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까지 크는 돗돔 제주 해역서 잡혀
새우 미끼 단 낚시로 어떻게 잡았나
최대어 등극은 어려울 것 같다는데
가거도서 잡힌 2m 돗돔 미니어처로[댓글뒤끝은 댓글에 답하는 코너입니다. 댓글을 통해 기사에서 다루지 못했던 부분을 파보겠습니다. 마음을 울리거나 ‘아차!’ 싶은 댓글도 기다립니다.]
제주 어민이자 태웅호 선장인 김성기 씨는 지난 16일 선상에서 겪었던 일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길이 192㎝, 무게 132㎏에 달하는 초대형 돗돔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낚시 경력 30년이 다 돼가지만 난생 처음 본 대어였습니다.
전설의 심해어라는 돗돔을 성인 남성 3명이 달라붙어 힘든 줄도 모르고 밧줄로 올리는 모습이 공개되자 많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이런저런 게 궁금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가려운 부분을 조금이나마 긁어보겠습니다.
■ 초대형 심해어를 어떻게 낚시로 잡았을까?
선상 낚시로 잡았습니다. 새우를 미끼로 썼습니다. 방어나 부시리 조업 때 쓰는 12호 낚싯줄을 달았습니다. 김 선장은 “미끼로 달린 새우를 물어버린 돔을 본 돗돔이 다시 이걸 잡아먹으려다 걸린 것 같다”고 짐작했습니다. 1시간 넘게 이어진 돗돔과의 줄다리기. 주변 어민까지 달려들었습니다. 밧줄까지 동원해 끌어올렸습니다.
댓글 중에는 “잡아도 되는 건가요?” “방생했으면”하는 의견도 여럿 있었습니다. 돗돔은 조업이 금지된 어종은 아닙니다. 과거에도 제주를 비롯한 여러 해역에서 초대형 돗돔이 잡힌 적이 있습니다. 제주시 관계자는 “해양수산부가 특정 어종에 대해 금어기를 정해 고시하고 있는데, 돗돔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 거래가 됐다고 전해지는데, 시가가 있는 거야?
어민들에게 물어 보니 ‘시가를 매길 수 있겠나?’라는 답이 왔습니다. 수심 500m에서 서식하는 심해어이다 보니 희귀해서 부르는 게 값일 수도 있고도 합니다. 거대한 돗돔을 잡은 김 선장도 “난생 처음 잡은 거라 가격을 모른다. 조업했을 때가 토요일인데 주말엔 수협에서 경매를 안 한다. 그래서 중매인을 통해서 거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용왕이 허락해야 잡을 수 있다”고 전해지면서 어민들끼리 나눠 먹으며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문화도 있답니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관리사무소 등에서 오랜 기간 공직자로 생활한 고경남 씨는 “전설처럼 내려오는 돗돔은 팔지 않고 주민들이 나눠서 먹으며 좋은 일을 공유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크기, 무게는 어떻게 재는 거야? 최대어 여부는?
돗돔을 낚은 뒤 김 선장은 주변 어민들 도움으로 계측했습니다. 어민들이 자가 측정한 최초 길이는 대략 190㎝가 넘었다고 합니다. 지게차에 매달아 사람 키와 비교했고, 줄자를 이용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김 선장도 “당시 주위 분들이 워낙 많아서 길이 재는 사람 따로, 무게 재는 사람 따로 있었다. 길이는 192에서 193㎝ 나왔던 건 맞고, 지게차에 매달아 쟀을 때 132㎏가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거래 과정에서는 길이 183㎝, 무게 140㎏로 측정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도 이후 돗돔 최대어 여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40년가량 매년 최대어 심사를 진행하는 낚시 전문지에 물어봤습니다. 이 낚시 전문지 관계자는 “현재까지 돗돔 최대어는 2016년 2월 22일 전남 여서도에서 잡힌 길이 175㎝, 무게 120㎏짜리”라고 설명했습니다.
