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날아가고 가로수 쓰러지고...제주 '태풍급' 강풍에 피해 속출
제주 평화로 쓰레기차 전복 사고..."졸음 운전" 추정
말은 넘쳤고, 정치는 없었다… 홍준표–배현진 설전이 보여준 ‘보수의 공회전’
하늘길은 폭증했지만, 국내 항공은 갈렸다
[머무는 제주] ② 도심이 ‘일터’가 되는 순간… 워케이션이 다시 쓴 제주의 노동 지도
지붕 날아가고 가로수 쓰러지고...제주 '태풍급' 강풍에 피해 속출
제주에 태풍급 강풍이 몰아치면서 시설물 파손과 교통사고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늘(11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강풍과 대설로 인해 모두 11건의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전날 밤 11시 38분쯤 제주시 구좌읍에서는 가로수가 강풍에 쓰러졌고, 같은 날 밤 11시 14분쯤 제주시 이호동에서는 바람에 꺾인 가로등이 전선과 접촉해 긴급 안전조치가 이뤄졌습니다. 오늘 오전 8시 43분쯤에는 제주시 내도동에서 조립식 음식점 건물의 판넬 지붕이 바람에 날려 전신주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밖에도 제주시 연동과 도두동에서 공사장 펜스가 쓰러지고, 서귀포시 서귀동에서는 배수관이 파손되는 등 시설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눈길 교통사고도 잇따랐습니다. 오늘 오전 9시 28분쯤 서귀포시 안덕면에서는 차량 3대가 눈길에 미끄러져 부딪치는 사고가 났고, 앞서 새벽 1시 29분쯤 서귀포시 표선면에서는 차량 단독 사고로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한편, 현재 제주 전역에는 강풍경보 등 기상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순간풍속 초속 26m에 이르는 태풍급 강풍이 불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바람이 내일(12일) 오전부터 점차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026-01-11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이준석, 장동혁·조국에 "야당 연석회담하자...오늘 중 연락"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게 야당 대표 연석회담을 제안했습니다. 이 대표는 오늘(1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념과 정체성을 내려놓고 국민이 선출해준 야당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전재수–통일교 사태'와 '김병기–강선우 돈공천 사태'를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특검법의 신속 입법을 위해 야당 대표 연석회담을 제안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민주당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해 "수도권에서 기득권이 된 민주당 정치가 얼마나 타락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영호남에서 수십 년간 공고화된 기득권으로 경쟁이 사라지고, 능력 있는 정치 신인들이 돈공천과 줄세우기에 짓눌려온 문제가 이제 수도권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돈공천이라는 명징한 혐의 앞에서도 수사는 지지부진하고, 통일교 특검도 시간만 끌며 뭉개지고 있다"며 "여당이 이렇게 법치를 형해화하는 것을 오래 지켜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대표는 "야당이 힘을 모아 특검법을 신속히 입법해야 한다"며 "이념과 정체성을 각자 내려놓고 국민이 선출해준 야당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금일 중 양당 대표에게 별도로 연락해 취지와 방식을 협의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2026-01-11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제주날씨] 밤 사이 한라산 어리목에 6.3cm 눈...주요 도로 통제
밤 사이 제주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주요 도로가 통제된 가운데 내일(12일) 오전까지 눈발이 날릴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늘(11일) 아침 7시 기준 전날부터 내린 최심신적설량은 한라산 어리목 6.3cm, 사제비 5.9cm, 한라산 남벽 5.6cm, 영실 2.3cm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중산간 지역인 한남 3.4cm, 제주 가시리 2.0cm, 송당 1.9cm 등의 눈이 쌓였고, 해안은 성산 수산 3.0cm, 성산 2.0cm, 서귀포 1.2cm, 강정 0.8cm의 적설량을 보였습니다. 기상청은 내일(12일) 오전까지 눈 또는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예상 적설량은 산지 3~8cm(해발고도1,500m 이상 많은 곳 10cm 이상), 중산간 2~7cm, 해안 1~5cm입니다. 눈이 쌓이면서 주요 도로 일부가 통제되고 있습니다. 현재 1100도로(어승생삼거리-옛 탐라대사거리), 5.16도로(첨단로입구삼거리~서성로입구교차로 구간)는 대소형 모두 통제입니다. 평화로, 비자림로, 서성로,산록도로는 소형 차량에 한해 월동장구를 장착해야 합니다. 제주도 산지와 중산간, 동부 지역에는 현재 대설 특보가 내려진 상황입니다. 오늘 낮 최고기온은 5~8도(평년 8~11도), 아침 최저기온은 1~3도(평년 2~4도) 수준을 보이겠습니다. 하늘은 흐린 가운데 북서쪽에서 남하하는 찬 공기의 영향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 온도는 더욱 낮겠습니다. 바람은 오늘 밤까지 순간풍속 초당 26m 이상의 태풍급 강풍이 부는 곳이 있겠습니다. 해상에서도 최대 5m 이상의 높은 파도가 일겠습니다. 기상청은 "매우 강한 바람으로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있을 수 있으니 공항 이용객들은 사전에 운항정보를 확인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습니다. 
