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평화로서 차량 전도.. 60대 병원 이송
전 연인 살해 60대 구속영장 발부.. 검거 10일만
슬픈 유목의 기억… 사라진 숲을 찾아갔다, 그 끝에 4·3의 마을이 있었다
[자막뉴스] 막강해진 권한...경찰, 무너진 신뢰 회복 어떻게?
10명 중 8명 "민주화운동 역사 자긍심".. 민주주의 만족도는 '급락'
방향 틀고 힘 빠지나.. 태풍 '참피' 제주 코앞서 소멸 전망
"한동훈, 가소로운 선동" 조국, 尹-박철우 사진으로 맞대응
박철우 서울중앙지방공소청장이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과 과거 최측근이었냐 아니냐를 두고 조 원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조 원장은 오늘(2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윤석열의 최측근'이자 '윤석열 정권의 황태자'였던 한동훈 의원이 내가 법무부장관 후보자 및 장관 시절 국회를 방문하는 날 박철우 검사가 내 옆에 서 있는 사진을 열심히 찾아 올려놓고는, 박 검사가 '조국을 근접수행한 최측근'이라는 허위선동을 유지하며 내가 거짓말한다고 말하고 나섰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앞서 한 의원은 그젯밤(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조 원장이 법무부 장관을 지냈던 지난 2019년 박 청장과 함께 찍힌 사진이 담긴 언론 보도를 다수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를 두고 조 원장은 "한동훈, 이런 사진 찾아놓고 미소를 지었을 것"이라며 "가소로운 선동"이라고 비꼬았습니다. 한 의원이 올린 사진을 두고는 "당시 국회에 전문위원으로 파견된 검사는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이 국회를 방문하면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라며 "박 검사는 나를 국회 안 관련 공간으로 안내했을 뿐이며 다시 말하지만, 밥 한 끼 같이 먹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동훈이 사진을 긁어 모으니, 유치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나도 사진을 찾아 올린다"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당시 박 청장과 함꼐 찍힌 사진 다수를 올렸습니다. 이에 대해 조 원장은 "2019년 8월 8일 윤석열이 검찰총장 취임하고 국회에 취임인사 온 날 언론에 나왔던 사진"이라며 "윤석열 옆에 박철우 검사가 있는데 그러면 박철우는 '윤석열을 근접수행한 최측근'이 되는가"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한 의원을 겨냥해선 "윤석열도 조국도 국회에서 안내했을 뿐인 멀쩡한 검사에 대하여 '조국의 최측근'이라고 한동훈이 강변하는 것을 보니, 근래 많이 예민 초조 불안하거나 박철우 서울공소청장이 두려워 어떻게든 흠집내려고 안달인 것 같다"라며 "양식이 있다면 박철우 청장에게 사과해야 한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측근'이려면 사진 속 한동훈이 윤석열에게 하듯 인사해야 할 것"이라며 한 의원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던 지난 2024년 1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한 사진을 첨부했습니다.
