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 명이 찾고 1억 2천만 원어치 팔렸다… 수산리에 무슨 일이
관광객 감소와 소비 위축이 이어지는 제주 관광시장에 작은 농촌마을 하나가 눈에 띄는 성적표를 내놨습니다. 지난 주말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에는 7,000명이 찾았습니다.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사탕옥수수는 이틀 만에 1억 2,000만 원어치가 팔렸습니다. 관광객 수보다 소비가 어디에 남았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옥수수가 사람을 불렀다 19일 제주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열린 ‘2026 수산리 사탕옥수수 대잔치’에는 약 7,000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행사 기간 판매된 사탕옥수수는 준비된 물량이 조기에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수산리는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지역은 아닙니다. 하지만 축제 기간만큼은 달랐습니다. 관광객들은 사탕옥수수를 사기 위해 마을을 찾았고 골목과 농경지, 주민들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함께 경험했습니다. 이들이 구매한 것은 농산물만이 아니었습니다. 수산리라는 공간과 계절, 그리고 농촌의 일상이 함께 소비됐습니다. ■ 농산물이 관광 콘텐츠가 되다 이번 행사에서는 ‘JEJU마라CORN’, ‘도그CORN’, ‘사탕옥수수 도슨트’ 등 수산리만의 특색을 살린 프로그램이 운영됐습니다. 주민들은 해설사로 나섰고, 관광객들은 체험 참가자가 됐습니다. 최근 관광시장은 지역의 음식과 문화,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험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여행보다 지역만의 생활과 문화를 체험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습니다. 수산리는 사탕옥수수라는 농산물을 중심으로 이런 흐름을 관광 콘텐츠로 연결했습니다. 행사 종료 후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6.2%가 만족한다고 답했고, 95.3%는 재방문 의향을 나타냈습니다. 수산리를 처음 방문했다는 관광객도 적지 않았습니다. 잘 알려진 관광지가 아니어도 지역만의 자원과 이야기가 새로운 관광 수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결과입니다. ■ 방문객보다 눈에 띈 매출 구조 축제에서 더 눈길을 끈 것은 방문객 수보다 매출의 흐름이었습니다. 행사 기간 기록한 1억 2,000만 원의 매출 대부분은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사탕옥수수 판매에서 나왔습니다. 관광객이 쓴 돈이 생산자에게 곧바로 이어진 셈입니다. 관광산업의 성과를 단순히 방문객 수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찾았느냐보다 어디에서 소비가 이뤄졌고, 그 수익이 누구에게 돌아갔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수산리는 관광과 농업이 지역 안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농산물은 관광 콘텐츠가 됐고, 관광객들의 소비가 바로 주민 소득으로 이어졌습니다. 제주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마을 여행 전담 크리에이터 사업 역시 같은 방향을 향합니다. 지역자원과 이야기를 관광 콘텐츠로 만들고, 주민들이 그 성과를 함께 나누는 방식입니다. ■ 관광지가 아닌 마을의 경쟁력 제주 관광은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해외여행 수요 회복과 관광지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전과 같은 방식만으로는 관광객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졌습니다. 수산리는 이번 축제를 통해 또 다른 길을 보여줬습니다. 새로운 관광시설이나 대규모 개발사업 없이도 지역의 농산물과 주민들의 삶, 마을의 이야기가 관광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주민과 마을 여행 전담 크리에이터가 함께 만든 콘텐츠가 실제 관광객 유입과 주민 소득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지역 자원을 활용한 마을관광 모델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사탕옥수수는 모두 팔렸습니다. 방문객 7,000명, 판매 매출 1억 2,000만 원. 대형 관광지나 유명 상권이 아닌 농촌마을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수산리에 남은 것은 옥수수 판매 실적만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다시 찾을 이유였습니다.
2026-06-1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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