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①] 사라진 비수기… 드림타워 카지노가 바꾼 ‘제주 관광 수요의 법칙’
제주 관광산업은 오랫동안 ‘계절과 이동량, 항공 공급, 계절별 소비 패턴’이라는 틀 안에서 해석돼 왔습니다. 하지만 올해 11월,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는 그 틀을 흔들었습니다. 가장 한산하다고 여겨졌던 시기에, 카지노와 복합리조트 전체의 핵심 지표가 모두 올라섰고, 올해 들어 여러 차례 전국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출 1위’ 기록까지 만들어 내며 “제주는 더 이상 계절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강한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기획은 그 변화에서 출발합니다. [김지훈의 ‘맥락’]은 비수기가 사라진 흐름, 목적형 방문자 증가, 카지노 중심 체류 소비가 제주 관광 구조에 던지는 무게 를 차근차근 짚어 봅니다. ■ 계절 통념을 깨고 오른 실적… 11월 지표가 보여준 구조 전환 5일,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를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 발표에 따르면 11월 실적은 드롭액(카지노 칩 구매를 위한 총 지불금액) 약 2,600억 원대, 카지노 매출은 500억 원대 초반, 홀드율(드롭액 대비 카지노 실제 수익 비율)은 20%대 초반이었습니다. 눈에 띄는 건 방문객 수가 줄었음에도 ‘객당 드롭액’이 500만 원 안팎까지 치솟았다는 점입니다. 즉, 이용자 수 증가가 아니라 1인당 소비 규모 증가가 실적을 이끌었습니다. 증권업계와 카지노 업계 내부 분석에 따르면 이 흐름은 단순히 고액 고객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대중층(MASS)과 고액 고객층(VIP) 모두에서 베팅 규모와 소비 여력이 동시에 오른 결과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비수기라 방문이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는 기존 공식이 이번엔 완전히 뒤집힌 셈입니다. 올 11월은 제주 전역에서 야외 액티비티 수요가 줄고, 관광 동선이 실내 중심으로 압축되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 체류 목적이 카지노 중심으로 바뀌며 매출 구조 개선과 체류 시간 확대가 동시에 일어났습니다. ■ 외국인 전용 카지노 중 매출 1위… 파라다이스 시티도 제쳤다 이 실적이 갖는 의미는 단순 반짝 회복을 넘어섭니다.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는 올 한 해 들어 단일 사업장 기준으로 전국 외국인 전용 카지노 가운데 매출 1위 기록을 여러 번 세웠습니다. 7월엔 약 430억 원대 매출로 파라다이스 시티를 앞섰고, 9월에도 월 순매출 500억 원대를 넘기며 선두를 탈환했습니다. 이 기록은 우연이 아닙니다. 국내 대표 복합리조트급 카지노들을 제치고, 제주가 단일 업장으로 시장 선두에 섰다는 건 관광 수요 흐름이 지역 경쟁을 넘어 전국 단위 경쟁 구도까지 옮겨졌다는 상징적 변화로 보고 있습니다. ■ 업계 시선, 한 방향으로... “비수기는 이미 없다” 카지노·관광 업계 내부에서 이번 흐름을 두고 나오는 평가도 일치합니다. 방문객 수 감소에도 매출·홀드율·객당 드롭액 모두가 상승한 것은 그저 방문객이 늘어난 결과가 아니라, 목적형 체류 소비가 구조로 정착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게다가 카지노 운영 측면에서도 테이블 최소 베팅 금액 상향, 상주 에이전트 롤링 축소, 객실 및 테이블 확장 여력 등 운영 체제 자체에 손질이 들어가며 홀드율 정상화라는 결과를 냈다는 분석이 뒤따릅니다. 이 흐름이 반복되면서 업계 안에서는 “제주 카지노 수요는 더 이상 계절보다 구조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는 인식이 사실상 공통된 의견으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 세 달 연속 월 순매출 500억대… 우연이 아닌 체질 변화 드림타워 카지노의 월 순매출은 9월부터 3개월 연속 500억 원대를 기록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기간 항공편이 줄고, 관광객 수가 감소하고, 계절 여건은 비수기에 가까웠다는 점입니다. 이런 조건 하에서도 실적이 올라간 건 소비 여건이 전통 관광업의 외부 환경이 아니라 체류 목적, 카지노 경험, 베팅력, 콘텐츠 구조라는 내부 구조에 의해 작동했다는 분석을 뒷받침합니다. “가장 비수기로 여겨졌던 달이 성수기가 된 변화.” 사실상 제주 관광 수요의 해석 축을 아예 바꾸는 사건으로 꼽힙니다. ■ 관광 수요 해석 기준, ‘계절’에서 ‘목적과 구조’로 이동했다 기존 제주 관광 분석은 항공편 공급, 계절적 날씨, 이동 편의성, 계절별 관광 수요 패턴 등 외부 요인을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이번 11월 실적은 다른 변수들의 조합이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걸 보여줍니다. 체류 목적의 변화와 카지노 중심 소비, 리조트 내부 숙박 밀도, 테이블 수·운영 구조, 항공편과 국제선 공급, 중화권 관광 수요 회복까지. 이들 조합은 기존 계절 프레임을 대체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한산해야 할 달이 북적였다”는 결과는, 제주 관광 산업이 이미 다른 패러다임 위에 올랐다는 뜻입니다. ■ 다만, 산업 전체 성장으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 이번 실적은 강한 신호입니다. 하지만 그 의미가 제주 산업 전체 생태계의 성장으로까지 확대됐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카지노 이용객의 소비는 대부분 리조트 내부에서 이루어졌고, 외부 상권이나 중소 숙박업소, 소규모 관광업 쪽으로의 지출 확대는 현 시점에서는 명확한 데이터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즉, 지금 흐름은 ‘복합리조트 + 카지노 중심 수요 회복’이지, ‘지역 산업 전체 회복’은 아닙니다. ■ 확장 구조 없으면 ‘고립된 호황’으로 끝난다 때문에 앞으로의 과제는 분명합니다. 드림타워 중심으로 형성된 수요가 과연 제주 전체 산업의 체력으로 확장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카지노 방문객의 지출이 로컬 상권, 문화 콘텐츠, 외곽 관광지, 중소 숙박업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없다면, 지금의 기록은 복합리조트 내부에서만 순환하는 일시적 호황에 머물 수 있습니다. 11월 실적은 ‘기록’이자 동시에 제주 관광산업 설계 방향을 다시 묻게 하는 신호입니다. 매출 1위, 계절 공식의 붕괴, 수익 구조의 반전. 분명 강력한 변화지만, 이것이 제주 관광 구조 전환의 결정적 순간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답해야 할 질문이 남아 있습니다. 1편은 그 출발점을 짚었습니다. 카지노 중심 수요의 계절 소멸 현상은 이미 눈앞에서 확인됐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그 수요가 리조트 울타리를 넘어 지역 산업의 기본 체력으로 흘러갈 수 있는가입니다. 2편에서는 카지노 방문객의 실제 소비 흐름이 어디까지 이어졌는지, 복합리조트 밖에서 의미 있는 경제 활동이 나타났는지, 그리고 그 흐름을 제주 전체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정책·공간 구조가 마련돼 있는지 확인합니다.
2025-12-05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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