2026-10-22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오세훈 내일 운명의 2심… 서울시장 보선에 여야 지도부 명운 걸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가 내일(23일) 내려집니다.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오 시장이 항소심에서 어떤 판단을 받느냐에 따라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능성과 여야 정치 일정이 달라질 전망입니다. 보궐선거가 현실화하면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 민심에 대한 우려 속에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국민의힘은 현직 시장이 소속된 정당으로서 서울시장직을 지켜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됩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재신임 약속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이번 재판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여론조사비 2,100만 원 대납 인정한 1심… 항소심 판단은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는 내일 오후 2시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진행합니다. 선고 과정은 실시간 생중계될 예정입니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 씨에게 비용을 대신 부담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지난 7월 22일 1심 재판부는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5건이 오 시장의 의뢰로 이뤄졌고, 김 씨가 비용 2,100만 원을 대신 부담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오 시장에게는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이 선고됐습니다. 특검은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 원을 구형했습니다. 오 시장은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게 됩니다. 항소심에서도 시장직 상실형이 유지된다면 대법원 판단이 남습니다. 김건희 특검법은 관련 사건의 2심과 3심을 각각 3개월 이내에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내년 1월 최종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시장직 상실이 확정돼 보궐선거 실시 요건이 충족되면 선거는 내년 4월 7일 치러집니다. ■ 서울 승리 장담 못 하는 민주당… 김민석 재신임 부담 민주당 내부에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능성을 두고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서울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도 승리를 자신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보궐선거 패배가 2028년 총선의 수도권 판세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김민석 대표는 지난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2027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강릉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당대표 책임 아래 준비하고, 선거 이후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보궐선거가 치러지고 민주당이 패배한다면 김 대표는 자신의 약속에 따라 재신임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최근 당 지지율 하락과 내부 갈등까지 겹치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김 대표 체제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서울시장 선거는 중요한 정치 일정입니다. 여당이 승리하면 국정 운영에 힘이 실릴 수 있지만, 패배할 경우 정부 정책과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 여권 내부의 논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국민의힘도 서울 사수 부담… 장동혁 체제 시험대 국민의힘은 현직 서울시장이 소속된 정당인 만큼 보궐선거가 실시되면 서울시장직을 지켜야 하는 입장입니다.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한다면 장동혁 대표는 수도권 선거 승리를 이끈 지도부로서 당내 입지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패배한다면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당내 비당권파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도 변수입니다. 장 대표 체제가 선거 패배로 흔들릴 경우 당내 세력 재편 요구와 맞물려 한 의원의 정치적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오 시장이 시장직을 유지한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오 시장은 차기 대권 주자로서 정치적 입지를 이어갈 수 있고, 국민의힘 비당권파에도 한 의원 외에 다른 선택지가 남게 됩니다. ■ 내년 4월 보선 성사 여부… 23일 판결이 첫 분수령 서울시장 보궐선거 실시 여부는 오 시장의 형이 최종 확정돼야 결정됩니다. 항소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이 유지되더라도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고, 무죄나 감형 판결이 내려질 경우에도 상고 여부와 최종심 결과를 지켜봐야 합니다.
