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돼도 의원직 그대로?… 용혜인 ‘두 번의 비례’까지 불붙었다
“연 1.5%로 5억 빌려준다”… 삼성전자 직원들 100개 질문 쏟아진 이유
조희대는 국회 안 간다… “거취 정리” 꺼낸 민주당, 다음 수는 어디까지
똑같이 오른 밥값, 충격은 달랐다…저소득층 식비 상승 ‘4배
11마리 바다로 돌려보낸 지 이틀 만에… 제주서 또 ‘폐그물 거북이’
구글 출신 이해민, 청와대 AI수석으로... 하정우는 국가AI전략위 부위원장
장관 돼도 의원직 그대로?… 용혜인 ‘두 번의 비례’까지 불붙었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둘러싸고 인사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의원직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용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된 뒤에도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입니다. 국회의원이 국무위원을 겸하는 것은 현행법상 가능합니다. 비례대표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다만 용 후보자가 가진 한 석에는 기본소득당의 원내 지위가 걸려 있습니다.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기본소득당은 원외정당이 되고, 빈 의석은 같은 당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순위 후보에게 넘어갑니다. 여기에 용 후보자가 21대와 22대 총선에서 모두 민주당 주도의 비례연합정당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는 이력까지 다시 불붙었습니다. 장관 후보자의 거취에서 시작된 논쟁이 소수정당의 원내 존립과 비례대표 의석 승계, 두 차례에 걸친 비례연합정당 참여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 “의원직 유지가 당 방침”… 겸직 자체는 법적으로 가능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기본소득당은 용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의원직을 유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당 측은 언론에 “현재까지는 의원직을 유지한다는 게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용 후보자도 의원직 사퇴 여부에 대해 “겸직 금지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처와 인사청문준비단 차원의 논의를 거쳐 입장을 밝히겠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현행 국회법 제29조는 국회의원이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을 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용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의원직을 반드시 내려놔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 비례대표의 전신인 전국구 의원이 장관직을 함께 맡은 사례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른 선택이 이어졌습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 임광현 국세청장 등 비례대표 출신들이 정부나 청와대로 자리를 옮기면서 의원직을 사퇴했습니다. 과거 사례 역시 한 방향으로만 이어진 것은 아닙니다. 2015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 강은희 의원은 처음에는 의원직을 유지하려다 논란이 이어진 뒤 사퇴했습니다. 용 후보자의 선택은 위법 여부보다 비례대표 출신의 정부행 과정에서 형성돼 온 정치적 관행과 소수정당의 현실을 어떻게 볼 것인지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용혜인이 사퇴하는 순간 기본소득당 ‘0석’ 기본소득당이 의원직 유지에 무게를 두는 배경은 국회 의석 구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재 기본소득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은 용 후보자 한 명입니다.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기본소득당은 국회 의석을 모두 잃습니다. 더욱이 빈자리를 기본소득당의 다른 후보가 승계하지도 않습니다. 용 후보자는 2024년 22대 총선에서 기본소득당 자체 비례대표 명부가 아니라 민주당이 주도한 범야권 비례연합정당 더불어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사퇴할 경우 당시 비례대표 명부 후순위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이 의원직을 승계하게 됩니다. 기본소득당으로서는 장관을 배출하면서 국회에서 가진 유일한 의석을 잃고, 그 자리는 다른 정당으로 넘어가는 상황입니다. 기본소득당 측은 비례대표 의원이 입각하면서 의원직을 내려놓아 온 관행에 대해서도 의석이 많은 정당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례라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 21대도 22대도 비례… 두 번 모두 민주당 주도 연합정당 의원직 문제는 용 후보자의 두 차례 총선 이력까지 끌어냈습니다. 