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30] JIBS 8뉴스
[4.3 기획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④ "바다에 빠뜨려 집중 사격"...수장 학살의 실체는?
[4.3 기획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④ "바다에 빠뜨려 집중 사격"...수장 학살의 실체는?
(앵커)
다른 지역 형무소로 보내졌던 제주 4·3 수형인들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형무소 밖으로 끌려나와 무차별 희생을 당합니다.

산골짜기나 폐광산 뿐만 아니라, 바다에서도 학살이 자행됐습니다.

남해안 일대에서 벌여졌던 이른바 수장 학살의 실체를 들여다 봤습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섬들이 연이어 늘어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오륙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부산의 대표적 명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보기와 달리 너무나 큰 아픔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일대에서 부산형무소 수형인과 보도연맹원 등을 바다에서 총살하는 이른바 수장 학살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사라져 버린 부산형무소에서 오륙도까지는 직선거리로 1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습니다.

다른 학살과 달리, 왜 이렇게 먼 곳까지 나와야 했을까?

유족들은 그 당시 오륙도 일대의 은밀성에 주목합니다.

김광호 한국전쟁유족회 부산유족회장
"(일대가) 그 당시 한센병, 소위 속된 표현으로 하는 문둥이병, 그 사람들이 살던 집단촌입니다, 여기가...집단촌이다 보니까 들어올 수가 없어요"

하지만 아직 부산 지역 수장 학살의 규모는 전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부산형무소에 수감됐던 4·3 수형인 가운데 생존자를 제외한 1백여명의 행방도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영종 4·3 수형인 (부산형무소 수형 생활)
"어디로 싣고 가서 총살 당하고 있구나 하고 며칠 동안 계속되니까 차츰 내 차례가 가까워졌구나 하는 것을 알았지...싣고 가서 어디에서 총살한거지..."

김동은 기자
"이곳 부산 오륙도를 포함해 남해안 일대에서는 한국전쟁 시기 대규모 학살이 자행됐습니다"

(자료:4·3 수장, 그 흔적을 찾아서)
수장 학살이 벌어진 곳은 진도와 완도 일대 뿐만 아니라, 경남과 부산 등 한 두 곳이 아닙니다.

손이 뒤로 묶인 죄수들이 상륙함 2척에 실려나갔고, 군인들이 발로 차 빠뜨려 머리를 내미는 사람에게 집중 사격을 가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이동현 제주 4·3 연구소 연구원
"조사할때 큰 문제점이 무엇이냐 하면, 자료가 없다는 것, 일단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라는 것, 두번째는 생존자들이 없다라는 것, 수장 학살이라고 하는 학살 형식의 특징입니다"

증거가 남지 않는 수장 학살의 특성상 희생자 규모는 물론,

누구의 어떤 지시로 학살이 자행됐는지 조차 제대로 밝혀진게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김광호 한국전쟁유족회 부산유족회장
"정부에서 제일 먼저해야 할 것은 수형자 기록을 내놔야 됩니다. 이제 이미 다 밝혀진 상황인데 왜 수형자 기록은 안 내놓느냐 이거야..."

유해 조차 사라져 버린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선 수장학살의 실체가 우선 규명돼야 합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제주방송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윤인수(kyuros@jibs.co.kr) 기자
4·3 왜곡 현수막, 논란 끝에 철거 결정
4·3 왜곡 현수막, 논란 끝에 철거 결정
(앵커)
제주자치도와 제주시·서귀포시가 열흘가량 검토한 끝에 4·3의 진실을 왜곡한 현수막을 결국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4·3을 왜곡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처벌 근거 마련 등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신윤경 기잡니다.

(리포트)

우리공화당을 비롯한 4개 단체가 내건 현수막.

추념일을 앞두고 제주사회를 뒤흔들었습니다.

폐회 중에 열린 도의회 4·3 특별위원회도 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4·3특별법 제2조)
4·3특별법 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제주 4·3사건의 정의에 맞지 않고 허위사실을 유포하지 못하도록 한 13조에도 위배된다는 겁니다.

