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든 제주 하늘… ‘돌핀’ 비켜가도 파도는 5m
8일 저녁, 하늘이 붉게 물들었습니다. 짙은 노을 아래 제주는 종일 거센 바람에 흔들렸습니다. 도로에는 나무가 쓰러졌고 간판과 차양막이 흔들려 소방당국이 출동했습니다. 남쪽 먼바다에서는 최대 4.8m의 파도가 관측됐습니다. 제13호 태풍 ‘돌핀’은 제주를 직접 통과하지 않고 중국 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중심은 비켜가지만 주변에서 불어든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는 제주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 달 넘게 비를 기다린 동부 농촌에는 모처럼 단비도 내렸습니다. 당근 주산지인 구좌지역에는 4.5~7.5㎜의 비가 내려 메마른 밭을 적셨습니다. 9일에도 강풍과 높은 파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비는 10일 오전까지 내리겠지만 폭염과 열대야는 가시지 않겠습니다. 뒤따르는 제15호 태풍 ‘찬홈’ 역시 한반도를 비켜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붉게 물들었던 제주 하늘 아래로 밤새 바람이 몰아쳤습니다. 9일에는 높은 파도가 해안을 두드렸고, 오래 메말랐던 당근밭에는 기다리던 빗물이 스며들었습니다. ■ 나무 쓰러지고 간판 ‘휘청’… 밤새 강풍 피해 9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간 강풍 관련 피해 신고는 3건 접수됐습니다. 8일 오후 3시 30분쯤 서귀포시 호근동에서 나무가 도로 위로 쓰러졌습니다. 밤 9시 6분쯤 제주시 아라2동에서는 간판이 강풍에 흔들렸고, 9일 오전 1시 16분쯤 제주시 한경면에서는 건물 차양막이 흔들려 각각 안전조치가 이뤄졌습니다. 바람은 산지와 섬 지역에서 거셌습니다. 9일 오전 9시 기준 1시간 최대순간풍속은 사제비 초속 21.4m, 마라도 17.8m, 가파도 14.8m, 삼각봉 13.6m, 강정 13.3m, 제주색달 13.0m, 우도 12.6m를 기록했습니다. 산지와 제주시 동부, 서귀포시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됐고 10일 오후 3~6시 해제가 예고됐습니다. 추자도는 12일 오전 3~6시까지 강한 바람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보 지역에서는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 산지는 초속 25m 이상까지 바람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 육지보다 오래가는 파도… 최대 5m 이상 바다 상황은 더 거칩니다. 9일 오전 9시 30분 제주 전 해상과 남해서부서쪽먼바다에는 풍랑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바람이 초속 920m로 불고 물결은 25m로 높게 일었습니다. 제주 남쪽 먼바다 남해465 지점에서는 유의파고 4.0m, 최대파고 4.8m가 관측됐습니다. 위미 앞바다에서도 최대파고가 4.1m까지 높아졌습니다. 제주 남쪽 먼바다와 남부 앞바다에는 풍랑경보가 발효됐습니다. 앞으로도 물결이 2~4m로 일고 남쪽 먼바다와 남부 앞바다에서는 최대 5m 이상까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높은 파도에 너울까지 겹치면서 해안도로를 넘어 물결이 밀려드는 곳도 있겠습니다. 저지대 침수와 갯바위·방파제 안전사고에도 주의가 요구됩니다. 중문해수욕장 등에서는 이안류 발생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주 북부 앞바다는 11일 밤 9시~자정, 제주 서·동·남부 앞바다와 남쪽 먼바다 등은 12일까지 풍랑특보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기다리던 비 내려… 구좌 당근밭 4.5~7.5㎜ 강풍을 몰고 온 돌핀은 메마른 제주에 비도 가져왔습니다. 9일 낮 12시 기준 진달래밭 29.5㎜, 윗세오름 23.5㎜, 영실 18.5㎜, 삼각봉 15.5㎜ 등 한라산을 중심으로 비가 내렸습니다. 가뭄이 심했던 당근 주산지 구좌읍에도 빗물이 떨어졌습니다. 송당 7.5㎜, 김녕 7.0㎜, 세화 4.5㎜를 기록했습니다. 인접한 성산은 1.7㎜에 머물렀습니다. 지난달 장마철에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은 데다 폭염까지 겹치면서 구좌지역에서는 농업용수 공급이 계속됐습니다. 파종을 늦추거나 씨를 뿌리고도 발아를 걱정하는 농가가 나올 정도로 밭이 말랐습니다. 이번 비만으로 가뭄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파종이 한창인 밭에 수분이 공급되면서 급했던 불은 일부나마 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주에는 10일 오전 9시낮 12시까지 가끔 비가 내리겠습니다. 예상 강수량은 산지·중산간 10~50㎜, 해안 5~30㎜입니다. ■ 비 와도 30~33도… 폭염·열대야는 그대로 비가 더위를 밀어내지는 못하겠습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됐고 산지·중산간·추자도를 제외한 지역에는 열대야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9일 낮 최고기온은 31~32도, 10일은 30~32도, 11일은 30~33도로 예상됩니다. 폭염특보 지역에서는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이상 오르는 곳이 있겠습니다. 밤에도 기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밤 최저기온이 27도 안팎에 머물고 그 밖의 지역에서도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곳이 있겠습니다. ■ 돌핀은 중국으로… 찬홈도 한반도 비켜가 제주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돌핀은 중국 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9일 오전 9시 기준 돌핀은 강도 ‘강’의 중형 태풍으로,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43m, 강풍반경은 400㎞입니다. 10일 중국 상하이 남쪽 약 360㎞ 부근까지 이동한 뒤 11일쯤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전망입니다. 제15호 태풍 찬홈은 일본 동쪽 해상을 따라 북동진하고 있습니다. 12일 우리나라 동해상 인근까지 북상한 뒤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예상 경로대로라면 두 태풍 모두 한반도를 직접 통과하지 않습니다.
2026-08-0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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