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봤는데 왜 그런지는 몰랐다”… 익숙한 제주에 ‘왜?’를 붙여봤더니
김녕 바다는 왜 유독 에메랄드빛일까. 제주에 그렇게 많은 봉우리 가운데 어떤 곳은 산이고, 어떤 곳은 오름이라 부를까. 돌하르방은 언제부터 제주를 대표하는 얼굴이 됐을까.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로 보내라는 말은 또 어디에서 나왔을까. 자주 보고 익숙하게 들어온 것들인데, 막상 이유를 물으면 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주 여행 정보는 곳곳에 넘쳐납니다. 어디를 가고, 무엇을 먹고, 어느 자리에서 사진을 찍을지 검색하는 데는 몇 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행지가 익숙해질수록 다른 궁금증도 생깁니다. 눈앞에 보이는 풍경과 이름 뒤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알고 싶어집니다. 처음 제주에 온 사람에게는 가볼 곳이 필요합니다. 몇 번이고 제주를 찾은 사람에게는 이미 가본 곳에서도 새로 알게 되는 이야기가 생깁니다. 제주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이번에는 그 물음에 답하는 콘텐츠를 내놨습니다. 13일 제주 자연과 역사, 생활문화를 질문으로 풀어가는 ‘제주의 역사와 문화 이해’ 교육 영상 5편을 추가 공개했습니다. 새로운 관광지 소개에서 나아가 이미 여러 번 보고 들었던 제주를 다시 들여다보게 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 김녕 바다에서 시작해 4·3까지 이번에 다룬 주제는 김녕 바다와 돌하르방, 말(馬), 오름, 제주4·3입니다. 김녕 편에서는 ‘김녕 바다가 유독 에메랄드빛인 이유’를 다룹니다. 돌하르방 편 제목은 ‘제주에서 가장 성공한 할아버지 이야기’입니다. 관광지마다 서 있고 기념품으로도 익숙한 돌하르방이 어떤 역사와 문화를 거쳐 오늘날 제주의 상징이 됐는지 풀어갑니다. 말 이야기는 “왜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로 보내라고 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제주와 말이 오랜 세월 맺어온 관계를 역사와 생활문화 속에서 살펴봅니다. 오름 편은 그 이름의 연원부터 파고듭니다. “왜 어떤 건 산이고 어떤 건 오름일까?” 제주 여행에서 빼놓기 어려운 오름이지만, 정작 ‘산’과 무엇이 다른지 묻는 순간 이야기는 지형과 제주 사람들의 언어로 넓어집니다. 마지막은 제주4·3입니다. 제목은 ‘제주4·3은 4월 3일에 시작되지 않았다’입니다. 특정 날짜만으로 4·3을 이해하기보다 그날에 이르기까지 있었던 역사적 배경을 함께 짚도록 구성했습니다. 바다의 색을 궁금해하던 질문은 제주 사람들이 지나온 역사까지 닿습니다. 익숙해서 그냥 지나쳤던 제주를 질문부터 다시 꺼내보게 하는 영상들입니다. ■ 7~9분, 강의 대신 묻고 답한다 영상은 고진숙 작가와 여행 인플루언서 제주미니(안재민)의 대화로 진행됩니다. ‘신비 섬 제주 유산’을 쓴 고 작가가 자연과 역사, 문화적 배경을 설명하고 제주미니가 여행자의 눈높이에서 궁금한 대목을 묻습니다. 한 사람이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 형식과는 거리를 뒀습니다. 질문이 나오면 답을 찾아가고, 또 다른 궁금증으로 넘어갑니다. 실제 현장 모습과 관련 사물의 사진·영상 자료도 함께 보여줍니다. 한 편에 7~9분 분량이며 관광 현장에서 필요한 내용을 짧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주를 더 알고 싶은 일반 이용자도 긴 강의를 들어야 한다는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5편을 더하면서 콘텐츠는 모두 11편이 됐습니다. 제주관광공사는 지난 1월에도 똥돼지와 폭포, 람사르습지, 해녀, 메밀, 제주어를 소재로 6편을 공개했습니다. 주제를 펼쳐놓으면 다루는 영역도 제법 넓습니다. 바다와 폭포, 오름과 람사르습지 같은 자연에서 해녀와 제주마, 메밀과 똥돼지의 생활문화로 옮겨갑니다. 제주어를 거쳐 4·3의 역사까지 들어갑니다. 관광지 소개에 머물지 않고 제주를 이루는 자연과 생활, 역사까지 함께 들여다보는 구성입니다. ■ 많이 가본 제주라면, 이제 설명해보는 제주 영상은 관광 종사자 교육사업에서 출발했습니다. 관광객을 만나는 현장에서는 제주를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생깁니다. ‘김녕이 예쁘다’는 설명만으로는 바다색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답할 수 없습니다. 오름을 추천하는 것과 오름이라는 이름과 지형을 설명하는 일도 다릅니다. 돌하르방이나 제주마처럼 제주를 대표하는 소재일수록 익숙함과 제대로 아는 것 사이에 의외의 거리가 있습니다. 제주관광공사가 교육 콘텐츠의 소재를 ‘왜’에서 찾은 이유입니다. 관광 종사자를 위해 제작했지만 교육 대상은 업계에 한정하지 않았습니다. 공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J-아카데미에서 회원가입한 뒤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제주를 설명해야 하는 순간 정작 답하기 어려웠던 질문들을 영상에 담아 관광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자료로 만들었다”며 “관광 서비스 품질 향상과 제주의 이해를 돕는 교육 영상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2026-08-13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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