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별 렌터카 차종 선택, ‘공식’이 보인다”
20대 ‘가성비’, 30대 ‘친환경’, 40대 ‘가족 중심’
‘교통수단’→ ‘여행의 성격’ 설계하는 선택지
[편집자 주] 렌터카는 제주 여행의 구조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지표입니다.
단지 몇 명이 제주를 찾았는가보다, 어떤 차를 빌렸는지를 보면 누가, 어떤 방식으로, 어떤 감각으로 제주를 여행하고 있는지가 드러납니다.
제주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데이터로 보는 제주여행 – 렌터카 편’(2025)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의 예약 데이터를 통해 ‘선택의 패턴’을 넘어 ‘선택의 이유’를 읽을 수 있는 실마리를 제시합니다.
이번 2편에서는 여행자의 연령, 일정, 동행 구성원이 어떻게 차종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전기차가 뉴노멀이 되어가는 흐름 속에서 제주의 충전 인프라는 어떤 과제를 안고 있는지도 함께 짚어봅니다.
② 차종 선택, 이제는 ‘패턴’이 아니라 ‘공식’이다
렌터카 예약 통계는 단순히 취향의 나열이 아닙니다.
누가 어떤 차를 선택했는지에는 일정, 관계, 여행 목적까지 함께 투영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20대 이하 이용자는 준중형(27%)과 경차(12%)에 집중돼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실속형 선택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30대는 SUV 이용률이 21%, 전기차 선택 비율이 16%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친환경 소비와 기능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전략형 소비 성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됩니다.
반면, 40대 이상부터는 중형차와 승합차 비중이 두드러졌습니다.
상대적으로 동반 인원이 많은 다인 가족, 넉넉한 공간, 운전 편의성을 우선하는 안정 지향적 선택이 비교적 큰 차를 선호하게 만든 것으로 풀이됩니다.
렌터카는 더 이상 ‘필요에 의한 차량 선택’이 아니라, 여행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우선순위가 반영된 이동 전략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 수치로 본 변화, ‘압축 여행’과 ‘선택의 재편’
최근 3년간의 예약 데이터를 보면, 렌터카 이용 행태가 단순히 줄어든 것만 아니라 구조적으로 달라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주패스의 2022년과 2024년 예약치를 보면 전체 예약건수는 연간 40만 4,301건 → 11만 3,248건으로 약 72%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SUV의 예약 비중은 16% → 19%로 늘고 전기차도 13%대를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반면, 소형차 비중은 4%에서 1%로 급감해 ‘가성비 중심 선택’에서 ‘체험과 기능 중심 소비’로 이동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월별 예약건수는 2022년 7월 3만 8,277건 → 2024년 7월 9,662건, 2022년 8월 3만 1,102건 → 2024년 8월 9,790건으로 각각 74.8%, 68.5% 감소해 여름 성수기마저 예외 없는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이런 수치는 단순 수요 위축이 아닌, 여행 방식 자체의 전환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됩니다.
■ 누구와, 얼마나, 왜 왔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렌터카 선택
차량 선택은 하나의 요인으로만 결정되지 않습니다.
연령, 일정, 동행자 수, 목적지까지 다양한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복합적 소비 결정의 결과였습니다.
2박 3일 일정에 부부나 커플이 함께하는 여행객의 경우, 짐 공간과 주행 성능을 고려해 SUV 전기차를 선호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에 친구와 함께하는 경우에는 합리적인 요금과 실용성을 갖춘 준중형 차량 선택 비중이 눈에 띄었습니다.
3박 이상 장기 일정에 가족 단위로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은 탑승 인원과 수납 여건을 고려해 승합차나 중형 차량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보입니다.
렌터카 업체 한 관계자는 “예전엔 ‘얼마짜리 차 있어요?’라는 질문이 많았다면, 지금은 ‘짐 얼마나 실리나요’, ‘충전 편한가요’처럼 기능성과 편의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 전기차는 늘었는데, 충전은 아직도 불편하다
SUV와 함께 전기차는 제주 여행의 대표차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3년 연속 예약 비중 13% 안팎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30대에서 그 선호도가 두드러집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선택이 바뀐 만큼,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의 개선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 제주도 내 누적 충전기 수는 8,430기로 전국 총 41만 7,437기 가운데 2.0%에 불과합니다.
이는 경기도(28.9%), 서울(15.0%), 부산·경상권(22.9%) 대비 절대 수량과 비중 모두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특히 2023~2024년 사이 증가분은 1,030기에 그쳐 충전 인프라 확장 속도 역시 전국 평균에 크게 못 미치고 있습니다.
렌터카 업계는 “전기차 수요는 늘고 있지만, 관광지 중심의 급속 충전소는 여전히 부족해 일정 중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이 불편함으로 작용한다”라며, “다음 여행에선 내연기관 차량을 선택하겠다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라고 전했습니다.
■ 통계는 충분했지만, 해석은 아직 부족하다
이번 통계는 제주패스 플랫폼의 내국인 전체 예약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러나 도민과 관광객을 구분하지 않은 구조는, 수요 해석의 정밀도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닙니다.
최근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는 외국인 관광객의 차량 수요도 분석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실제 시장 흐름과의 괴리는 불가피했습니다.
제주 렌터카 시장의 핵심 이용자가 관광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관광 목적 이용자만을 별도로 분석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은 정책 설계의 기초 인프라에 가깝습니다.
지금과 같은 통합형 통계만으로는 인프라 예산 배정, 충전소 입지 선정, 차량 공급 조정, 행정 조치 등 어느 것도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렌터카가 보여준 흐름은 분명 유의미했지만, 이를 정책과 서비스 설계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데이터 설계와 세분화된 해석 틀, 그리고 현장 밀착형 조사가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 렌터카가 보여주는 제주여행의 진짜 모습
렌터카는 단지 교통수단이 아닙니다.
그 선택 속에는 여행자의 일정, 동행, 목적, 감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동의 변화는 곧 여행자의 감각 변화이며, 소비 패턴의 재편입니다.
지금 어떤 차가 선택되고 있는지를 보면, 단지 수요의 증가나 감소를 넘어서 여행자들의 사고방식과 생활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까지 엿볼 수 있습니다.
제주 관광이 다음을 준비하려면, 방문객 수가 아닌 ‘선택된 이동수단’에서 시작하는 해석이 필요합니다.
‘얼마나 많이 왔는가’보다 ‘어떻게 여행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차량은 오늘도 제주의 도로를 달립니다.
그 방향은 누군가의 선택에서 시작되고, 그 선택이 지나간 길 위에, 제주 관광의 다음 좌표가 서서히 그려지고 있습니다.
※ 이 기사는 제주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의 ‘데이터로 보는 제주여행 – 렌터카 편’(2025)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제주패스 플랫폼 예약 데이터(2022~2024)를 기반으로 분석했습니다.
전기차 인프라 관련 수치는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의 2025년 4월 기준 전국 충전기 구축 현황 기준 정보와 제주도청 공개 자료를 통해 검토했습니다.
기사 내 일부 수치 비율과 경험 분석은, 제공된 원데이터를 근거로 기자가 직접 추정·계산한 수치와 해석을 포함하며, 이는 제주관광공사 공식 분석 틀을 보완하는 취재 목적의 해석임을 밝힙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대 ‘가성비’, 30대 ‘친환경’, 40대 ‘가족 중심’
‘교통수단’→ ‘여행의 성격’ 설계하는 선택지

