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선이 먼저 무너졌다”… 치사율 90% 에볼라 확산, WHO 결국 비상사태 선포
마을 입구는 봉쇄됐고, 주민들은 줄지어 체온 검사를 받습니다.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은 감염 의심 지역을 돌며 소독 작업을 이어갑니다. 코로나19 대유행 때 반복해서 봤던 장면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이번에는 에볼라입니다. 치사율이 최고 90%에 이르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자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감염 규모 자체보다, 바이러스를 막아야 할 현장 시스템이 먼저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 “환자보다 바이러스 이동이 더 빨랐다” 에볼라 확산 중심지는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와 우간다입니다. 현재까지 집계된 의심 환자는 930명, 사망자는 221명 수준입니다. 우간다에서도 추가 확진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콩고 동부 지역은 오랜 기간 무장세력 충돌과 치안 불안이 이어진 곳입니다. 일부 지역은 의료진 접근 자체가 어렵고, 감염자 동선을 따라가야 하는 접촉자 추적 시스템도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격리와 추적보다 바이러스 이동 속도가 더 빨라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현지시간 25일 아프리카 보건장관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에볼라 확산 속도가 우리의 통제 노력을 앞지르고 있다”고 공개 경고했습니다. WHO는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제 공조 대응 체제에 들어갔습니다. ■ 변종보다 ‘국경’이 더 위험 에볼라는 과일박쥐와 원숭이, 침팬지 같은 야생동물 접촉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입니다. 이후에는 감염자의 혈액과 체액 접촉으로 사람 간 감염이 이어집니다. 잠복기는 최대 21일입니다. 초기에는 고열과 두통, 근육통 증상을 보이다가 이후 간과 신장 기능 손상, 출혈 증상 등으로 급격히 악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부 유형은 치사율이 최대 9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는 변종 바이러스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 보건당국이 더 긴장하는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바이러스 자체보다 ‘국경 이동’입니다. 이미 남유럽 이탈리아에서도 확진 사례가 보고되면서 국제 이동을 통한 확산 우려가 현실화됐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이후 각국이 검역 체계를 강화했다고는 하지만, 잠복기가 길고 초기 증상이 일반 감기와 비슷한 감염병 특성상 초동 대응이 늦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한국도 검역 확대… “경유 입국자까지 추적” 국내 방역당국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중점검역관리국가를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 남수단, 에티오피아, 르완다 등 5개국으로 확대했습니다. 특히 직항 입국자뿐 아니라 제3국 경유 입국자까지 해외 로밍 기록과 비자 발급 정보 등을 활용해 추적 관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김옥수 질병관리청 검역정책과장은 “제3국 경유자도 해외 로밍, 비자 발급 정보로 추적 관리하고 있다”며 “여행 경보 상향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방역당국은 유행 지역 방문 시 불필요한 의료기관 방문을 피하고, 야생동물 접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2026-05-27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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