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제주] ① 관광이 아니라 ‘정주 수요’가 움직인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신뢰는 61%… 정당은 아직 39%
조갑제 “장동혁은 한동훈에게도 사과해야 한다”… 사과 이후 남은 질문
76년간 버려진 4.3왜곡 공적비 뽑아낸다..4.3 평화공원으로 이전
"빵 없음 케이크 먹으란 논리" 쿠팡 야간 택배기사 90% "새벽배송 제한 반대"
최근 야간 배송자의 야간 노동 시간을 주 40~46시간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고용노동부 연구용역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당사자인 쿠팡 택배 기사 대부분이 반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쿠팡 택배 영업점 단체인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는 어제(8일) 지난 6일과 7일 이틀 동안 택배 기사 2,0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CPA는 쿠팡 위탁 택배 기사 1만명이 소속돼 있는 단체로, 쿠팡에는 위탁 택배 기사 2만여 명과 정규직 택배 기사 6,500여 명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조사에 응답자의 91.5%가 야간 배송 시간을 40~46시간으로 제한하는 방안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 최대 야간배송일수 12일 제한은 94.7%가 반대했습니다. 연속 야간배송 횟수를 4회로 제한하는 것에도 야간 택배기사들의 93.9%가 반대 의견을 보였습니다. 특히 택배기사들이 생각하는 적정 업무시간과 업무일 수는 연구용역 중간결과와는 매우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야간 택배기사들은 적정 업무시간을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상황에 따라 조정'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54.9%로 가장 많았고 △주당 55~60시간 16.8% △주당 50~55시간 14.2%가 뒤를 이었습니다. 한 달 기준 적정 야간 배송 일수로는 21일 이상이 94%(△24~26일 51.1% △21~23일 42.9%)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15일 미만은 1%에 불과했습니다. 야간 택배기사들은 논의된 야간배송 제한안이 사실상 새벽배송 폐지와 다름 없다는 입장입니다. 야간 배송시간 제한으로 수입이 줄어들 경우 택배가 아닌 다른 일자리를 구하거나 추가 일자리를 구하겠다고 하는 등 야간 배송시간이 제한된 방식대로 배송을 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92.2%에 달했고, 정상적인 새벽배송이 불가능하다는 답변도 90%로 조사됐습니다. 야간 택배기사가 생각하는 합리적 휴무방식은 '자율 휴무 보장'(85.2%)이 '의무 휴업 지정'(14.8%)보다 많았습니다. 건강관리를 위한 현실적인 방안은 '휴무일 확대'가 51.5%로 가장 많았고 야간배송 제한은 연속 4일 2.6%, 월 최대 12일 0.8%로 가장 적었습니다. 이에 CPA 관계자는 "택배 현장과 학술적 연구 간 괴리가 굉장히 큰 상황으로 택배기사 고려 없는 일방적인 규제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는 식의 문제 인식과 다름없다"며 "일방적으로 야간배송 시간을 주 40, 46시간으로 제한하면 대부분의 택배기사들은 다른 일자리를 찾게 되고 이는 결국 사실상 '새벽배송 금지'와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12월 29일 택배 사회적대화에서 고용노동부가 학계에 의뢰한 '심야배송의 건강 위험성 관련 연구' 중간결과, 야간 노동 관련 규제안으로 △하루 평균 8시간 주간 야간노동은 40시간 제한 △하루 평균 8시간 주간 야간노동은 46시간 제한 △한 달 기준 야간노동 12회 제한 △연속 야간노동 4일 제한 등이 제시된 바 있습니다.