2026-01-11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이미지는 끝났고, 사물만 남았다... 양묵의 회화는 왜 더 이상 ‘보는 것’이 아니라 ‘마주치는 것’인가
지금 너무 많은 이미지를 봅니다. 그리고 거의 아무것도 실제로 마주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예술은 더 이상 무엇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대신 무엇이 여기에 남아 있을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이 질문은 회화라는 형식으로 밀려 들어옵니다. 그리지 않습니다. 놓아둡니다. 10일부터 제주시 조천읍 대섬아트스페이스에서 시작한 양묵 작가의 개인전 ‘Self-Existence’는, 회화가 이미지 생산을 멈춘 이후 무엇이 가능해지는지를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존재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실험입니다. ■ 이건 회화가 아니라, 회화가 멈춘 자리 이 작업 앞에서 우리는 먼저 멈춥니다. 왜냐하면 이건 ‘볼 거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화면은 무엇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설명하지 않고, 서술하지 않습니다. 그냥 있습니다. 이건 재현이 아니라 현존입니다. 표현이 아니라 잔존이며, 이미지가 아니라 사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해석자가 아니라 목격자가 됩니다. ■ 검정은 색이 아니라 상태 전시 작품들은 거의 모두 검은 중력을 품고 있습니다. 화면 중앙을 가르는 수직의 검은 띠는 깊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밀도입니다. 빠져드는 공간이 아니라, 버티는 질량입니다. 전시에서 검정은 배경이 아닙니다. 상태입니다. 의미가 소진된 이후에, 이미지가 고갈된 이후에 남는, 설명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이후에 남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 검정은 비어 있지 않습니다. 포화되어 있습니다. 너무 차 있어 침묵합니다. ■ 긁힘은 제스처가 아니라 마찰 이 긁힘은 표현이 아닙니다. 감정이 아니고 스타일도 아닙니다. 이건 몸과 물질이 서로를 밀어낸 자리입니다. 힘이 지나갔고, 시간이 통과했고, 표면만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이 회화는 이미지가 아니라 마주침의 잔여입니다. ■ 해석을 거부하지 않는, 무력화하는 작업 이건 해석이 불가능한 작업이 아닙니다. 해석이 쓸모없어지는 작업입니다. 우리는 의미보다 먼저 무게를, 개념보다 먼저 밀도를, 언어보다 먼저 존재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건 ‘무슨 말이냐’가 아니라, ‘왜 이렇게 무겁냐’가 먼저 나옵니다. ■ 그래서 지금 이 회화, 정치적이다 이건 도발이 아닙니다. 사실입니다. 이미지가 과잉인 시대, 이미지를 만들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것은 어쩌면 정치적 선택입니다. 소비 가능한 것을 거부하고, 전송 가능한 것을 거부하고, 설명 가능한 것을 거부하고, 오직 여기 있어야만 가능한 것을 택하는 것. 미학이 아니라 태도입니다. ■ 작품이 아니라, 남아 있음 이건 메시지가 아니고, 발언이 아니며 주장이 아닙니다. 남아 있음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앞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전시는 묻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합니다. “여기, 아직 사라지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그리고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중앙대학교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1990년대 후반부터 ‘사물’과 ‘존재’를 중심으로 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사물의 관계’, ‘욕망의 수사’, ‘History…Self-Existence’ 연작을 거치며 회화를 이미지가 아닌 물성의 문제로 밀어붙여 왔습니다. 터키 안탈리아 시립미술관, 중국 친황다오 특별전시관, 일본·유럽 주요 갤러리 개인전을 비롯해 바젤 볼타, 비엔나 컨템포러리, 아트 파리, 아트 시카고 등 국제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독특한 작업을 확장해 왔습니다. 현재는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예술 교육 현장에서도 ‘이미지 이전의 태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Self-Existence’는 18번째 개인전으로, 30일까지 이어집니다.