용 후보자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주도한 비례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 후보로 당선됐습니다. 2024년 22대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참여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해 재선했습니다. 두 번 모두 기본소득당 독자 비례명부를 통한 당선은 아니었습니다. 이 지점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곳은 정의당입니다. 양경규 정의당 대표는 “위성정당을 통해 두 차례 국회에 입성한 정치인을 국무위원으로 발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위성정당 정치에 사실상의 면죄부를 주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용 후보자의 정책 이력도 문제 삼았습니다. 양 대표는 범죄 피해자들의 우려에도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환영했던 인사가 여성과 소수자, 피해자의 권리를 책임질 적임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가 내놓은 인선 평가는 다릅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용 후보자가 디지털 성범죄 방지와 일·가정 양립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목소리를 내왔다며 세대와 성별 갈등을 넘어 ‘모두의 성평등’으로 나아갈 적임자라는 취지로 지명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1990년생인 용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1990년대생 첫 장관이 됩니다. ■ 한동훈 “여성·사회적 약자에 지옥문”… 보완수사권 정조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용 후보자가 그동안 보여온 정책 노선을 전면에 꺼냈습니다. 가장 강하게 겨냥한 것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입니다. 한 의원은 자신의 SNS에 용 후보자가 범죄 피해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게 “지옥문을 열어제낀 ‘보완수사 폐지’에 ‘감개무량하다’며 앞장선 사람”이라고 적었습니다. 용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감개가 무량하다”며 검찰개혁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범죄 피해자 보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에는 “범죄 피해자 보호가 경찰이냐 검찰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수사체계의 설계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의당 역시 이 문제에서는 용 후보자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양 대표는 “피해자들의 거센 우려에도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환영했던 인사가 여성과 소수자, 피해자의 권리를 책임질 적임자인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정치적 위치가 다른 한 의원과 정의당이 같은 정책을 놓고 용 후보자의 장관 적격성에 의문을 제기한 대목입니다. ■ 비동의간음죄부터 제주 가족여행 귀빈실까지 한 의원은 비동의간음죄 도입에 대한 용 후보자의 입장도 문제 삼았습니다. 용 후보자는 강간죄의 구성요건을 폭행·협박 여부에서 상대방의 동의 여부를 중심으로 바꾸는 방안을 지지해 왔습니다. 한 의원은 사실상 입증 책임을 고소·고발당한 사람에게 넘겨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2023년 불거졌던 공항 귀빈실 이용 논란도 다시 등장했습니다. 용 후보자는 당시 부모와 배우자, 자녀 등 가족과 제주여행을 떠나면서 김포공항 귀빈실을 이용했습니다. 당시 관련 규정상 국회의원은 공무 수행 때 귀빈실을 이용할 수 있었고 부모는 동반 이용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용 후보자 측은 신청서에 ‘공무 외 사용’이라고 표시해 제출했고 공항 측이 별도 안내 없이 승인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논란 이후에는 라운지 이용요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납부하고 규정을 면밀히 확인하지 못했다며 사과했습니다. 한 의원은 이 사건을 ‘불공정의 상징적 사례’라고 규정하며 용 후보자가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 의원직 한 석에서 청문회 쟁점까지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유지하면 국회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장관과 국회의원을 함께 맡게 됩니다. 반대로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기본소득당은 원외정당이 되고 의석은 민주당 소속 후순위 후보에게 넘어갑니다. 두 차례 민주당 주도의 비례연합정당을 통해 국회에 들어온 과정에 대한 비판과 장관직을 맡으면서도 의원직을 유지하는 선택을 둘러싼 논쟁은 인사청문회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완수사권 폐지와 비동의간음죄 등 용 후보자가 추진하거나 지지해 온 정책, 과거 공항 귀빈실 이용 논란도 검증 대상으로 올라왔습니다. 청와대는 용 후보자를 세대와 성별 갈등을 넘어 ‘모두의 성평등’을 이끌 적임자로 지명했습니다. 용 후보자는 지명 직후 국민이 공감하고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며 인사청문회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2026-08-31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11마리 바다로 돌려보낸 지 이틀 만에… 제주서 또 ‘폐그물 거북이’
