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남을 돕고 베풀며 살아온 아버지가 마지막 순간에도 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일을 하길.."

마을회관 지붕을 수리하다 추락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70대 남성이 3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습니다.

오늘(22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정대순 씨(73)가 지난달 24일 경북대학교병원에서 간장과 양측 신장을 기증했습니다.

정 씨는 지난달 13일 마을회관 지붕 수리를 하던 중 예기치 못한 추락 사고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고인의 자녀들은 평소 정 씨가 "삶의 끝에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면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떠나고 싶다"고 했던 뜻을 존중해 장기기증을 결심했습니다.

경상북도 봉화군에서 3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난 정 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14살 때부터 과수원과 양계장 일을 하며 매일 새벽 4시 일과를 시작할 정도로 부지런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아들과 딸은 아버지인 정 씨를 그리워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부지런함으로 가족을 이끌어주셨던 아버지의 모습은 저희에게 큰 가르침이었습니다.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며 헌신하셨던 아버지를 존경하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남습니다. 고생 많으셨고, 이제는 편히 쉬시길 바랄게요"


JIBS 제주방송 김재연(Replay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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