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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 '김 여사 골프 의혹' 지목 골퍼 반박에도 사과 거부.. 국힘서도 "어그로"
김혜경 여사가 프로골퍼 리디아 고 선수에게 '황제 골프 레슨'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당사자의 명확한 반박과 의혹 영상 수정에도 불구하고 끝내 사과는 거부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과한 주장"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주진우 의원은 오늘(27일_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여사의 골프 의혹과 관련한 특별감찰관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그는 회견 직후 '리디아 고 선수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사과하라는 민주당의 요구는 본질을 물타기하기 위한 프레임에 불과하다"며 사과를 거부했습니다. 이어 "그분(리디아 고) 자체를 비난한 게 아니고, 비판하려는 의도도 당연히 아니었다"며 "사과 운운하는 것 자체가 물타기를 하고, 뭔가 내가 오류가 있는 것처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야당 의원으로서 떳떳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주 의원은 전날(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지난 20일 오전 11시 5분쯤 태릉컨트리클럽(CC)에서 김 여사가 리디아 고와 '황제 골프'를 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리디아 고 선수는 당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보도된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저와는 전혀 무관하다. 20일에는 후원사 공식 행사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고 즉각 반박하며 현장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당사자의 반박이 나오자 주 의원은 자신이 유튜브 등에 올렸던 영상에서 리디아 고 선수의 경기 모습이 담긴 9초 분량의 사진을 슬그머니 삭제했습니다. 이어 저녁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제보받은 내용을 확인하는 보니까 나도 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한다"면서도 "핵심은 그게 아니다. 본질을 놓치면 안 된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행보에 같은 당 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주 의원이 최근 (유튜브) 쇼츠를 많이 하는 것 같다"며 "젊은 친구들 얘기에 빗대 보면 '어그로'를 많이(끌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여당도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허위 날조 정보를 생산 유포하는 일이 그리 재미있다면 이참에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사이버 렉카 유튜버나 소설가로 전향하는 것이 어떠냐"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악의적 의혹 제기에 반드시 사응하는 법적 책임으 묻겠다"며 "국회의원 신분을 면죄부가 될 순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2026-10-27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옷은 찢겼지만, 서로 다른 꿈은 남았다… 저 검고 붉은 드레스에 깃든 사적인 기억
검은 드레스 한 벌이 허공에 떠 있습니다. 가느다란 어깨끈 아래로 이어지는 옷자락은 온전한 듯하지만, 가까이 보면 직물의 조직이 뜯기고 벌어져 있습니다. 뒤편에는 분홍과 노랑, 붉은색 인공 꽃들이 반듯한 간격으로 놓였습니다. 거리 쪽 진열창에는 붉은 드레스가 걸렸습니다. 꽃들이 옷 주변에 흩어져 있고, 조명 아래 드레스의 거친 표면이 드러납니다. 두 벌 모두 사람의 몸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이제 입을 수 없는 옷입니다. 검은 드레스는 세상을 떠난 패션디자이너 박동준이 남긴 의상이고, 붉은 드레스는 이지현의 아내이자 미술작가인 김미지가 입지 않은 채 간직했던 옷입니다. 두 의상을 뜯어내 서로 다른 삶의 시간을 작품으로 옮겼습니다. 제주시 담소창작스튜디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지현의 개인전 ‘동상이몽(同牀異夢) in Jeju’입니다. ■ 만든 이와 해체한 사람, 검은 드레스에 겹친 시간 작품 ‘dreaming clothes, Pak doungjun’(2026)은 고(故) 박동준 디자이너의 의상에서 출발했습니다. 갤러리분도 대표로도 활동했던 박동준은 2018년 이지현에게 자신의 옷 20벌을 건넸습니다. 이지현은 20벌 가운데 한 벌을 해체해 전시에 내놓았습니다. 한 사람은 옷을 만들었고, 다른 사람은 옷을 뜯어냈습니다. 박동준이 직물을 재단하고 연결해 완성한 드레스에 이지현은 정반대의 행위를 가했습니다. 의복의 기능은 사라졌지만 어깨와 허리, 옷자락의 윤곽은 남았습니다. 최초의 창작자가 만든 형태 위에 또 다른 창작자의 흔적이 겹쳤습니다. 같은 옷을 두고 서로 다른 아름다움을 추구한 두 예술가의 시간이 한 작품에 놓였습니다. 작업에는 역설이 있습니다. 고인을 기억하려고, 옷을 훼손했습니다. 이지현에게 해체는 단순한 파괴가 아닙니다. 익숙한 형태를 무너뜨려 사물에 남은 흔적을 새롭게 드러내는 방식입니다. 