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02] JIBS 8뉴스
제주, 4·3 기획, 5. '한라산 피난' 역사 조사 시급
제주, 4·3 기획, 5. '한라산 피난' 역사 조사 시급
(앵커)
JIBS는 올해 4·3 73주년을 맞아 4·3 당시 피난민들의 피신처와 군경 주둔소 등을 집중 보도해 드렸습니다.

당시 피난처와 주둔소 위치를 정확하게 확인하는건, 4·3 당시 실상을 확인하는 가장 중요한 현장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한라산 등 제주 산간 지역의 조사는 거의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지난 1950년대 말쯤 한라산 '종남궤' 부근에서 소를 키우던 강상흥 할아버지의 증언은 충격적입니다.

강상흥 할아버지(81세)/서귀포시 하원동
(인터뷰)-(자막)-"소 찾으러 다니면서 완전한 시신을 본 것은...우비같은 것에 완전히 덮혀서..."

60년대쯤에는 윗세오름 부근에서 사람 두개골을 직접 보기도 했습니다.

강상흥 할아버지(81세)/서귀포시 하원동
(인터뷰)-(자막)-"해골만 저 윗세오름 제일 서쪽 오름 앞에서 길 옆에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강 할아버지가 지목한 곳은 해발 1천1백미터 부근인 볼레오름보다 각각 1백여미터, 6백여미터나 높은 곳입니다.

4·3 당시 한라산 피난민들의 피신했을 것으로 알려졌던 볼레오름보다 휠씬 높은 곳까지 피신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깁니다.

한라산 곳곳에선 4·3 피난민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집터도 발견됩니다.

김동은 기자
(S/U)"4·3 당시 수많은 주민들이 한라산으로 피신해 왔지만, 한라산에 대한 정확한 연구 조사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4·3 진상조사가 해안가 마을 집단 학살 등 피해 조사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한라산 일대 4·3 피난민에 대한 조사와 연구엔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김은희 제주 4·3 연구소 연구실장
(인터뷰)-(자막)-"지금까지는 해안에서 중산간 일대 중심으로 조사가 됐다면, 여기(한라산)는 아예 그림자인 거죠. 한라산 지역은 아직까지 뿌연 그림자 상태에요"

4·3 당시 한라산 피난과 토벌 작전 실태 조사가 시급한 건 직접 토벌작전에 참가하거나, 유해를 목격한 증언자들이 고령이라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홍복순 할머니(91세)/서귀포시 표선면
(인터뷰)-(자막)-"고사리 꺾으러 굽은돌장(지형명)에 가서 보면 시체가 있었다. 사람 죽은 시체가...그냥 이런 담 옆에도 있고, 저 넓은 곳에서 엎어져서 죽고..."

게다가 한라산 일대에 예전 지명을 알고 있는 사람이나, 조사 연구를 할 전문 인력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한상봉 한라산 인문학 연구가
(인터뷰)-(자막)-"한라산의 궤나 지역을 알 수 있는 사람들이 다 돌아가셨다는 것, 또 그 당시 피난민들이, 왔던 사람들이 학살을 당해서 그것을 말해줄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한라산과 중산간 일대 피난처와 군경 주둔소 같은 4·3의 핵심 증거들이 70년이 넘는 시간 속에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박찬식 전 제주4·3연구소장
(인터뷰)-(자막)-"농지로 개간되면서 많이 훼손되고 있는데 이제라도 군경 주둔소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더불어서 문화재 지정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난 1949년 3월 토벌대가 한라산에서 내려오면 살려주겠다고 하자, 백기를 들고 하산한 피난민만 무려 만명에 이릅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불법 군법회의에 넘겨져 사형당하거나 형무소로 보내졌고 목숨을 잃습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아직도 한라산에서 베어 있는 4.·3 당시 죽음의 피난과 토벌의 역사를 정확히 밝혀내는 게, 제주 4·3 진상 규명의 가장 중요한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김동은 기자
(제주) 제주4·3과 연결된 여순 사건...첫 공동 역사 수업
(제주) 제주4·3과 연결된 여순 사건...첫 공동 역사 수업
(앵커)
제주 4·3 당시 여수에 있던 국군 14연대가 제주에 내려가 진압하라는 상부 지시가 양민학살이라며 반발하며 발생한게 여순 사건입니다.