자가 측정, 거래 과정에서 측정 결과 모두 기존 돗돔 최대어를 웃도는 기록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김 선장이 잡아 거래까지 마친 돗돔은 최대어 심사에는 오르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전문지 최대어 선정은 조업한 어민이 직접 신청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당 낚시 전문지 관계자는 “최대어 심사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측정 기록이 있어야 하는데, (이에 알맞은) 기록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민들이 경쟁적으로 부풀리기 계측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정확한 기준으로 엄정한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고.
■ 2013년 가거도 해역서 잡힌 2m 돗돔 소환.. 전시관에는 미니어처?
이번에 제주 앞바다에서 초대형 돗돔이 잡히며 화제가 되자, 2013년 전남 가거도 해역에서 잡혔던 돗돔도 소환됐습니다. 당시 이 돗돔을 실제로 측정한 고경남 씨도 당시 일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2013년 가거도 출장소장으로 첫 발령받고 한 달이 안됐는데, 민어 그물에 잡혔다고 해서 새벽에 일찍 달려 나가 직접 줄자로 재고 사진을 찍었거든요.”
당시 측정된 돗돔은 198㎝에 무게 150㎏에 달했습니다. 당시 어민과 마을주민들이 이 돗돔을 나눠 먹었다고 합니다.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가거도 해양보호구역센터 내에 위치한 해양전시관 조성에도 참여한 고경남 씨.
이 해양전시관에는 2013년에 잡은 198㎝ 돗돔을 비롯해 과거 어민들이 잡았던 초대형 돗돔을 기억하고자 170~180㎝로 줄인 미니어처 돗돔 조형물이 전시돼 있습니다. 왜 돗돔 전시물을 2m로 만들지 않았냐는 고경남 씨는 “전시관 층고 때문에 2m 길이로 만드는 건 어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우 미끼 단 낚시로 어떻게 잡았나
최대어 등극은 어려울 것 같다는데
가거도서 잡힌 2m 돗돔 미니어처로[댓글뒤끝은 댓글에 답하는 코너입니다. 댓글을 통해 기사에서 다루지 못했던 부분을 파보겠습니다. 마음을 울리거나 ‘아차!’ 싶은 댓글도 기다립니다.]
제주 어민이자 태웅호 선장인 김성기 씨는 지난 16일 선상에서 겪었던 일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길이 192㎝, 무게 132㎏에 달하는 초대형 돗돔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낚시 경력 30년이 다 돼가지만 난생 처음 본 대어였습니다.
전설의 심해어라는 돗돔을 성인 남성 3명이 달라붙어 힘든 줄도 모르고 밧줄로 올리는 모습이 공개되자 많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이런저런 게 궁금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가려운 부분을 조금이나마 긁어보겠습니다.

지난 16일 초대형 돗돔을 잡은 김성기 선장(왼쪽)이 기념사진을 찍으며 웃는 모습
■ 초대형 심해어를 어떻게 낚시로 잡았을까?
선상 낚시로 잡았습니다. 새우를 미끼로 썼습니다. 방어나 부시리 조업 때 쓰는 12호 낚싯줄을 달았습니다. 김 선장은 “미끼로 달린 새우를 물어버린 돔을 본 돗돔이 다시 이걸 잡아먹으려다 걸린 것 같다”고 짐작했습니다. 1시간 넘게 이어진 돗돔과의 줄다리기. 주변 어민까지 달려들었습니다. 밧줄까지 동원해 끌어올렸습니다.
댓글 중에는 “잡아도 되는 건가요?” “방생했으면”하는 의견도 여럿 있었습니다. 돗돔은 조업이 금지된 어종은 아닙니다. 과거에도 제주를 비롯한 여러 해역에서 초대형 돗돔이 잡힌 적이 있습니다. 제주시 관계자는 “해양수산부가 특정 어종에 대해 금어기를 정해 고시하고 있는데, 돗돔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6일 김성기 선장이 잡은 초대형 돗돔
■ 거래가 됐다고 전해지는데, 시가가 있는 거야?
