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꺼낸 단식, 화합을 꺼낸 방문… ‘쌍특검’은 밀려났고 보수의 계산만 남았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쌍특검 단식’이 나흘째를 넘겼습니다. “죽기 각오”라는 자필 문장, 저혈압 진단에도 수액을 거부했다는 전언, 그리고 로텐더홀을 채운 당내외 인사들의 잇단 방문까지. 장면은 강해졌고, 그만큼 질문도 분명해졌습니다. 이 단식은 특검을 향한 압박일까, 아니면 보수 진영을 다시 묶기 위한 정치적 선택일까. ■ “죽기 각오”가 만든 프레임, 논점은 옮겨졌다 단식은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그러나 ‘죽음’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순간, 논쟁의 중심은 수사 설계에서 결의의 강도로 이동합니다. 장 대표는 18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자필 입장문에서 “어제부터 장미 한 송이가 내 곁을 지키고 있다. 내 곁에 올 때부터 죽기를 각오했다”며 “나도 그도 물에 의지하고 있다. 내가 먼저 쓰러지면 안 된다”고 적었습니다. 지난 15일부터 정부·여당을 향해 ‘통일교 특검’과 ‘민주당 공천 헌금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단식을 이어오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특검의 범위와 대상, 추천 방식과 중립 장치 같은 핵심 쟁점은 뒤로 밀렸습니다. 여론의 시선은 “무엇을 수사할 것인가”에서 “얼마나 버틸 것인가”로 이동했습니다. 메시지는 커졌지만, 정작 내용은 가려졌습니다. ■ 저혈압·수액 거부, 설득이 아닌 결집의 선택 의료진이 수분 보충과 휴식을 권고한 상황에서 장 대표가 수액을 거부했다는 대목은 지지층 결집에는 작동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다른 층에는 불편한 신호를 보냅니다. 정치적 투쟁이 신체의 한계와 맞닿을수록, 요구의 정당성은 더 엄격한 설명을 요구받습니다. “왜 지금이며, 왜 이 방식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없다면 공감은 확장되지 않습니다. ■ 이어지는 방문 행렬, 특검보다 선거가 먼저 보여 이날도 농성장에는 지도부와 의원들, 원외 당협위원장들에 이어 광역단체장급 인사들까지 줄지어 섰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보수가 더 커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며 장 대표를 격려했습니다. 이 장면은 수사 요구의 현장이라기보다, 선거를 앞둔 보수 재정렬의 무대에 가깝습니다. 단식의 목표가 특검이라면 메시지는 수사 설계로 수렴돼야 합니다. 그러나 현장은 정치 일정의 언어로 채워졌습니다. ■ 같은 날 나온 사과, 같은 방향의 ‘화합’ 신호 같은 날 한동훈 전 대표는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이를 두고 “당의 화합을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단식과 사과가 같은 날 포개지며, 당의 메시지는 한층 더 분명해졌습니다. 정국의 초점은 특검의 성패가 아니라, 분열을 멈추고 선거 모드로 들어갈 수 있을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2026-01-18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