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기록 지웠는데 아무도 못 걸렀다… 제주 사건이 흔든 ‘수사 안전장치’
서귀포서 흉기에 찔린 50대 숨져.. 전직 경찰 용의 선상 추적
[자막뉴스] '셀프 종결' 실종자 2명 결국 모두 시신으로.. 파문 확산
104일 만에 찾은 400m… CCTV 118대 놓친 경찰
실종 신고 허위 종결 A 경장 석방.. 법원 "긴급체포 위법"
제주서 실종 신고된 또다른 남성 시신 발견
실종 기록 지웠는데 아무도 못 걸렀다… 제주 사건이 흔든 ‘수사 안전장치’
제주에서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당사자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사건을 끝내고 전산 기록까지 삭제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기록 삭제를 걸러낼 상급자의 사전 검증 절차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장미란 씨 실종 당시 확보할 수 있었던 주변 CCTV 118대의 영상은 경찰이 제때 확보하지 않으면서 사라졌습니다. 경찰이 제주자치도에 영상 열람을 요청한 것은 최초 신고 96일 뒤였습니다. 해당 경찰관이 처리한 실종 사건은 모두 298건입니다. 경찰이 전수점검과 관리·감독 체계 감찰에 들어간 가운데 논쟁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경찰 수사를 누가, 어떻게 다시 확인할 것인지로 번지고 있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민주당이 안전장치로 제시한 바디캠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이 수사 자체가 누락되는 상황에서는 작동하기 어렵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제주 사건이 보완수사권이 존재하는 현행 체계에서 발생했다며 직접적인 연관성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제주에서 시작된 실종 사건 허위 종결 파문이 경찰 내부통제를 넘어 수사기관 사이의 견제 문제로 옮겨붙었습니다. ■ “그냥 지우면 그만이던데요”… 답변 “지금 시스템에는 없다”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한 의원은 경찰청 관계자를 상대로 장 씨 사건이 어떻게 종결되고 기록까지 사라질 수 있었는지를 따져 물었습니다. 장 씨 가족은 지난 5월 15일 실종 신고를 했습니다.  담당 경찰관 A 경장은 장 씨와 실제 통화하거나 대면해 안전을 확인하지 않고도 연락이 닿은 것처럼 처리해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현장 수색은 중단됐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있던 장 씨의 기록도 삭제됐습니다. 한 의원이 집중적으로 물은 것은 삭제가 가능했던 구조였습니다. “그냥 지우면 그만이던데요, 담당자가. 그렇죠?” 담당자가 기록을 입력하거나 삭제할 때 상급자의 검증을 거치는 과정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병찬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은 “지금 시스템에는 없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경찰은 팀장이나 과장이 사후 확인할 수 있는 체계는 있었지만 A 경장이 실종 시스템에서 기록을 임의로 삭제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담당자가 기록을 삭제하면 사후 점검망에서도 빠져나갈 수 있었던 구조입니다. ■ 298건 다시 연 경찰… 여야 모두 ‘사건 암장’ 질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여야의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건이 허위로 처리된 경위를 추궁했고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허위 종결과 내부통제 실패”라고 지적했습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경찰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은 경찰 수사권을 둘러싸고 제기돼 온 ‘사건 암장’ 우려를 제주 사건과 연결했습니다. 이에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국민 여러분께 우려를 끼쳐 드린 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습니다. 국회 답변 과정에서 A 경장이 처리한 실종 사건 규모도 공개됐습니다. A 경장이 처리한 실종 사건은 298건으로, 경찰은 전체 처리 과정을 다시 확인하고 있습니다. 298건 모두가 허위 종결된 것은 아닙니다. 경찰은 현재 확인된 사례 외에 부적절하게 처리된 사건이 더 있는지 전수점검하고 있습니다. 경찰청 감찰도 별도로 시작됐습니다.  A 경장 개인의 사건 처리뿐 아니라 당시 지휘와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들여다볼 방침입니다. ■ 처음 신고 때 남아 있던 CCTV 118대… 경찰이 찾은 건 96일 뒤 허위 종결 이후 사라진 것은 전산 기록만이 아니었습니다.한 의원이 제주자치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장 씨가 사라진 한림읍 일대에는 방범·교통 CCTV 118대가 있었습니다. 가족이 처음 실종 신고를 했을 당시에는 장 씨 실종 전후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이를 확보하지 않은 사이 보존기간이 지나 영상은 삭제됐습니다. 경찰이 제주도에 영상 열람을 요청한 것은 8월 19일입니다. 최초 신고로부터 96일이 지난 뒤였습니다. 