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막으려 했는데”… 삼성 협상장 밖에서 먼저 나온 건 ‘법원 제한선’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사흘 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분위기는 타결보다 ‘충돌 관리’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18일 사후조정을 하루 더 이어가기로 했고, 법원은 같은 날 노조 쟁의 방식에 제약을 거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협상은 이어지고 있지만, 논의 중심은 이미 “파업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입니다. 핵심 쟁점인 성과급 체계도 여전히 평행선입니다. 노조는 “명문화 없는 합의는 의미 없다”는 입장이고, 회사는 기존 틀 유지 방침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 중노위 “오늘 끝나기 어렵다”… 조정 하루 더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오전에는 양측 입장을 다시 확인했고, 오후부터 본격적인 조율에 들어갔습니다. 다만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은 회의 도중 취재진과 만나 “오늘 안에 조정안을 도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취지로 설명했고, 결국 조정 절차는 19일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이번 협상은 지난 13일 결렬 이후 닷새 만에 재개됐습니다. 당시 노조는 총파업 방침을 공식화했고,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공개 사과와 정부 중재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다시 협상장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이전보다 더 무거워졌습니다. 처음에는 임금·성과급 협상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생산 차질 가능성과 반도체 공정 유지 문제까지 동시에 얽힌 국면으로 번졌기 때문입니다. ■ 성과급 규모보다 더 큰 충돌… “누가 기준 정하나” 노사가 가장 크게 부딪히는 지점은 성과급 체계로 알려졌습니다. 노조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하고, 연봉 50% 상한을 폐지한 뒤 이를 단체협약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성과급 규모를 일부 조정하거나 초과분 일부를 자사주 형태로 받는 방안까지는 검토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제도화 요구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반면 회사 측은 기존 성과급 체계를 유지하는 대신,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일정 기준을 넘을 경우 최대 10%를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번 합의를 3년간 유지한 뒤 재논의하자는 입장도 내놓은 상태입니다. 결국 지금 협상은 성과급 액수보다도, 성과 배분의 기준과 결정 권한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로 옮겨가는 양상입니다. ■ 법원 결정까지… 분위기 더 달라져 같은 날 법원이 삼성전자 측이 낸 위법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인 것도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수원지법 민사31부는 노조가 쟁의행위 기간에도 안전보호시설과 웨이퍼 보호 작업 등을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운영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시설 점거나 출입 방해 행위도 금지했고, 위반 시 노조와 노조 간부에게 하루 단위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했습니다. 반도체 생산라인 특성상 공정 중단이나 웨이퍼 손상이 현실화할 경우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재판부 판단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경제단체들도 즉각 반응했습니다. 경제 6단체는 공동 성명을 내고 “국가 핵심 산업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노조의 파업 철회를 촉구했고, 필요할 경우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노조 “쟁의 영향 없다”… 총파업 방침 유지 노조 측은 예정된 총파업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노조 측 대리인은 “법원이 인력 범위 부분에서는 노조 측 주장도 일부 받아들였다”며 “실질적인 쟁의행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특히 “주말·연휴 수준 인력 운영이 가능해진 만큼 대응은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오는 21일 예정된 쟁의행동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은 이제 임금 인상 수준만 두고 볼 문제가 아닙니다. 반도체 생산 유지와 성과급 기준, 노조 권한 문제가 동시에 걸리면서 중노위 조정도 하루만 남겨두게 됐습니다.
2026-05-18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