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엔 카피바라와 알파카·사막여우가 살고, 인간은 잠시 묵을 뿐”... 감정이 머무는 리조트, 제주의 실험을 만난다
“감정을 재우는 공간.” 제주는 언제나 변화를 가장 먼저 실험하는 땅입니다. 이번엔 ‘감성 호캉스’가 그 무대에 올랐습니다. 객실 중심의 리조트가 아니라, 감정을 경험하는 리조트입니다. 15일 공개된 ‘펀 위드 모모쥬(Fun with Momozoo)’ 패키지는 여행의 초점을 휴식에서 관계로 옮겼습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머무는 공간’을 ‘기억되는 공간’으로 바꾸려는 시도입니다. 리조트는 숙면을 제공하는 곳이 아니라, 감정을 설계하는 산업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 “호텔 안 동물원?”… 카피바라가 수영하고 알파카가 인사한다 리조트 중심부에 자리한 ‘모모쥬 동물원’은 국내 유일의 카피바라 특화 공간입니다. 온천수 위를 느릿하게 떠다니는 카피바라, 여름에는 물속에서 뛰놀고 겨울에는 따뜻한 수면 위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옆에서는 알파카가 여유롭게 걸으며 방문객을 맞이하고, 사막여우는 빛의 방향에 귀를 세웁니다. 이곳의 핵심은 ‘관람’이 아니라 ‘공존’입니다. 손끝으로 먹이를 건네는 순간, 여행객은 사진 대신 마음속에 기억을 남깁니다. ■ ‘펫캉스’를 넘어 ‘교감캉스’로 호텔 시장의 무게중심은 바뀌고 있습니다. 숙박과 식음, 레저를 넘어 감정을 경험하게 하는 구조가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얼마나 화려한가’보다 ‘무엇을 느낄 수 있는가’가 선택 기준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번 패키지는 그 변화를 명확히 짚었습니다. 신화관과 서머셋 투숙객 전용 상품이며 ‘모모쥬 동물원’ 입장권과 먹이 체험권, 신화테마파크 빅3 이용권이 제공됩니다. 레이트 체크아웃 혜택과 함께 스카이풀·워터파크 무료 이용(신화관 투숙객 기준)도 포함됩니다. 운영 기간은 12월 31일까지입니다. 이 구성은 혜택의 나열이 아니라 감정의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카피바라 물놀이 → 워터파크 → 요트 → 앵무새 먹이 체험’. 이 일정은 소비의 순서가 아니라 감정의 이동을 닮았습니다. 리조트가 하루의 리듬을 설계하는 셈입니다. ■ “리조트가 콘텐츠를 만든다” 호텔 산업은 이제 가격이 아니라 서사로 움직입니다. 제주는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읽었습니다. ‘모모쥬’는 단순히 체험이 아니라, 리조트 자체를 감정의 무대로 재구성한 콘텐츠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객은 피로보다 결핍을 풀고 싶어 한다”며, “이번 시도는 호캉스를 ‘휴식 산업’에서 ‘정서 산업’으로 옮겨놓은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 제주에 던지는 질문 햇살 아래서 졸고 있는 카피바라, 빛에 귀를 세우는 사막여우를 바라보면 질문이 생깁니다. “우리는 누구와 여행하고 있을까.” ‘펀 위드 모모쥬’는 관광이 아니라 ‘관계를 복원하는’ 실험입니다. 자연과 인간, 감정과 공간의 거리를 다시 묻습니다. 이 실험이야말로 제주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습니다. ■ “호텔은 이제 감정을 재운다” 리조트가 던지는 물음은 하나입니다. “숙박이 끝나도 기억은 남을 수 있을까.” 그 답은 카피바라의 느린 호흡 속에 있습니다. 호텔은 잠을 자는 곳이 아니라, 감정을 재우는 공간입니다. 그 첫 장을 제주가 열었습니다. 함께 열어보길, 저 동그란 알파카의 눈망울이 권합니다.
2025-10-15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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