2026-10-22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김여정 “수일 내 대남 확성기 대기”… 김병주에 “입 닥쳐라” 막말까지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장이 남북 접경지역의 새로운 군사적 대응수단을 임무대기태세로 전환하고, 수일 안에 대남 확성기도 대기상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날 이달 중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예고한 데 이어 준비 시점까지 구체화했습니다. 김 부장은 이번에는 김병주 청와대 국방정책특별보좌관을 직접 겨냥했습니다. 북한의 대남 도발을 비판한 김 의원에게 원색적인 막말을 쏟아내고 이재명 정부까지 공격했습니다. 군사분계선 일대의 경고사격을 문제 삼으면서 고의가 아닌 실수에도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지난달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이 국경 요새화 작업을 강행하고 군사적 대응 태세까지 강화하면서 접경지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준비 김여정 부장은 2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전 국경선에서 우리의 새로운 대응수단들은 임무대기태세에 들어갈것이며 대한국 확성기들도 수일안으로 대기상태에 들어가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9일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와 전술적 타격 수단의 증강 배치를 거론한 데 이어 21일에는 이달 중 확성기를 가동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날 담화에서는 새로운 대응수단의 임무대기태세 전환까지 언급했습니다. 북한이 어떤 무기체계나 장비를 새롭게 배치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확성기 역시 수일 안에 대기상태에 들어간다고 밝혔을 뿐 실제 방송 개시일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김 부장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진행 중인 요새화 공사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우리의 주권이 행사되는 영내에서 우리의 목적에 따르는 국경 영구화 공사는 어김없이 성과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경이 요새화되면 남북 간 군사적 충돌 위험이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는 주장도 폈습니다. 북한은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군사분계선 일대에 철책과 지뢰 등 경계시설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침범과 한국군의 경고방송·경고사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 김병주 비판에 “입 닥쳐야”… 이재명 정부까지 원색적 공격 김 부장이 연이틀 담화를 발표한 직접적인 계기는 김병주 청와대 국방정책특별보좌관의 공개 비판이었습니다. 김 의원은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남 확성기 가동을 예고한 김 부장을 “뻔뻔하고 낯 두꺼운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하고 북한의 대남 도발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이에 김 부장은 “청와대 국방정책 특별보좌관이라는 자는 횡설수설 말고 입을 당장 닥쳐야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문재인·윤석열 정부를 상대해 봤지만 현 정부 인사들만큼 어리석고 한심한 사람들은 처음이라는 취지의 주장도 내놨습니다.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을 싸잡아 비난하면서는 “이를 놓고 이재명 정부의 취약성과 미숙성을 읽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의원이 사용한 ‘적반하장’이라는 표현도 되받아쳤습니다. 김 부장은 북한군이 총을 쏘지 않았는데도 한국군이 경고사격을 하면서 북한을 도발 주체로 지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침범에 대응한 한국군의 조치를 문제 삼아온 김 부장이 이번에는 대통령 국방정책특별보좌관의 발언을 빌미로 현 정부에 대한 비난까지 확대했습니다. ■ 지뢰 폭발 책임 부인…고의 아닌 ‘실수’에도 보복 위협 김 부장은 지난달 발생한 DMZ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해서도 북한의 책임을 거듭 부인했습니다. 