제주에서 바다거북 11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낸 지 이틀 만에 폐그물에 걸린 푸른바다거북이 또 발견됐습니다. 지난 26일에는 서귀포시 사계 앞바다에서 폐그물에 걸린 바다거북이 구조됐습니다.  이튿날인 27일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는 구조와 치료 등을 거친 바다거북 11마리가 바다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29일 성산에서 다시 한 마리가 그물에 묶인 채 발견됐습니다. 나흘 사이 제주 바다에서 구조와 방류, 또 다른 구조가 이어졌습니다. 바다거북을 살려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작업이 계속되는 동안 이들이 살아갈 바다에서는 버려지거나 유실된 그물이 다시 생명을 붙잡았습니다. ■ 새벽 산책길에서 발견… 몸에 폐그물 뒤엉켜 지난 29일 오전 6시 30분쯤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 섭지해수욕장 인근을 산책하던 조영제 씨와 정은숙 씨 부부가 움직이지 못하는 바다거북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푸른바다거북이었습니다. 거북의 몸에는 폐그물이 뒤엉켜 있었고, 스스로 빠져나오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부부는 곧바로 서귀포해양경찰서 성산파출소에 신고했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해양경찰관 3명은 거북의 몸을 옭아맨 그물을 조심스럽게 잘라냈습니다. 폐그물을 모두 제거한 뒤 건강 상태를 확인한 결과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판단됐습니다.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된 거북은 다시 바다로 향했습니다. 최초 발견자인 조 씨는 “폐어구와 플라스틱 등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해양동물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거북이가 건강하게 다시 바다로 돌아갈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 사흘 전 사계에서도 구조… 폐그물만 약 20㎏ 성산에서 거북이 발견되기 사흘 전에도 제주 바다에서는 비슷한 구조가 있었습니다. 26일 서귀포시 사계 앞바다에서 바다거북 한 마리가 폐그물에 걸렸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습니다. 거북의 무게 때문에 연안구조정으로 끌어올리기 어려워 구조대원이 직접 바다로 들어가 몸을 감싼 그물을 잘라냈습니다. 구조 과정에서 대원이 오른손을 물려 다치기도 했습니다. 당시 수거된 폐그물은 약 20㎏에 달했습니다. 거북은 그물에서 벗어난 뒤 바다로 돌아갔습니다. ■ 그 다음 날 중문에서는 11마리가 바다로 사계에서 거북을 구조한 다음 날인 27일,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는 또 다른 바다거북들이 바다를 향했습니다. 구조·치료와 인공증식 등을 거친 바다거북 3종 11마리가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해양수산부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전문 구조·치료기관 등이 참여했습니다. 당초 12마리를 방류할 예정이었지만 현장 파도가 높아 작은 개체 1마리는 제외됐고 실제 방류된 바다거북은 11마리였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정치망에 혼획된 뒤 기력이 떨어지고 탈수 증상을 보여 구조·치료를 받은 개체였습니다. 일부 거북의 배설물에서는 비닐과 그물 등 해양쓰레기도 발견됐습니다. 방류 개체 가운데 일부에는 위성추적장치가 부착돼 제주 바다를 떠난 뒤 이동 경로를 추적합니다. ■ 제주서 4년간 158마리… 10마리 중 8마리 푸른바다거북 제주 주변 해역은 국내에서 바다거북이 지속적으로 관찰되는 곳입니다. 김병엽 제주대학교 해양과학과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제주 주변 수역에서 좌초·혼획·방류된 바다거북은 모두 158마리입니다. 연도별로 2021년 37마리, 2022년 39마리, 2023년 43마리, 2024년 39마리입니다. 이 가운데 푸른바다거북이는 126마리로 전체 79.7%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붉은바다거북 23마리, 매부리바다거북 5마리, 올리브바다거북 3마리, 장수바다거북 1마리가 확인됐습니다. 국내 바다에서 서식이 확인된 바다거북 5종이 모두 제주 주변 수역에서 발견된 셈입니다. 폐어구와 맞닥뜨리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제주 해역에서 폐사한 것으로 집계된 바다거북은 116마리에 달하며, 이중 27마리는 폐어구에 얽힌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기도에서는 낚싯바늘, 몸속에서는 1m 넘는 낚싯줄 지난 2024년 2월 서귀포시 운진항 인근 수심 16m에서는 어린 푸른바다거북 한 마리가 폐그물에 걸린 채 발견됐습니다. 