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긴박했던 5분, 구급차서 태어난 '새 생명'
"양수가 터졌어요, 아이가 나올 것 같아요"
지난 19일 오후 9시 25분경, 제주동부소방서 상황실로 긴박한 목소리의 신고전화가 들어왔습니다.
아이가 나올 것 같다는 신고에 현장 인근 표선119센터에서 고봉만 소방교와 서강훈 소방사, 배민주 소방사 등 구급대원 3명이 즉시 출동했습니다.
현장에 출동하며 지속적으로 산모 측과 소통을 했고, 이 과정에서 산모의 양수가 터졌다는 것을 미리 알 수 있었습니다.
진통 주기도 분만이 임박했을 정도로 짧아졌다는 사실도 사전에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은 산모를 급히 구급차에 태워 산모가 다니던 병원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출발한지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구급차는 길가에 멈춰서야 했습니다. 태아의 머리가 보이기 시작한 겁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린 서강훈 소방사는 "산모가 진통이 너무 심하다고 해서 동료가 살펴보니 '머리가 보인다'고 했다"며 "바로 차를 멈춰 응급분만을 실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출산을 위한 응급분만이 시작됐고, 정차한 구급차 안 상황은 더 긴박해졌습니다.
다행히도 응급분만을 대비해 특별교육을 받았던 구급대원들은 침착하게 대응하기 시작했고 성공적인 분만이 이뤄졌습니다.
건강한 여자아이가 무사히 세상으로 나왔고, 상황실을 통해 연결된 의료진의 지원을 받아 탯줄을 잘랐습니다.
이 모두 이송을 시작한 지 5~6분 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서강훈 소방교는 "미리 응급분만 교육을 받은 게 큰 도움이 됐다"라며 "분만과정도 그랬지만 분만 이후 반드시 점검해야 할 산모와 신생아의 상태 등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한편으론 당황스럽고 한편으론 신기했다. 다행히 산모와 아기 둘 다 건강했다"며 "소방대원을 하면서도 흔치 않은 경험이어서 더 기억에 남고 보람찼다"고 당시 기분을 설명했습니다.
대원들은 아이를 품에 꼭 안은 채 서귀포의료원에 도착했고, 아이와 산모는 무사히 병원으로 인계됐습니다.
대원들은 산모나 아기가 무사히 퇴원 후에 배냇저고리와 기저귀를 갖고 산모 댁을 방문해 산모의 순산을 축하하고 아기의 밝은 앞날을 기원했습니다.
한편 제주동부소방서는 119구급대원의 임산부 전문처치 역량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대응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육에서는 쇼크 응급처치를 비롯해 태반 보관, 신생아 체온유지 등 출산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한 이론과 실습이 이뤄집니다.
구급차 안에는 응급분만 상황에 대비해 수술포와 탯줄 절단용 가위, 태반을 담기 위한 용기 등으로 구성된 응급분만키트를 비치했습니다.
동부소방서는 동부보건소와 합동으로 농어촌 지역 임산부를 위해 119안심콜 등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임산부에 대해 기본 인적사항, 진료병원, 복용약물, 임신주기 등을 등록해 119종합상황실과 출동 구급대로 정보가 자동 제공돼 보다 안전하게 임산부를 이송할 수 있도록 하는 시책입니다.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제주방송 조유림 (yurim97@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