한국 측이 의혹투성이의 사고를 자초하고 북한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9월 21일 군사분계선 이남에서 지뢰가 폭발해 우리 군 장병 3명이 다쳤습니다. 우리 군은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가 사고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북한에 책임 있는 조치와 국경 요새화 작업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북한은 사고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군사분계선 일대의 시설물 설치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김 부장은 이날 담화에서도 북한이 도발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반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남측이 고의든 실수든 군사적 행동을 감행할 경우 모든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위협했습니다. 앞서 21일 새벽 김 부장과 함께 국경 요새화 현장을 시찰한 박정천 군 고위 인사도 남측이 북한군의 안전을 실제로 위협하는 도발을 감행하면 즉시 반격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북한은 새로운 전술부대가 전방 진지를 차지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번에는 대응수단의 임무대기태세까지 예고했습니다. ■ ‘국경 영구화’ 강행… 남북 확성기 대치 재연 가능성 북한은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군사분계선 일대의 경계시설을 강화해 왔습니다. 김 부장은 21일 새벽 군 수뇌부와 함께 이른바 ‘남부 국경’ 요새화 현장을 시찰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남북 경계선을 영구적인 국경으로 만들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습니다. 우리 군은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침범에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으로 대응해 왔으며, 추가 도발에 대해서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을 포함한 비례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예고한 대로 대남 확성기를 가동하고 우리 군도 맞대응에 나서면 지난해 6월 중단됐던 남북 간 확성기 대치가 다시 벌어질 수 있습니다.
2026-10-22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슬픈 유목의 기억… 사라진 숲을 찾아갔다, 그 끝에 4·3의 마을이 있었다
아이가 기억하는 숲은 한낮에도 어두웠습니다. 집을 나서 나무가 우거진 길을 지나면 바다가 나왔습니다. 어른이 된 뒤 다시 찾아간 길에는 공장과 아스팔트가 들어서 있었습니다. 오래된 가로수 몇 그루를 지나 건물 사이로 바다 냄새가 밀려왔습니다. 건천을 따라 걷자 메밀꽃이 핀 밭이 나타났고, 그 길 끝에서 곤을동을 만났습니다. 제주4·3으로 사라진 마을입니다. 그곳에서 뜻밖의 풍경을 마주했습니다. 한여름의 평일인데도 산책하는 사람들과 올레길을 걷는 이들이 오갔습니다. 비극의 흔적을 찾아온 이선희는 그 모습을 보며 오래전 곤을동에 살았던 사람들의 일상을 떠올렸습니다. 누군가는 밥을 짓고, 아이들은 마을을 뛰어다니고, 이웃들은 서로의 집을 오갔을 시간입니다. 그 상상은 제주 하늘에 새로운 마을을 그리는 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증강현실(AR) 기기를 착용하면 가상의 풍경이 눈앞에 나타납니다. 손을 뻗어도 닿지 않고, 기기를 벗으면 사라집니다. 제주시 문화공간 양에서 열리고 있는 이선희 개인전 《켜켜이 쌓을》은 사라진 장소와 그곳에 있었던 삶을 돌아보는 전시입니다. 오름을 닮은 뿔소라 딱지, 할머니가 차리던 술상, 집보다 높이 자란 야자수,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게 된 작은 게들이 회화와 글, 영상과 AR 드로잉에 등장합니다. 제주에서 만난 사물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온 이선희의 시선은 이번 전시에서 제주4·3으로 사라진 마을에 닿습니다. 일상의 작은 발견에서 출발한 그림이 오래된 역사의 빈자리까지 향합니다. ■ 사라진 마을을 찾아간 사람, 그 이전의 삶을 생각하다 문화공간 양에 자신의 AR 작업을 소개하던 중 화북에도 제주4·3으로 사라진 마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주에 이주해 살면서도 충분히 알지 못했던 역사였습니다. 이선희는 “알지도 못하면서 그 역사를 담을 수 없다. 그러나 제주에 살면서 알아가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당시의 망설임을 표현했습니다. 그 고민을 안고 곤을동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지도를 따라 걷는 길은 낯설었습니다. 인적이 드문 밭길에 여름 햇볕이 내리쬐었습니다. 그런데 바닷가에 도착하자 산책하는 사람들과 올레길을 걷는 이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주4·3 당시 곤을동은 불탔고 주민들이 희생됐습니다. 