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선 토론, 정책 토론 실종.. “누가 더 이재명 세게 때리나” 경쟁?
안철수 “AI 공약, 거짓말” 양향자 “찢어야 할 종이”.. 김문수 “형수 만나봤다”까지
국민의힘 대선 경선 첫 토론회가 ‘반(反)이재명) 경연장’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정책과 비전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향한 공격 수위가 핵심이 된 모습입니다.
19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선후보자 1차 경선 토론회는 A조로 편성된 김문수, 안철수, 유정복, 양향자 네 예비후보의 토론이었지만, 내부 경쟁보다 ‘외부 적’을 향한 공격에 치중됐습니다.
양향자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AI 공약을 “빈 깡통”이라 표현하며 공약서를 직접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고, 김문수 후보는 “형수에게 쌍욕을 들은 그 사람도 내가 만났다”라며 감정적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안철수 후보 역시 “챗GPT는 원래 무료인데, 그것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AI 공약을 하느냐”라며 조롱성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이날 토론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공약과 인성을 향한 비판이 도배되다시피 했지만, 정작 각 후보가 내세울 국가 운영 비전과 정책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 ‘정치보다 입씨름’.. “찢고, 만났고, 내가 이긴다”
양향자 후보는 이 후보의 AI 공약을 겨냥해 “무료 챗GPT가 있는데 왜 또 만들자는 것이냐”라며 “100조를 쓴다는 AI 기본사회도 민주당이 실제 추진할 리 없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재명의 공약은 찢어버리는 게 답”이라며 종이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습니다.
이에 안철수 후보가 “챗GPT를 공짜로 주겠다는 말은 그럴듯한 거짓말”이라 거들자, 김문수 후보는 “민주당 공약은 다 찢어야 한다”라고 맞장구를 쳤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직접 겨냥한 경험담까지 꺼내 “형수, 친형, 대장동 주변인까지 다 만났고, 나는 단 한 사람도 비리 연루된 이가 없다”라며 “깨끗한 김문수가 더 낫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재명은 겨우 대장동 하나로 그 난리를 쳤지만, 나는 판교, 광교, 평택 반도체까지 다 개발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 ‘정책은 어디로’.. 국힘, 이재명 비판 위한 코너까지 마련
이날 토론회에는 ‘나라 곳간을 더 거덜 내는 정책은?’이라는 제목의 코너까지 별도로 마련돼,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중 더 나쁜 정책을 골라 비판하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4명의 후보 모두 ‘기본소득’을 선택해 집중 공격했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국민 정신을 망치는 악 중의 악”이라며 기본소득을 비판했고, 안철수 후보는 “남의 돈을 자기 돈처럼 쓰는 권력의 사유화”라고 비판했습니다.
유정복 후보 역시 “나는 상대와 완전히 반대의 위치에 있다”라며 “문제 없는 사람, 바로 내가 이길 사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내부 쟁점은 ‘탄핵’과 ‘계엄’.. 다시 불붙은 윤 전 대통령 책임론
한편, 이번 토론에서 가장 치열했던 순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과 비상계엄 논란을 둘러싼 안철수-김문수 간 공방이었습니다.
안 후보는 “계엄으로 대통령이 파면됐는데 왜 반성과 사과가 없느냐”며 김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렸고, “국민은 ‘계엄 옹호당’이라 규정하고 있다.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이긴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후보는 “계엄은 민주당이 30번이나 탄핵을 시도했기 때문에 불가피했던 선택”이라며 “나는 찬성한 적 없다”고 맞섰습니다. 다만 “헌재의 내란 혐의 삽입과 삭제 등 절차적 문제도 있었다”며 여전히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 “정책은 뒤로”.. ‘이재명 비판 총력전’의 민낯
이날 토론회는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감정 폭탄’과 ‘이슈 소비’만 있었을 뿐, 정작 각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서 내놓아야 할 국가 청사진은 빈칸으로 남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각자 준비해온 정책이나 국정 비전보다 “누가 더 세게 말하느냐”, “누가 더 센 표현을 썼느냐”에 초점이 맞춰졌고, 결과적으로 첫 토론은 ‘비전 실종’과 ‘적대 소비’로 얼룩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대안을 보여줘야지, 상대 비판에만 몰두해서는 중도층 확장도 어렵다”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명만 때려서 본선 가겠나”
첫 경선 토론은 끝났지만, 남은 질문은 여전합니다. ‘이재명을 때린 뒤, 그다음은 무엇인가.’
국민의힘이 본선 경쟁력을 증명하려면, 이 질문에 대한 분명하고 구체적인 답이 필요해 보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철수 “AI 공약, 거짓말” 양향자 “찢어야 할 종이”.. 김문수 “형수 만나봤다”까지