2026-01-11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말은 넘쳤고, 정치는 없었다… 홍준표–배현진 설전이 보여준 ‘보수의 공회전’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주말 이틀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설전을 벌였습니다. 발언은 거칠어졌고 표현은 점점 원색적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드러난 것은 정책도, 노선도, 정치적 선택지도 아니었습니다. 남은 것은 개인을 겨냥한 공격과 감정의 충돌뿐이었습니다. 이번 설전은 개인 간 불화라기보다, 보수 정치 내부의 권력 경쟁이 더 이상 정치의 언어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사건으로 해석됩니다. ■ 발언은 많았지만, 정치적 내용이 없다 논쟁은 윤석열 정부 시기 책임과 침묵 논란에서 시작됐지만, 곧바로 상대의 인성과 성격, 과거 행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이동했습니다. 10일 홍 전 시장은 배 의원을 향해 “인성이 그런 줄 몰랐다”, “학력 콤플렉스”라는 표현을 썼고, 여기에 배 의원은 “홍 전 시장의 정치 동력은 콤플렉스”라고 맞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책에 대한 입장 차이, 보수 정치의 향후 노선, 윤석열 이후의 정치적 책임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발언은 이어졌지만, 정치적 내용은 축적되지 않았습니다. ■ 갈등은 있었지만, 구조는 보이지 않아 정치권에서는 이번 충돌을 보수 진영 내부 권력 재편 국면의 한 단면으로 보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이후의 리더십 공백, 한동훈 체제 이후 당의 방향, 차기 대선과 당권을 둘러싼 긴장이 존재하지만, 이를 정리할 공식적인 정치 과정은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갈등은 제도 안에서 경쟁으로 처리되지 못하고, 개인 간 감정 충돌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갈등은 존재하지만, 그것을 다룰 정치적 장치는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 ‘콤플렉스’라는 말이 정치 언어가 된 이유 이번 설전의 핵심 단어가 ‘콤플렉스’였다는 점은 상징적입니다. 정치는 원래 이해관계와 정책, 책임과 선택을 다루는 영역입니다. 하지만 논쟁은 점점 개인의 심리와 상처로 이동했습니다. 이는 논쟁의 수준이 낮아졌다는 문제라기보다, 정치가 자신이 감당해야 할 영역을 비워두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구조를 말하지 못할 때 심리를 끌어오고, 정책을 말하지 못할 때 성격을 문제 삼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 유권자에게 남은 것은 선택지가 아니라 피로감 이틀간 이어진 설전은 아무런 결론이나 정리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보수 진영이 어디로 가려는지, 무엇을 바꾸려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습니다. 유권자에게 전달된 것은 정치적 선택지가 아니라 갈등의 장면이었고, 비전이 아니라 피로감이었습니다. 이는 정치가 경쟁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기보다, 소음을 통해 존재를 증명하는 단계로 내려왔다는 인상을 남깁니다. ■ 개인 싸움이 아니라 정치의 작동 불능 상태 이번 충돌은 홍준표와 배현진 중 누가 옳은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방식의 충돌이 반복 가능해졌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정당이 갈등을 정치로 번역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정치는 논쟁을 구조로 끌어올릴 때 기능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구조보다 감정이 먼저 나오고, 책임보다 공격이 먼저 나옵니다. 이번 설전은 개인의 품격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처리 능력이 약화됐다는 징후이며 그 영향은 보수 정치 전체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2026-01-1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머무는 제주] ② 도심이 ‘일터’가 되는 순간… 워케이션이 다시 쓴 제주의 노동 지도