2026-01-09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비상계엄은 내란인가.. 선포 402일 만에 형사적 판단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가 형법상 내란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본류 재판이 오늘(9일) 마무리됩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늘(9일) 오전 9시 20분,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군경 수뇌부 7명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결심공판을 진행합니다. 오늘(9일) 결심공판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402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구속기소 된 지 341일 만으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법적 판단을 내릴 재판이 종결되는 것이다. 결심 공판에선 특검팀의 최종의견과 구형, 변호인의 최후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이 이뤄집니다. 내란 우두머리 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 뿐인데,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행위가 헌정 질서를 침해한 중대 범죄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위와 책임,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형 수위를 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만큼 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과거 검찰은 12·12 군사 반란, 5·18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반란·내란 우두머리(당시 죄명 수괴)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형, 반란·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각각 구형한 바 있습니다. 이후 대법원에서 전 전 대통령은 무기징역, 노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이 확정됐습니다. 결심 공판이 끝나면 윤 전 대통령 등 주요 피고인들은 법원의 판단만을 남겨두게 됩니다. 법원의 선고는 법관 정기 인사 이전인 다음 달 중순 쯤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5분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국회는 다음 날 새벽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계엄은 6시간 만에 해제됐습니다.
2026-01-09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공천헌금 수사 대상 김경, 출국했고 기관 배지로 들어갔다
공천헌금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지방의원이 출국했고, 귀국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감 기관의 지원으로 해외 행사장에 들어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질문은 하나입니다. 이 출국은 개인 일정인가, 공적 지위를 활용한 회피인가. 수사는 시작됐고, 출국은 그 직후였습니다. 이 시간차는 정치 윤리를 넘어 공적 권한 사용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수사 착수 직후 출국, 그리고 CES 현장 포착 9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김경 서울시의원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행사장에서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점은 공천헌금 의혹으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직후입니다. 고발장이 접수된 뒤 이틀 만에 출국했고, 수사가 공식화된 이후에도 귀국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 일정을 소화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귀국 요청과 함께 법무부에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요청했습니다. 이는 강제력이 없는 행정 절차지만, 수사기관이 해당 인물을 실제 조사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김 시의원은 사실상 피조사 예정자 신분에서 출국했고, 그 상태로 국제 행사 현장에 나타난 셈입니다. ■ 출입 경로는 개인이 아니라 ‘피감 기관’ 문제는 출국 자체보다 출입 경로입니다. 김 시의원이 CES 출입을 위해 활용한 경로는 자신이 과거 위원장을 맡았던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피감 기관인 서울관광재단이었습니다. 서울관광재단은 서울경제진흥원이 운영하는 서울통합관과 연계해 스타트업 전시를 지원하고 있으며, 김 시의원은 이 구조를 통해 행사장 출입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개인 자격이 아니라 공적 관계망을 경유한 접근이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이번 출국은 개인 일정이 아니라 공적 지위의 연장선으로 성격이 이동합니다. ■ ‘외유’라는 말이 아니라, 그 구조가 문제 김 시의원은 “자녀를 만나기 위한 출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포착된 장면은 기술 전시회 참석이었고, 출입 경로는 공적 기관이었습니다. 설명과 행위 사이의 간극이 발생합니다. 사실 이같은 간극은 반복적으로 정치권에서 확인됐습니다. 개인 일정으로 출국하지만, 실제 이동은 공적 인프라를 이용하고, 책임은 개인에게 귀속시키는 방식입니다. 이는 법 위반이 아니더라도 윤리 기준을 무너뜨립니다. 공적 권한은 공적 책임과 결합될 때만 정당성을 갖는데, 이번 장면은 그 결합이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공천헌금 의혹의 본질은 돈이 아니라 과정 이번 사건의 핵심은 1억 원이라는 액수가 아닙니다. 공천이 어떤 방식으로 결정됐고, 누가 개입했고, 그 과정이 정당 내부 절차를 훼손했는가입니다. 녹취에서 드러난 것은 금액보다 공천 과정이 사적 관계와 보좌진 라인을 통해 관리됐다는 정황입니다. 이 정황이 사실이라면 이는 정치자금법 위반을 넘어 공당의 후보 결정 시스템이 작동을 멈췄다는 의미입니다. 대표성을 구성하는 절차인 공천이 심의가 아니라 거래의 형식으로 이동했기 때문입니다. ■ 귀국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 경찰은 김 시의원의 귀국 이후 출국금지 조치를 검토하고 조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절차는 진행 중이고 유무죄는 판단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책임은 사법 판단보다 먼저 작동합니다. 수사를 받는 공직자가 설명 없는 해외 체류를 이어가고, 공적 기관의 지원을 받아 공개 행사에 등장하는 장면은 신뢰를 약화시킵니다. 이번 사건은 개인 한 사람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공적 지위가 개인의 방패로 작동하는 구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출국이 문제가 아니라, 출국이 가능했던 그 구조가 문제입니다.
