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도 못 하는데 7천 명이 왔다”… 성수의 낯선 목욕탕, 무엇이 사람들을 불렀나
서울 성수동에 목욕탕을 닮은 매장이 문을 열자 닷새 동안 6,842명이 찾아왔습니다. 목욕 시설은 없습니다. 대신 욕조에는 향수가 진열됐고, 세면대를 재현한 공간에서는 화장품을 체험합니다. 한글날 연휴에는 하루 2,400명 넘게 방문했고, 일부 상품은 개장 직후 품절됐습니다. 뷰티 브랜드 센녹이 한국의 옛 목욕탕을 재현해 만든 첫 플래그십 스토어 이야기입니다. 동네 목욕탕의 굴뚝과 타일, 욕조가 향수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매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공간과 한정 상품을 결합해 개장 초기 방문객을 끌어모았습니다. ■ 닷새 6,842명… 목욕탕을 닮은 매장에 몰린 사람들 코스닥 상장사 세화피앤씨의 라이프스타일 뷰티 브랜드 센녹은 오늘(13일) 서울 성수동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 ‘센녹 배스 하우스 성수’의 개장 초기 운영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매장은 지난 7일 문을 열었습니다. 센녹이 발표한 개장 초기 누적 방문객은 6,842명으로, 하루 평균 1,368명꼴입니다. 한글날인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 동안 5,131명이 매장을 찾았습니다. 전체의 약 75%에 해당합니다. 토요일인 10일에는 하루에만 2,418명이 방문했습니다. 매장 외관은 붉은 벽돌과 굴뚝으로 꾸며졌습니다. 내부에는 옛 목욕탕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하늘색 타일과 나무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중앙에는 욕조 형태의 상품 진열대가 놓였고, 한쪽에는 세면대를 재현한 체험 공간이 마련됐습니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향수를 시향하고 바디케어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사우나 모자와 수면안대, 앞치마 등 목욕탕에서 착안한 한정 상품도 판매합니다. 온라인이나 다른 유통 채널에서는 구매할 수 없는 제품들입니다. 센녹 측에 따르면 사우나 모자와 수면안대는 개장 직후 일시 품절돼 순차적으로 재입고하고 있습니다. 센녹 관계자는 “한국 목욕문화는 센녹이 브랜드를 시작할 때부터 담아온 정체성”이라며 “목욕을 마치고 나왔을 때의 개운함과 포근한 향을 공간 전체로 경험할 수 있도록 배스 하우스를 기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목욕탕의 기억이 상품이 되다… 달라진 오프라인 매장 센녹이 선택한 목욕탕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생활공간입니다. 동네마다 있던 목욕탕의 외관과 내부 구조를 가져와 향수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매장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방문객들은 목욕탕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에서 사진을 찍고 제품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사우나 모자와 수면안대는 이곳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온라인으로도 제품을 구매할 수 있지만, 목욕탕을 재현한 공간과 한정 상품을 경험하려면 매장을 직접 찾아야 합니다. 최근 뷰티·유통업계에서 확대하고 있는 체험형 매장 전략도 이와 같은 방식입니다. 제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기능에 브랜드의 특색을 담은 공간과 체험 프로그램을 더해 방문을 유도합니다. 센녹은 한국의 목욕문화를 소재로 삼았습니다. 익숙한 공간을 새롭게 꾸미고, 그 안에서 향수와 생활용품을 경험하도록 했습니다. ■ 제주에서는 해녀의 삶이 관광이 된다… 체험과 마을 소득으로 제주에서도 지역의 생활문화를 관광객이 직접 경험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추진하는 ‘해녀스테이’가 대표적입니다. 제주시 구좌읍 세화·김녕과 한림읍 금능 등 해녀마을에서 해녀의 일상과 지역문화를 관광객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세화에서는 해녀의 역사와 식문화를 소개하고, 김녕에서는 현직 해녀에게 물질과 장비 사용법을 배우는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금능에서는 해녀의 작업과 공동체 생활, 지역 식문화를 체험 콘텐츠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공개된 운영 실적에 따르면 올해 7월 말까지 해녀스테이 누적 이용객은 약 2,800명, 어업 외 소득은 약 1억 7,000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제주 마을의 생활문화와 지역 특산물을 서울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행사도 열렸습니다. 지난 7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주 마을여행 브랜드 ‘카름스테이’ 팝업 행사에서는 동백기름과 제주 해산물 간편식, 자연의 색과 소리를 활용한 상품 등이 선보였습니다. 해녀와 어부가 채취한 전복과 뿔소라, 톳을 활용한 간편식은 준비한 물량이 행사 도중 모두 판매됐습니다. 제주동백마을의 동백기름과 미식 프로그램, 제주 바다와 숲의 소리를 담은 상품도 방문객들에게 소개됐습니다. 성수동의 센녹이 목욕탕의 공간과 기억을 상품 판매에 활용했다면, 제주에서는 해녀의 삶과 마을의 식문화가 관광 체험과 지역 상품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한정 상품에서 마을 소비까지… 경험을 구매로 연결하는 법 성수동의 센녹 매장은 공간 체험과 상품 구매를 한 장소에 결합했습니다. 목욕탕을 둘러보면서 향수와 바디케어 제품을 사용하고,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굿즈도 구매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제주에서는 해녀마을을 찾은 관광객이 지역의 생활문화를 체험하고, 마을에서 생산한 상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소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해녀스테이의 어업 외 소득 실적과 카름스테이 팝업 행사의 판매 성과는 이러한 시도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진 사례입니다. 센녹은 오는 16일까지 개장 기념 팝업 행사를 진행합니다. 사전 예약 방문객을 위한 증정 행사와 SNS 참여 프로그램, 구매 금액별 할인 혜택 등을 마련했습니다. 17일부터는 정규 플래그십 스토어로 전환해 상시 운영합니다. 유통·관광업계에서는 이처럼 지역의 익숙한 생활문화를 새로운 소비 경험으로 재구성하는 시도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지역 여행업체 관계자는 “방문객의 체험을 상품 구매와 지역 소득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앞으로 오프라인 유통과 지역 관광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2026-10-13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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