[편집자 주] 렌터카는 제주 여행의 구조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지표입니다.
단지 몇 명이 제주를 찾았는가보다, 어떤 차를 빌렸는지를 보면 누가, 어떤 방식으로, 어떤 감각으로 제주를 여행하고 있는지가 드러납니다.
제주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데이터로 보는 제주여행 – 렌터카 편’(2025)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의 예약 데이터를 통해 ‘선택의 패턴’을 넘어 ‘선택의 이유’를 읽을 수 있는 실마리를 제시합니다.
이번 2편에서는 여행자의 연령, 일정, 동행 구성원이 어떻게 차종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전기차가 뉴노멀이 되어가는 흐름 속에서 제주의 충전 인프라는 어떤 과제를 안고 있는지도 함께 짚어봅니다.

② 차종 선택, 이제는 ‘패턴’이 아니라 ‘공식’이다
렌터카 예약 통계는 단순히 취향의 나열이 아닙니다.
누가 어떤 차를 선택했는지에는 일정, 관계, 여행 목적까지 함께 투영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20대 이하 이용자는 준중형(27%)과 경차(12%)에 집중돼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실속형 선택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30대는 SUV 이용률이 21%, 전기차 선택 비율이 16%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친환경 소비와 기능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전략형 소비 성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됩니다.
반면, 40대 이상부터는 중형차와 승합차 비중이 두드러졌습니다.
상대적으로 동반 인원이 많은 다인 가족, 넉넉한 공간, 운전 편의성을 우선하는 안정 지향적 선택이 비교적 큰 차를 선호하게 만든 것으로 풀이됩니다.
렌터카는 더 이상 ‘필요에 의한 차량 선택’이 아니라, 여행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우선순위가 반영된 이동 전략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 수치로 본 변화, ‘압축 여행’과 ‘선택의 재편’
최근 3년간의 예약 데이터를 보면, 렌터카 이용 행태가 단순히 줄어든 것만 아니라 구조적으로 달라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주패스의 2022년과 2024년 예약치를 보면 전체 예약건수는 연간 40만 4,301건 → 11만 3,248건으로 약 72%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SUV의 예약 비중은 16% → 19%로 늘고 전기차도 13%대를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반면, 소형차 비중은 4%에서 1%로 급감해 ‘가성비 중심 선택’에서 ‘체험과 기능 중심 소비’로 이동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월별 예약건수는 2022년 7월 3만 8,277건 → 2024년 7월 9,662건, 2022년 8월 3만 1,102건 → 2024년 8월 9,790건으로 각각 74.8%, 68.5% 감소해 여름 성수기마저 예외 없는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이런 수치는 단순 수요 위축이 아닌, 여행 방식 자체의 전환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됩니다.

