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아니다, 중심 세대가 이동했다… 일하는 노인 늘고 20대 초반은 ‘휑’
노년층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서며, 한국 사회의 인구 변화가 ‘고령화’라는 설명을 넘어 중심 세대의 이동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청년층은 빠르게 줄어드는 반면, 노년층은 노동·자산·소비의 주체로 재편되며 사회 구조 한 축을 차지했습니다. 2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생애단계별 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노년층(65세 이상)은 1,000만 명을 넘기며 전체 인구의 20.1%를 차지했습니다. 통계 집계 이후 처음입니다. 같은 기간 청년층과 중장년층은 동시에 줄었습니다. 인구가 늙어간다는 표현보다, 사회 중심을 구성하던 연령대가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더 정확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20대 초반은 가장 빠르게 줄고, 85세 이상은 가장 크게 늘어 전년 대비 노년층 인구는 5.3%, 50만 명 이상 증가했습니다. 반면 청년층은 1.6%, 중장년층은 0.7% 감소했습니다. 5세 단위로 나눠보면 대비는 더 뚜렷합니다. 85세 이상 인구는 7.9% 늘며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고, 20대 초반 인구는 5.0% 줄어 가장 빠르게 감소했습니다. 인구 감소의 출발점이 더 낮은 연령대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가구 기준에서도 흐름은 같았습니다. 노년 가구는 1년 새 6.0% 늘었지만, 청년·중장년 가구는 모두 줄었습니다. 인구 수가 아니라 생활 단위 자체가 노년층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 노년 취업 비중 상승… 은퇴 세대의 재편 노동시장 변화도 이미 가시화된 모습입니다. 지난해 10월 기준 등록취업자 비중은 중장년층이 67.9%로 가장 높았고, 노년층은 34.3%까지 올라섰습니다. 노년층 취업 비중은 전년보다 1.4%포인트(p)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청년층 취업 비중은 56.4%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청년층은 인구 규모와 취업 비중이 동시에 줄고 있습니다. 신규 취업 산업에서도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청년층은 숙박·음식업 비중이 가장 높았고, 중장년·노년층은 보건·사회복지업 비중이 두드러졌습니다. 고령 인구 증가는 산업 구조까지 끌어당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소득의 중심은 중장년, 증가 속도는 노년층 경제 지표에서는 중장년층이 여전히 중심에 서 있습니다.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인구의 연간 평균소득은 중장년층이 4,456만 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청년층의 1.5배, 노년층의 2.3배 수준입니다. 다만 증가 속도는 달랐습니다. 노년층의 소득 증가율은 6.9%로 청년층(3.2%), 중장년층(4.6%)을 웃돌았습니다. 격차는 유지되고 있지만, 변화의 방향은 노년층 쪽으로 기울고 있었습니다. 대출 지표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됩니다. 금융권 대출잔액 중앙값은 중장년층이 6,300만 원으로 가장 컸고, 청년·노년층은 3,500만 원 안팎이었습니다. 증가율은 노년층이 가장 높았습니다. ■ 주택은 노년으로 이동, 청년은 여전히 진입선 밖 주택 소유 지표는 세대 간 격차를 더 분명히 보여줍니다. 청년 가구의 주택 소유 비중은 26.3%로 전년보다 낮아졌습니다. 반면 중장년·노년 가구는 각각 63.9%, 68.6%로 상승했습니다. 최근 2년간 청년 주택 소유자는 감소한 반면, 노년층 주택 소유자는 60만 명 이상 늘었습니다. 자산 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주택 자산가액 분포도 세대별로 갈렸습니다. 청년·중장년 가구는 1억 5,000만~3억 원 구간이 가장 많았고, 노년 가구는 6,000만~1억 5,000만 원 구간이 중심이었습니다. ■ 의료비·기대수명 지표로 본 고령 인구의 현재 1인당 연간 진료비는 노년층이 531만 원으로 청년층의 약 5배 수준이었습니다. 85세 이상은 738만 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기대여명도 늘고 있습니다. 60세 남성은 앞으로 23.7년, 여성은 28.4년을 더 살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2025-12-23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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