이선희는 그 비극이 닥치기 전 마을에도 집과 길이 있었고, 사람들이 저마다의 하루를 살았다는 사실에 마음을 두었습니다. 2026년 작품 〈사라지고 다시 찾은〉은 그 상상에서 출발했습니다. 문화공간 양의 야외 데크에서 AR 기기를 착용하면 실제 제주 하늘 위로 이선희가 그린 이미지가 나타납니다. 메타퀘스트3(Meta Quest 3)의 드로잉 프로그램 오픈브러시(Open Brush)를 활용한 작업입니다. 데크 위에는 가상의 풀들도 자랍니다. 손을 내밀면 닿을 듯하지만 촉감은 없습니다. 몸을 움직이면 그 사이를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눈으로는 보이지만 붙잡을 수 없는 형상은 사라진 마을을 떠올리는 경험과 맞닿습니다. 작품 속 곤을동은 이선희가 현장을 찾아가 역사를 알아가면서 상상한 마을입니다. 옛 모습을 고증하는 대신 비극 이전에 그곳을 채웠을 사람들의 일상을 그렸습니다. ■ 뿔소라의 곡선에서 오름을 읽다 이선희의 작품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실마리는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에 있습니다. 동네 사람들에게 선물 받은 뿔소라를 삶다가 떨어져 나온 딱지를 유심히 들여다봤습니다. 돌돌 말린 형태와 작은 돌기들이 오름의 꼭대기와 분화구를 닮았습니다. 바다에서 나온 물건에서 산의 형상을 발견한 셈입니다. 그 딱지를 모아 자석을 붙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했습니다. 누군가 건네준 뿔소라가 작은 오름이 되어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졌습니다. 〈오름오름〉은 손바닥만 한 사물에서 제주의 지형을 발견한 경험을 담았습니다. 사물의 형태를 살피는 관찰이 익숙한 대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합니다. 음식 그림에도 이런 시선이 담겼습니다. 〈돔베고기〉에는 마을 잔치에서 처음 맛본 음식의 기억이 등장합니다. 비계가 대부분인 두툼한 고기를 보고 의아해했지만, 예상과 달리 쫄깃하고 고소한 맛에 놀랐습니다. 〈자리젓〉에는 쉽게 적응하지 못했던 제주의 맛이 남아 있습니다. 자리젓에 밥 한 그릇을 먹을 수 있어야 제주 사람이 다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이 없었습니다. 이선희는 “힘들 것 같다”며 솔직한 반응을 남겼습니다. 서울 강남의 회식 자리에서 처음 만난 두툼한 제주 갈치, 그림을 그리면서 이름을 알게 된 황돔과 금태도 작품의 소재가 됐습니다. 이선희는 음식을 처음 마주한 순간의 낯선 감각까지 화폭에 담았습니다. 제주에 정착하며 하나씩 알아간 사물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갖게 됐습니다. ■ 깅이가 사라진 카페, 풍경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협재의 한 카페에는 해 질 무렵이면 작은 게들이 나타났습니다. 제주에서 '깅이'라고 부르는 게들입니다. 이선희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이면 그곳을 찾아 거친 바다를 바라보곤 했습니다. 포구 근처의 오래된 창고는 손녀가 운영하는 카페로 바뀌었습니다. 빨간 모자를 쓴 할아버지가 건물 앞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해가 기울 무렵이면 깅이들이 카페를 가로질러 지나갔습니다. 어디론가 돌아가는 중이었는지, 아니면 그곳이 원래 깅이들의 집이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깅이들이 보이지 않게 됐습니다. 손님들이 깅이를 바퀴벌레로 오해해 소독이 강화됐고, 그 뒤로 점점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깅이〉는 그 기억을 담은 작품입니다. 사람들에게는 아름다운 카페였던 공간이 작은 생명들에게는 오랫동안 살아온 터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카페를 찾는 사람들은 바다를 바라봤지만, 이선희는 바닥을 지나가던 게들의 움직임도 기억했습니다. 〈잊혀진 숲〉은 사라진 자연을 향합니다. 이선희는 2021년 비자림로 도로 확장공사 현장에서 잘려 나간 숲을 마주했던 기억을 기록했습니다. 그 모습은 고향에서 겪었던 변화와 겹쳤습니다. 떠나온 고향도 개발과 함께 크게 달라졌습니다. 논이 있던 자리에는 주택이 들어섰고, 산을 깎은 곳에는 아파트가 세워졌습니다. 가재가 살던 개천은 오염되다가 도로 아래로 사라졌습니다. 친구와 조개껍데기를 줍던 바닷가에도 아파트와 인공해변이 들어섰습니다. 제주의 훼손된 숲 앞에서 떠나온 고향의 시간이 되살아났습니다. 〈깅이〉와 〈잊혀진 숲〉에는 사람이 새롭게 만들어낸 공간과 그 변화 속에서 사라진 생명들의 자리가 함께 담겨 있습니다. ■ 할머니의 술상과 키 작은 야자수, 시간의 모양을 그리다 〈할머니의 술상〉에는 해가 저물 무렵 동네 사람들이 모이던 날들이 담겼습니다. 할머니는 술상을 차렸고, 사람들은 함께 밤을 보냈습니다. 이선희는 거로마을에서도 4·3을 겪은 주민들이 피란을 떠났다가 돌아왔을 때 집들이 온전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어른이 된 손자가 돌아와 발견한 담금주에는 그 집에서 흘러간 세월과 사람들의 흔적이 겹쳐 있습니다. 술상은 한때 이웃들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자리였습니다. 〈키 작은 앞집 야자수〉에는 한 그루의 나무가 등장합니다. 어린 시절 아이의 키와 비슷했던 야자수가 어느새 집보다 높이 자랐습니다. 그 아이도 이제는 어른이 됐습니다. 다시 찾은 집은 예전처럼 편안하지 않았습니다. 