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는 빠듯한데 사람도 없다”… 제주 알바 구인 34.5% 급증
장사하기는 녹록지 않은데, 일할 사람을 구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관광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고 대형마트 판매액까지 감소한 가운데 올해 상반기 제주지역 아르바이트 채용공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5% 급증했습니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입니다. 전국 평균 증가율 2.3%의 15배에 달합니다. 고용시장 안에서도 변화가 감지됩니다. 전체 취업자는 늘었지만 상용근로자와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줄었습니다. 임시근로자와 자영업자는 증가했습니다. 외국인을 채용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공고도 제주에서 36.4% 늘었습니다. 손님을 붙잡는 일과 일손을 구하는 일이 동시에 버거워진 자영업·서비스업 현장의 사정이 여러 고용지표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 3년 만에 반등한 알바 구인… 제주 34.5% 급증 7일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등록된 아르바이트 채용공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22년 상반기 이후 첫 증가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2022년 상반기에는 채용 수요가 몰리며 공고가 전년보다 31.4% 늘었습니다. 이후 2023년 상반기 17.7%, 2024년 8.0%, 지난해 19.6%씩 줄며 3년 연속 감소했습니다. 올해는 설 연휴가 포함된 2월(-8.2%)을 제외한 모든 달에서 채용공고가 전년 같은 달보다 늘었습니다. 1월 증가율은 9.3%로 상반기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지역별 격차는 컸습니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1곳에서 공고가 증가한 가운데 제주는 34.5%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2위 세종은 15.2%였습니다. 부산 9.7%, 울산 8.3%, 대구 6.7%, 충북 6.4%, 서울 3.7%, 충남 3.4%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제주와 세종의 차이는 19.3%포인트(p)입니다. ■ 소비는 힘 빠졌는데… 현장에선 “사람 구합니다” 제주의 공고 증가율을 경기 회복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지난달 발표한 실물경제 동향에 따르면 6월 제주 관광객은 111만 명으로 1년 전보다 9만 명 감소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은 늘었지만 내국인 관광객은 10만 9,000명 줄었습니다. 관광객의 씀씀이도 둔화했습니다. 내국인 관광객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율은 지난 4월 9.1%에서 5월 1.9%로 낮아졌습니다. 대형마트 판매액도 감소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제주권 경기가 전기보다 소폭 개선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서비스업 생산은 늘었지만 건설업 부진 등 업종별 온도 차는 컸습니다. 지역 경제 전체가 급격히 가라앉았다고 볼 단계는 아니지만, 자영업 현장에서 회복을 체감하기에도 만만치 않은 여건입니다. 그렇지만 사람을 찾는 공고는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늘었습니다. ■ 취업자 늘었지만 상용직·서비스업은 감소 제주 고용시장도 외형과 내용이 엇갈렸습니다. 최근 국가데이터처 제주사무소의 6월 제주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자는 41만 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00명 증가했습니다. 취업자는 13개월 연속 늘었지만 증가 폭은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작았습니다. 고용률은 71.8%로 전년보다 0.9%p 상승했다고 하지만, 전달보다 0.3%p 하락했습니다. 종사상 지위별로 상용근로자가 4,000명 줄고 일용근로자도 1,000명 감소했습니다. 임시근로자는 2,000명 늘었습니다. 자영업자는 6,000명, 무급가족종사자는 3,000명 증가하면서 비임금근로자는 모두 8,000명 늘었습니다. 산업별로는 제주 경제의 핵심인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가 4,000명 줄었습니다. 전기·운수·통신·금융업도 4,000명 감소했습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취업자가 6,000명 증가한 데 비해 30대와 40대는 각각 3,000명씩 줄었습니다. 취업자 규모는 늘었지만 상용직과 핵심 서비스업, 30·40대 일자리는 감소했습니다. 임시직과 자영업 비중은 커졌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개된 자료만으로 제주지역 구인 공고 증가 원인을 하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관광 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상용근로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아르바이트와 외국인 채용 공고가 함께 늘고 있다는 것은 현장의 인력 수급이 그만큼 빠듯하다는 의미로 읽힌다”고 말했습니다. ■ 외식·판매·서비스 구인은 증가… 배달·생산 감소 전국 업종별 채용공고에서도 업종 간 차이가 뚜렷했습니다. 외식·음료 공고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7.1% 증가했고, 유통·판매는 6.4%, 서비스업은 4.4% 늘었습니다. 사람을 직접 상대하는 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구인 수요가 커진 셈입니다. 운전·배달 부문은 13.9% 감소했고, 생산·건설·노무 분야도 11.0% 줄었습니다. 지역별 업종 통계는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음식점과 숙박, 관광, 판매업 비중이 높은 제주에서도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인력 수요가 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 외국인 가능 공고 90.9% 급증 외국인을 채용할 수 있는 공고는 더 가파르게 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알바천국에 등록된 외국인 가능 채용공고는 전국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9% 증가했습니다. 충북이 191.8%로 가장 높았고, 서울 140.7%, 인천 109.2%, 경기 106.0% 등에서도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제주 역시 36.4% 증가했습니다. 조사 지역 가운데 증가율은 가장 낮았지만, 외국인 가능 공고가 줄어든 지역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알바천국이 운영하는 외국인 일자리 플랫폼 ‘K-HIRE’의 월간 활성 이용자는 지난 6월 37만 명에서 7월 44만 명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외국인 구직자가 증가하는 동시에 외국인에게 채용문을 여는 사업장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 일자리가 늘어서? 사람 못 구해서? 채용공고가 늘었다고 그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업 확장에 따른 신규 채용도 있겠지만, 퇴사자를 대신할 인력을 찾거나 구인이 되지 않아 같은 공고를 반복해서 올린 사례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지역 자영업과 서비스업 현장의 부담만 커지는 것으로 실정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사가 잘돼 사람을 더 찾는 사업장도 있겠지만, 필요한 인력을 구하지 못하면 영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곳도 적지 않다”며 “매출 부담과 인력난을 함께 견뎌야 하는 게 지금 현장의 사정”이라고 말했습니다.
2026-08-07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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