2026-01-0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쿠팡은 어떻게 감독을 관리했는가
9일, 앞서 공개된 경향신문과 한겨레 보도의 쿠팡 내부 이메일 자료를 분석하면, 2020년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은 ‘집행’이 아니라 기업의 대응 전략 안에서 먼저 관리된 절차였다는 정황이 보입니다. 여기에서는 정보가 먼저 움직였고 감독은 나중에 도착했습니다. 접촉 이후에 처벌 항목은 줄었고, 기준은 합쳐졌습니다. 책임은 ‘불명확성’ 속으로 밀려 들어갔습니다. 위법 여부가 아니라, 공적 감독이 어떻게 사적 관리 구조 안으로 흡수됐느냐가 문제점으로 꼽힙니다. ■ 먼저 움직인 정보, 나중에 도착한 감독 2020년 10월 대구·칠곡 물류센터 노동자 사망 이후 진행된 근로감독 과정에서 쿠팡은 조사 통보 이전에 내부 정보를 입수한 정황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내부 이메일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노동부 내부 소스”를 통해 조사 범위와 방향을 사전에 전달받았다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쿠팡은 이 정보를 다시 청와대 행정관 출신 임원에게 교차 확인시켰고, 두 정보가 다를 경우 추가 검증까지 요청했습니다. 이 구조는 우연이나 개인적 접촉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정보 입수, 교차 검증, 경영진 보고라는 일련의 과정이 하나의 대응 프로세스로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감독이 시작되기 전에 감독의 윤곽이 기업 내부에서 먼저 그려졌다는 뜻입니다. ■ 접촉 이후 처벌 항목 줄고, 기준 합쳐져 2020년 11월 노동부 실무 책임자와의 접촉 이후 쿠팡 물류센터의 산업안전 위반 형사처벌 대상은 10건에서 8건으로 줄었습니다. 이메일에는 “컨베이어 관련 3건이 1건으로 통합됐다”는 설명이 담겨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동부 측 인사는 경쟁사의 위반 건수까지 언급하며 비교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감독은 위반을 발견하는 절차입니다. 하지만 이 기록에서는 위반이 정리되고, 묶이고, 비교되며 상대화됩니다. 집행이 아니라 협상입니다. 문제는 줄었지만, 위험이 감소했다는 증거가 없습니다. ■ 책임은 ‘불명확성’ 속으로 흡수 쿠팡은 배달기사 안전교육, 특수건강검진, 야간근무자 검진 문제를 두고 “법이 불합리하다”는 내부 결론을 세웠습니다. 김앤장의 자문은 ‘특고성 불명확’, ‘전속성 기준 미정’을 근거로 “노동부가 판단하기 어렵다”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이 논리는 위법이 아니라 ‘판단 불가’를 만드는 전략입니다. 기준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책임을 유예하고, 유예를 근거로 실행을 미룹니다. 법의 빈틈이 아니라, 행정의 속도를 이용한 구조입니다. ■ 쿠팡의 문제는 로비가 아니라 ‘관리 능력’ 기업이 감독을 어떻게 읽고, 어떻게 흡수하고, 어떻게 지연시키는지를 보여주는 구조가 핵심입니다. 쿠팡은 법을 어긴 기업이 아니라, 법의 집행 과정을 하나의 관리 변수로 다룬 기업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관리가 가능했던 이유는 기업의 힘 때문이 아니라, 감독 시스템이 외부와 단절돼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보는 샜고 접촉이 가능했으며, 판단은 지연됐습니다. ■ 지금 필요한 질문은 처벌이 아니라 시스템 지금 필요한 것은 특정 기업의 처벌을 넘어서는 질문입니다. 왜 감독 이전에 정보가 흘렀는지, 왜 접촉 이후 결과가 달라졌는지, 왜 판단은 늘 불명확해지는 방향으로만 움직였는지에 대한 제도적 점검입니다. 감독이 관리되기 시작하면, 법은 기준이 아니라 협상 소재가 됩니다. 이메일이 보여준 것은 위법의 증거가 아니라, 공적 권한이 사적 전략 속으로 흡수되는 과정입니다. 이 지점에서 문제는 쿠팡이 아니라, 국가의 감독 시스템이 누구의 시간표 위에서 작동하고 있었느냐에 있습니다.