조부모의 부재가 느껴지는 공간에서 이선희는 마당의 나무들을 떠올립니다. 석류나무와 감나무, 귤나무, 앵두나무, 대추나무도 한때는 아이의 손에 닿을 만큼 작았을지 모릅니다. 어린 시절 아이와 비슷한 높이에 있던 야자수는 이제 지붕 위로 솟아 있습니다. 그 사이 조부모는 세상을 떠났고, 집을 바라보는 사람도 달라졌습니다. 작품에서 시간은 자라난 나무의 높이로 드러납니다. 한때 익숙했던 집이 낯설어진 이유도 그 사이 흘러간 세월에 있습니다. ■ 캔버스를 떠난 그림, 제주 하늘에 다시 그리다 이선희는 회화에서 출발해 영상과 설치, AR로 표현 영역을 넓혀왔습니다. 2025년 광주와 올해 서울 전시에서 여러 매체를 함께 선보였고, 지난 7월 서울 제주갤러리에서 열린 《노마디즘(Nomadism)》에서는 이동과 기억의 문제를 다뤘습니다. 이번 《켜켜이 쌓을》에서는 AR 작업이 실내를 넘어 야외까지 확장됐습니다. 캔버스에 그려진 뿔소라와 음식은 하나의 화면 안에 머뭅니다. 관람객은 그 앞에 서서 형태와 색, 작품에 담긴 사연을 살핍니다. AR 드로잉에서는 실제 공간이 화면의 일부가 됩니다. 하늘과 데크, 관람객이 서 있는 자리가 가상의 선과 형상을 받아들입니다. 관람객이 움직이면 이미지와 주변 환경이 겹치는 방식도 달라집니다. 기기를 벗는 순간 디지털 드로잉은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뿔소라 딱지에서 오름을 발견했던 시선이 곤을동의 하늘에서는 오래전 마을의 일상을 상상합니다. 작은 사물의 형태를 살피던 회화적 관찰이 실제 장소 위에 이미지를 그리는 방식으로 확장됐습니다. 관람객이 글을 쓰고 AR 드로잉에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습니다. 작품을 바라보던 사람이 자신의 손으로 새로운 흔적을 남길 수 있습니다. ■ ‘기억의 장소’, 곤을동에서 다시 묻다 프랑스 역사학자 피에르 노라(Pierre Nora, 1931~2025)는 ‘기억의 장소’(lieux de mémoire)라는 개념을 통해 공동체의 기억이 특정한 장소와 사물, 상징에 응축되는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1984년부터 1992년까지 펴낸 《기억의 장소》(Les Lieux de mémoire)에서 노라는 기념물과 기록물 같은 구체적인 대상부터 의례와 상징처럼 비물질적인 요소까지 살폈습니다. 사람들이 과거를 기억하고 그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과정에 주목했습니다. 곤을동에는 제주4·3으로 파괴된 마을의 터가 남아 있습니다. 그곳에서 사람들이 살았다는 사실과 주민들이 겪은 비극은 오늘의 제주가 기억해야 할 역사입니다. 이선희의 AR 작업은 이 장소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방식을 제안합니다. 실제 마을의 흔적 위에 비극 이전의 일상을 상상한 이미지가 겹쳐지고, 관람객은 현재의 공간에서 과거의 삶을 생각하게 됩니다. 역사적 사실과 예술적 상상은 각자의 역할을 갖습니다. 곤을동의 역사는 기록과 증언을 통해 확인하고, 이선희의 드로잉은 그 기록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살아갔을 평범한 시간을 떠올리게 합니다. 노라의 개념으로 살펴보면, 작품의 의미는 디지털 기술로 마을을 그려냈다는 사실보다 그 이미지가 곤을동을 기억하는 경험에 무엇을 더하는지에 있습니다. 여기에는 서로 다른 사라짐의 무게도 놓여 있습니다. 카페에서 보이지 않게 된 깅이, 도로 공사로 훼손된 숲, 제주4·3으로 파괴된 마을은 각기 다른 원인과 역사를 지녔습니다. 곤을동에 이르러 이선희는 개인의 경험만으로 헤아리기 어려운 역사 앞에 섭니다. 처음 그곳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품었던 망설임은 현장을 찾아가고 역사를 알아보는 과정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시간을 거쳐 곤을동은 이선희의 작품 안에 자리 잡았습니다. ■ 기기를 벗은 뒤에도, 곤을동은 그 자리에 있다 《켜켜이 쌓을》이라는 전시명에는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는 의미와 앞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더해가는 움직임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뿔소라 딱지는 오름을 닮았고, 키 작은 야자수는 어느새 집보다 높아졌습니다. 해 질 무렵 카페를 지나가던 깅이들은 보이지 않게 됐습니다. 한 사람의 유년과 다른 이에게 들은 이야기, 사라진 숲과 오래된 마을의 역사가 저마다 다른 깊이로 쌓여 있습니다. 관람객이 AR 기기를 벗으면 가상의 마을은 사라집니다. 하늘과 바다, 주변의 건물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방금 보았던 곤을동의 이미지는 더 이상 눈앞에 없지만, 그곳에 사람들이 살았다는 이야기는 남습니다. 이선희는 “사라진 것은 곧 기억에서 잊히게 된다. 그러나 잊히지 않는 것들이 있다. 잊히지 않는다. 그래서 기억하려 한다”고 작품에 담은 마음을 전했습니다. 곤을동을 찾아가는 길은 지금도 열려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곳을 산책하고, 누군가는 바다를 보러 갑니다. 숲이 사라진 길 끝에서 만난 곤을동. 지금도 바다는 그 자리에 있고, 오래전 사람들이 살았던 마을의 시간은 이선희의 그림 속에서 다시 흐릅니다. 이선희 개인전 《켜켜이 쌓을》은 오는 25일까지 제주시 문화공간 양에서 열립니다. 24일 오후 3시에는 작가와의 대화가 마련됩니다. 문화공간 양이 주최·주관하고 제주자치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이 후원합니다.
