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관광으로 농어촌을 살리는 방식… “성과가 기준이 됐다”
관광은 소비로 끝나기 쉽습니다. 사람이 다녀가고, 돈이 쓰이지만 지역에 남는 것은 많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제주는 다른 방식을 택했습니다. 제주관광공사가 ‘농어촌 ESG 실천기업’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렸습니다. 전국 광역지자체 산하 관광공사 가운데 처음입니다. 선언이나 캠페인이 아니라, 운영 방식과 결과로 평가를 통과했습니다. 제주관광공사는 22일 부산에서 열린 농어촌 ESG 대상 시상식에서 인증패를 수상했다고 밝혔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공동 주관하는 이 제도는 농어촌의 지속 가능성에 실제로 기여한 조직만을 선별해 인정합니다. 제주가 다시 이름을 올린 배경에는 관광을 다루는 방식의 변화가 있습니다. 사람의 이동을 지역 소비로 연결하고, 그 흐름이 농어촌의 소득과 지역 순환으로 이어지도록 구조를 설계했습니다. 그 결과가 평가 기준에 반영됐습니다. 농어촌 ESG는 의도를 묻지 않습니다. 변화가 있었는지를 봅니다. 제주는 그 변화가 확인된 사례로 분류됐습니다. ■ 관광을 늘리는 대신, 지역을 남겼다 제주관광공사의 접근은 방문객 수 경쟁과 거리를 둡니다. 얼마나 많이 왔는지가 아니라, 누가 참여했고, 어디에 소득이 쌓였는지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공사는 농어촌 지역의 친환경 활동을 관광 프로그램과 결합하고, 체험과 소비가 곧바로 지역 소득으로 이어지도록 구조를 짰습니다. 관광객의 이동 동선은 짧아졌지만, 지역에 머무는 경제의 밀도는 높아졌습니다. 농어촌은 더 이상 배경에 머물지 않고, 사업을 함께 이끄는 주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역의 숙원 과제를 스스로 발굴하고, 주민이 직접 참여해 해결 과정에 들어가는 방식이 정착되고 있습니다. 관광의 역할도 달라졌습니다. 보여주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지역의 일상과 소득 흐름 속에서 함께 작동하는 방향으로 옮겨갔습니다. ■ ESG가 결과를 요구하는 제도가 됐을 때 ESG는 한동안 유행어에 머물렀습니다. 지금도 보고서와 행사로 소비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농어촌 ESG 실천인정제는 접근이 다릅니다. 성과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지를 함께 봅니다. 제주관광공사가 2년 연속 선정됐다는 점은,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운영 원칙 자체가 바뀌었음을 보여줍니다. 관광은 더 이상 숫자나 규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얼마나 많이 왔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남겼는지가 기준이 되는 시점에 접어들었습니다. 농어촌 고령화와 시장 개방이라는 이중 압박 속에, 관광을 지역 경제의 완충 장치로 활용한 점도 주요 평가 요소였습니다. 관광이 외부 자본의 통로가 아니라,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경제로 기능했다는 판단입니다. 제주관광공사는 이번 성과를 단발성 평가로 보지 않고, 관광 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황석연 제주관광공사 본부장은 “관광이 농어촌을 소비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의 일상과 소득 구조 안에서 함께 작동하도록 설계해 왔다”며 “앞으로도 성과로 검증되는 관광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26-01-22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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