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별자치도 15년 뭘 남겼나? ① 특별함 없는 '특별자치도'...궤도 수정 불가피
(앵커)
다음 달 1일이면 제주가 특별자치도가 된 지 꼭 15년이 됩니다.
특별자치도가 제주를 발전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자치권을 빼앗기고 개발 부작용만 커진 채 이름뿐인 특별자치도가 돼 버렸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JIBS는 특별자치도 15주년을 진단하고,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살펴보는 기획 뉴스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로, 왜 특별자치도가 특별함을 잃어버리고, 도민들의 삶의 질을 바꿔 놓지 못한 건지 짚어봤습니다.
이효형 기잡니다.
(리포트)
2006년 7월 1일.
제주를 연방 주에 가까운 자치도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구상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했습니다.
노무현 前 대통령 / 2006년 7월 1일
(싱크)-"오늘부터 제주는 외교 국방 사법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고도의 자치권을 갖게 됩니다"
외교, 국방, 사법 등을 뺀 국가 사무를 제주로 넘겨주기로 했고, 제주를 위해 특별법까지 만들었습니다.
제주도민들의 기대감은 높았고, 시군을 폐지하는 결정까지 내렸습니다.
김태환 前 제주자치도지사 / 2006년 7월 1일
(싱크)-"제주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의 1%를 뛰어넘어 세계의 1%가 될 수 있습니다"
시작은 거창했지만, 제주의 비전인 국제자유도시와 맞물리며 제주특별법 개선은 규제완화에 더 많은 무게가 실렸습니다.
특별자치도는 개발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고, 제주의 인구와 재정 등 겉모습은 커졌지만 여기에 따른 부작용으로 도민들의 피로감만 높였습니다.
특별자치도를 시작한 참여정부의 뒤를 잇는 문재인 정부 역시 특별자치도 완성 공약을 들고나왔지만, 그뿐이었습니다.
(싱크)-"우리 모두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완성을 통해 분권 공화국 대한민국의 힘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15년이 지난 지금도 특별자치도는 도민들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민 10명 중 4명 정도는 여전히 특별자치도의 배경과 의미를 모르고 있습니다.
또 특별자치도의 도민 복리 기여도도 긍정 답변이 절반이 안 되고, 제주의 자치역량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평가가 높아 특별자치도라는 이름이 무색해졌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정체제개편 논의도 수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정작 제주에 자치권을 보장하겠다는 정부에서 막고 있습니다.
양덕순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인터뷰)-"일부 도민들은 15년이라고 하는 특별자치도의 추진을 이렇게 표현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얻은 것은 특별자치도라는 명칭이고 잃은 것은 생활 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하는 기초단체 폐지라는 자조적인 비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여기에 제주의 실험을 바탕으로 추진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특별하지 않은 특별자치도가 된 제주는 새로운 추진 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JIBS 이효형입니다.
이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