2026-10-21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서부지법 습격 배후' 혐의 전광훈에 징역 5년 구형.. "법치주의 정면 부정"
'서울서부지법 습격 사태'의 배후 혐의를 받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게 징역 5년이 구형됐습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공소청은 오늘(2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박지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 목사의 특수건조물침입교사 및 특수공무집행방해교사 등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재판부에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전 목사는 12·3 비상계엄 사태 한 달여 뒤인 지난해 1월 19일 새벽,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속된 직후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집기를 부수고 경찰을 폭행하도록 조장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공소청은 전 목사가 사랑제일교회 신도와 광화문 집회 참가자 등을 상대로 '국민저항권으로 반국가세력을 처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난동을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검사는 이날 공판에서 "법원의 판결이 자신의 기대와 다르다는 이유로 폭력적인 방법으로 법원을 공격하는 행위는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헌정사에 찾아보기 힘든 불법 점거·폭력 범죄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고, 그 배후에 전 목사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피고인은 서부지법 사건과 본인이 무관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하며 일말의 반성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재판 중에도 집회에 참석하고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설교하는 등 개전의 정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전 목사 측은 최후변론에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전 목사 측 변호인은 교사범이 성립하려면 교사범과 정범 사이에 치밀한 사전 계획이나 논의가 필요하다며, 전 목사가 서부지법 침입 등의 행위를 지시하거나 교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전 목사의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13일 열릴 예정입니다.
2026-10-21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자막뉴스] 막강해진 권한...경찰, 무너진 신뢰 회복 어떻게?
전국적인 논란이 됐던 부 경장의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태. 그동안 쌓아 올렸던 경찰의 신뢰가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었습니다. 개인의 일탈과 함께, 감춰져 있던 시스템의 허점도 하나씩 드러났습니다. 여기에다 검찰청 폐지로 인해 경찰의 수사 권한이 한층 더 집중된 상황에서 경찰을 믿을 수 있느냐는 질문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 오늘(21일) 오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경찰 신뢰 문제를 언급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경찰의 권한이 어느 때보다 막중해진 만큼, 그 책임도 그만큼 더 커졌다는 사실을 꼭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주에서 가장 중요한 건 최근 계속된 강력 사건으로 인한 치안 불안을 얼마나 빨리 해소할 수 있느냐입니다. 관광지의 특성상 치안 문제는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병찬 제주경찰청장(지난달 9일) "원점부터 다시 검토하고 근무 조정이 필요한 부분은 과감하게 조정해서 제주도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수사 역량을 높이는 일도 시급합니다. 전국적으로 송치 사건의 보완 수사 비율은 증가 추세를 보여 왔습니다. 보완 수사 처리 기간은 빨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처리 기한이 3개월을 넘기는 사건은 16%로 적지 않습니다. 제주에서도 수사 지연 문제가 제기되면서 경찰서별 사건 처리 현황과 수사 인력 운용을 점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 교수 "(제주의) 다양한 치안 수요에 걸맞는 조직 개편과 제도 개선, 이런 것들은 지속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형사사법 체계 개편 이후 처음 맞은 경찰의 날. 커진 수사 책임에 걸맞은 역량을 갖추고, 현장에서 도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제주 경찰의 과제로 남았습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고승한)
2026-10-21 제주방송 김동은 (kdeun2000@hanmail.net) 고승한 (q890620@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