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값, 더는 서민 한 끼 아니다”.. 서울·제주, 오르고 또 오른다고?
서울은 불과 반년 만에, 제주는 1년 만에 김밥값이 또 올랐습니다. 한때 ‘부담 없는 한 끼’의 대명사였던 메뉴가 쌀·채소·마른김 등 재료비 인상에 임대료·인건비 부담, 여름 폭염과 폭우까지 겹치며 물가 불안의 상징으로 변했습니다. 하반기 외식물가 역시 안정세를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장바구니에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 김밥, ‘가벼운 한 끼’에서 물가 부담으로 10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자료에 따르면, 서울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6월 말 3,623원으로 지난해 말(3,500원)보다 3.5% 올랐습니다. 올해 조사된 8개 외식 메뉴 가운데 인상 폭이 가장 큽니다. 제주는 양상이 다소 다릅니다. 상반기 가격은 지난해 말과 같은 3,375원이지만, 1년 전(3,000원)과 비교하면 무려 12.5% 상승했습니다. 서울의 세 배에 가까운 인상률입니다. 쌀값은 10% 이상, 시금치와 마른김도 나란히 올랐습니다. 재료비 압박이 김밥 가격을 밀어올린 결정적 요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칼국수·삼겹살, 제주가 ‘전국 최고가’ 김밥만이 아닙니다. 제주지역 칼국수 평균 가격은 1만 125원으로 전국 최고가입니다. 지난해 말 9,875원에서 2.5% 올라 처음으로 1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삼겹살(200g 환산 전 기준)도 1만7,500원으로 역시 전국 1위입니다. 서울은 김밥 다음으로 칼국수(3.3%), 김치찌개 백반(2.8%), 비빔밥(2.4%) 순으로 인상 폭이 컸고, 삼겹살은 0.8% 상승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제주는 면류·육류 모두가 전국 평균보다 비싸, 외식물가 체감 부담이 훨씬 큰 상황입니다. ■ 하반기, 완전 안정 기대 어렵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1% 올랐습니다. 시금치(13.6%), 열무(10.1%), 수박(20.7%), 귤(15.0%)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했고, 쌀값도 7.6% 상승했습니다. 한국은행은 하반기 전체 물가상승률이 2% 안팎에서 점차 1%대로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보지만 외식과 가공식품 가격 압박이 여전히 큽니다. 채소·곡물 가격이 안정되지 않으면 외식물가는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 정부, ‘품목별 관리’ 예고했지만 정부는 여름철 먹거리 가격 부담을 줄이겠다며 공급 물량 확대와 할인 지원 강화에 나섰습니다. 폭염·폭우 같은 기상 변수와 소비쿠폰 지급이 물가를 자극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그러나 현장 반응은 크게 달라지진 않아, “이 정도 조치로는 재료비 부담을 덜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여전합니다. 김밥 한 줄, 칼국수 한 그릇이 체감 물가의 기준이 된 지금, 가격표가 내려갈지 아니면 또 한 번 경계선을 넘어설지가 하반기 장바구니의 모습을 가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5-08-1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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