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03] JIBS 8뉴스
제주, "이젠 죄인이 아닙니다."...마음의 짐 덜어내
제주, "이젠 죄인이 아닙니다."...마음의 짐 덜어내
(앵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도 4·3 평화 공원을 찾는 유족들의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4·3 당시 행방불명된 희생자 추모 공간에도 많은 유족들이 찾았습니다.

4·3 특별법이 개정되고 행방불명 수형인들의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잇따라 받아, 4·3 평화공원을 찾는 유족들은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김연선 기잡니다.

(리포트)

(자막)"아버지 이제는 죄인이 아닙니다. 우리 한도 풀었습니다. 사진 한 장 없고.. 아버지 이제 죄인 아닙니다. 우리 만나면 뭐라고 아버지한테 말을 할까요."

74살의 오옥순 할머니는 4·3 당시 태어난 직후 아버지를 여의었습니다.

얼굴도 모르고 이름 석자로만 기억되는 아버지지만, 한 평생 맘속에서 잊힌 적이 없습니다.

오옥순/4·3희생자 유족
(인터뷰)-(자막)"아버지 얼굴을 몰라서 너무 억울합니다. 진짜로. 나라가 왜 그렇게 원수가 돼서 이렇게 했는지."

유족들은 구천을 떠도는 영령들에 닿길 바라며 묘석 앞에 앉아 맘속 이야기를 터놓습니다.

이순자/4·3희생자 유족
(인터뷰)-(자막)"(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등에 업었던) 작은딸 (군.경이) 다리 잡고 빼가서 '죽으면 어떻게 하냐' 하며 울면서 차에 잡혀가셨는데. 저 이제까지 살아서 아버지 차례상 차리고 잔 드리러 왔습니다."

희생자들과 유족들의 눈물이 비가 되어 내리듯, 제주4·3 평화공원엔 비바람이 몰아쳤습니다.

김연선 기자
(s/u)"강한 비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이곳 제주4·3 평화공원을 찾는 유족들의 발길은 이어졌습니다."

21년 만에 4·3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된 소식과, 재심에서 4·3 희생자들의 연이은 무죄 판결 소식에서 유족들은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

한태범/4·3희생자 유족
(인터뷰)-(자막)"다 무죄로 되고 있으니까. 편히, 이 자리에 편히 영면하시길 바라는 (소원) 그거 한 가지."

영상취재 강명철
제주 4·3이 완전한 해결을 향해 한걸음 더 내딛게 되면서, 4.3 유족들은 70여 년간 가슴 속에 묻어뒀던 마음의 짐을 조금 덜어낸 채 4.3평화공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자막)"얼굴도 모르는 며느리입니다."

JIBS 김연선입니다.
김연선(sovivid91@jibs.co.kr) 기자
제주, 정치권 4·3 해결 지원 약속
제주, 정치권 4·3 해결 지원 약속
(앵커)
4·3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된 후 봉행된 4·3추념식을 찾은 정치권의 모습은 예년보다 한결 가벼웠습니다.

그동안 보여온 '네 탓 공방'은 없었고, 앞으로 후속조치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이어서 이효형 기잡니다.

(리포트)
제73주년 4·3추념식에는 여야 3당 지도부도 참석했습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4·3특별법 개정 무산에 대해 책임을 떠넘겨왔지만, 개정안 통과 이후 '네 탓 공방'은 사라졌습니다.

이젠 4·3특별법 이후 풀어야 할 새로운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제주도민들의 염원인 4·3특별법 개정안이 여야 합의에 의해 통과된만큼, 앞으로 이어질 후속조치 역시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태년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인터뷰)-"법에 정해진대로 후속조치는 정부와 국회가 함께 협의하면서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의힘 역시 여야 모두 앞으로도 4·3 희생자 치유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추가 진상조사 등 한걸음 더 나아간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인터뷰)-"4·3유족회나 이런 곳에서 더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추가 진상조사나 희생자 보상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해 더 논의가 진전돼야 한다고 봅니다"

영상취재 고승한
정의당은 70여년 세월을 인내해 온 제주도민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완전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여영국 / 정의당 당대표
(인터뷰)-"한 분의 아픔도 없이 완전한 진상조사와 명예회복은 물론이고요. 평등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 그것이 아픔을 가지고 가신 4·3 영령들의 뜻을 위로하는 진정한 길이라 생각하고"

이효형 기자
(S/U)"4·3추념식을 찾은 여야 정치권 모두 4·3문제의 지속적인 해결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특별법 개정 후속조치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JIBS 이효형입니다."
이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