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세금 또 미룬다면 법부터 만들라”… 업계가 국회에 내건 4가지 조건
가상자산 과세를 2029년으로 다시 미루는 방안이 여당에서 논의되자 업계가 국회에 이행 시한을 명시한 조건부 유예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과세를 2년 더 연기하더라도 투자자 보호법 제정과 과세기준 정비, 전산망 구축 일정을 법 개정 과정에서 확정하자는 주장입니다. 2020년 과세 법률을 마련한 뒤 세 차례 시행을 연기했지만 관련 제도 정비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시행 시점만 늦출 경우 2029년 과세를 앞두고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는 오늘(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국회가 네 가지 입법·시행 조건을 전제로 2년 추가 유예를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 세 차례 연기된 과세… 여당서도 2029년 유예론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12월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됐습니다. 당초 2022년 1월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2023년과 2025년, 2027년으로 세 차례 연기됐습니다. 이번에 2029년 시행이 확정되면 최초 계획보다 7년 늦게 세금을 걷게 됩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의원들은 전날(3일) 추가 유예 필요성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민주당 재경위 간사인 오기형 의원은 과세 관련 제도 변화와 추가 준비 사항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2년 유예 방안을 당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민주당 박민규·민병덕 의원 등도 2년 유예를 위한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여당의 최종 당론과 국회 의결 절차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 “투자자 보호법부터”… 2027년 상반기 입법 시한 제시 KDA가 요구한 첫 번째 조건은 2단계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조속한 제정입니다. 가상자산 발행과 유통, 거래소 규율 등 투자자 보호체계를 담은 법률을 내년 3월까지, 늦어도 상반기에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 여야와 업계의 의견이 엇갈리는 사안은 추후 보완입법을 전제로 처리하고, 합의된 내용부터 법제화하자는 제안입니다. 두 번째는 과세 세부기준 확정입니다. KDA는 2027년 말까지 소득세법과 시행령, 시행규칙, 고시 등을 정비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과 대체불가토큰(NFT), 탈중앙화금융(DeFi) 등 자산별 특성에 더해 채굴과 스테이킹, 에어드롭, 대여 등 거래 유형에 따른 소득 산정기준을 마련하자는 내용입니다.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에서 연간 250만 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KDA는 국내 상장주식 일반 소액주주의 양도차익과 비교해 과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세율과 기본공제 기준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전산망 구축 시한 2028년 11월… 해외 거래소 규제도 손질 요구 세 번째 조건은 거래소 과세 전산망 구축입니다. KDA는 2028년 11월까지 과세당국과 거래소의 시스템 구축, 시험 가동과 오류 보완을 마쳐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과세당국이 거래 유형별 세부기준을 확정한 뒤 거래소에 전산 구축 지침을 전달하고, 각 거래소가 이를 반영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는 설명입니다. 네 번째로 국내 거래소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습니다. 타이거리서치가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와 공동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올해까지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 거래소로 이동한 가상자산은 약 700조 원으로 추정됐습니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에 지급한 거래 수수료도 약 5조 원으로 추산됐습니다. 해외 이동액은 블록체인에서 확인 가능한 자산 이전 규모를 누적한 수치로, 해외에 남아 있는 순유출 자금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KDA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기준을 준수하는 범위에서 국내 거래소의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외국인 이용자의 시장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 “유예만 결정하고 끝내선 안 돼”… 국회 부대의견 명시 요구 KDA는 이들 네 가지 조건을 소득세법 개정안의 부대의견에 담아 국회가 이행 상황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2024년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을 포함한 부대의견이 채택된 바 있습니다. KDA는 이를 근거로 과세 유예에도 입법과 시행 일정을 명시하는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성후 KDA 회장은 국회와 여야 정책위원회, 정부 당국에 정책 건의를 진행해 이번 제안이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지도부 논의를 거쳐 추가 유예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국회가 소득세법을 개정해 시행 시점을 2029년으로 늦추면 가상자산 과세는 네 번째 연기됩니다
2026-11-04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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