잠수부가 구조했지만 거북은 사흘 뒤 폐사했습니다. 이후 거북의 기도에서는 낚싯바늘이 발견됐고 몸속에서는 길이 1m가 넘는 낚싯줄까지 나왔습니다. 해양수산부는 푸른바다거북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습니다.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는 구조·치료된 바다거북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방류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반면 제주 연안에서는 폐그물과 낚싯줄 등에 얽힌 바다거북이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바다에 남아 있는 폐어구의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2026-08-3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똑같이 오른 밥값, 충격은 달랐다…저소득층 식비 상승 ‘4배
올해 2분기 소득 하위 20~40% 가구의 식비는 1년 전보다 6.9% 늘었습니다. 소득 상위 20% 가구의 증가율은 1.8%였습니다. 상승 속도로 따지면 3.8배 차이입니다. 소득 하위 20% 가구는 한 달 지출의 30.3%를 먹는 데 썼습니다. 상위 20%에서는 이 비율이 17.8%였습니다. 가격이 크게 뛴 품목도 쌀과 감자, 달걀처럼 장바구니에서 빼기 어려운 것들이었습니다. 삼각김밥과 떡볶이, 자장면 등 비교적 적은 돈으로 한 끼를 해결할 때 찾는 메뉴도 전체 물가보다 빠르게 올랐습니다. 먹고사는 비용이 가계를 누르는 무게는 소득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 가장 많이 쓴 5분위, 가장 빨리 늘어난 2분위 30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식비는 89만 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습니다. 식료품·비주류음료에 43만 4,000원, 외식 등 식사비에 45만 7,000원을 지출했습니다. 소득별 격차는 컸습니다. 소득 하위 20~40%에 해당하는 2분위 가구의 월평균 식비는 65만 7,000원으로 6.9% 늘었습니다. 소득 5분위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입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도 47만 3,000원으로 6.1% 증가했습니다. 3분위는 84만 1,000원으로 2.0%, 4분위는 110만 8,000원으로 3.1% 늘었습니다. 상위 20%인 5분위는 월평균 137만 8,000원을 식비로 썼습니다. 지출액은 가장 컸지만 증가율은 1.8%로 가장 낮았습니다. 2분위 증가율 6.9%를 5분위 1.8%와 비교하면 약 3.8배입니다. 고소득층이 식비로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난 1년 사이 식비가 불어난 속도는 저소득층에서 훨씬 빨랐습니다. ■ 1분위, 10만 원 쓰면 3만 원이 먹는 돈 1분위 가구의 월평균 가계지출은 약 156만 원으로 이 가운데 47만 3,000원이 식비였습니다. 비중은 30.3%입니다. 10만 원을 지출할 때 3만 원 넘게 식료품과 외식에 쓴 셈입니다. 2분위 역시 식비 비중이 27.2%에 달했습니다. 1년 전보다 1.0%포인트(p) 높아졌습니다. 반면 5분위는 17.8%였습니다. 1분위와 12.5%p 차이가 납니다. 5분위의 식비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0.4%포인트 낮아졌습니다. 5분위가 한 달 식비로 쓰는 금액은 1분위의 약 2.9배입니다. 그런데 전체 살림에서 먹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1분위가 훨씬 높습니다. 먹거리 가격이 더 오르면 저소득 가구가 다른 소비를 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입니다. ■ 오른 품목이 하필 쌀·감자·달걀 올해 2분기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품목을 보면 식비 부담이 커진 배경도 읽힙니다. 쌀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뛰었습니다.감자는 11.1%, 파 10.0%, 간장 9.3%, 달걀은 9.0% 올랐습니다. 쌀은 4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달걀도 지난해 겨울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공급 차질 등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들 품목은 가격이 올랐다고 구매를 몇 달씩 미루기 어렵고 한 번 사고 끝나는 소비도 아닙니다.  장을 볼 때마다 다시 사야 하는 품목이어서 가격 상승이 반복적으로 생활비에 반영됩니다. 특히 식료품 지출 비중이 높은 가구일수록 이런 가격 변화에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 집밥 아끼려 해도… 삼각김밥·자장면까지 올라 밖에서 해결하는 한 끼도 비싸졌습니다. 2분기 삼각김밥과 떡볶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0% 올랐습니다. 자장면은 3.9%, 해장국은 3.8%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3.0%를 모두 웃돌았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고가 외식이 아니라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끼니를 해결할 때 찾는 메뉴들이라는 점입니다. 