장 씨로 추정되는 시신은 24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일대에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신원과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감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초 신고 당시 수색이 계속됐다면 장 씨를 구조할 수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당시 확보할 수 있었던 CCTV 영상은 이제 남아 있지 않습니다. ■ ‘모든 현장 바디캠’과 법에 적힌 범위 달라 제주 사건을 계기로 한 의원이 겨냥한 것은 민주당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의 안전장치로 제시해 온 범죄현장 영상녹화와 KICS 등재입니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범죄 현장에 출동할 때 바디캠 등을 활용해 영상을 촬영하고 현장에서 확보한 자료를 KICS에 담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개정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영상녹화 대상은 모든 범죄현장이 아닙니다. 제220조의2는 사법경찰관이 압수·수색·검증을 실시하는 경우 강제수사 개시부터 종료까지 전 과정을 영상녹화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바디캠과 같은 신체 착용형 촬영기기를 사용할 수 있고 영상은 수사기록과 KICS에 남도록 했지만, 신고 접수 단계부터 모든 사건을 의무적으로 촬영하도록 하진 않았습니다. 장 씨 사건처럼 수사 초기에 사건이 허위로 종결된다면 압수·수색·검증과 영상녹화 단계까지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경찰이 실제 수사에 착수해야 영상도, KICS에 남길 수사기록도 만들어지는 구조입니다. ■ 194억 원 들여 바디캠 1만 4,000대… 형소법 개정과 별개 경찰이 추진하고 있는 바디캠 사업의 출발점도 다릅니다. 경찰청은 2025년부터 2029년까지 모두 194억 8,600만 원을 투입해 지역경찰과 교통경찰, 기동순찰대 등 현장 경찰관에게 바디캠 1만 4,000대를 보급하고 무선통신망과 영상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경찰 활동을 촬영해 공권력 행사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공무집행방해나 주요 사건의 영상을 증거자료로 확보하는 것이 사업의 주된 목적입니다. 경찰청은 이 사업이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을 계기로 추진됐으며 검찰 보완수사를 금지한 형사소송법 개정과는 별개의 사업이라는 입장입니다. 현재 추진 중인 바디캠 사업과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른 영상녹화·KICS 등재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계할지도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행 시점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검사의 보완수사는 오는 10월 2일부터 금지됩니다. 압수·수색·검증 과정의 영상녹화 의무는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됩니다. ■ 한동훈 “견제와 균형 필요”… 한성숙 “지금도 보완수사권 있어” 한 의원은 이번 사건을 A 경장 개인의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수사관 한 명이 잘못 판단하거나 사건을 누락하더라도 다른 단계에서 이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하고, 검찰 보완수사가 그 견제 장치 가운데 하나라는 논리입니다. 한 의원은 한 총리에게 “이렇게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한 총리는 제주 사건이 발생한 시점을 짚으며 “지금은 보완수사권이 있는 상태”라고 답했습니다. 검찰이 보완수사를 할 수 있는 현행 체계에서도 제주 사건이 발생한 만큼 이번 사안을 보완수사권 폐지와 곧바로 연결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한 총리는 검찰의 문제 역시 형사사법체계 개편 논의가 시작된 배경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경찰의 실종 사건 처리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데에는 이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건에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실종 사건 전수조사를 지시했습니다.  부당·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처벌하고 사건 처리와 종결 담당자를 분리하는 등 관리체계를 바로잡으라고 주문했습니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의 변경 이력을 남기고 상급기관에 자동 통보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내부 검토를 거쳐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2026-08-25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자막뉴스] '셀프 종결' 실종자 2명 결국 모두 시신으로.. 파문 확산