제주 4·3과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아픈 역삽니다.

여수와 순천 학생과 교사, 희생자 유족들이 제주 4·3을 배우고 아픔을 같이하겠다며 제주를 찾았습니다.

안수경 기잡니다.

(리포트)
1948년 10월 여수 14연대에 제주 4·3 사건 진압 명령이 내려집니다.

그러나 일부 군인들이 10월 19일 동족상잔에 반대하며 반란을 일으켰고, 여수와 순천을 장악하며 정부에 대항했습니다.

정부 진압이 시작되면서 여수와 순천을 중심으로 군인과 주민 만천여명이 학살됐습니다.

제주 4·3과 끊을 수 없는 역사인 여순 10·19 사건입니다.

전남 여수 안산중, 순천 팔마중 학생들이 제주를 찾았습니다.

또래 제주 학생들과 제주 4·3과 여순 10·19를 서로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 지역의 아픈 역사를 주제로 평화 인권 교육 공동수업이 진행된 건 처음입니다.

홍일낭 한림여중 2학년
(인터뷰)-(자막)"여순친구들과 얘기를 하면서 저희 제주4·3이 널리 퍼졌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저희도 여순사건에 대해서 알게되어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순 10·19 사건의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 노력은 제주 4·3을 그대로 따라 진행중입니다.

그래서 제주에서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이어져온 과정 하나하나가 여수와 순천 학생들에겐 의미있게 전해졌습니다.

문석형 순천팔마중 2학년
(인터뷰)-(자막)"4·3 관련해서 다양한 수업을 해서 친구들이 많이 알고 있는 것 같고, 저희도 그것을 좀 본받아서 여순10·19 그리고 제주4·3도 함께 알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주 4·3은 이미 특별법을 만들어 유해를 발굴하고, 피해 보상까지 검토되고 있지만, 여순 10·19 특별법은 아직도 국회에 계류중이고 진상 규명도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여순 10·19 교육 역시 걸음마 단계라 여러 교과목을 연계해 진행되는 제주 4·3은 좋은 모델이 됐습니다.

장만근 여수 안산중 교사
(인터뷰)-(자막)"(학생들이) 아는 것 뿐만 아니라 본인들이 체험한 것을 친구들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앞으로 어떻게 저도 돌아가서 학생들에게 수업할 지에 대해서 고민했던 시간인 것 같습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제주4·3과 여순10·19를 연계한 평화 인권 교육이 시작되면서, 4·3의 전국화는 한 걸음을 더 내딛게 됐습니다.

JIBS 안수경입니다.

안수경 기자
제주, 차세대 지상파 서비스 곧 상용화...주파수당 '12개 무료 채널'
제주, 차세대 지상파 서비스 곧 상용화...주파수당 '12개 무료 채널'
(앵커)
조만간 사용료를 내며 케이블이나 IPTV에 가입하지 않아도 50여개의 지상파 채널을 무료로 즐길 수 있게 됩니다.

방송망과 5G통신망이 융합된 차세대 지상파 방송 서비스 기술 실증연구가 제주에서 마무리돼 가고 있습니다.

조창범 기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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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제주에선 10여년째 차세대 지방파 방송 서비스 실증 연구가 진행돼 왔습니다.

방송망과 5G통신망이 융합된 ATSC 3.0이 핵심 기술입니다

ATSC 3.0 기술을 기반으로 UHD방송이 시작되면, 1개 방송사가 하나의 주파수로 최대 12개의 채널을 동시에 송출할 수 있게 됩니다.

