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입 열었지만… 의원직 사수·의혹 반박, 돌아온 ‘본인 기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 대신 정면돌파를 택했습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유지한 채 장관직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고, 기본소득당 시·도당 운영을 둘러싼 ‘유령 시도당’ 의혹도 위법하지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자신을 겨냥한 공세에는 “억측과 악선동”이라는 표현까지 꺼냈습니다.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이 허용하고 있고, 자신의 경우는 과거 비례대표 장관 사례와도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회견으로 모든 논란이 정리되지는 않았습니다. 용 후보자가 직접 답한 것은 겸직과 시·도당 문제에 집중됐고, 배우자와 당 운영을 둘러싼 논란, 과거 비공개 조직의 성차별 지침 묵인 의혹 등은 여전히 청문회 검증 대상으로 남았습니다. 무엇보다 용 후보자는 과거 다른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며 즉답을 피하자 이를 강하게 비판했던 당사자입니다. 자신이 후보자가 된 만큼 당시 다른 후보자에게 요구했던 설명 책임의 기준도 함께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 “의원직 안 놓는다”… 겸직 논란에 법부터 꺼내 용 후보자는 10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습니다.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못 박은 발언입니다. 현행 국회법은 국회의원이 국무총리나 국무위원을 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의원과 장관을 동시에 맡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닙니다. 용 후보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갔습니다. “야당 현역 국회의원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 자체가 김대중 정부의 DJP연합 이후 첫 번째 사례”라며 자신의 지명이 기존 사례와 다른 정치적 맥락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으로 기용될 경우 의원직을 내려놓았던 관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해당 관례가 정치권의 ‘자리 나눠 먹기’ 방식으로 굳어진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법률상 겸직이 가능하다는 사실과 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장관은 행정부의 일원이고 국회의원은 행정부를 견제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청문회에서는 법적으로 가능한지를 넘어 실제로 두 직무를 어떻게 병행할 것인지가 주요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농장·아파트가 시·도당 사무실?… “실제 거주지일 뿐” 기본소득당의 ‘유령 시도당’ 의혹에도 용 후보자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기본소득당 전국 시·도당 가운데 상당수가 농장이나 아파트, 주택 등에 주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야권에서는 정당 설립 요건을 맞추기 위한 형식적 등록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왔습니다. 용 후보자는 농장으로 알려진 충남도당 사무실을 직접 언급했습니다. 해당 장소는 수십 년 전 귀농한 도당위원장의 자택이며, 유일한 상근자이자 사무를 직접 맡는 위원장이 자신의 거주지를 시·도당 주소로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연히 허위 등록이 아니고 정당법상 위법도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대형 정당과 소수정당의 조직 현실을 같은 기준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도 폈습니다. 수백억 원의 국고보조금을 받는 교섭단체처럼 전국에 별도 건물을 두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정당의 실체를 부정할 수 있느냐는 취지입니다. 시·도당이 실제로 운영됐는지, 당원과 조직 요건을 충족했는지, 해당 주소에서 당무가 이뤄졌는지가 향후 확인해야 할 핵심으로 꼽힙니다. ■ “국민의힘 생떼”… 민주당 향해서도 날 세워 이날 회견에서 용 후보자의 발언은 해명을 넘어 공세로 이어졌습니다. 용 후보자는 “한 톨의 의혹이 남지 않을 수 있도록 청문회를 준비했다”면서도 아직까지 청문회 일정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을 문제 삼았습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생떼”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용 후보자는 “억측과 악선동에 휩쓸리는 경향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후보자 지명 이후 각종 의혹이 실제 사실처럼 보도됐고, 기본소득당이 반박해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불만도 내놨습니다. 국민의힘이 기본소득당을 ‘기생충 정당’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더욱 강하게 맞받았습니다. 용 후보자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수백억원씩 국고보조금을 받으면서 내란 수괴의 문지기 역할을 했던 정당”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해명 기자회견이 여야를 향한 정치적 반격 무대로까지 번진 셈입니다. ■ 3년 전엔 “청문회서 해명? 도망”… 돌아온 본인 발언 용 후보자에게 부담스러운 대목은 과거 자신의 발언입니다. 전날까지 의원직 겸직 문제와 비공개 조직의 성차별 지침 묵인 의혹, 가족 정당 논란, 시·도당 사무실 문제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청문회에서 소상히 말씀드리겠다”는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2023년 김행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각종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며 출근길 문답을 중단하자, 당시 청문위원이던 용 후보자는 이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당시 용 후보자는 김 후보자의 태도를 두고 “소명할 수가 없어서 도망가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3년 전 다른 후보자에게 요구했던 설명 책임의 기준이 이제 자신에게 돌아온 셈입니다. 물론 용 후보자는 이날 회견을 열어 일부 쟁점에는 직접 답했습니다. 하지만 배우자인 박기홍 기본소득당 최고위원과 관련한 인사·지원금 논란, 과거 노동당 시절 비공개 조직의 성차별적 지침을 묵인했다는 의혹 등은 아직 충분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성차별 지침 의혹은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라는 직책과 맞물립니다. 당시 용 후보자가 해당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문제의 지침을 알고 있었는지, 알고 있었다면 어떤 대응을 했는지가 핵심 확인 대상입니다. ■ 말은 세졌는데 청문회 날짜 못 잡아 정작 검증 무대인 인사청문회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국민의힘은 21일 개최를 각각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사청문요청서 법정 처리 시한은 22일입니다. 증인 채택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여야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용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거취에 대해 후보자직도 내려놓지 않고 의원직도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겸직 문제는 두 직무를 실제로 어떻게 병행할 것인지, 시·도당 논란은 조직이 실제로 운영됐는지, 배우자와 과거 조직 관련 의혹은 당시 자료와 사실관계를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6-09-1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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