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0일) 사고가 발생한 제주시 한 신축 호텔 공사현장.

어제(10일) 오전 11시쯤, 제주시 한 신축 호텔 공사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68살 남성 A씨가 '이동식 방음벽'을 설치하던 중 구조물 아래 깔리는 사고를 당한 겁니다.

이동식 방음벽은 가로 4m, 높이 3m 정도의 철제물로 공사 중 발생하는 소음이나 비산 등을 막기 위해 설치합니다.

해당 현장에서는 암석을 깎을 때 돌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동식 방음벽을 설치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강풍에 넘어진 방음벽을 굴착기로 세웠고, A씨가 세워진 방음벽 아랫부분을 고정하던 중 또 강한 바람이 불어 구조물이 A씨 위로 넘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고 당시 A씨는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었고 사고 현장 바닥에는 커다란 암석들이 많았습니다.

경찰은 "방음벽 자체는 무겁지 않지만 A씨가 벽에 밀려 넘어지면서 바닥에 있는 암석에 머리를 크게 부딪힌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어제(10일) 사고 현장을 찾은 고용노동부는 즉시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재해가 발생한 사고 현장에 위험 요인이 더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나중에 시공사 측에서 위험요인을 없앤 뒤 공사 재개 신청을 하면 검토 후 공사를 다시 시작해도 되는지 확인하고 중지 명령을 해제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시공사인 CJ대한통운 현장 관계자들과 숨진 A씨가 속해 있는 하청업체 관계자 등이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도 현장 관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계획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해당 공사의 전체 공사금액은 481억 원, 현장 상시 근로자 수는 33명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시 근로자가 50명 이상인 사업장 또는 공사 금액이 50억 원이 넘는 공사장일 경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 속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한 달여 만인 지난 2월 23일, 제주에서는 첫 공사현장 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제주대학교 기숙사 공사현장에서 기존 건물을 철거하던 중 건물이 무너지면서 50대 굴착기 기사가 건물 잔해에 깔려 숨졌습니다.

해당 사고에 대해 고용노동부와 제주경찰청에서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고와 관련해 공사 관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현재 조사가 상당 부분 진척됐고, 노동부에서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검찰에 같이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