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건 소비가 아니라 기대감이었다”… 제주 지갑, 아직 무겁다
제주 소비심리가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했습니다. 지난달 급락했던 경기 인식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소비자심리지수도 다시 기준선 위로 올라섰습니다. 그런데 더 들여다보면 분위기는 기대만큼 밝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앞으로 경기가 지금보다는 나아질 거라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여행을 가고, 외식을 하고, 소비를 조금 더 늘릴 생각도 다시 살아났습니다. 정작 현재 생활 형편이나 수입 전망은 여전히 기준선을 밑돌았습니다. “살아날 것 같다”는 기대는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실제 지갑 사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2일 발표한 ‘2026년 5월 제주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이달 제주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8로 전월보다 7.3포인트(p) 상승했습니다. 지난달 94.5까지 떨어졌던 지수가 다시 100선을 회복했습니다. ■ “더 나빠질 것 같진 않은데”… 소비심리 한 달 만에 반등 이번 반등은 경기 전망 변화가 이끌었습니다. 현재 경기 판단 지수는 한 달 전보다 17p 오른 87, 향후 경기 전망 지수는 18p 상승한 93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항목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컸습니다. 지난달 제주 소비심리는 크게 흔들렸습니다.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과 내수 둔화 우려가 겹치며 소비자심리지수는 한 달 사이 8.7p 급락했고, 기준선 아래인 94.5까지 내려갔습니다. 무너졌던 심리가 다시 제자리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게 회복세를 이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체감 현실까지 나아졌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현재생활형편 지수는 90, 생활형편 전망은 94에 머물렀습니다. 가계수입 전망도 96으로 여전히 기준선 100 아래였습니다. 경기에 대한 기대는 살아났지만, 실제 생활 여유까지 회복됐다고 느끼는 단계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 “여행은 가고 싶다”… 소비 기대 불구, 지갑은 조심 소비 항목별 지표에서는 변화가 더 뚜렷했습니다. 여행비 지수는 한 달 전보다 6p 오른 83, 외식비 지수도 6p 상승한 87로 집계됐습니다. 교양·오락·문화비 역시 7p 상승했습니다. 관광 성수기 진입과 국제선 회복 기대, 연휴 수요 등이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근 제주 관광시장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와 국제노선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장 분위기가 이를 따라잡지 못합니다. 관광객은 늘었지만, 매출 체감이 돌아온 곳은 제한적이라는 목소리도 이어집니다. 조사에서도 소비지출 전망 지수는 103으로 다시 기준선을 넘었지만, 전국 평균 110보다는 7p 낮았습니다. 소비자들이 소비 회복 가능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씀씀이는 신중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살림은 빠듯한데 집값만 올라”… 생활 부담은 더 또렷 물가와 자산에 대한 불안은 오히려 더 커졌습니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47로 전달보다 2p 상승했고, 주택가격전망CSI도 108로 7p 올랐습니다. 반면 현재 가계저축 지수는 92 수준에 그쳤고, 가계부채 전망은 106으로 다시 높아졌습니다. 경기는 조금 나아질 것으로 보면서도, 동시에 생활비와 주거 부담 역시 더 커질 것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소비자심리지수는 반등 흐름에도 불구하고 전국 평균보다 4.3p 낮았습니다. 생활형편 전망과 가계수입 전망, 소비지출 전망 모두 전국 수준을 밑돌았습니다. 분명 지역 경제가 다시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는 살아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지표는, 그 회복 분위기가 아직 장바구니와 월급 통장까지 내려오진 않았다는 현실도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6-05-22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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