시청자들은 유료 방송에 가입하지 않아도, 훨씬 다양한 지상파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게 됩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싱크)-자막"오늘 지상파 UHD 방송기술을 활용한 혁신 서비스 시연이 방송의 공공성을 강화하면서도 방송산업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ATSC3.0은 5G인터넷망과 결합돼 있어, 난시청 지역이나 이동중인 차량에서도 끊김 없이 방송 콘텐츠 시청이 가능해 집니다.

코로나 19 발생 상황이나 태풍 등 각종 재난 정보도 12개 채널 가운데 하나로 전송되고, TV는 물론 모바일에서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싱크)-자막"한국과 미국이 도입한 차세대 방송 표준인 ATSC 3.0은 초고화질 뿐만 아니라 다채널, 이동성, 양방향 등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TV 광고도 시청자 성별과 연령에 맞춰, 관심 분야 광고만 맞춤형으로 송출하는 타깃 광고 서비스도 가능합니다.

특히 저화질 영상으로 제작된 콘텐츠도 AI 학습엔진이 실시간 고화질로 변화시켜 송출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박성익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인터뷰)-자막"IP기반 기술을 채택했기 때문에 시청자 맞춤형 방송도 할 수가 있습니다. 즉 개인에 맞춘, 최적화된 개인 성향을 반영한 맞춤 방송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영상취재 고승한
ATSC 3.0 기반 차세대 방송 서비스 기술은 경영위기에 처한 지상파 방송국에는 새로운 기회를, 시청자에게는 무료로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게 될 전망입니다.

JIBS 조창범입니다.
조창범 기자
제주, 9년만에 실내 추념식...대통령 참석 유력
제주, 9년만에 실내 추념식...대통령 참석 유력
(앵커)
제73주년 4·3추념식이 내일 열립니다.

내일 날씨가 좋지 않아서, 9년만에 실내에서 추념식이 열릴 예정이라, 추념식 규모는 역대 최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추념식엔 문재인 대통령 참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효형 기잡니다.

(리포트)
정성껏 음식을 마련하고 영령들께 잔을 올립니다.

제73주년 4·3추념식을 하루 앞두고 유족회에서 위령제를 봉행했습니다.

올해는 4·3특별법 개정안 통과 소식을 영령들께 보고할 수 있어 유족들은 마음의 큰 짐을 덜었습니다.

오임종 /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인터뷰)-"70여년 동안 아픔을 치유해온다 했지만 이번은 남다른 해인 것 같습니다. 이제 4·3해결의 완결을 약속하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이것을 영령들께 보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4·3특별법이 통과됐지만 잊어선 안될 과제를 이야기하는 전야제 행사도 마련됐습니다.

코로나19로 제한된 상황에서도 73년의 세월을 도민이 함께 기억하고 되새길 다양한 공연이 진행됐습니다.

4·3이 전국화되며 다양한 세대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기그룹 방탄소년단의 팬클럽은 4·3을 기억하겠다며 동백핀배지 150개를 만들어 기증했습니다.

앞으로 매달 동백핀배지를 제작해 기증하기로 했고, 4·3평화재단은 4·3 관련 행사와 교육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조정희 / 제주4·3평화재단 기념사업팀장
(인터뷰)-"주시면서 하신 말씀이 한 번에 일회성으로 기증행사를 하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뱃지를 제작해서 후원을 해주고 싶다는 뜻을 밝히셨거든요"

내일 봉행될 제73주년 추념식은 비 예보에 따라 지난 2012년 추념식 이후 9년만에 실내에서 봉행됩니다.

문재인 대통령 참석 유력
70여명 정도의 역대 가장 작은 규모로 봉행되는데,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이 유력하고,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합니다.

영상취재 오일령
제주자치도는 추념식 당일 평화공원 방문을 가급적 자제해줄 것과 온라인 추모관 활용을 적극 당부했습니다.

이효형 기자
(S/U)"9년만에 실내에서 열리는 등 행사 규모는 작아졌지만, 수년을 애태워온 4·3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 처음으로 열리는 추념식인만큼, 제73주년 4·3 추념식의 의미는 어느 때보다 특별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JIBS 이효형입니다."
이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