사람이 바뀐 것이 아닙니다. 제주로 들어오는 것이 ‘사람’이 아니라 ‘기능’이 됐습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들어왔습니다. 지금은 일이 같이 들어옵니다. 가방만 들고 오던 이동은 노트북과 일정표를 동반한 이동으로 바뀌었습니다. 휴식만 가져오던 체류는 프로젝트와 회의를 함께 데려오는 체류로 바뀌었습니다. 제주는 더 이상 쉬러 오는 공간에 머물지 않습니다. 일이 이동하는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관광 통계에는 잘 잡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도심의 쓰임, 건물의 기능, 공간의 배치는 이미 그 변화에 맞춰 재편되고 있습니다. 변화가 가장 먼저 ‘공간’으로 굳은 곳이 있습니다. 휴식이 아니라 일이 머무는 구조가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한 자리입니다. 제주시 탑동, 맹그로브 제주시티입니다. ■ 관광이 아니라 ‘노동 이전’... ‘워케이션’ ‘워케이션(Workation)’은 흔히 ‘휴가지 원격근무’라고 불립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더 구조적입니다. 도시가 독점하던 업무 기능이 지역으로 이동하고, 기업은 고정된 사무실을 줄이며, 노동자는 삶의 환경을 기준으로 일터를 선택합니다. 노동이 공간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도시경제 분야의 한 연구자는 “워케이션은 여행과 근무를 결합한 새로운 취향이 아니라, 일이 공간을 선택하는 방식이 바뀌는 구조적인 변화”라며 “이동 가능한 노동이 등장하면서 지역은 소비지가 아니라 생산 환경으로 다시 정의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제주는 지금 이 변화가 가장 빠르게 실험되고 있는 장소입니다. ■ 왜 하필 제주인가 이 실험이 서울도, 판교도 아닌 제주에서 먼저 작동하는 데에는 조건이 겹쳤기 때문입니다. 자연·도심·주거·문화가 짧은 거리 안에 밀집돼 있고, 수도권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생활비와 높은 환경 만족도가 결합돼 있으며 일상에서 충분히 떨어질 수 있을 만큼 멀면서도, 끊기지 않을 만큼 가깝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주가 발빠르게 워케이션을 정책으로 수용하고 선행 모델들을 제도적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공공이 시장보다 먼저 이 이동을 받아들인 지역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주가 실험장이 됐습니다. ■ 맹그로브는 공간이 아니라 ‘운영 모델’ 지난해 11월 제주에 들어선 맹그로브 제주시티의 의미는 숙박 공간이 하나 더 생겼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도심 한가운데에 ‘일이 가능한 주거’라는 새로운 공간 유형이 생겼다는 점에 있습니다. 호텔도 아니고, 사무실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원룸도 아닙니다. 일·거주·관계·이동이 분리되지 않은 구조입니다. 이는 공간 디자인보다 운영 설계의 변화에 가깝습니다. 입퇴실 시간보다 체류 흐름이 중요해졌고, 회전율보다 연결의 지속성이 더 중요한 지표가 됐습니다. 실제 운영 지표도 이를 반영합니다. 맹그로브 제주시티는 개관 이후 평균 객실 점유율 82%를 유지하고 있으며, 운영 6개월 차 이후에는 월평균 9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라섰습니다. 주중과 주말 점유율 차이가 거의 없는 것도 특징입니다. 관광 수요가 아니라 생활형 체류 수요가 기반이 됐다는 의미입니다. 방문 유형 역시 달라졌습니다. 