■ 누구와, 얼마나, 왜 왔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렌터카 선택
차량 선택은 하나의 요인으로만 결정되지 않습니다.
연령, 일정, 동행자 수, 목적지까지 다양한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복합적 소비 결정의 결과였습니다.
2박 3일 일정에 부부나 커플이 함께하는 여행객의 경우, 짐 공간과 주행 성능을 고려해 SUV 전기차를 선호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에 친구와 함께하는 경우에는 합리적인 요금과 실용성을 갖춘 준중형 차량 선택 비중이 눈에 띄었습니다.
3박 이상 장기 일정에 가족 단위로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은 탑승 인원과 수납 여건을 고려해 승합차나 중형 차량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보입니다.
렌터카 업체 한 관계자는 “예전엔 ‘얼마짜리 차 있어요?’라는 질문이 많았다면, 지금은 ‘짐 얼마나 실리나요’, ‘충전 편한가요’처럼 기능성과 편의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 전기차는 늘었는데, 충전은 아직도 불편하다
SUV와 함께 전기차는 제주 여행의 대표차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3년 연속 예약 비중 13% 안팎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30대에서 그 선호도가 두드러집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선택이 바뀐 만큼,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의 개선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 제주도 내 누적 충전기 수는 8,430기로 전국 총 41만 7,437기 가운데 2.0%에 불과합니다.
이는 경기도(28.9%), 서울(15.0%), 부산·경상권(22.9%) 대비 절대 수량과 비중 모두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특히 2023~2024년 사이 증가분은 1,030기에 그쳐 충전 인프라 확장 속도 역시 전국 평균에 크게 못 미치고 있습니다.
렌터카 업계는 “전기차 수요는 늘고 있지만, 관광지 중심의 급속 충전소는 여전히 부족해 일정 중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이 불편함으로 작용한다”라며, “다음 여행에선 내연기관 차량을 선택하겠다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라고 전했습니다.

■ 통계는 충분했지만, 해석은 아직 부족하다
이번 통계는 제주패스 플랫폼의 내국인 전체 예약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러나 도민과 관광객을 구분하지 않은 구조는, 수요 해석의 정밀도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닙니다.
최근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는 외국인 관광객의 차량 수요도 분석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실제 시장 흐름과의 괴리는 불가피했습니다.
제주 렌터카 시장의 핵심 이용자가 관광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관광 목적 이용자만을 별도로 분석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은 정책 설계의 기초 인프라에 가깝습니다.
지금과 같은 통합형 통계만으로는 인프라 예산 배정, 충전소 입지 선정, 차량 공급 조정, 행정 조치 등 어느 것도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렌터카가 보여준 흐름은 분명 유의미했지만, 이를 정책과 서비스 설계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데이터 설계와 세분화된 해석 틀, 그리고 현장 밀착형 조사가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 렌터카가 보여주는 제주여행의 진짜 모습
렌터카는 단지 교통수단이 아닙니다.
그 선택 속에는 여행자의 일정, 동행, 목적, 감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동의 변화는 곧 여행자의 감각 변화이며, 소비 패턴의 재편입니다.
지금 어떤 차가 선택되고 있는지를 보면, 단지 수요의 증가나 감소를 넘어서 여행자들의 사고방식과 생활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까지 엿볼 수 있습니다.
제주 관광이 다음을 준비하려면, 방문객 수가 아닌 ‘선택된 이동수단’에서 시작하는 해석이 필요합니다.
‘얼마나 많이 왔는가’보다 ‘어떻게 여행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차량은 오늘도 제주의 도로를 달립니다.
그 방향은 누군가의 선택에서 시작되고, 그 선택이 지나간 길 위에, 제주 관광의 다음 좌표가 서서히 그려지고 있습니다.

※ 이 기사는 제주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의 ‘데이터로 보는 제주여행 – 렌터카 편’(2025)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제주패스 플랫폼 예약 데이터(2022~2024)를 기반으로 분석했습니다.
전기차 인프라 관련 수치는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의 2025년 4월 기준 전국 충전기 구축 현황 기준 정보와 제주도청 공개 자료를 통해 검토했습니다.
기사 내 일부 수치 비율과 경험 분석은, 제공된 원데이터를 근거로 기자가 직접 추정·계산한 수치와 해석을 포함하며, 이는 제주관광공사 공식 분석 틀을 보완하는 취재 목적의 해석임을 밝힙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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