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난만 걱정할 때인가… 제주 관광, 사람은 제자리·소비와 비행기는 줄었다
제주를 찾는 내국인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누적 증가율은 0.3%에 그쳤습니다. 관광객이 제주에서 쓰는 돈은 더 줄었습니다. 2분기 내국인 관광소비는 7.7% 감소했고, 국내선 이용객도 4월부터 넉 달 연속 지난해 수준을 밑돌았습니다. 항공사들은 올해 하계 제주 국내선 좌석을 65만 석 넘게 줄였습니다. 추석과 개천절에 이어 한글날 연휴까지 공급 감소가 이어집니다. 제주자치도는 지난 8월 국내선 좌석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사까지 참여하는 전담팀을 꾸렸습니다. 그런데 좌석을 더 확보하면 관광객도 다시 늘어날까. 최근 지표는 제주 관광이 공급과 함께 수요를 들여다봐야 할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항공사들이 제주에 넣는 좌석까지 축소되는 상황에서 제주 관광의 부진을 공급 부족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짚어볼 시점입니다. ■ 내국인 관광객 6.4% 감소… 가을에도 증가세 둔화 7일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2024년 같은 기간보다 6.4% 감소했습니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은 31.9% 증가했습니다. 외국인 증가가 전체 관광객 감소폭을 상당 부분 메웠습니다. 가을 들어서는 내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수준을 가까스로 웃돌고 있습니다. 올 들어 어제(6일)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은 869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3분기까지 증가폭도 1% 수준입니다. 추석 연휴 닷새 동안 찾은 내국인은 17만399명으로 당초 예상했던 19만1,900명보다 2만1,501명 적었습니다. 이번 한글날 연휴에도 내국인 감소가 예상됩니다. 8일부터 11일까지 예상 입도객은 16만 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0.6% 늘지만, 내국인은 13만 5,100명으로 1.1% 감소합니다. 외국인은 2만9 ,900명으로 9.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체 관광객 숫자만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변화입니다. ■ 관광객 증가세 둔화에 씀씀이도 줄어 소비 지표는 더 뚜렷합니다. 최근 제주관광공사의 카드데이터 분석 결과 올해 2분기 내국인 관광소비는 5,18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감소했습니다. 4월 2.7%, 5월 8.4%, 6월 12.0%씩 줄어 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감소폭도 커졌습니다. 연령별로는 20대 이하가 22.9% 감소했고, 30대 12.1%, 40대 10.6%, 50대 7.0% 줄었습니다. 60대 이상만 7.7% 증가했습니다. 상반기 전체 내국인 관광소비도 1조 91억 원으로 1.5%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소비는 3,050억 원으로 44.4% 증가했습니다. 외국인 소비가 크게 늘면서 전체 관광소비는 1조3,141억 원으로 6.4% 증가했습니다. 전체 관광소비는 늘었지만 내국인 시장만 떼어놓으면 흐름이 다릅니다. ■ 국내선 이용객 줄고 항공사도 좌석 축소 항공시장에서도 변화가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한 제주 국내선 이용객은 올해 4월 0.6%, 5월 6.0%, 6월 9.9%, 7월 5.5% 감소했습니다. 공급 좌석도 같은 기간 줄었습니다. 올해 하계 운항기간 제주 국내선 공급 좌석은 1,715만 3,208석으로 지난해보다 65만 1,394석, 4% 감소했습니다. 하루 평균 3,102석이 적습니다. 대한항공은 17%, 아시아나항공은 26% 공급을 줄였습니다. 일부 저비용항공사가 좌석을 늘렸지만 전체 감소분을 메우지는 못했습니다. 항공사들의 공급 축소에는 국제선 확대와 항공기 운용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합니다. 내국인 관광객 감소가 곧바로 좌석 감소를 불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 추석·개천절·한글날… 연휴에도 좌석 감소 추석 연휴 국내선 공급 좌석은 지난해보다 1만 5,449석, 개천절 연휴에는 1만 429석 줄었습니다. 한글날 연휴에는 16만 8,140석이 공급됩니다. 지난해 18만 40석보다 1만 1,900석, 6.6% 감소했습니다. 운항편도 917편에서 891편으로 줄었습니다. 국제선은 증가했습니다. 한글날 연휴 국제선 공급 좌석은 2만 6,418석으로 지난해보다 20.1% 늘고, 운항편도 120편에서 144편으로 증가합니다. 국제선 이용객은 2만 3,100명으로 지난해보다 56.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좌석 부족에 TF 띄웠지만… 공급만의 문제인가 제주도는 국내선 좌석 감소가 이어지자 지난 8월 ‘항공좌석 공급 안정화 전담팀(TF)’을 출범시켰습니다. 제주도와 도의회, 한국공항공사, 관광기관과 전문가, 8개 국적항공사 등이 참여해 증편과 특별기 운항, 대형기 투입 등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좌석 확보는 필요합니다. 제주도민에게 국내선은 병원 진료와 출장, 가족 방문 등을 위해 육지를 오가는 생활 교통수단입니다. 관광객에게도 항공편 감소는 원하는 시간대의 좌석 확보와 여행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도민 이동권을 위한 좌석 확보와 관광수요 회복은 구분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 제주 관광, 무엇을 걱정해야 하나 올해 들어 외국인 관광객과 소비는 큰 폭으로 늘고 있습니다. 반면 내국인 관광시장은 증가세가 둔화됐고 소비는 감소했습니다. 국내선 이용객과 공급 좌석도 같은 시기에 줄었습니다. 제주도가 항공사에 좌석 확대를 요구하는 것과 별개로 내국인 관광수요가 왜 약해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관광객 감소와 국내선 공급 축소 가운데 어느 한쪽을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좌석 부족만으로 최근 제주 관광시장의 흐름을 설명하기 어려워진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이어 “좌석을 얼마나 확보할 것인지와 함께 내국인이 왜 제주를 덜 찾고, 찾아와서도 왜 덜 쓰는지까지 제대로 들여다봐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26-10-07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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