집에서 밥을 해 먹으면 쌀과 달걀, 채소 가격을 감당해야 하고 밖에서 해결하려 해도 저가 메뉴 가격이 함께 올랐습니다. 식비를 줄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가격대까지 줄줄이 뛰었습니다. ■ 소득 4.5% 늘었지만 근로소득은 0.8% ‘찔끔’ 국가데이터처의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29만 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했습니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도 1.5% 늘었습니다. 근로소득은 321만 8,000원으로 0.8%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사업소득은 3.8% 늘었고 이전소득은 20.4% 증가했습니다. 전체 소득 증가율만 놓고 보면 가계의 수입이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임금 등 일을 통해 벌어들이는 소득의 증가 속도는 1%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같은 기간 1·2분위의 식비 증가율은 각각 6.1%와 6.9%였습니다. 식비가 전체 지출의 30% 안팎을 차지하는 저소득 가구에서는 필수지출이 빠르게 불어날수록 다른 곳에 쓸 수 있는 돈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 누구 장바구니가 가장 부담? 올해 2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가계지출은 399만 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습니다. 소비지출은 293만 2,000원으로 3.4% 증가했습니다. 2분위 식비는 6.9%, 1분위는 6.1% 증가했습니다. 5분위는 1.8%에 그쳤습니다.  전체 가계지출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1분위 30.3%, 2분위 27.2%, 5분위 17.8%로 차이가 컸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먹거리 가격을 둘러싼 변수도 남아 있습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폭염과 폭우 등 계절적 요인에 추석을 앞둔 수요 증가까지 겹치면 식료품 가격이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2026-08-3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구글 출신 이해민, 청와대 AI수석으로... 하정우는 국가AI전략위 부위원장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는 개각과 함께 인공지능과 정무 분야 대통령실 인선도 오늘 함께 단행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에 하정우 전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을 지명했다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밝혔습니다. 후임 AI미래기획수석에는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신설되는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에는 이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이 각각 내정됐습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으로 위촉됐습니다. 강 실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인선안을 발표하면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전 사회적 대전환을 선도하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습니다. 역동성과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리더십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만들고 "대체 불가 대한민국"으로의 도약을 이끌겠다고도 강조했습니다. 하정우 부위원장 지명자는 네이버에서 초거대 AI 개발을 이끈 기술 전문가로, 초대 AI수석을 맡아 국가 AI 정책을 설계한 경험이 있습니다. 대통령실을 떠난 지 4개월여 만에 다시 정부 AI 정책의 핵심축을 맡게 됐습니다. 이해민 의원은 구글 엔지니어 출신으로 혁신당 사무총장과 AI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의정활동 중 AI기본법을 대표발의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비서실 참모는 국회의원을 겸직할 수 없어 이해민 의원은 의원직을 내려놓을 전망입니다. 이원주 실장은 에너지와 산업 분야 요직을 두루 거친 관료입니다. 신설되는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은 반도체.피지컬AI.AI데이터센터 등 대형 국책사업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관계 부처와 지자체.민간기업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경수 신임 특보는 지방시대위원장과 경남도지사, 20대 국회의원, 노무현 정부 연설기획비서관을 지낸 친문계 핵심 인사로 꼽힙니다.