2026-01-0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총이 법이 된 나라, 침묵이 외교가 된 세계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베네수엘라는 ‘해방’이 아니라 ‘통제’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무장 민병대가 거리 질서를 대체하고, 시민은 휴대전화 검열과 불심검문을 감수하는 상황이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외부에선 민주 질서 회복을 말하지만, 내부에선 공포가 행정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 변화의 핵심은 정권 교체가 아니라 권력의 작동 방식이 전환됐다는 데 있습니다. ■ 거리의 질서가 군사적 통제로 대체되다 마두로 체포 이후 베네수엘라 전역에 들어선 것은 새로운 정부보다 새로운 통제 방식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토바이를 탄 무장 민병대가 도심을 순찰하고, 차량 검문과 휴대전화 확인이 일상화됐습니다. 이들은 ‘콜렉티보’로 불리는 친마두로 무장 조직으로, 기존 국가 치안 체계와 병렬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검문은 범죄 예방보다 정치적 정렬을 확인하는 절차로 기능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휴대전화에서 마두로 체포를 지지하는 메시지가 발견되면 연행 대상이 되고, 언론인 10여 명이 한때 체포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 ‘배신자 색출’ 구호 아래, 강화된 내부단속 무장세력을 공개적으로 이끄는 인물은 ‘정권의 행동대장’으로 불려온 카베요 내무장관입니다. 공개 집회에서 “충성만이 질서”라는 구호를 외치며, 미국의 개입으로 10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혼란의 책임을 외부에 돌리고, 내부의 의심을 배신으로 규정하는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대통령 경호실장을 전격 경질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됩니다. 미국과 내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해명보다 인사가 먼저 단행됐습니다. 충성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정권의 인식에 달려 있다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 미국은 개입했고, 민주 회복 요구는 유보되고 있다 미국은 마두로 축출 이후 “사회 안정화가 첫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안정화의 방식에는 검문과 연행, 민병대 통제가 포함되고 있습니다. 정치범 석방, 선거 일정 제시, 언론 자유 회복 같은 민주 질서 회복 조건은 공식 요구로 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석유 이권과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개입의 중심이 되고, 시민의 권리는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외교는 개입했지만, 정치적 책임은 유보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 베네수엘라는 지금 법이 아니라 공포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문제는 정권 공백이 아니라 통치 방식의 변화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권력은 여전히 작동하지만, 그 방식이 법에서 공포로 이동했다는 평가입니다. 검문은 행정이 되고, 충성은 자격이 되며, 침묵은 안전이 되는 구조입니다. 이 체계는 단기적으로 안정돼 보일 수는 있지만, 질서라기보다는 동결에 가깝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국가는 기능하고 있지만 시민은 배제되고, 정부는 존재하지만 대표성은 약화되고 있습니다. ■ 이 사태는 정권 교체 이후의 공통 과제를 보여줘 이번 상황은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정권 교체가 곧 민주 회복으로 이어진다는 전제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도 해석됩니다. 권력을 무너뜨리는 것은 가능하지만, 질서를 복원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입니다. 외부 개입은 변화를 만들 수 있지만, 방향까지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금 총이 법을 대신하고, 침묵이 외교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 상태가 길어질수록 민주적 복원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정권은 교체됐지만, 권력은 해체되지 않았습니다. 그 간극이 지금 거리의 무장 세력과, 말하지 못하는 시민들 사이에 놓여 있습니다.
