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중년 80%… 서울, 이미 ‘비가족 도시’로 이동했다
서울의 40~50대 가운데 5명 중 1명이 미혼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달라진 건 결혼 여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이후의 생활 방식입니다. 혼자 사는 중년은 빠르게 늘었고, 소비와 이동, 주거와 여가 시장까지 이미 그 흐름에 맞춰 움직이고 있습니다. 반면 사람 사이 연결고리는 더 약해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소득 수준에 따라 행복과 외로움의 차이는 크게 벌어졌고, 지역사회 소속감은 기혼 가구보다 낮게 나타났습니다. 서울시는 7일 서울서베이와 국가데이터처 자료를 분석한 ‘서울시 중년 미혼의 삶’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 서울 남성 4명 중 1명 미혼… “새로운 가구 기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의 40~59세 중년 인구는 약 274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미혼은 약 56만 명으로 전체의 20.5%를 차지했습니다. 중년 미혼 비율은 2022년 18.3%, 2023년 19.4%에 이어 계속 상승했습니다. 특히 남성 비율이 높았습니다. 40~50대 남성의 미혼 비율은 24.1%로 여성(16.9%)보다 7.2%포인트(p) 높았습니다. 가구 형태 변화는 더 빨랐습니다. 중년 미혼 가운데 1인 가구 비율은 2015년 61.3%에서 올해 80.5%까지 높아졌습니다. 반면 부모와 함께 사는 2세대 이상 가구 비율은 33.5%에서 17.7%로 줄었습니다. 서울시는 “직업적 안정성과 경제적 기반을 갖춘 집단일수록 독립 거주를 선택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미혼 1인 가구 가운데 관리전문직·화이트칼라 비중은 10년 전 53.9%에서 올해 66.9%까지 확대됐습니다. 예전처럼 ‘결혼을 못 한 중년’이라는 시선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중년 미혼은 이제 도시 노동시장과 소비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인구군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 같은 1인 가구인데… 삶의 체감은 크게 달라 보고서에서 가장 뚜렷했던 건 소득에 따른 차이였습니다. 혼자 사는 중년 미혼의 삶의 만족도는 월소득 200만 원 미만에서 5.5점(10점 만점)이었지만, 800만 원 이상에서는 7.7점까지 올라갔습니다. 행복지수 역시 200만 원 미만은 5.0점, 800만 원 이상은 7.8점이었습니다. 일과 여가 균형 점수도 저소득층은 4.7점, 고소득층은 6.0점으로 차이를 보였습니다. 같은 1인 가구라도 체감 현실은 크게 달랐던 셈입니다. 고소득 전문직은 운동과 여가, 자기관리를 이어갔지만, 저소득층은 관계와 생활 안정 모두에서 더 취약한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누군가에게 1인 가구는 선택에 가까웠고, 누군가에게는 관계와 비용 변화 속에 남겨진 결과에 가까웠습니다. ■ 시장은 이미 ‘혼자 사는 사람’ 중심으로 재편 변화는 시장에서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는 소포장과 1인 정기배송, 개인 맞춤형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항공·관광업계 역시 혼행과 짧은 체류, 즉시 예약 중심 수요에 맞춰 전략을 바꾸는 분위기입니다. 숙박업계도 가족형 패키지보다 1인 체류형 상품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가족이 소비의 기본 단위였던 시대에서, 이제는 혼자 이동하고 혼자 소비하는 중년층이 핵심 고객군으로 올라서는 상황입니다. 반면 사회 시스템은 여전히 가족 단위 기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 1인 가구의 지역사회 소속감은 10점 만점에 3.4점으로 기혼 부부 가구(4.3점)보다 낮았습니다. 특히 40대 남성 미혼 1인 가구는 3.0점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단체 활동 참여율 역시 미혼 1인 가구는 76.2%로, 기혼 유자녀 가구(83.3%)보다 낮게 나타났습니다. 서울시는 현재 ‘외로움안녕120’, ‘서울마음편의점’, ‘365일 서울챌린지’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강옥현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중년 미혼은 더 이상 예외적인 집단이 아니라 새로운 가구 기준이 되고 있다”며 “생활 안정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와 정서 지원까지 함께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2026-05-07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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