2026-08-30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이재명 2기 내각 개각 단행... 경제부총리 이형일, 법무 김승원...조국혁신.기본소득당까지 품었다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이 지명되는 등 6개 부처 장관을 바꾸는 2기 내각 인선이 오늘 단행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법무부.국방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성평등가족부까지 모두 6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청와대 주요 참모진 인선을 함께 발표했다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강 실장은 이형일 후보자를 경제정책 요직을 두루 거친 정책통이라고 평가하면서, 고유가 국면에서 석유 최고가격제를 선도적으로 도입하는 등 실행력을 보여줬다고 소개했습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는 판사 출신 재선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탁됐습니다. 김 후보자는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습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는 4성 장군 출신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강 후보자는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등을 거쳐 현재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로 근무 중입니다. 강 실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강 후보자의 연루 여부에 대해 헌법존중TF와 국방부 감사 결과 연루된 바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는 홍지선 국토부 2차관이 지명됐습니다. 강 실장은 홍 후보자가 경기도에서 주택 분야 요직을 두루 거친 현장형 관료라며, 주택 공급을 신속하게 추진할 적임자라고 소개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는 재선 이소영 민주당 의원이 발탁됐습니다. 강 실장은 이 후보자에 대해 스타트업에 가장 귀를 열고 들었던 의원이라며 스타트업과 소상공인 지원 입법 활동을 발탁 배경으로 들었습니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는 재선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강 실장은 용 후보자가 디지털 성범죄 방지와 일.가정 양립 여건 조성 등 사회적 약자 편에서 목소리를 내온 청년 재선 의원이라며, 세대 간.성별 간 갈등을 넘어 모두의 성평등으로 나아갈 적임자라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참모진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인선도 함께 이뤄졌습니다.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에는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임명됐고,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에는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이 발탁됐습니다.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에는 이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이,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에는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이 각각 임명됐습니다. 이번 인선에는 민주당뿐 아니라 조국혁신당과 기본소득당 등 범여권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1기 내각에 있던 국민의힘 출신 인사는 이번 인선에서 빠졌습니다. 강 실장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빠르게 이끌어내고 확산하기 위해 오직 실력 중심 인사를 기준으로 삼았다"며 야당 인사라도 실력이 있으면 모시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구윤철 현 경제부총리 교체가 부동산.주식 문제 등에 따른 쇄신성 인사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전임 장관에 대한 평가 때문이라고 꼭 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정치인 출신 후보자들의 전문성 논란에 대해서는 각각 국회 법사위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여성가족위 활동 경험을 거론하며 해당 분야 전문성이 인선에 반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2026-08-30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외국인 관광객 5명 중 1명은 지방공항으로... 제주공항도 껑충
올해 상반기 항공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5명 중 1명이 지방공항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공항을 통한 방한 외래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7% 증가한 946만624명을 기록했습니다. 이 가운데 청주.대구.김해.제주 등 4개 주요 지방공항 입국자는 196만722명으로 42.1% 늘었습니다. 전체 항공 입국자 중 지방공항 비중은 2024년 상반기 16.6%, 지난해 상반기 17.8%에 이어 올해 상반기 20.7%로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이런 성장세는 저비용항공사 공급 확대가 이끈 것으로 분석됩니다. 올해 상반기 지방공항별 저비용항공사 운항 비중은 청주 97.5%, 대구 85.1%, 김해 79.9%, 제주 70.7%로 집계됐습니다. 제주공항은 저비용항공사 공급 확대에 힘입어 입국자 수가 37.3% 늘었습니다. 다만 공항마다 지역에 실질적으로 남는 효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제주공항 입국객의 93.8%는 제주도 안에 머물며 도내 소비로 이어졌습니다. 김해공항 역시 부산 시내 이동이 50.2%, 영남권 등 기타 지역 이동이 47.9%로 수도권 유출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구공항 입국객도 대구.경북권 체류 비중이 72.7%에 달했고, 수도권 이동은 8.5%에 그쳤습니다. 