검은 드레스 뒤편의 인공 꽃들은 시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옷을 만든 사람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반듯하게 배열된 꽃과 거칠게 뜯긴 직물의 대비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더 선명하게 만듭니다. ■ 입지 않은 붉은 드레스, 부부가 서로 다르게 살아낸 시간 진열창의 붉은 드레스는 ‘dreaming clothes-Mrs. Kim’s Dream’(2026)입니다. 이지현의 아내이자 동료 작가인 김미지의 옷으로 제작했습니다. 김미지는 오랜 기간 해외에서 홀로 아이를 키웠습니다. 이지현은 당시 아내가 자신을 위해 충분히 누리지 못했을 시간을 떠올리며 미안함을 품어 왔습니다. 붉은 드레스는 김미지가 입지 않은 채 간직했던 옷입니다. 입지 않은 옷에는 실제로 지나간 날의 기억보다 언젠가 입으리라 기대했던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돌봄과 일상에 밀려 기다리던 순간이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화려한 붉은색이 마냥 밝게 보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설치 장소도 눈길을 끕니다. 쇼윈도는 본래 갖고 싶은 옷을 바라보며 미래의 자신을 상상하는 공간입니다. 이지현은 쇼윈도에 누군가의 것이었지만 끝내 입지 않았던 드레스를 걸었습니다. 미래를 향하던 시선이 지나간 시간으로 옮겨갑니다. 그렇다고 작품을 남편의 미안함만으로 읽을 수는 없습니다. 김미지 역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가진 예술가입니다. 해외에서 아이를 키우며 보낸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고, 무엇을 자신의 꿈으로 여기는지는 김미지 자신의 몫입니다. 남편의 미안함과 아내가 살아낸 시간은 맞닿아 있지만 같지는 않습니다. ‘Mrs. Kim’s Dream’이라는 제목에도 두 사람 사이의 간격이 남습니다. 이지현이 작품으로 보여주는 것은 아내의 삶 전체가 아니라 아내의 삶을 뒤늦게 돌아보는 자신의 시선입니다. ■ 제주도민의 옷 61벌에서 두 벌의 드레스로 이지현은 옷과 책, 신문 등 일상의 사물을 해체하는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기능을 없애면서도 원래 형태의 흔적은 남겨두는 방식입니다. 제주와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6년 제주4·3평화공원 중앙홀에 설치한 ‘꿈꾸는 옷들-제주’에는 제주도민이 내놓은 옷 61벌이 사용됐습니다. 개인의 일상이 묻은 옷들을 제주4·3의 기억이 깃든 장소에 모아 공동체의 시간을 환기했습니다. 2017년 제주도립미술관에 선보인 ‘Dreaming Clothes-해녀(Haenyeo)’에서는 옛 해녀복인 소중이 21벌과 알루미늄 배를 결합했습니다. 바다에서 노동했던 여성들의 몸과 삶을 떠올리게 하는 작업이었습니다. 당시 수십 벌의 옷이 여러 사람의 기억을 불러냈다면,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두 벌만 남았습니다. 작품이 다루는 기억의 범위는 좁아졌지만 관계는 더 구체적입니다. 검은 드레스에는 먼저 떠난 창작자와의 인연이, 붉은 드레스에는 부부이자 동료 예술가로 살아온 시간이 담겼습니다. 이지현은 사물을 망치로 두드리고 직물의 조직을 뜯어냅니다. 전시에 부친 에필로그에는 작업 대상을 ‘J’라고 부르며 말을 걸고, 원하는 형태를 얻기까지 며칠씩 씨름하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며칠씩 이어진 작업의 흔적은 해체된 직물 표면에 남습니다. 옷은 더 이상 입을 수 없지만, 사람의 몸을 떠올리게 하는 윤곽은 여전합니다. 기능은 사라져도 옷에 깃든 시간까지 지워지지는 않습니다. ■ 옷은 해체해도 서로 다른 삶의 거리는 남는다 두 드레스에는 모두 옷을 입을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나 부재의 의미는 다릅니다. 박동준은 세상을 떠나 자신의 의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볼 수 없습니다. 김미지는 살아 있는 창작자로서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더 이상 응답할 수 없는 사람을, 다른 하나는 여전히 자신의 목소리를 가진 사람을 향합니다. 이지현은 두 옷을 자신의 방식으로 해체했지만, 옷에 얽힌 삶의 의미까지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박동준이 의상을 만들며 품었던 생각과 김미지가 붉은 드레스를 간직했던 시간은 이지현의 해석 밖에도 남아 있습니다. 바로 여기서 ‘동상이몽’이라는 제목이 힘을 얻습니다. 같은 옷을 두고도 창작자들의 꿈은 달랐고, 함께 살아온 부부에게도 각자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두 드레스 주변에는 시들지 않는 인공 꽃이 놓였습니다. 화사한 색채와 달리 뜯긴 직물의 상처는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아름다움과 훼손, 그리움과 미안함이 한 공간에 공존합니다. 검은 드레스는 떠난 사람을 되살리지 못하고, 붉은 드레스는 아내가 살아온 시간을 대신 설명하지 못합니다. 두 드레스는 타인의 삶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지 되묻습니다. 옷의 형태는 뜯겨 나갔지만, 서로 다른 삶의 거리는 끝내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거리를 지우지 않고 드러냈다는 점에서 ‘동상이몽’은 추모와 헌사를 넘어 타인을 이해하려는 예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보여줍니다. 이지현 개인전 ‘동상이몽(同牀異夢) in Jeju’는 11월 2일까지 제주시 은남4길 22 담소창작스튜디오갤러리에서 열립니다. 휴관일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습니다.
2026-10-27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