개인 이용자뿐 아니라 팀 단위 워케이션, 기업 워크숍, 프로젝트 단위 체류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IT·콘텐츠·플랫폼·공공 연구 조직 등 업무 성격이 이동 가능한 산업군이 주 이용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맹그로브 운영사인 부동산 임팩트 디벨로퍼 엠지알브이(MGRV)의 공지영 매니저는 “입퇴실 시간보다 체류 흐름이 중요해졌고, 회전율보다 네트워크의 지속성이 더 중요한 지표가 됐다”며 “하룻밤 수익보다 반복 방문과 연결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운영의 핵심이 됐다”고 말합니다. 실제 한 기업의 워크숍 방문이 내부 추천으로 다른 팀의 추가 방문으로 이어지거나, 맹그로브 전 지점 통합 제휴로 확장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체류가 관계로 이어지고, 관계가 다시 체류를 부르는 구조가 작동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 맹그로브는 객실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체류 가능한 업무 환경을 설계하는 공간에 가깝습니다. ■ “회의도 되고, 생활도 된다”… 이용자들이 말하는 변화 현장에서 만난 정운기 에이전시 대표는 “아침에 일찍 와서 팀원들과 간단히 식사하고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어서 동선이 자연스럽다”며 “출장처럼 왔다가, 생활처럼 머물다 간다는 느낌이 든다”고 이용 소감을 전했습니다. 단체 워크숍으로 방문한 김예찬 대표도 “보통 워크숍 공간은 회의에만 맞춰져 있고 숙박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일과 생활이 동시에 충족된다”며 “팀 몰입도가 오히려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용자들의 공통된 평가는 ‘편하다’가 아니라 ‘연결된다’입니다. 회의실과 객실, 식사와 산책, 업무와 휴식이 끊기지 않고 이어질 때, 일은 분리된 부담이 아니라 체류의 일부가 됩니다. 업무 공간과 숙소, 식사와 휴식이 하나의 리듬으로 연결될 때, 노동은 스트레스가 아니라 체류의 일부가 됩니다. 맹그로브가 제공하는 가장 큰 변화입니다. ■ 워케이션 소비... 관광과 다르다 워케이션 참여자의 소비는 면세점이나 패키지 상품이 아닙니다. 식사, 교통, 세탁, 운동, 문화, 로컬 서비스로 분산됩니다. 단발성이 아닌 반복 소비로 이어지고, 대기업이나 특정 영역이 아닌 지역 상권으로 흘러갑니다. 관광이 소비를 남기고 떠난다면, 체류는 관계를 더하며 반복됩니다. 그래서 지역 파급력은 오히려 더 큽니다. ■ 정책, 아직 관광의 시간에 머물러 있다 관건은 정책의 시간입니다. 시장과 노동은 이미 이동했지만, 행정은 여전히 관광 프레임에 머물러 있습니다. 성과 지표는 방문객이나 숙박일수, 항공 좌석 수 중심입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와서 무엇을 하며 얼마나 오래 연결되는지입니다. 주거 정책은 체류자를 고려하지 않고 임대 정책은 중기 체류자를 제도 밖에 두며, 노동 정책은 여전히 수도권 중심입니다. 이 불일치가 누적되면 체류는 구조로 정착하지 못하고 유행으로 소모됩니다. ■ 관광지를 넘어 ‘분산형 경제 실험지’로 제주는 지금 관광 구조를 바꾸는 수준을 넘어 한국 경제의 분산 가능성을 실험하는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이동할 수 있다면 기업도 움직일 수 있고, 기능도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치가 워케이션이고, 그것이 작동하는 공간이 제주입니다. ■ 다음 단계는 ‘연결’ 이제 질문은 바뀌고 있습니다. 얼마나 왔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연결되느냐입니다. 체류가 점으로 남을지, 선과 면으로 확장될지는 리조트와 도심, 업무와 생활, 외부 인력과 지역 내부가 어떻게 연결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이동이 지역 상권과 임대시장, 커뮤니티와 세대 구조에 어떤 파장을 만들고 있는지 를 살펴봅니다. 그리고 이 변화가 누구에게 기회가 되고 누구에게 부담이 되는지 도 함께 짚습니다. 체류는 공간에 머물지만, 변화는 관계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2026-01-1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