반면 청주공항 입국객은 충북 도내 이동 비중이 40.5%에 머물렀고, 34.5%는 곧바로 수도권으로 빠져나가 지방공항이 수도권 진입용 우회 통로로 소비되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대만 관광객의 방한 경로 변화도 눈에 띕니다. 2019년 64.6%였던 대만 관광객의 수도권 공항 입국 비중은 올해 상반기 48.2%로 떨어져 처음 50% 아래로 내려갔고, 같은 기간 제주공항 입국 비중은 13.3%로 3배, 김해공항은 32.8%로 확대됐습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방공항과 지역, K콘텐츠 등 새로운 관광 접점이 실제 수요로 연결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2026-08-30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고유가 지원금 내일이 마지막... 제주는 65억원 아직 안 썼다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 기한이 내일 자정에 끝납니다. 정부는 지난 4월말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소득과 거주지역에 따라 1인당 10만원에서 60만원씩 차등 지급했습니다. 지난달 신청을 마친 인원은 전국 3540만3928명, 총 지급액은 6조1123억원에 이릅니다. 신용.체크카드 지급분 3조5492억원 가운데 지난 18일까지 97.3%인 3조4542억원이 이미 쓰였습니다. 제주지역 사용 현황은 전국 평균보다는 조금 낮습니다. 제주자치도는 고유가 지원금 전체 지급액 948억6000만원 가운데 883억6000만원이 사용돼 사용률 93.1%를 기록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직 쓰이지 않은 잔액은 65억원 규모로, 내일 자정을 넘기면 자동 소멸됩니다. 제주도는 앞서 가구 구성이나 소득.재산 상황이 달라진 도민 5119명을 대상으로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12억4000만원을 추가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의신청 사유로는 건강보험료와 금융소득 조정이 가장 많았고, 자녀 부양관계나 동거인 등 가구 구성 변경, 혼인.이혼.출생.사망에 따른 가구 변동이 뒤를 이었습니다. 사용처는 당초보다 넓어졌습니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주유소에 대해서는 연매출 30억원 기준을 없애 주소지 관할 지역 안에서는 매출 규모와 상관없이 지원금을 쓸 수 있게 했습니다. 행안부는 카드사와 지자체, 국민비서 알림서비스 등을 통해 미사용자에게 마감일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026-08-30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조희대는 국회 안 간다… “거취 정리” 꺼낸 민주당, 다음 수는 어디까지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회에 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 출석 요구를 거부하면서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의 충돌은 국회로 번졌습니다. 민주당은 “사법부 수장의 자격이 없다”며 조 대법원장의 거취까지 거론했습니다. 법사위에서는 불출석에 대한 법적 책임과 후속 조치도 예고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여권이 받아든 최근 여론 지표는 좋지 않습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취임 후 가장 낮은 42%로 떨어졌고 민주당 지지율도 39%로 내려왔습니다. 조 대법원장 문제나 조작기소 특검 추진을 지지율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근거는 없습니다. 실제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에서는 부동산 정책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당정 지지율이 함께 내려가는 상황에서 정치적 충돌이 큰 현안을 어느 수위까지 밀어붙일 것인지 민주당 내부에서도 판단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조 대법원장이 자리를 비우는 31일 법사위에서 오히려 민주당의 다음 선택이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 조희대 “제청권 증언 요구, 사법부 독립에 반해” 30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지난 28일 국회 법사위에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국회의 임명동의권, 대통령의 임명권을 나눠놓은 헌법 구조가 각 기관의 독립과 상호 견제를 위한 것이라는 논리를 폈습니다. 대법원장에게 국회 출석·답변 의무를 별도로 부과하지 않은 국회법 제121조도 근거로 들었습니다. 진행 중인 대법관 인사의 구체적인 절차와 후보자 신상에 대해 대법원장이 직접 증언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함께 증인으로 채택된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31일 법사위에 출석할 예정입니다. 대법원장은 나오지 않고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법원행정처장이 국회의 질문을 받게 됐습니다. ■ “국민께 송구” 몇 시간 뒤 불출석… 민주당은 거취 압박 조 대법원장은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한 28일 오후 대법원 청사를 나서면서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말한 뒤 자세한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재제청 요구에 대한 공식 입장은 다음 주 중 내놓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청와대가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다른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달라고 요구한 지 몇 시간 만이었습니다. 그러나 국회 출석 요구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민주당도 압박 수위를 한 단계 높였습니다.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은 조 대법원장이 독단적인 제청권 행사로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한 데 이어 출석 거부로 국회의 권한까지 무시하고 있다며 “더 이상 사법부 수장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거취를 정리하라는 요구도 공개적으로 내놨습니다. 