 메시지 이벤트 응모자가 3만 7,36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2023년 기록이었던 2만1,688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이처럼 참여 속도도 인상적이었지만, 더 눈에 띈 건 메시지의 내용이었습니다. 혜택에 대한 궁금증보다, 자신의 사정부터 드림타워와 얽힌 기억이 다수였습니다. 짧은 축하 인사 뒤, 각자의 시간이 이어졌고, 그 시간들은 하나의 흐름으로 맞물렸습니다. 최근 소비와 관광이 ‘선택’보다 ‘관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반응은 우연으로만 치부하기 어렵습니다. 사람들이 움직인 이유는 이벤트가 아니라, 남겨두고 싶었던 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시설보다 ‘순간’을 말하는 후기들 응모 메시지에 반복적으로 등장한 건 호텔의 규모나 전망이 아니었습니다. 졸업식과 입학식, 결혼기념일, 가족의 생일, 인생의 중요한 고백들이었습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도민들의 기억 속에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방문지라기보다, 특정 시기의 장면이나 풍경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제주의 랜드마크가 된 모습이 뿌듯하다”, “가족의 특별한 날을 늘 이곳에서 보냈다”는 소감은 미사여구로 장식된 문장이라기보다, 시간이 쌓이며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평가로 읽혔습니다. ■ 트렌드가 바뀌는 지점, 그리고 그에 대한 응답 최근 관광의 방향은 뚜렷합니다. 잠깐 보고 지나가는 장소보다, 머무르며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선택지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만큼 경험의 밀도가 높을수록 기억은 오래 남고, 재방문으로 이어집니다. 5주년 이벤트를 둘러싼 반응은 이 변화가 이미 도민의 일상 속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지난 5년 동안 축적된 체류 경험이 한꺼번에 드러났고, 참여자들의 메시지는 그 깊이를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 2,100명 초청, 규모보다 먼저 드러난 태도 롯데관광개발은 이번 도민 초청 이벤트를 통해 총 2,100명을 선정합니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 1박 숙박권과 그랜드키친 저녁 2인 식사권, 포차 이용권 등을 제공하고, 당첨자는 내년 1월 7일 개별 통보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장애인 가족 100명을 초청해 식사를 제공하고, 한컬렉션에서는 도민 대상 추가 10% 할인도 함께 진행됩니다. 구성은 과하지 않습니다. 대신 누구와 함께 이 시간을 기념할지 분명히 구분한 선택으로 읽힙니다. ■ 5년의 성과, 이제 다음 장면을 묻는다 3만 7,000개의 메시지는 축하이면서 동시에 기대입니다. 도민들은 이미 이 공간을 평가했고, 시선은 그 다음을 향하고 있습니다. 지역과 어떤 방식으로 더 깊이 연결될지, 관광의 성과가 일상으로 어떻게 이어질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이번 5주년은 성과를 나열하는 자리가 아니라, 그동안의 선택이 어떤 관계를 만들어왔는지를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쉽게 참여하거나 손을 내밀지 않습니다. 남길 말이 있을 때 움직입니다. 제주 드림타워 5주년 이벤트에 모인 3만 7,000개의 목소리는 그 사실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숫자는 이벤트의 결과이자, 지난 5년 동안 쌓인 시간의 총합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 흐름은 또 다른 시작을 향해 조용히 다음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5-12-22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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