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정부가 주택 공급 최대 리스크”… 재건축 놓고 이재명 정부와 정면충돌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개발·재건축을 바라보는 이재명 정부의 인식이 오히려 주택 공급을 막고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며 정면 비판했습니다. 대통령실이 정비사업은 입주까지 최소 3~5년이 걸려 당장의 공급 부족을 해소할 수 있는 ‘만능 키’가 아니라고 밝힌 지 하루 만입니다. 정부는 단기 수급과 집값 과열을 먼저 경계하고, 서울시는 시간이 걸리는 사업일수록 지금 속도를 내야 향후 공급 공백을 막을 수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서울 주택 정책을 둘러싼 양측의 충돌이 공급 방식과 책임 문제로 번지는 양상입니다. ■ “정부 태도야말로 시장 최대 리스크” 오 시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부가 도그마에 빠져 정비사업을 외면하는 태도야말로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최대 리스크”라고 밝혔습니다. “재개발·재건축은 양질의 도심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마스터키가 맞다”며 “정부가 낡은 이념과 겹겹이 쌓인 규제로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 그렇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 새 택지를 계속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노후 주거지를 다시 짓는 정비사업이 도심 공급의 핵심이라는 논리입니다. 오 시장은 “서울은 더 이상 빈 땅이 남아 있는 도시가 아니다”며 “새로운 택지를 무한정 확보할 수도 없고 외곽으로 도시를 계속 넓혀갈 수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결국 서울의 주택 공급은 기존 도심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재편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재개발·재건축을 핵심 공급 수단이자 피할 수 없는 과제로 규정했습니다. ■ “만능 키 아니다” 대통령실 발언 겨냥 오 시장의 글은 전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밝힌 정비사업 신중론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 실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재개발·재건축에 대해 “만능 키는 아니다”라며 “절차를 단축하고 용적률을 논의할 수 있지만 최소 3~5년은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사업 결정과 인허가, 이주, 철거, 착공을 거쳐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데다, 이주가 시작되면 기존 주택이 시장에서 빠져 단기 수급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정부는 정비사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현재의 집값 불안과 공급 부족을 해소할 주된 수단으로 앞세우는 데에는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공공 공급과 준공업지역 개발, 금융·세제 정책을 함께 가동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같은 3~5년, 엇갈린 처방 정부와 서울시는 정비사업에 걸리는 시간을 놓고 정반대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공급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오래 걸리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주 수요와 가격 상승 기대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여기에 서울시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지금 사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맞섭니다. 인허가가 늦어질수록 몇 년 뒤 입주 물량이 줄고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오 시장은 “한 치 앞도 못 보는 단견이 시장에 ‘도심 아파트 공급은 없다’는 위기 신호를 줘 가격 불안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정비사업의 긴 사업 기간이 정부에는 신중론의 근거가 됐고, 서울시에는 조기 착수와 규제 완화의 이유가 된 셈입니다. ■ 금융·세제 규제에도 날 세워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의 금융·세제 중심 부동산 대책에도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규제 하나, 대출 하나, 세금 하나로 눌러보겠다는 처방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공급에 대한 확신 없이 가격만 관리하려는 접근은 이미 수없이 실패를 경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출과 세제를 통해 수요를 억제하는 데 무게를 둔 정책만으로는 시장에 필요한 주택 물량을 확보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정부는 금융 규제를 풀어 정비사업 기대를 높일 경우 공급 효과가 나타나기 전에 집값과 투기 수요가 먼저 움직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서울시는 가격 불안을 이유로 사업을 늦추면 공급 부족이 더 깊어진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 공공 공급과 민간 정비사업도 충돌 공급을 누가 주도할 것인지를 두고도 양측의 입장은 갈립니다. 오 시장은 “공공이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공공이 모든 것을 주도하겠다는 발상은 현실을 외면한 접근”이라고 밝혔습니다. 공공 개발은 토지 확보와 행정 절차, 사업성 조정 과정에서 지연되거나 중단될 수 있지만 주민 동의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민간 정비사업은 이미 추진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돌아가고 있는 엔진에 더 큰 추진력을 더하는 일”이라며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고 속도를 내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공급의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재개발·재건축의 필요성 자체를 두고 정부와 서울시가 맞서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도 절차 단축과 용적률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쟁점은 정비사업의 속도를 어디까지 높일지, 이주 수요와 집값 상승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지, 공공과 민간에 어떤 역할을 맡길지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주택 공급의 시간표와 주도권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충돌은 부동산 시장 안정 책임 공방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2026-07-2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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