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이 이렇게 변했다고?” 지방공항 첫 프리미엄 컨시어지 도입… 여행의 ‘첫 10분’이 달라진다
제주공항이 ‘공항’이라는 공간의 의미를 아예 다시 그렸습니다. 그동안 출도착 동선만 관리하던 지방공항이, 여행의 시작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책임지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올라섰습니다. 인천공항에서만 볼 수 있던 ‘프리미엄 컨시어지(Premium Concierge·맞춤형 개인 케어 서비스)’가 지방공항에 처음 내려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변화의 방향은 분명합니다. 관광 패턴이 빠르게 바뀌는 지금, 제주가 관문 경험부터 다시 짜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 공항이 아니라 호텔이 된 순간… 에스코트·수하물·이동·통역·비상까지 ‘원스톱’ 12월 1일, 제주공항 국제선 1층에는 새로운 장면이 펼쳐집니다. 여행객을 입구에서 직접 맞아 전 과정을 안내하고, 짐을 챙기고, 이동을 연결하고, 통역까지 이어주는 전담 에스코트가 투입됩니다. 수속이 늦어도 허둥댈 필요가 없고, 촘촘한 일정의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참가자도 한 치의 지체 없이 이동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은 27일, 다음 달 1일부터 이러한 시스템을 갖춘 ‘프리미엄 컨시어지 서비스’를 본격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관광지 예약, 도시 간 이동,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까지 케어 범위가 넓어지면서 공항 경험은 사실상 고급 호텔의 컨시어지 서비스에 가깝게 바뀌고 있습니다. 공항을 ‘편의시설’ 정도로 묶어두던 오래된 정의는 제주에서 먼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 외래객·VIP·시니어·MICE… 제주가 향한 건 ‘취향이 분명한 여행객’ 운영은 10년 넘게 글로벌 여행객을 상대해 온 프리미엄패스인터내셔널이 맡습니다. 인천공항과 명동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주에도 다국어 전문 인력을 배치해 외래객 중심의 고도화된 서비스를 구현합니다. 대상층도 분명합니다. 국내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외래객, 더 편안한 이동을 선호하는 VIP·시니어층, 촘촘한 일정 조율이 필요한 MICE 참가자까지 모두 묶어 ‘핵심 소비군’을 제주공항에서 직접 흡수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특히 국제선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흐름과 맞물리며, 제주가 단순 인기 여행지를 넘어 ‘글로벌 서비스가 가능한 도시’로 올라설 분기점이 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 공항의 경쟁력은 활주로가 아니라 ‘경험의 깊이’ 팬데믹 이후 여행자의 기준선은 완전히 달려졌습니다. 항공권 가격 상승과 여행비 부담, 선택 피로도가 동시에 늘면서 여행지의 첫인상은 예전보다 훨씬 큰 무게를 갖게 됐습니다. 공항에서의 첫 10분이 도시의 만족도와 재방문 의향을 결정짓는 시대입니다. 제주공항이 이번 컨시어지 도입을 서둘러 꺼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관광 회복 흐름 속에서도 체류·소비 전환이 더디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만큼, 도착 단계에서부터 ‘여행 피로’를 줄이고 도시 경험의 질을 높이는 시도는 결국 지역 경제와 직결됩니다. 여행은 비행기에서 내린 순간 바로 시작됩니다. 그 첫 경험을 선점하면, 여행 전체의 감정선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제주를 찾는 순간부터 다르게 느껴지게 하겠다” 장세환 제주공항장은 “프리미엄 컨시어지를 통해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이 더 편리하고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항에서부터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을 꾸준히 확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강조한 대목은 ‘지방공항 최초’라는 타이틀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제주공항이 더 이상 ‘이동 통로’에 머무르지 않고, 여행의 첫 장면을 직접 설계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였습니다. 장 공항장은 “제주 관광의 질적 전환으로 이어질지, 더 나아가 국내 공항 서비스의 기준을 다시 제시할 흐름을 만들 수 있을지는 운영 이후 더 명확해질 것”이라며 “제주국제공항이 관광 성장을 여는 출발점이 되도록 준비를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2025-11-27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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