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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장애공감프로젝트_ EP20 #시청각장애인은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with. 정우정팀장 /제주도농아복지관
2022.11.16.수.제라진day
JIBS 창사20주년기획, 20부작 EP20. 시청각장애공감프로젝트 [어둠과 적막으로부터 ]
with.제주도농아복지관 정우정팀장

'시청각장애인'은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장애인을 말합니다.

김민경의 나우제주는 그동안 잘 모르고 놓쳐왔던
시청각장애인들의 삶을 조명해보려고 합니다.
시청각장애 공감프로젝트 [어둠과적막으로부터] 이 프로그램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한 것입니다.

[20회] 시청각장애인은 우리 가까이 있습니다.

1. 안녕하세요. 시청각장애 공감프로젝트 <어둠과 적막으로부터> 어느덧 20번째 시간이네요. 정우정팀장님은 그동안 어떠셨나요?

벌써 마지막 시간이네요. 20주는 굉장히 긴 시간이라고 느껴졌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간 것 같음. 사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고 저희에게는 익숙한 시청각장애인 분들의 이야기를 하지만, 마냥 밝고 희망찬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에 과연 청취하시는 분들이 공감하시도록 잘 풀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방송에서 말실수를 해서 오히려 시청각장애인 분들이나 가족분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었음. 20번째 방송인 오늘까지 진행이 잘 되어 왔고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지지해주시는 모습에 저희도 시청각장애인 분들도 큰 힘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음.

2. 시청각장애인은 어떤 특별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우리 주변에 있고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장애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고. 그리고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는 또 다른 전문적인 지원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지난 방송 중 시청각장애인을 상징하는 색은 보라색이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음.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이면 전혀 다른 색인 보라색이 되는 것처럼, 청각장애와 시각장애를 모두 가지게 되었을 때는 단순한 두 장애의 합이 아닌 시청각장애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유형의 장애가 된다는 의미인데 시청각장애를 완전히 새로운 장애라고 하는 이유는 저하된 청각과 시각을 동시에 대체하여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감각기능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임. 촉각만으로 주위 사물을 인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후각으로만 내가 어디 있는지 추측해야 한다면,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 어둠과 적막에서 일생을 살아야 한다면 어떠실지 정말 상상조차 힘든 어려움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이해해 주셨으면 함. 태어난 아이에게 시청각장애가 있다면 눈맞춤도 되지 않고 소리에 반응도 하지 않는 아이가 어딘가 불편해서 우는데 무엇이 불편한지도 알 수 없는 답답함이 있을 것이고, 보통의 아이들처럼 옹알이를 하고 눈을 맞추며 미소도 짓고 엄마 아빠를 부르고 세상을 보면서 성장해가는 과정을 겪기가 어려움.
학령기가 되어도 갈 수 있는 학교도 없고, 특수학교에 가도 수업내용을 보거나 들을 수도 없는데 필요한 학습자료도 없고 의사소통 방법을 배울 수도 없어 학교에서 멍하니 시간만 보내다 올 수밖에 없는 환경임.
성인 시청각장애인들은 직업을 가지기도 힘들고 보통의 다른 사람들과 같은 일상적인 사람들과의 만남이나 사회 생활도 아주 제한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데 시청각장애가 진행중이어도 더 나빠질 미래를 알면서도 아무런 대비를 할 수 없는 두려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됨.
고령의 시청각장애인도 마찬가지로 사람들과의 만남도 차단되고 외출도 어려운 사회에서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음.
사람은 사람과 어울리며 사회 안에서 살아야 하는데, 누구나 누리는 일상적인 삶에서 배제된 사람들이 지금도 바로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을 늘 생각하게 됨.

3. 숫자가 적다고 하더라도 우리와 함께 같은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국가와 사회가 절대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하겠죠.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분들이고요.

그래도 이 시간을 통해서 시청각장애인에 대해 많이 알릴 수 있었고 정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된 귀한 시간이었다고 생각됨.

4. 그 중에서도 특별히 시청각장애인과의 만남에서 주의해야할 점이 있을까요?

