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를 다시보다 ①] 기후 위기...지하수를 위협하다
(앵커)
제주에서 지하수는 단순히 먹는 물의 개념을 넘어선, 지속가능성의 핵심입니다.
전세계적인 기후 위기는 우리들의 일상 전반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던 물, 즉 수자원 분야도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JIBS는 기후 위기 시대, 제주 지하수의 역할과 우리들의 과제에 대해 4차례에 걸쳐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그 첫 순서로 제주가 왜 지하수에 주목해야 하는지 살펴봤습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전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기후 변화.
가뭄과 홍수 같은 극단적인 기상 변화는 수자원의 입장에선 말 그대로 재난입니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건, 불편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김형준 /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수자원의 공간적인 그리고 시간적인 분포가 지금까지 우리가 알아왔던 세상과는 다른 세상으로 천이가 되고 있는데요.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 한도를 넘어가게 되면 그때부터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이런 기후 변화와 수자원 문제는 단순히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내년 6월에 수확할 양파를 심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하지만 농민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합니다.
물 한방울 머금지 않은 말라버린 땅.
유례없는 가을 가뭄에 농민들의 속도 함께 타들어갑니다.
지하수에 의존해 농사를 지었던 이곳의 농민들은 점차 말라가는 지하수가 가장 큰 걱정입니다.
신영주 / 양파 재배 농민
"농사짓는 사람들이 지하수 물이 풍부해야 농사를 짓지. 올해 같이 가을에 비가 안 온 것은 생전 처음이에요. 물(지하수)을 계속 받으니까 물이 계속 달리고..."
김동은 기자(전남 무안군)
"전세계적인 이상 기후에 한반도 남쪽 끝, 이곳 전남 지역도 빗겨가지 못했습니다.
지하수에 의존한 이 일대는 극심한 가뭄에 소리없는 물전쟁까지 치르고 있습니다"
올해 전남 지역의 강수량은 8백 밀리미터 수준으로, 평년에 비해 60%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 일대 지하수위도 1미터 이상 떨어져 아예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도 생겨날 정돕니다.
김관식 / 전남 무안군 농민
"소공(작은 지하수 관정)을 지금 뚫기는 힘들지. 물 자리가 없어. 소공으로 물을 뽑을 곳이...이게 소공인데, 물 나오는게 저렇게 나오는데..."
수자원이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지하수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크다는 얘깁니다.
지하수는 단순히 먹는 물에 그치지 않고, 식량 생산부터 생태계 유지까지 가장 큰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지하수 고갈로 인한 해수침투가 가속되는 제주의 상황에 비춰보면,
지하수는 단순한 물의 개념을 벗어난 지속가능성의 핵심입니다.
김형준 /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지하수 함양률보다 사용하는 물이 더 많아지게 된다면 은행 계좌에 잔고가 없어지는 것처럼 줄어들게 되겠죠.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게 실제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물의 가치가 휠씬 더 높을 수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심화되고 있는 기후 위기 속에서 수자원, 즉 지하수의 가치와 역할을 새롭게 되짚어 봐야 합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제주방송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윤인수(kyuros@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