법사위 민주당 의원들은 조 대법원장의 불출석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입니다. 재제청 요구를 둘러싼 공방이 대법원장 개인의 책임 문제로 확대됐습니다. ■ 손봉기 제청에서 시작… 김성수는 통과, 왜 달랐나 갈등의 출발점은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입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노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했습니다. 청와대는 열흘 뒤인 28일 손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조 대법원장에게 다른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청와대가 문제 삼은 것은 제청 과정입니다. 실질적인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손 후보자가 일방적으로 서면 제청돼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는 설명입니다. 반면 함께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임명동의안은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청와대는 김 후보자의 경우 사전 협의를 거쳐 의견이 모였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을 대체하거나 무력화하는 권한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반대로 야권에서는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후보를 요구하는 행위가 대법원장의 헌법상 권한을 침해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여기에 조 대법원장의 국회 불출석까지 겹치면서 국회가 사법부 수장을 어디까지 불러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도 새로운 쟁점이 됐습니다. ■ 민주당이 함께 받아든 ‘42%·39%’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을 압박하는 동안 여론 지형에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42%였습니다.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p) 하락한 취임 후 최저치입니다. 부정평가는 5%p 오른 50%로 취임 이후 처음 절반에 도달했습니다. 민주당 지지율도 직전 조사보다 2%p 떨어진 39%였습니다. 국민의힘은 25%로 변동이 없었습니다. 민주당 지지율이 같은 조사에서 30%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0월 셋째 주 이후 약 10개월 만입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9.5%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떨어진 지지율, 조희대 사안과 인과관계는 확인 안 돼 조 대법원장과의 충돌이나 조작기소 특검 추진 때문에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단정할 자료는 없습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평가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은 부동산 정책이었습니다. ■ 법사위는 “다음 스텝”… 당 안에선 “국민 공감대” 법사위를 중심으로 한 기류는 강경합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과 김승원 법사위 간사는 조 대법원장이 협의 없이 제청한 후보를 철회하고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 가운데 대통령과 협의해 다시 제청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31일 법사위 증인 출석에 그치지 않고 이후 절차도 밟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이 결국 불출석을 통보하면서 이들이 언급한 ‘다음 스텝’이 무엇인지도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반면 조작기소 특검법을 놓고는 당내에서 다른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국민적 공감대를 충분히 얻지 못한 법안을 처리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밝혔습니다. 김영진 국회 행정안전위원장도 국민이 해당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충분히 의견을 듣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특검 추진 필요성과 실제 처리 시점을 나눠 판단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조 대법원장 탄핵 역시 당내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 민주당이 당론으로 결정하거나 탄핵 절차에 착수한 단계는 아닙니다. ■ 민생·외연 확장 꺼낸 김민석에게도 부담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최근 민생과 외연 확장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김 대표는 정기국회를 앞둔 의원 워크숍에서 민생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중도층까지 당의 지지 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방향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노선을 둘러싼 충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워크숍에서 김 대표가 외연 확장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정청래 의원을 ‘중도는 없다’는 입장을 대표하는 인물로 거론했고, 정 의원은 이후 SNS를 통해 김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전당대회를 거치며 드러났던 노선 차이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까지 함께 내려왔습니다. 민생과 외연 확장을 내건 지도부로서는 조 대법원장 문제를 어디까지 끌고 갈지도 판단해야 합니다. 31일 법사위가 지나면 지금까지 말로 오갔던 경고가 실제 조치로 이어질지가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2026-08-3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