2026-01-0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김병기 의혹은 사과가 아니라 패턴으로 남는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배우자가 ‘대한항공 숙박권’ 논란 직후에도 보좌진을 대동해 공공병원을 찾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이 방문은 김 의원 가족의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이용 논란이 제기된 직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위법 여부가 아니라, 공적 지위를 사적 편의로 전환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데서 논란이 가중되는 양상입니다. 해명은 있었지만, 그 패턴은 끊기지 않았습니다. ■ 논란 직후에도 멈추지 않은 ‘동행 구조’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김병기 의원 배우자는 지난해 12월 23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에 보좌진 2명과 함께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날은 김 의원 가족의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이용 논란이 보도된 바로 다음 날입니다. 보좌진이 운전했고, 병원에서 대기했고, 수납 과정까지 함께 수행했습니다. 병원 진료라는 개인 일정 전체가 국회 인력의 시간과 노동 위에 얹혔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무엇보다 이 일정이 의미하는 것은 ‘한 번의 일탈’이 아니라 ‘익숙한 방식’입니다. 이미 김 의원 배우자가 보좌진과 지역 정치인들이 포함된 메신저 방에서 일정 조율과 정치 동향 파악을 지시해 왔다는 보도가 있었고, 이번 사례는 그 연장선 위에서 해석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내용이 아니라 방식입니다. 한 사람의 편의를 봐주는 차원을 넘어, 공적 자원이 개인 생활의 일부로 흡수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공공병원이라는 장소가 만드는 정치적 의미 이번 방문이 더 논란이 되는 이유는 장소가 보라매병원이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김 의원 지역구 안에 있는 공공의료기관이며, 과거 김 의원이 시설과 의료진 확충을 공약했던 곳입니다. 이 병원이 ‘정치인의 생활 반경 안에 있는 편의 공간’처럼 작동하기 시작하는 순간, 공공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공공기관은 모두에게 열려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누구에게도 특별히 열려 있어서는 안 되는 이중성을 갖는 곳입니다. 보좌진 동행이라는 장면은 그 경계를 흐리기에 충분합니다. 특혜를 입증하지 않더라도, 그 구성 자체가 특혜 가능성을 상상하게 만드는 환경을 만들어버립니다. ■ 해명은 있었지만, 책임은 제시되지 않아 김 의원 측은 “대부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배우자는 반론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실무근이라는 말은 ‘무엇이 사실이 아니며, 무엇이 왜 문제가 되지 않는지’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정치는 법의 최저선이 아니라 신뢰의 기준 위에서 작동합니다. 불법이 아니면 괜찮다는 태도는 공적 신뢰를 복구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로 해석될 위험이 큽니다. ‘숙박권’에서 ‘병원 방문’으로, 논란은 개별 사안을 넘어 ‘반복’의 문제로 이동했습니다. 설명이 나와도 행태가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 남았습니다. ■ 개인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질문 보좌진은 정치인의 사적 비서가 아니라 공적 업무 수행자입니다. 이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 권력은 자연스럽게 사유화됩니다. 이번 사건은 한 정치인의 도덕성 논란이 아니라, 국회 운영 구조 전체에 대한 질문입니다. 국회의원과 그 가족이 어디까지를 공적 자원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경계가 실제로 통제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한 번 허물어진 경계는 다음 사람에게 기준이 됩니다. 이번 사안을 간과하면 그것 역시 하나의 전례가 됩니다. ■ 지금 필요한 것은 해명이 아니라 선 긋기 김 의원에게 필요한 것은 억울함을 말하는 일이 아니라 선을 긋는 일입니다. 보좌진은 사적 업무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 가족은 공적 지위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기준, 그리고 그것을 실무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을 제시하는 일이 선결 과제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행태가 언제까지 ‘우연’으로 설명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방어가 아니라 단절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논란은 사라지지 않고 누적되고, 정치에서 누적된 논란은 결국 책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2026-01-0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尹은 “걱정하지 말라” 했고, 김용현은 “두렵지 않다” 했다