고의숙/제주자치도의회 교육의원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부분에 해당될 수 있다. 이렇게 해당이 된다면 법률적 검토도 필요하지만 좀 더 적극적인 대처가 도에서 필요한 것이 아닌가."

옥외 광고물을 관리하고 있는 행정시장에게는 철거할 의사가 없는지 확인을 받기도 했습니다.

강병삼/제주시장
"철거하는 방향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고려가 아니라 확답을 이자리에서 해주십시오.) 예. 철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종우/서귀포시장
"통상적인 (정당) 활동으로 보지 않고. 4·3 특별법에 위배된 내용으로 봐서 철거하도록 하겠습니다."

추념일 당일 서북청년단의 평화공원 앞 집회 예고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현장에선 맞불 집회 등도 예고된 상황입니다.

현기종/국민의힘 도의원
"유족들이 그 아픈 마음을 가지고 오는데 현장을 못보게 하자 이런.. 물리적 충돌이 없을까요? 상당히 걱정됩니다."

제주자치도는 경찰 등과 협조해 물리적 충돌을 최대한 막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상범/제주특별자치도 특별자치행정국장
"물리적 충돌이 없도록 최대한 안내하고 맞불 집회도 평화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같이 관리 하겠습니다."

4·3 왜곡 사례가 잇따르면서 처벌 근거 마련과 함께 모니터링 기구 설치 필요성도 제기됐습니다.

박두화/더불어민주당 도의원
"(왜곡방지)5.18 민주화 특별법이 마련됐지만 근절되고 있지 않은데요. 그래서 가칭 5.18 미디어센터 설립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논란 끝에 제주 4·3 왜곡 논란이 일었던 현수막은 철거하기로 했지만, 진상규명의 내용을 부정하는 행위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JIBS 신윤경입니다.

영상취재 고승한
제주방송 신윤경(yunk98@jibs.co.kr) 고승한(q890620@naver.com) 기자
"작품 만한 명품 있나요"·면세점이 갤러리를 만나
"작품 만한 명품 있나요"·면세점이 갤러리를 만나
(앵커)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 고객인 면세점에 지역 신진작가들을 위한 갤러리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명품 매장 대신 돈으로는 환산하기 어려운, 문화예술생태계의 새로운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김지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해 1조 원 대 매출을 올리던 한 시내면세점입니다.

코로나19로 휴점과 단축근무를 되풀이 하다 5월 정상 영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화장품부터 패션까지 구매객이 몰리던 브랜드가 많게는 절반 정도 빠져나가 걱정을 키우고 있습니다.

구매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으리란 우려가 나올 정돕니다.

매출에 대한 기대보다 지역 상생을 위한 과감한 실험으로 새로운 성장 기반을 타진하고 나섰습니다.

텅빈 명품 가게가 신진 작가들을 위한 예술 프로젝트 공간으로 탈바꿈한 겁니다.

제주 출신 작가 6명의 작품 30여 점이 개관전의 막을 열었습니다.

면세쇼핑 공간을 차지한 이색갤러리는 작가들에게도 새로운 예술 가치를 경험할 독특한 장소이자 판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기섭 작가
"지역과 네트워크를 충분히 만들수 있는, 그런 힘이 있는 갤러리들이 지역에서 관심을 가지고 작가들과 만남을 갖는다는게 무척 기대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종전 명품 매출과 임대료는, 일부 미술품 판매 수익금이 대신하는 구좁니다.

이 수익금마저도 아트플랫폼 조성사업에 기부할 예정입니다.

이같은 접근 방식은 지역의 신진 작가뿐만 아니라, 지역예술공동체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댑니다.

앞으로 6개월, 명품 매장을 대체한 갤러리의 시장성을 충분히 타진해볼 계획입니다.

윤재필 신라면세점 제주점장
"이번 갤러리를 계기로 저희가 제주지역 문화 생태계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구요. 앞으로 이런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예술가들의 창작활동 지원에서 나아가 문화 허브로 탈바꿈한 면세점의 도전이 새로운 비즈니스 결합모델로의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JIBS 김지훈입니다.

영상취재 오일령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오일령 (reyong510@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