제주시 한림읍 / 오늘(24일) 오전 야자수가 우거진 농장에 경찰이 대거 출동했습니다. 감식반이 분주하게 현장을 오갑니다. 석 달 넘게 실종된 장미란 씨 추정 시신이 발견된 건 오늘(24일) 오전 10시 45분쯤. 경찰은 지난달 장 씨 실종 사건 '허위 종결' 정황을 확인하고 지난 20일부터 집중 수색을 진행해 왔습니다. 정용기 기자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이 곳 야자수 농장은 실종자가 머물던 숙소에서 직선거리로 약 400m 떨어진 곳입니다. 경찰은 정확한 경위 파악을 위해 감식에 나섰습니다." 현장에서 장 씨가 사용하던 같은 기종의 휴대전화가 발견됐고, 옷 역시 실종 당시 입었던 것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농장 일대는 장 씨가 반려견과 자주 산책하던 곳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범죄 피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신원과 숨진 시점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은성 / 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과장 "주거지에서 나갈 때 그 영상에서 후드티 착용했던 것하고 나이키 슬리퍼 그리고 바지하고 다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산간 쪽으로 이동하면서 대대적인 수색을 하면서 여기서 발견했습니다." 문제의 실종 사건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달 2일 실종 신고 당일 사건이 허위 종결된 60대 남성도 제주시 구좌읍에서 실종 50여 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두 사건 모두 첫 신고 뒤 불과 몇 시간 만에 실종 사건이 종결됐고, 재신고까지 상당한 공백이 발생했습니다. 실종자를 찾을 수 있었던 초기 대응 기회를 경찰 스스로 놓쳤다는 비판이 커지는 이유입니다. JIBS 정용기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2026-08-24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강명철 (kangjsp@naver.com) 기자

104일 만에 찾은 400m… CCTV 118대 놓친 경찰
제주에서 석 달 넘게 실종됐던 장미란 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곳은 그가 마지막으로 머물던 숙소에서 불과 400여m 떨어진 야자수농장이었습니다. 장 씨가 숙소를 나간 지 104일 만입니다. 실종 신고가 처음 접수됐을 당시에는 한림읍 일대 CCTV 118대의 영상이 모두 남아 있었습니다. 경찰이 제주도에 공식 열람을 요청했을 때는 이미 98일이 지나 영상이 전부 삭제된 뒤였습니다. 현재 확인되는 장 씨의 마지막 모습 역시 경찰이 확보한 공공 CCTV가 아니라 가족 측이 확보한 영상입니다. 허위 종결로 처음 한 번 시간을 놓친 뒤 장 씨를 찾는 과정에서도 결정적인 시간과 거리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커지고 있습니다. ■ 104일 뒤 발견된 곳은 숙소에서 400여m 제주경찰청은 24일 오전 10시 46분쯤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장 씨로 추정되는 여성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장 씨가 실종 당시 착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옷과 팔찌, 휴대전화 등을 확인하고 DNA 감식과 부검을 통해 정확한 신원과 사망 원인을 밝힐 예정입니다. 현재까지 경찰은 범죄 피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발견 장소입니다. 장 씨가 지난 5월 12일 밤 마지막으로 나온 숙소에서 직선거리 약 400m, 걸어서 5분가량 떨어진 곳입니다. 장 씨가 평소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던 곳으로도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그동안 장 씨 휴대전화의 마지막 위치값을 토대로 한림항 일대를 중심으로 수색했습니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한림항에서 직선거리 약 1㎞ 떨어져 있지만 같은 기지국 반경에 포함됩니다. 경찰은 해당 지역도 앞서 수색했지만 투입 인원에 비해 구역이 넓어 세밀하게 살피지 못했고, 해안가에서 육상으로 범위를 넓히는 과정에서 시신을 발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족이 지난달 19일 다시 실종 신고를 한 뒤에도 한 달 넘게 장 씨를 찾지 못했습니다. 헬기와 드론, 경비정 등을 투입한 집중수색은 실종 사건의 허위 종결 사실이 알려진 뒤인 지난 20일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결국 집중수색 닷새째, 장 씨가 사라진 지 104일 만에 숙소에서 수백m 떨어진 곳에서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 살아 있던 CCTV 118대… 98일 뒤에야 열람 요청 장 씨가 실종된 한림읍 일대에는 방범용 CCTV 111대와 교통정보수집용 카메라 7대 등 모두 118대가 있었습니다. 지난 5월 15일 최초 신고가 접수됐을 당시에는 실종 전후 영상이 모두 보존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CCTV 영상 보존기간은 30일이었습니다. 장 씨가 사라진 5월 12일부터 20일까지 촬영된 영상은 6월 11일부터 19일까지 차례로 자동 삭제됐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가 제주도에 관련 영상을 공식 요청한 것은 지난 19일입니다. 장 씨 실종 추정일로부터 98일, 최초 신고일로부터 96일이 지난 뒤입니다. 마지막 영상이 삭제된 시점에서도 61일이 흐른 뒤였습니다. 경찰이 장 씨의 이동 경로를 복원할 수 있었던 영상은 그렇게 사라졌습니다. 숙소를 나온 뒤 어느 방향으로 이동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시신이 발견된 장소까지 어떤 경로로 갔는지를 확인할 핵심 자료였습니다. ■ 마지막 모습도 가족 측이 확보 현재 공개된 장 씨의 마지막 모습은 지난 5월 12일 밤 숙소에서 홀로 나오는 장면입니다. 이 영상은 가족 측이 확보해 제공한 자료로 확인됩니다. 