9일 내란 혐의 사건에 대한 검찰의 구형을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나란히 지지자들을 향한 메시지를 내놓았습니다. 무죄를 주장하지 않았고, 혐의를 반박하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지지층을 안심시키고, 판결 이후를 대비하는 언어를 선택했습니다. 법정은 판단의 공간이지만, 두 사람의 언어는 판단보다 결속을 향했습니다. ■ 법정 안에서 나온 말, 법정을 향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에서 열린 내란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재판은 밤 9시 30분까지 이어졌고, 방청석에는 지지자들이 다수 자리했습니다. 특검 측 발언에는 야유가 나왔고, 피고인 측 발언에는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재판장은 여러 차례 제지했습니다. 휴정 시간, 퇴정하던 윤 전 대통령은 방청석을 향해 “정숙하시고 보세요”,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를 향한 설명도, 혐의에 대한 입장도 아니었습니다. 지지자들을 안심시키는 말이었습니다. 발언이 나온 시점도 중요합니다. 김 전 장관 측이 “비화폰 내용이 방청석 모니터에 노출된다”며 비공개를 요구한 직후였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그걸 볼 필요 없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증거 공개의 정당성이나 절차에 대한 논쟁 대신, 지지층을 향해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한 셈입니다. 법정은 진실을 가르는 공간인데, 그 방향은 판사도 기록도 아니었습니다. 방청석을 향했습니다. ■ “답은 정해졌다”는 말, 재판을 먼저 규정했다 김 전 장관 쪽 변호인단은 8일 유튜브 채널 게시판을 통해 김 전 장관의 발언을 전했습니다. “답은 이미 정해진 재판이다. 그러나 나는 두렵지 않다”는 말이었습니다. 이는 두 기능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재판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프레임을 깔고, 지지자들에게는 투쟁의 언어를 던집니다. 변호인단은 “모든 것을 다 바치고 끝까지 싸우겠다”, “우리는 반드시 이긴다”고 덧붙였습니다. 법률적 변론이 아니라 정치적 동원에 가까운 언어입니다. 재판은 설득이 아니라 증명의 절차인데, 증거보다는 감정을 겨냥합니다. 결과를 미리 정치화함으로써, 어떤 결론이 나오든 그 결과를 ‘사법 판단’이 아니라 ‘정치적 공격’으로 바꿀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두는 장치로 풀이됩니다. ■ 구형을 앞둔 두 사람의 말이 향하는 같은 방향 윤 전 대통령의 “걱정하지 말라”와 김 전 장관의 “두렵지 않다”는 표현은 다르지만 기능은 같습니다. 지지층을 안정시키고, 판결 이전에 해석의 틀을 선점하는 언어입니다. 이들은 무죄를 주장하지 않습니다. 사실을 반박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분위기를 관리합니다. 재판은 법으로 끝나지만, 평가는 여론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정확히 겨냥합니다. 특히 “답은 이미 정해졌다”는 표현은 재판 결과가 불리할 경우 책임을 외부로 이전하기 위한 사전 작업입니다. 유죄가 나오면 ‘예상된 정치 재판’이 되고, 무죄가 나오면 ‘버텨서 이긴 투쟁’이 됩니다. 어느 쪽이든 그에 맞는 서사는 이미 준비돼 있습니다. ■ 결심공판의 의미를 흐리는 방식 9일 결심공판은 이 사건의 법적 판단이 공식적으로 정리되는 절차입니다. 특검의 구형, 변호인의 최후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이 이어집니다. 이 순간은 원래 피고인이 사실과 책임을 놓고 마지막으로 말하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발언들은 그 자리를 향한 준비라기보다, 그 자리를 둘러싼 해석 전쟁에 가깝습니다. 법정에서의 말은 기록으로 남지만, 방청석과 온라인으로 흘러나간 말은 감정적 파장을 띠며 번집니다. 이번 재판에서 중요한 것은 유무죄 이전에, 이 사건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되는가입니다. 헌정 질서를 흔든 행위가 무엇이었는지, 지휘와 책임이 어디까지였는지, 군과 경찰이 어떻게 동원됐는지가 법의 언어로 분명히 정리돼야 합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의 언어는 그 질문을 피합니다. 지지와 결속, 불신과 투쟁이라는 정치의 언어로 이 사건을 옮겨놓고 있습니다. 재판은 끝을 향해 가고 있지만, 말들은 이미 판결 이후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 전직 군 간부들,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 사건을 모두 병합했습니다. 9일 오전 10시부터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 피고인 8명에 대한 내란 재판을 종결하는 결심공판이 열립니다. 공판에서는 특검팀의 최종 의견과 구형, 변호인의 최후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2026-01-0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