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31] JIBS 8뉴스
[4.3 기획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⑤ 묻혀있는 진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4.3 기획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⑤ 묻혀있는 진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앵커)
JIBS는 올해 제주 4·3 75주년을 맞아, 제주 중산간의 숨겨진 피난처에서 시작해 대전과 대구, 부산 지역까지 4·3 행방불명 희생자들의 경로와 비극의 학살터 등을 전해드렸습니다.

이는 4·3의 참혹함과 아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묻혀있는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은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합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제주 중산간 일대에서 확인된 수많은 피난처.

이 죽음의 피난과 무차별 토벌, 그리고 억울한 옥살이.

한국전쟁 직후 이뤄진 대규모 학살까지.

이 수많은 비극의 공간의 공통점은 한가지.

여전히 그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김종현 전 대전산내학살 희생자 유족회장
"대전형무소가 피난을 가면서 한 트럭 서류를 싣고 갔다가 수복할때 다시 실어왔다는 거에요. 그런데 서류가 하나도 없대요. 없다니까 찾을 방법이 없잖아요"

제주 4·3 행방불명인은 4천255명.

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희생됐는지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4·3 유해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제주 중산간과 한라산 일대의 수많은 피난처는 7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생존을 위한 마지막 피난길과 그 지명을 알고 있던 사람들이 이제 거의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상봉 한라산 인문학 연구가
"주변의 지명들을 확보해야 (증언) 채록에 나오는 그 지명 속의 위치를 그나마 축소하면서 4.3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겁니다"

4·3 당시 전국 형무소에 대한 추가 조사도 필요합니다.

한국전쟁 직후 형무소별로 4.3 수형인들을 포함해 대규모 이감 조치가 이뤄지는데,

누가, 어디서 마지막 수형 생활을 했는지, 즉 행형 기록이 있어야 희생된 위치라도 최소한 추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광호 한국전쟁유족회 부산유족회장
"1950년에 죽여놓고는 1958년까지 근무했다고 근무 기록이 돼 있어요. 수형자 기록, 이감자 기록, 학살자 기록만 보면 다 알 수 있다"

지난 2003년 이후 20년만에 정부 차원의 추가 진상 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조사 권한 문제는 여전히 걸림돌입니다.

양정심 제주 4·3 평화재단 조사연구실장
"저희가 조사를 하지만, 직접 스켄을 하거나 수집은 할 수 없고, 그 기관에서 보내줘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군이나 경찰의 협조가, 더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고..."

양동윤 제주 4·3 도민연대 대표
"조사 권한이 있어야 되거든요. 부산형무소를 언제든지 들어가서 자료를 들여다 볼 권한, 국가기록원을 찾아가서 국가기록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하는데 이게 없어요"

4·3 수형인과 행방불명 희생자들의 진상을 밝히는 건, 전국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의 실체도 규명할 수 있는 길입니다.

재심과 배보상까지, 많은 사람들이 4.3은 이제 정리됐다고 말하지만,

묻혀있는 진실을 찾는 일은 여전히 우리들의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제주방송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윤인수(kyuros@jibs.co.kr) 기자
4.3 왜곡 현수막 철거.. 극우 망동 비판
4.3 왜곡 현수막 철거.. 극우 망동 비판
(앵커)
4·3의 진실을 왜곡해 논란이 됐던 현수막들이 모두 철거됐습니다.

극우세력의 4·3 흔들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하창훈 기잡니다.

(리포트)

제75주년 4·3 추념일을 앞두고 내걸렸던 현수막입니다.

제주4·3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하며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라며, 4·3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결국 제주 곳곳에 내걸렸던 이 현수막들이 모두 철거됐습니다.

통상적인 정당 활동을 위한 옥외광고물로 보기 힘들고, 희생자와 유족의 권익보호를 위한 4.3특별법을 위반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수막을 내건 우리공화당 등 4개 단체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현수막은 4·3의 주동자를 비판하기 위해 내걸었다며, 현수막 철거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대탄 우리공화당 상임고문
계고장도 없이 전화 한 통도 없이 판결문도 없이 이렇게 하는 것은 완전히 폭도입니다. 폭도..

4·3 왜곡과 극우세력 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4·3희생자와 유족들을 위로하고 평화의 가치를 재조명해야 하는 시기가 됐지만, 역사왜곡과 조직적인 4·3 흔들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엔 4·3 당시 민간인 학살을 자행했던 서북청년단이 추념일 당일 집회까지 예고하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주영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
그대들의 몰지각한 행위가 아픔의 역사를 겪은 도민들에 대한 기만임을 명백히 인지하라.

제주4·3에 대한 왜곡 시도가 끊이지 않으면서, 처벌 근거 마련 등 제도적인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JIBS 하창훈입니다.

영상취재 오일령
제주방송 하창훈 (chha@jibs.co.kr) 오일령(reyong510@naver.com) 기자
입도 못 뗀 청문회, 부실한 자료 제출로 논란
입도 못 뗀 청문회, 부실한 자료 제출로 논란
(앵커)
매출만 3천억원이 넘는 제주자치도 산하 최대 공기업이 삼다수를 제조하는 개발공사입니다.

개발공사 사장 인사 청문회가 제대로 시작도 못한 채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신윤경 기잡니다.

(리포트)

백경훈 제주자치도개발공사 사장 예정자를 대상으로 열린 도의회 인사청문회.

시작하자마자 청문위원 중 한 명이 의사 진행발언을 통해 문제를 제기합니다.


사장 예정자가 배우자나 자녀의 재산내역을 전혀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강경문 /국민의힘 도의원
"내용이 없는 부실한 자료를 가지고 인사 청문회를 한 적은 지금까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자료를 보면 도의회 도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저는 보여집니다.

시작 10분 만에 청문회는 중단됐습니다.

인사청문위원회는 한 시간 가량 논의 끝에 산회를 결정했습니다.

재산 관련 자료 제출이 부실할 뿐 아니라 개발공사 운영과 관련해서도 예정자의 철학이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송창권/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
"인사청문회를 단순히 통과 의례로만 생각하는 것인지 또는 관련 규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인지 인사 청문회 준비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합니다."

입도 떼지 못한 채 청문회장을 나서는 대상자가 된 백경훈 개발공사 사장 예정자.

다음달 5일 다시 청문회 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백경훈/제주자치도개발공사 사장 예정자
"의회에서 지적하신 사항을 4월 3일까지 완벽히 제출해서 4월 5일날 청문회를 제대로 다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LH부사장을 지낸 백경훈 예정자는 공기업 전문가로 평가받으며 개발공사 사장으로 내정됐습니다.

정작 부실한 자료 제출이 문제가 되며 청문회가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연매출 3천억 원 규모의 개발공사의 비전을 어떻게 제시할지도 주목받게 됐습니다.

JIBS 신윤경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제주방송 신윤경(yunk98@jibs.co.kr) 강명철(kangjsp@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