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드 전개에 기체 멈춰.. 승객 202명 전원 하차 조치
현행범 체포된 A씨, 정신과 치료 이력 확인.. 항공보안 시스템 도마 위
이륙 직전 활주로에 진입하던 항공기에서 한 승객이 갑자기 비상문을 열었습니다.
전개된 슬라이드에 항공기는 즉시 기동불능 상태가 됐고, 200명이 넘는 승객은 발이 묶였습니다.
그 문을 연 건, “답답했다”는 이유를 말한 30대 승객이었습니다.
15일 오전 8시 10분쯤, 제주국제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향하려던 에어서울 RS902편 여객기 안에서 비상문 개방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해당 여객기는 승객 202명과 승무원 7명 등 총 209명이 탑승한 상태였으며, 이륙을 위해 활주로 방향으로 이동하던 중 P유도로 부근에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항공사와 공항공사에 따르면, 비상문을 연 사람은 30대 초반 여성 A씨로, 비상구 좌석이 아닌 일반 좌석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통로로 달려가 비상문을 개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비상문이 열리는 순간, 자동 전개된 탈출용 슬라이드가 펼쳐지며 기체는 즉시 기동불능 상태로 전환됐습니다.
항공기는 이륙을 포기하고 주기장으로 견인됐고, 탑승객 전원은 대체 항공편을 이용해 김포로 이동했습니다.
■ “답답해서 열었다”.. 치료 이력도 확인
승무원들은 A씨를 즉시 제지해 공항경찰대에 현행범으로 인계했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폐소공포증이 있어 기내가 너무 답답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A씨가 과거 정신과에서 폐소공포증으로 치료를 받은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현재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입건한 경찰은 정확한 경위와 고의성 여부를 조사 중이며, 사건은 조만간 제주서부경찰서로 이관될 예정입니다.
■ 드러난 구조적 허점.. “막을 수 없었나”
사건 이후 국토교통부와 에어서울 측은 비상구 접근 제어 시스템과 보안 매뉴얼 전반에 대한 점검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단순한 개인의 돌발 행동을 넘어서, 항공보안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비상문 개방이 단 몇 초 만에 가능했고, 승객이 제지 없이 접근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기내 안전 통제의 맹점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입니다.
항공사 한 관계자는 “한 사람의 돌발 행동만으로 항공기 전체 운항이 중단될 수 있다는 사실은, 결국 시스템이 얼마나 허약한지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이번 사건은 일탈이 아닌 경고로 받아들여야 하며, 항공보안 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상문이 열린 경위는 파악됐지만, 왜 그 문을 막을 수 없었는지는 여전히 해명되지 않았다”라며 “닫힌 비상문보다 더 심각한 건, 누구든 열 수 있었던 구조적 허점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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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범 체포된 A씨, 정신과 치료 이력 확인.. 항공보안 시스템 도마 위

항공기 비상문을 강제 개방한 30대 여성 A 씨가 공항경찰대에 인계되는 모습 (사진, 시청자 제공)
이륙 직전 활주로에 진입하던 항공기에서 한 승객이 갑자기 비상문을 열었습니다.
전개된 슬라이드에 항공기는 즉시 기동불능 상태가 됐고, 200명이 넘는 승객은 발이 묶였습니다.
그 문을 연 건, “답답했다”는 이유를 말한 30대 승객이었습니다.
15일 오전 8시 10분쯤, 제주국제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향하려던 에어서울 RS902편 여객기 안에서 비상문 개방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항공기 비상문을 강제 개방한 30대 여성 A 씨가 항공사 직원에 제지되는 모습 (사진, 시청자 제공)
해당 여객기는 승객 202명과 승무원 7명 등 총 209명이 탑승한 상태였으며, 이륙을 위해 활주로 방향으로 이동하던 중 P유도로 부근에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항공사와 공항공사에 따르면, 비상문을 연 사람은 30대 초반 여성 A씨로, 비상구 좌석이 아닌 일반 좌석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통로로 달려가 비상문을 개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비상문이 열리는 순간, 자동 전개된 탈출용 슬라이드가 펼쳐지며 기체는 즉시 기동불능 상태로 전환됐습니다.
항공기는 이륙을 포기하고 주기장으로 견인됐고, 탑승객 전원은 대체 항공편을 이용해 김포로 이동했습니다.

항공경찰대가 항공기 비상문을 강제 개방한 30대 여성 A 씨 인계를 위해 활주로에 들어서는 모습
■ “답답해서 열었다”.. 치료 이력도 확인
승무원들은 A씨를 즉시 제지해 공항경찰대에 현행범으로 인계했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폐소공포증이 있어 기내가 너무 답답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A씨가 과거 정신과에서 폐소공포증으로 치료를 받은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현재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입건한 경찰은 정확한 경위와 고의성 여부를 조사 중이며, 사건은 조만간 제주서부경찰서로 이관될 예정입니다.

제주공항 활주로에 멈춰선 에어서울 여객기 비상문 아래로 탈출용 슬라이드가 작동한 모습 (사진, 시청자 제공)
■ 드러난 구조적 허점.. “막을 수 없었나”
사건 이후 국토교통부와 에어서울 측은 비상구 접근 제어 시스템과 보안 매뉴얼 전반에 대한 점검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단순한 개인의 돌발 행동을 넘어서, 항공보안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비상문 개방이 단 몇 초 만에 가능했고, 승객이 제지 없이 접근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기내 안전 통제의 맹점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입니다.
항공사 한 관계자는 “한 사람의 돌발 행동만으로 항공기 전체 운항이 중단될 수 있다는 사실은, 결국 시스템이 얼마나 허약한지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이번 사건은 일탈이 아닌 경고로 받아들여야 하며, 항공보안 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상문이 열린 경위는 파악됐지만, 왜 그 문을 막을 수 없었는지는 여전히 해명되지 않았다”라며 “닫힌 비상문보다 더 심각한 건, 누구든 열 수 있었던 구조적 허점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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