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 울어도 학폭위는 없었다”… 제주 국제학교, 법 적용되나
학교폭력 사안이 접수됐는데도 학폭위는 열리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제주 한 국제학교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피해호소 학생은 있었지만, 해당 학교가 현행 학교폭력예방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식 심의 절차는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결국 국회가 제도 보완에 나섰습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제주 국제학교와 외국교육기관도 학교폭력예방법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국제학교와 외국교육기관은 ‘초·중등교육법’이 아닌 ‘제주특별법’과 외국교육기관 특례법 체계 안에서 운영되면서 학교폭력예방법 적용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돼 왔습니다. 이 때문에 학교폭력이 발생해도 일반학교처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거나 피해학생 보호조치, 가해학생 선도 절차를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 제주 국제학교 사례로 드러난 ‘학폭 사각지대’ 논란은 지난해 제주에서 실제 사례로 드러났습니다. 국제학교 안에서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했지만 법적 근거 부족 등을 이유로 학폭위가 열리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도적인 맹점이 불거졌습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학교 안에서 벌어진 폭력인데도 공식 대응 체계가 작동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고,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국제학교가 사실상 학폭 사각지대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학교폭력 조치 이력이 대학입시에도 직접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형평성 논란까지 커졌습니다. 교육부의 ‘2026학년도 대학입시 학교폭력 반영 현황’ 자료를 보면 전국 170개 4년제 대학은 수시에서 학교폭력 조치 기록을 반영했고, 167개 대학은 정시에도 이를 적용했습니다. 수시에서는 학교폭력 조치 기록이 있었던 지원자 3,273명 중 2,460명, 정시에서는 599명 중 538명이 불합격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국제학교와 외국교육기관 학생들은 동일한 관리 체계 밖에 놓여 있었습니다. 같은 입시를 치르는데 누구는 학교폭력 기록이 남고, 누구는 제도 자체가 연결되지 않는 구조였던 셈입니다. ■ “자율성 존중”… 피해학생 보호는 필요 국제학교 특성상 일반학교와 같은 규제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교육과정과 운영 방식, 해외 교육기관 연계 구조 등이 일반학교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번 개정안은 국제학교의 자율성과 설립 취지는 유지하되, 학교폭력 예방과 피해학생 보호를 위한 최소한 기준은 법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정 의원은 “학교폭력은 어떤 학교에 다니든 결코 방치돼서는 안 되는 문제”라며 “국제학교 학생이라고 해서 학교폭력 예방·보호체계 밖에 놓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학생과 학부모가 어느 학교에 다니든 최소한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법안 논의 과정에서는 국제학교 자율권 범위와 교육청 개입 수준, 학폭위 운영 방식 등을 둘러싼 추가 논쟁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2026-05-14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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