어민들에게 물어 보니 ‘시가를 매길 수 있겠나?’라는 답이 왔습니다. 수심 500m에서 서식하는 심해어이다 보니 희귀해서 부르는 게 값일 수도 있고도 합니다. 거대한 돗돔을 잡은 김 선장도 “난생 처음 잡은 거라 가격을 모른다. 조업했을 때가 토요일인데 주말엔 수협에서 경매를 안 한다. 그래서 중매인을 통해서 거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용왕이 허락해야 잡을 수 있다”고 전해지면서 어민들끼리 나눠 먹으며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문화도 있답니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관리사무소 등에서 오랜 기간 공직자로 생활한 고경남 씨는 “전설처럼 내려오는 돗돔은 팔지 않고 주민들이 나눠서 먹으며 좋은 일을 공유한다”고 설명했습니다.

2023년 12월 잡힌 초대형 부시리 길이를 재는 모습 (사진, 압둘라호 선장 정진성 씨)
■ 크기, 무게는 어떻게 재는 거야? 최대어 여부는?
돗돔을 낚은 뒤 김 선장은 주변 어민들 도움으로 계측했습니다. 어민들이 자가 측정한 최초 길이는 대략 190㎝가 넘었다고 합니다. 지게차에 매달아 사람 키와 비교했고, 줄자를 이용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김 선장도 “당시 주위 분들이 워낙 많아서 길이 재는 사람 따로, 무게 재는 사람 따로 있었다. 길이는 192에서 193㎝ 나왔던 건 맞고, 지게차에 매달아 쟀을 때 132㎏가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거래 과정에서는 길이 183㎝, 무게 140㎏로 측정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도 이후 돗돔 최대어 여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지난 16일 김성기 선장이 잡은 초대형 돗돔
40년가량 매년 최대어 심사를 진행하는 낚시 전문지에 물어봤습니다. 이 낚시 전문지 관계자는 “현재까지 돗돔 최대어는 2016년 2월 22일 전남 여서도에서 잡힌 길이 175㎝, 무게 120㎏짜리”라고 설명했습니다.
자가 측정, 거래 과정에서 측정 결과 모두 기존 돗돔 최대어를 웃도는 기록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김 선장이 잡아 거래까지 마친 돗돔은 최대어 심사에는 오르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전문지 최대어 선정은 조업한 어민이 직접 신청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당 낚시 전문지 관계자는 “최대어 심사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측정 기록이 있어야 하는데, (이에 알맞은) 기록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민들이 경쟁적으로 부풀리기 계측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정확한 기준으로 엄정한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고.

과거 전남 흑산면 가거도 해역에서 잡힌 대형 돗돔 (사진, 가거도 관리사무소)
■ 2013년 가거도 해역서 잡힌 2m 돗돔 소환.. 전시관에는 미니어처?
이번에 제주 앞바다에서 초대형 돗돔이 잡히며 화제가 되자, 2013년 전남 가거도 해역에서 잡혔던 돗돔도 소환됐습니다. 당시 이 돗돔을 실제로 측정한 고경남 씨도 당시 일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2013년 가거도 출장소장으로 첫 발령받고 한 달이 안됐는데, 민어 그물에 잡혔다고 해서 새벽에 일찍 달려 나가 직접 줄자로 재고 사진을 찍었거든요.”
당시 측정된 돗돔은 198㎝에 무게 150㎏에 달했습니다. 당시 어민과 마을주민들이 이 돗돔을 나눠 먹었다고 합니다.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가거도 해양보호구역센터 내에 위치한 해양전시관 조성에도 참여한 고경남 씨.
이 해양전시관에는 2013년에 잡은 198㎝ 돗돔을 비롯해 과거 어민들이 잡았던 초대형 돗돔을 기억하고자 170~180㎝로 줄인 미니어처 돗돔 조형물이 전시돼 있습니다. 왜 돗돔 전시물을 2m로 만들지 않았냐는 고경남 씨는 “전시관 층고 때문에 2m 길이로 만드는 건 어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2013년 가거도 해역에서 잡힌 돗돔(왼쪽)과 이를 기념해 만든 가거도 해양전시관 내 돗돔 전시물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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