시청각장애인은 시각과 청각을 대체할 다른 감각을 많이 활용하게 되기 때문에 특히 촉각과 후각에 더 민감함. 그래서 시청각장애인을 만나기로 미리 약속이 되었다면 짙은 향수나 향이 강한 화장품은 피해 주시는게 좋고 손톱도 날카롭거나 길지 않게 다듬어주시고 날카롭거나 알이 굵은 악세서리도 가능하면 피해주어야함. 시력이 조금 남아있는 시청각장애인을 만날 때는 옷에 무늬나 패턴이 복잡한 것은 피해주시고 가능하면 얼굴색과 확실히 구분되는 단색 옷을 입어 주시는게 좋고 청력이 남아있어 근접음성으로 소통하시는 분은 사전에 잘 들리는 귀가 어느 쪽인지 확인하시고 자리 배치를 하시는게 좋음.
여러 사람이 대화나 토론을 하는 상황이라면 발언 전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이름을 밝혀주시고 어떤 상황 때문에 이런 대화를 하고 있는지도 설명해 주시는 것이 필요함. 자리를 이동한다면 어느 곳으로 가는지 이유와 함께 설명해 주시는 것이 좋고 함께 있다가 시청각장애인 분을 두고 자리를 비우는 상황이 생기면 꼭 어디에 다녀오는지 말씀을 해주실 필요가 있는데 가끔 시청각장애인 분이 동행하시는 분과 대화를 하고 계시는데 동행하시는 분이 잠깐 화장실을 가거나 물을 뜨러 가는 등, 자리를 비워도 그걸 모르고 혼자서 허공에 대화를 하는 경우를 볼 때도 있음.

5. 정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겠네요.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건 이 분들도 똑같이 감정과 생각이 있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함. 시청각장애인 분들 중에도 장난을 치거나 농담도 잘하시는 활발한 분도 계시고, 외출할 때 예쁘게 화장하고 나가는걸 즐기시는 분도 있고, 강의를 너무 잘하시는 분도 계심. 특별하지 않은 똑같은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 분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진정성이 있다면 쉽게 마음을 나눌 수 있을 거라고 말씀 드리고 싶음. 나는 촉수화도 모르고 점화도 모르고 어떻게 대화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어려워하고 불편해하면 이것 역시도 시청각장애인 분들을 소외되게 만드는 또다른 배제로 연결될 수 있음.

6. 시청각장애인도 우리의 이웃이고 우리 주위에 있습니다.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에요.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시청각장애인 실태조사를 하면서 느꼈던 점은 시청각장애인이 생각보다 많았음. 실태조사 전에는 막연하게 소수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게 아주 적은 수는 아니었음. 저희가 만나지 못한 분들은 더 많았고 시청각장애라는 특성이 세상과의 단절을 가져오기 때문에 집 안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주위에 보이지 않았던 것뿐이었음. 사실 어느 곳,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제주 전 지역에 시청각장애인 분들이 살고 계심. 당장 주변에서 볼 수 없다고 시청각장애를 가진 사람이 정말 있어?라고 물을게 아니라, 시청각장애인이 집 밖으로 나설 수 없도록 만드는 사회 환경을 바꿔나가기 위한 노력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이 됨.

7. 마지막으로 정리 말씀 부탁드릴게요.

헬렌켈러는 시청각장애인의 대표적인 인물이지만 모든 시청각장애인이 헬렌켈러가 될 수는 없음. 헬렌켈러는 설리번이라는 일생을 지원해주는 선생님이 있었지만 우리 주위 가까이 있는 시청각장애인들에게는 우리 사회가 설리번의 역할을 해주어야 함.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시청각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배제되는 삶을 살지 않도록 해야 함.
시청각장애와 관련해서는 제주가 전국에서 가장 선도적이라고 하지만 사실 아직도 갈 길은 멀기만 함. 지금 당장은 정말 전문적인 지원체계는 만들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저희 제주도농아복지관에서 가능한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니 주위에 시청각장애인이 있다면 제주도농아복지관으로 연락 주시면 필요한 부분을 도와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음.
정말 이런 귀한 시간을 만들어 저희가 지역사회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원없이 할 수 있게 해주신 JIBS에도 너무 감사드리고요, 김민경 아나운서님께도 감사드림. 시청각장애인은 우리 가까이에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해주시고 관심도 계속 가져주시길 부탁드림.

MC: 시청각장애 공감프로젝트 [어둠과 적막으로부터] 오늘은 여기까지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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