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까지 69%” 태평양이 달아올랐다… 한국은 ‘9월 비’가 변수
올해 연말 엘니뇨가 1950년 이후 관측된 기존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7일 미국 해양대기청(NOAA) 기후예측센터가 지난 13일 발표한 최신 전망에 따르면 오는 10~12월 엘니뇨가 1950년 이후 기존 사례보다 강한 ‘역사적 수준’에 이를 확률은 69%입니다. 가을과 겨울 ‘매우 강한 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은 90%를 넘습니다. 적도 태평양에서 진행되는 변화가 한국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9월 강수량과 가뭄의 흐름을, 해외에서는 미국과 남미·호주·아시아 등 주요 농산물 생산지역의 기상과 작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엘니뇨가 발달하는 시기의 9월에는 동태평양 수온이 높을수록 한반도 강수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국제 식량시장에서는 엘니뇨에 따른 이상기후가 주요 산지를 덮칠 경우 농산물 생산과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 두 경로가 각각 가뭄과 먹거리 가격의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 ‘역대 최강’까지 69%… 바닷속은 최대 10℃ 높아져 엘니뇨는 이미 진행 중입니다.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발생 여부가 아니라 앞으로 어느 정도까지 강해지느냐입니다. NOAA에 따르면 지난달 동부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편차는 평년보다 2℃를 넘어섰습니다. 7월 니뇨-3.4 지수는 +1.4℃, 니뇨-3 지수는 +1.7℃를 기록했습니다. 남미에 가까운 동태평양 니뇨-1+2 지역은 +2.9℃까지 올라갔습니다. 바다 표면 아래에서는 더 큰 수온 편차가 나타났습니다. 적도 태평양 해수면 아래 일부 수심에서 평년보다 최대 10℃ 높은 수온이 관측됐습니다. 중앙·동태평양에서는 대류와 강수가 활발해지고 인도네시아 주변에서는 대류가 억제됐습니다. 바다뿐 아니라 대기에서도 엘니뇨에 따른 변화가 나타나면서 NOAA는 해양과 대기가 결합된 엘니뇨가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전망에서 제시된 ‘69%’는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이 아닙니다. 오는 10~12월 3개월 평균 상대 해양니뇨지수(RONI)가 +2.5℃ 이상으로 올라 1950년 이후 기존 엘니뇨의 강도를 넘어설 가능성입니다. NOAA는 이 수준에 도달할 경우를 ‘역사적 사건’으로 표현했습니다. 강도가 세질수록 엘니뇨와 연관된 기후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도 커집니다. 그러나 특정 지역의 폭우나 가뭄을 미리 확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NOAA 역시 이 정도 규모의 엘니뇨에서는 전형적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은 커지지만 실제 발생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 한국은 ‘9월 비’ 주목… 가뭄과 겹칠지가 관건 한국에서는 9월 강수량이 관심사입니다. 한반도 9월 강수와 엘니뇨·남방진동(ENSO)의 관계를 분석한 기존 연구에서는 엘니뇨 발달기에 동태평양 니뇨-3 지역의 해수면 온도와 한반도 9월 강수량 사이에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났습니다. 동태평양 수온이 높아질수록 한반도의 9월 강수량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의미입니다. 올해도 같은 양상이 나타날지는 현재 확인할 수 없습니다. 한반도 강수는 엘니뇨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와 대기 순환, 태풍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칩니다. 과거 통계에서 확인된 상관관계를 올해 9월 강수 전망으로 그대로 적용할 수도 없습니다. 강수 부족이 누적된 지역에서는 9월 비가 적을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농업용수와 저수율, 토양수분, 앞으로의 강수 분포를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이번 엘니뇨는 동태평양의 수온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어 앞으로 실제 한반도 강수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가 확인 지점이 됩니다. ■ 태평양에서 곡창지대로… 밥상물가도 변수 한국에서 엘니뇨의 영향을 체감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경로는 국제 농산물 시장입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엘니뇨가 이어지면서 여러 지역의 농업 생산에 이상기후 위험이 커질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엘니뇨는 지역에 따라 가뭄이나 고온, 폭우 등 서로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주요 농산물 생산지역에서 이런 기상이변이 파종과 생육·수확 시기와 겹치면 생산량과 수출 여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세계 식량시장 전체가 당장 공급 위기에 들어간 것은 아닙니다. FAO는 2026~2027년 세계 곡물 생산과 재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시에 엘니뇨를 지정학적 긴장과 에너지·비료시장 변동 등과 함께 향후 식량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엘니뇨의 이름이나 등급보다 주요 산지에서 실제 어떤 날씨가 나타나는지입니다. 미국과 브라질·아르헨티나, 호주, 아시아 등 주요 생산지역에서 가뭄이나 고온, 폭우가 작물의 생육·수확 시기와 겹치면 밀과 옥수수, 대두, 설탕, 팜유 등의 생산량과 수출 여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해외 작황 악화가 국제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곡물 수입가격과 환율, 운송비 등을 거쳐 국내 사료비와 축산물·가공식품 생산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주요 생산국의 작황과 공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강한 엘니뇨만으로 국내 먹거리 가격 상승을 예상하기는 어렵습니다. NOAA는 올가을과 겨울 ‘매우 강한 엘니뇨’가 나타날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보고 있고, 10~12월에는 1950년 이후 기존 엘니뇨보다 강한 수준까지 발달할 확률을 69%로 제시했습니다. 국내에서는 9월 강수량과 가뭄의 흐름이, 해외에서는 주요 곡창지대의 강수와 고온, 실제 작황이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태평양에서 빠르게 커지는 수온 변화가 한국의 가을 날씨와 세계 식량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 이어질 관측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6-08-17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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