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가구” 꺼낸 김윤덕에 오세훈 “도로가 주차장”… 용산공원 정면충돌
정부가 서울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구상에 '최대 1만 가구'를 꺼냈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9일 국회에서 서울시와 협의 중인 공공청년주택 물량이 6,000가구에서 8,000가구, 최대 1만 가구 수준이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습니다. 용산공원에 대해서는 공원·녹지 기능을 잃은 일부 부지에 청년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불과 며칠 전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한다고 했던 정부가 이번에는 장교숙소와 군인아파트 등으로 범위를 좁혀 설명했지만, 정작 어느 부지에 몇 가구를 넣을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공원과 용산국제업무지구에 2만 가구가 들어서면 주변 도로가 주차장이 될 것이라며 맞섰습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국군재정관리단과 외교부 주차장 등 다른 땅을 먼저 쓰자며 대체부지까지 제시했습니다. 용산공원을 둘러싼 공방은 이제 공원을 지킬 것이냐, 집을 지을 것이냐는 찬반을 넘어섰습니다. 정부가 최대 1만 가구라는 공급 구상을 실제 어느 땅에 담을 것인지, 반환과 토양오염 정화, 교통·기반시설 문제까지 거치면서도 신속한 공급이 가능한지가 20일 김 장관과 오 시장의 회동에서 맞붙게 됐습니다. ■ 최대 1만 가구까지 나왔는데… 부지는 아직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정부의 구상은 이전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김 장관은 용산공원 전체 녹지를 없애고 주택을 짓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대신 장교숙소와 군인아파트 등 이미 건축물이 들어서 공원·녹지 기능을 잃은 곳에 제한적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청년주택을 공급 형태로 직접 거론했습니다. 공급 물량에 관한 질문에서는 6,000가구와 8,000가구에 이어 최대 1만 가구까지 논의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용산공원에서 어느 정도 면적을 활용할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전면 백지화부터 일부 청년주택 공급까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숙의와 공론화를 거치겠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공급 규모를 가늠할 숫자는 먼저 나왔지만 이를 배치할 구체적인 부지와 면적은 아직 제시되지 않은 셈입니다. 거론된 부지에 실제 몇 가구를 넣을 수 있는지 역시 현재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 ‘공원 전체’에서 ‘기능 잃은 곳’으로 좁아진 설명 정부가 용산공원을 처음부터 이 범위로 설명했던 것은 아닙니다. 김 장관은 지난 14일 용산어린이정원을 넘어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약 300만㎡에 이르는 용산공원 전체가 주택 공급 논의의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서울시와의 갈등도 커졌습니다. 19일에는 전체 녹지를 밀어 주택을 짓는 방안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정부가 용산공원을 공급 후보에서 뺀 것이 아니라 개발 가능성이 있는 곳을 가려내는 쪽으로 논의를 옮겼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해졌습니다. 현재 건물이 있다는 이유로 ‘공원 기능을 잃은 땅’으로 볼 것인지, 당초 공원으로 복원할 예정이었던 공간까지 현 상태를 기준으로 주택용지로 돌릴 수 있는지에 따라 개발 범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부가 구체적인 경계와 면적을 내놓기 전까지 최대 1만 가구라는 숫자와 용산공원에서 실제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을 같은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 오세훈 “2만 가구면 도로 주차장”… 개발 이후를 겨냥 서울시는 주택을 지은 이후의 문제를 꺼냈습니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에 1만 가구 이상의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 교통 부하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에 용산국제업무지구까지 더해 2만 가구 정도의 주택이 들어설 경우 주변 도로가 사실상 주차장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전력과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도 쟁점으로 들었습니다. 국토부가 관련 법률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대규모 주택을 실제 건설하려면 기반시설 구축 과정에서 서울시와의 협의가 불가피하다는 말입니다. 오 시장은 19일에도 용산공원 보존은 역대 정부가 이어온 약속이라며 정부가 집값 문제의 책임을 용산공원 개발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서울시는 대신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어 기존 도심에서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새로운 택지를 확보하는 방식과 서울시가 기존 도시를 더 높고 촘촘하게 개발하자는 방식을 놓고 공급 해법 자체가 갈리는 모습입니다. ■ 권영세는 다른 땅 제시… “용산공원 아니어도 있다” 권영세 의원은 정부 논리의 다른 지점을 파고들었습니다. 용산공원을 활용하지 않고도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권 의원이 제시한 곳은 용산구 내 국군재정관리단 부지와 외교부 주차장, 후암동 한국은행 직원 숙소입니다. 주민 반발이 상대적으로 적고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부지를 먼저 검토하자는 취지입니다. 물론 이들 부지가 어느 정도의 주택을 수용할 수 있는지, 기존 시설 이전과 개발에 필요한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대체부지가 등장하면서 정부의 용산공원 구상에는 하나의 비교 대상이 생겼습니다. 서울에 집을 더 지어야 한다는 필요성과 용산공원을 주택용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판단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용산공원을 계속 공급 후보로 가져간다면 다른 국·공유지나 정비사업보다 공급 물량과 속도에서 어떤 이점이 있는지도 함께 따져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 ‘속도전’ 내건 정부… 반환·오염정화는 시간표 밖 정부가 주택 공급대책에서 거듭 강조하는 것은 속도입니다. 그러나 용산공원은 당장 아파트를 올릴 수 있는 빈 땅과는 조건이 다릅니다. 미군기지 반환이 모두 끝나지 않았고 토양오염 정화도 남아 있습니다. 주택 규모가 커질수록 도로와 전력,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계획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오 시장은 오염토 정화에만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현 정부 임기 안에 착공할 수 있는 물량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정부가 각종 절차를 줄여 사업기간을 단축하더라도 용산공원에서 실제 얼마나 시간을 줄일 수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청년주택을 공급 명분으로 내세운 만큼 몇 가구를 확보하느냐와 함께 언제 입주할 수 있느냐도 따져볼 부분입니다. 입지는 서울 한복판이지만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 역시 그만큼 짧을지는 아직 계산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 20일 김윤덕-오세훈 회동… 이제 ‘어디에 몇 가구’ 나오나 김 장관과 오 시장은 20일 직접 만납니다. 정부는 공원 기능을 잃은 일부 부지에 청년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서울시는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지로 활용하는 것 자체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용산공원 활용 범위를 좁히면서 양측이 협의할 여지가 생길지, 서울시가 요구하는 정비사업 규제 완화나 대체부지 검토가 공급대책에 반영될지가 회동의 핵심으로 떠올랐습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부 구상에는 최대 1만 가구라는 숫자와 장교숙소·군인아파트 등 검토 가능한 부지가 등장했습니다. 실제 용산공원에 들어갈 물량과 위치, 부지별 면적, 교통·기반시설 대책, 착공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20일 회동에서 실제 부지와 공급 물량이 제시될지, 용산공원 논쟁의 다음 단계가 갈릴 전망입니다.
2026-08-1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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