반면 경찰이 최초 신고 당시 주변 공공 CCTV 영상을 별도로 확보했다는 사실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장 씨의 남자친구는 지난 5월 15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습니다. 그러나 담당 A 경장은 신고를 받은 뒤 장 씨와 연락이 닿아 안전을 확인했다는 취지로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이후 통신기록을 확인한 결과 A 경장과 장 씨가 통화한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고 직접 만나 안전 여부를 확인한 사실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종 사건이 다시 수사선상에 오른 것은 두 달여 뒤였습니다. 그 사이 주변 CCTV 118대 영상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 허위 종결 수사마저 긴급체포 위법 판단 장 씨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A 경장에 대한 수사도 절차 문제에 부딪혔습니다. 경찰은 지난 22일 A 경장을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했습니다. 하지만 제주지법은 24일 A 경장이 낸 체포적부심을 받아들여 석방을 결정했습니다. 법원은 A 경장의 신원과 소재가 계속 확인되고 있었던 만큼 사전에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형사소송법상 긴급체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별도의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A 경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경찰도 A 경장이 담당했던 실종 사건 200여 건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2026-08-24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조희대 "국가권력 자의적 행사 통제하는 '법의 지배' 가치 소중"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으로 청와대와 여당과 갈등을 빚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오늘(24일) 대한변호사협회 주최 '제34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 축사에서 "사법제도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국가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통제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법의 지배'라는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고 말했습니다. 법원에 대해선 "국민으로부터 위임 받은 사법권을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라 엄정하게 행사해 법치주의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사법부는 본연의 임무인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은 지난 2월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의 비밀유지권이 헌법상 보장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핵심 내용임을 명확히 확인하고, 이를 침해해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해 국민의 방어권을 보호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국민 권리 보호를 위한 사법부의 노력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서울중앙지법과 창원지법에서 시범 운영한 '민생사건 적시처리 재판부'를 통해 법적 보호가 필요한 시기를 놓쳐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는 국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또 "사법부는 최근 사법제도의 변화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다양한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언제나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변호사 단체를 비롯한 법조계와 긴밀히 소통해 사법제도가 오직 국민을 위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말했습니다. 조 대법원장과 함께 축사에 나선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은 지난 3월 시행된 재판소원 제도의 의의를 강조했습니다. 김 소장은 "재판소원 제도는 법을 해석하고 실현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모든 법조인에게 헌법의 최고 규범성을 보다 분명하게 인식하고 '헌법의 시선'으로 자신의 판단을 더욱 겸허하게 성찰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법제도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끊임없이 발전해야 하지만, 어떤 변화도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며 "제도의 효율성과 신속성도 중요하지만, 모든 국민이 공정한 절차 속에서 자신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은 흔들려선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2026-08-24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