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빠졌는데도 먼저 움직였다… 카지노 규제에 업계가 긴장하는 이유
이번 관광진흥법 개정의 직접 대상에 제주 카지노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제주도와 도내 카지노업계는 23일 국회에서 열리는 카지노산업 제도개선 토론회에 참석합니다. 제주 카지노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별도의 허가와 감독, 기금 납부 체계를 적용받아 이번 개정에서는 빠집니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현재의 적용 여부보다 그 이후입니다. 내륙 카지노에 먼저 마련될 기금과 면허 제도가 향후 제주특별법을 손질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제주는 이번 규제에서 비켜섰지만, 업계는 이미 다음 수순을 보고 있습니다. ■ 30년 만에 카지노 규제 체계 손질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한국관광학회가 주최하는 ‘카지노산업 선진화를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가 열립니다. 토론회에서는 카지노 사업자가 내는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최고 부담률을 현행 총매출액의 10%에서 15%로 높이는 방안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카지노 면허를 5년 단위로 갱신하고, 사업권 양도·양수와 최대주주 변경 때 사전인가를 받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됩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1995년부터 유지된 기금 체계가 카지노산업의 성장 규모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고매출 사업자의 공공 기여를 늘리고, 정기적인 면허 심사와 대주주 검증을 통해 산업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입니다. 구체적인 부담 구간과 적용률, 면허 갱신 기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 적자가 나도 매출이 있으면 기금 부담 카지노업계가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은 기금이 영업이익이 아닌 총매출액을 기준으로 부과된다는 점입니다. 카지노는 고객 유치를 위해 항공료와 숙박비, 식음료 등을 지원하고 전문모집인 수수료와 인건비, 시설 운영비도 부담합니다. 이런 비용이 늘어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를 내더라도 매출이 발생하면 기금을 내야 합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고 부담률이 15%로 적용될 경우 주요 카지노 업체의 영업이익이 기존 전망보다 20~30%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최고 부담률이 대형 카지노 매출에 적용된다는 가정에 따른 전망으로, 실제 부담 규모는 향후 법안과 시행령에 따라 달라집니다. ■ 제주 카지노는 왜 제외됐나 개정 논의는 관광진흥법을 적용받는 내륙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우선 대상으로 합니다. 제주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카지노 허가와 변경허가, 관리·감독 권한이 제주도지사에게 이양돼 있습니다. 카지노 사업자가 내는 납부금도 국가 관광진흥개발기금이 아닌 제주관광진흥기금으로 들어갑니다. 조계원 의원실 관계자는 “제주는 별도의 제주특별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이번 관광진흥법 개정 대상에서는 제외된다”며 “우선 내륙 카지노를 대상으로 제도 개선을 논의하는 단계”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를 비롯한 도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기금 부담이 이번 개정으로 곧바로 늘지는 않습니다. ■ 빠졌는데도 서울로 가는 이유 그렇다고 제주 카지노업계는 ‘적용 제외’를 안심할 근거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관광진흥법에 새로운 기금 부담률과 면허 제도가 마련되면 제주에도 같은 수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도내 한 외국인 카지노 관계자는 “이번에는 일반법 개정이어서 제주가 포함되지 않지만, 이후 같은 기준을 적용하자는 논의가 나오면 특별법도 개정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금 관련 논의가 없는 것이 업계로서는 가장 좋다”며 “제도 조정이 이뤄진다면 제주 여건을 반영해 인상 폭을 낮추는 방식이라도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도와 도내 카지노업계 관계자들은 23일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논의 내용을 확인하고 제주 입장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여기에는 내륙 제도가 완성된 뒤 대응할 경우 제주가 별도 방안을 요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 일본은 대규모 투자… 국내는 비용 증가 우려 규제 개편 논의가 시작된 시점도 업계에는 부담입니다. 일본은 2030년 가을 개장을 목표로 오사카 유메시마에 대형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MGM리조트와 오릭스 등이 참여하는 이 사업에는 약 10조 원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호텔과 국제회의장, 공연장, 쇼핑시설, 카지노를 결합한 대규모 복합리조트입니다. 오사카가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면 제주와 인천, 서울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고액 고객을 놓고 직접 경쟁하게 됩니다. 카지노 고객의 선택은 게임 시설에만 좌우되지 않습니다. 객실과 식음료, 공연, 쇼핑, 교통 편의까지 포함한 투자 규모와 서비스 수준이 체류지를 가릅니다. 국내 업계는 기금 부담이 늘면 시설 투자와 마케팅비 축소로 이어져 해외 복합리조트와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정부가 공공 기여 확대를 강조하는 동안 업계는 국제 경쟁을 위한 투자 여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 기금 부담과 면허 관리, 나눠 봐야 제주의 이해관계는 내륙 카지노보다 복잡합니다. 총매출액을 기준으로 기금을 부과하는 상황에서 부담률까지 높아지면 중소 카지노의 수익성이 먼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면허 갱신제와 대주주 적격성 심사, 사업권 양도·양수 사전인가제까지 모두 반대하기도 어렵습니다. 제주에서는 카지노 매각과 운영 주체 변경 과정에서 자본의 적격성과 고용 승계, 사업의 지속성을 제대로 심사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돼 왔습니다. 기금 부담 확대와 부실 자본 차단은 같은 규제로 묶어 판단할 사안이 아닙니다. 부담률은 업체별 매출과 수익 구조를 따져야 하고, 면허 심사는 재무 능력과 법규 준수, 고용과 지역 기여도를 엄격히 살피는 방식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 법안보다 오래 남을 ‘제주 기준’ 이번 관광진흥법 개정이 제주특별법 개정으로 이어진다는 정부나 국회의 방침은 현재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제주업계가 걱정하는 것은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다음 단계입니다. 그렇다고 제주가 법안 밖에 있다는 이유로 현재 진행되는 논의를 지나칠 수도 없습니다. 내륙에서 먼저 정해진 총매출 산정 방식과 부담률, 면허 갱신 요건이 나중에 제주에 그대로 요구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가 이번 토론회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부담률이 10%인지 15%인지에만 있지 않습니다. 전문모집인 수수료와 고객 유치 비용을 매출에 어디까지 포함할지, 대형 복합리조트와 중소 카지노에 같은 잣대를 적용할지, 면허 갱신 때 제주 관광과 고용에 대한 기여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더 오래 남을 쟁점입니다. 개정안이 당장 제주 카지노를 바꾸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내륙에서 마련되는 제도가 앞으로 제주를 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주 카지노업계는 법안의 적용 여부보다 그 내용이 어떤 방향으로 설계되는지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2026-07-22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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