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돌아온다” 성인 실종의 함정… 표창원 “기다리면 안 돼”
성인 실종 신고 대부분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최근 4년 동안 매년 7만 건 안팎이 경찰에 접수됐지만 99%가 한 달 안에 해제됐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는 절반이 넘는 53.6%가 신고 후 1시간 안에 해제됐습니다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장은 25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경찰이 성인 실종자의 90% 이상을 자발적 실종으로 보고, 나머지 위험 사례를 가려낼 전문성과 역량이 부족한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성인 실종을 일단 자발적인 것으로 보고 기다리는 대응은 “경찰이 전문성을 포기하는,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99%가 돌아와도, 경찰이 찾아야 할 사람은 남아 이날 경찰청 자료를 보면 일반 성인 실종 신고는 2022년 7만 4,936건, 2023년 7만 4,847건, 2024년 7만 1,854건, 지난해 7만 814건이었습니다. 30일 안에 해제된 비율은 같은 기간 98.8~99.0%였습니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4만 1,894건이 접수됐고 99.4%가 한 달 안에 해제됐습니다. 그렇다고 빠른 해제 자체가 부실 처리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연락이 다시 닿거나 귀가하는 등 짧은 시간 안에 소재가 확인되는 성인 실종의 특성도 반영돼 있습니다. 하지만 장 씨 사건에서는 소재와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종결 처리가 이뤄졌습니다. 담당 경찰관은 장 씨를 직접 만나거나 통화해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보고하고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신고 당시 장 씨가 스스로 연락을 끊은 것인지, 사고나 범죄 또는 다른 위험에 놓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표 소장은 성인의 사생활과 연락받지 않을 권리 등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찾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자기 합리화가 가능해지는 업무 환경도 짚었습니다. 해마다 6만~7만 건에 이르는 성인 실종에 맞춰 전담 경찰관과 조직을 갖추고 전문 교육과 장비,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 “초기 수색 이어졌다면 조기 발견 가능” 장 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과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돼야 합니다. 표 소장도 현재까지 뚜렷한 타살 정황이나 제3자 개입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 단계에서 사인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신 초기 대응에는 분명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실종 당시 복장과 소지품, CCTV 영상 등을 보면 도보 이동 가능성을 우선 살폈어야 했다며, 경찰이 장 씨와 연락이 닿았다고 허위로 종결하지 않고 수색을 이어갔다면 생존 여부와 별개로 더 일찍 발견할 가능성은 충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장 씨는 실종 신고 104일 만에 제주시 한림읍 일대에서 발견됐습니다. ■ 한 경찰관이 맡은 298건… 이제 지휘·감독까지 장 씨 사건 담당 경찰관이 지난해 3월부터 처리한 실종 신고는 모두 298건입니다. 경찰은 신고자 등을 상대로 이 사건들을 다시 확인하고 있습니다. 장 씨 외에도 해당 경찰관이 종결한 60대 남성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과거 처리 사건까지 점검 대상에 올랐습니다. 표 소장은 담당 경찰관의 허위 종결 혐의 자체는 조직의 문제와 구분했습니다. 이번 일을 “변명의 여지가 없는 범죄행위”로 규정하며 경찰의 직위와 권한, 시스템을 악용한 개인의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처리가 가능했던 업무 환경은 따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종 전담반을 만드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실제 사건을 맡는 경찰관이 필요한 교육과 훈련을 받았는지, 업무량은 감당할 수준인지,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배치됐는지까지 살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경찰 조사 범위도 담당 경찰관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경찰청은 25일 장 씨 사건이 처음 접수됐을 당시 제주서부경찰서장과 현 서장, 형사과장, 실종팀장 등 지휘라인 4명을 대기발령했습니다. 감찰에서는 허위 종결이 이뤄지는 동안 지휘·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확인할 방침입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 이후 담당자가 사실상 자체적으로 사건을 끝낼 수 있었던 절차도 바꾸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가 실종 해제 사유와 입력 내용을 확인한 뒤 최종 승인하도록 관리 절차를 강화합니다.
2026-08-25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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