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은 살아났는데 돈이 끊겼다”… 제주 경제, ‘씀씀이 단절’ 드러났다
1분기 경제는 분명 움직였습니다. 관광객이 늘고, 일부 업종의 매출도 반등했습니다. 하지만 그 흐름이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씀씀이는 특정 구간에 머물렀고, 지역 전반으로 퍼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제주 경제는 회복 국면이라기보다 유입된 흐름이 중간에서 끊기는 구조가 확인된 상태입니다. ■ 관광 늘었다… 수치로는 분명한 반등 2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내국인 관광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7% 증가했습니다. 월별로는 1월 14.0%, 2월 24.3%, 3월 9.7%로 상승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외국인도 증가세입니다. 면세점 매출만 해도 외국인 기준 14.7%에서 43.6%로, 내국인도 –4.8%에서 14.2%로 반등했습니다. 카지노 역시 뚜렷한 호조세를 보였습니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드림타워 카지노의 경우 월평균 매출이 약 395억 원, 전년 대비 40.3% 증가했습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관광객 증가 흐름에 따라 숙박·음식점업 등 관광 관련 서비스업 생산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 “수요는 늘었지만 퍼지지 않았다” 문제는 확산입니다. 한국은행은 관광객 수요가 일부 중심 상권에 집중되면서 구도심과 외곽 지역으로의 확산은 제한된 것으로 봤습니다. 실제 대형 호텔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27.9%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 흐름은 소규모 숙박업이나 외곽 상권까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수요는 늘었지만 씀씀이가 넓게 퍼지지 않은 구조가 확인된 셈입니다. ■ 현장 체감 “손님은 늘었는데, 남는 건 다르다” 현장 반응도 엇갈립니다. 제주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관광객이 늘어난 건 맞는데 매출이 기대만큼 따라오지는 않는다”며 “사람이 몰리는 곳만 몰리고, 아닌 곳은 그대로”라고 말했습니다. 여행업계 관계자도 “개별 여행이 늘면서 여행사를 거치지 않는 수요가 많아졌다”며 “관광객이 늘어도 지역 안에서 돈이 도는 구조가 약해졌다”고 밝혔습니다. 관광객 증가가 곧바로 지역 경제 확장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 소비는 있다… 지역 내 분산, 효과 엇갈려 소비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소규모 상점은 지역화폐 적립률을 10%에서 20%로 상향한 정책 효과로 일부 개선 흐름을 보였습니다. 반면 대형마트는 매출 감소가 이어졌습니다. 씀씀이가 유지되더라도 그 경로가 달라지면 결과는 달라집니다. 지출이 어디에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지역에 남는 효과는 크게 갈리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수요 늘었지만, 수익은 압박 불가피 레저 업종에서는 이 변화가 더 분명합니다. 레저·스포츠 목적 관광객은 21만 명으로 11.5%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프로모션 확대와 기업 단체 수요 축소로 객단가는 하락했습니다. 한 골프장업계 관계자는 “예약은 늘었는데 할인 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은 오히려 줄어든다”고 말했습니다. 사람은 늘었지만 정작 남는 돈은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 관광 외 기반은 이미 흔들 관광이 버티는 사이 다른 산업은 힘이 빠졌습니다. 농산물 출하액은 –6.5% 감소로 돌아섰고, 수산물 증가세도 23.8%에서 6.0%, 다시 1.5% 수준까지 둔화됐습니다. 건설도 정체 상태입니다. 미분양 주택은 2,711호, 상업용 공실률은 17.6%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돕니다. 관광 외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관광 효과마저 확산되지 않는 구조인 셈입니다. ■ “관광객 수보다 중요한 건 소비 경로”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유가 상승과 경제 심리 위축 등 변수로 향후 관광 수요 둔화 가능성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그만큼 지금 흐름이 더 중요해진 이유입니다. 관광객은 이미 돌아왔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씀씀이가 왜 특정 지점에서 멈추는지, 왜 지역 전체로 이어지지 않는지를 해결하지 못하면 같은 흐름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유입을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 소비를 지역 전반으로 연결하는 구조 설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 제주 경제는 회복 국면이 아니라, 정책 대응 방향이 시험받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관광은 이미 회복됐습니다. 이제 남은 건, 그 돈이 제주에 남을 수 있느냐입니다.
2026-04-2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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