네 후보가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정복, 안철수, 김문수, 양향자 후보. (국민의힘)
국민의힘 대선 경선 첫 토론회가 ‘반(反)이재명) 경연장’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정책과 비전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향한 공격 수위가 핵심이 된 모습입니다.
19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선후보자 1차 경선 토론회는 A조로 편성된 김문수, 안철수, 유정복, 양향자 네 예비후보의 토론이었지만, 내부 경쟁보다 ‘외부 적’을 향한 공격에 치중됐습니다.
양향자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AI 공약을 “빈 깡통”이라 표현하며 공약서를 직접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고, 김문수 후보는 “형수에게 쌍욕을 들은 그 사람도 내가 만났다”라며 감정적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안철수 후보 역시 “챗GPT는 원래 무료인데, 그것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AI 공약을 하느냐”라며 조롱성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이날 토론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공약과 인성을 향한 비판이 도배되다시피 했지만, 정작 각 후보가 내세울 국가 운영 비전과 정책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양향자 후보
■ ‘정치보다 입씨름’.. “찢고, 만났고, 내가 이긴다”
양향자 후보는 이 후보의 AI 공약을 겨냥해 “무료 챗GPT가 있는데 왜 또 만들자는 것이냐”라며 “100조를 쓴다는 AI 기본사회도 민주당이 실제 추진할 리 없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재명의 공약은 찢어버리는 게 답”이라며 종이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습니다.
이에 안철수 후보가 “챗GPT를 공짜로 주겠다는 말은 그럴듯한 거짓말”이라 거들자, 김문수 후보는 “민주당 공약은 다 찢어야 한다”라고 맞장구를 쳤습니다.

김문수 후보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직접 겨냥한 경험담까지 꺼내 “형수, 친형, 대장동 주변인까지 다 만났고, 나는 단 한 사람도 비리 연루된 이가 없다”라며 “깨끗한 김문수가 더 낫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재명은 겨우 대장동 하나로 그 난리를 쳤지만, 나는 판교, 광교, 평택 반도체까지 다 개발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 ‘정책은 어디로’.. 국힘, 이재명 비판 위한 코너까지 마련
이날 토론회에는 ‘나라 곳간을 더 거덜 내는 정책은?’이라는 제목의 코너까지 별도로 마련돼,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중 더 나쁜 정책을 골라 비판하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4명의 후보 모두 ‘기본소득’을 선택해 집중 공격했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국민 정신을 망치는 악 중의 악”이라며 기본소득을 비판했고, 안철수 후보는 “남의 돈을 자기 돈처럼 쓰는 권력의 사유화”라고 비판했습니다.

유정복 후보
유정복 후보 역시 “나는 상대와 완전히 반대의 위치에 있다”라며 “문제 없는 사람, 바로 내가 이길 사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내부 쟁점은 ‘탄핵’과 ‘계엄’.. 다시 불붙은 윤 전 대통령 책임론
한편, 이번 토론에서 가장 치열했던 순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과 비상계엄 논란을 둘러싼 안철수-김문수 간 공방이었습니다.
안 후보는 “계엄으로 대통령이 파면됐는데 왜 반성과 사과가 없느냐”며 김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렸고, “국민은 ‘계엄 옹호당’이라 규정하고 있다.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이긴다”고 주장했습니다.

안철수 후보
김 후보는 “계엄은 민주당이 30번이나 탄핵을 시도했기 때문에 불가피했던 선택”이라며 “나는 찬성한 적 없다”고 맞섰습니다. 다만 “헌재의 내란 혐의 삽입과 삭제 등 절차적 문제도 있었다”며 여전히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 “정책은 뒤로”.. ‘이재명 비판 총력전’의 민낯
이날 토론회는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감정 폭탄’과 ‘이슈 소비’만 있었을 뿐, 정작 각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서 내놓아야 할 국가 청사진은 빈칸으로 남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각자 준비해온 정책이나 국정 비전보다 “누가 더 세게 말하느냐”, “누가 더 센 표현을 썼느냐”에 초점이 맞춰졌고, 결과적으로 첫 토론은 ‘비전 실종’과 ‘적대 소비’로 얼룩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대안을 보여줘야지, 상대 비판에만 몰두해서는 중도층 확장도 어렵다”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19일 서울 강서구 ASSA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선후보 1차 경선 토론회에서 유정복, 안철수, 김문수, 양향자 후보가 나란히 토론에 임하고 있다. 정책보다 ‘반이재명’ 기조가 두드러진 첫 격돌이었다. (국민의힘)
“이재명만 때려서 본선 가겠나”
첫 경선 토론은 끝났지만, 남은 질문은 여전합니다. ‘이재명을 때린 뒤, 그다음은 무엇인가.’
국민의힘이 본선 경쟁력을 증명하려면, 이 질문에 대한 분명하고 구체적인 답이 필요해 보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