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원 vs 40만 원”… 같은 국민연금, 노후는 둘로 갈렸다
국민연금이 버팀목이 아니라 ‘선’을 긋고 있습니다. 같은 제도 안에서 노후 수준이 완전히 갈렸습니다. 한쪽은 연금만으로 생활이 가능한 반면, 다른 한쪽은 기본 생활비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 1년 만에 두 배… 200만 원 수급층, 급격히 커져 3일 국민연금공단이 공개한 2025년 12월 기준 공표통계에 따르면, 월 200만 원 이상 노령연금을 받는 수급자는 9만 3,35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1년 전 5만 772명에서 83.8% 늘어난 수준입니다. 연금만으로 생활 가능한 집단이 실제 규모로 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왜 지금 늘었나… 답은 ‘시간’ 장기 가입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20년 이상 가입 수급자는 135만 명을 넘었고, 평균 수급액은 월 112만 4,605원입니다. 연금은 오래 낼수록 커집니다. 이 구조가 이제 현실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난 셈입니다. ■ 기준선 이미 나와… “200만 원이면 된다” 국민연금연구원 조사에서 50대 이상이 인식하는 개인 기준 적정 생활비는 월 197만 6,000원입니다. 200만 원은 상징적인 수치가 아니라, 연금만으로 생활이 가능한 최소 기준으로 지금 9만 명이 이 선을 넘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 그런데 절반은 40만 원도 못 받아 같은 시점, 현실은 완전히 다릅니다. 월 20만~40만 원 수급자 222만 명, 20만 원 미만 53만 명으로 합치면 약 275만 명입니다. 전체 수급자의 절반 이상이 월 40만 원 이하입니다. 한쪽은 ‘연금으로 생활’, 다른 쪽은 ‘연금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모두 같은 제도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 성별 격차, 그대로 굳어져 고액 수급 구조는 성별에서 더 선명하게 나뉩니다. 월 200만 원 이상 수급자 가운데 남성은 9만 1,385명으로 97.9%를 차지했습니다. 여성은 1,965명, 2.1%에 그쳤습니다. 차이는 비율이 아니라 그 경로에서 갈렸습니다. 국민연금 도입 초기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낮았고,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이 길었던 구조가 가입 기간과 납부액 차이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 기금 1,457조… 커졌지만, 나눠지는 방식 달라져 국민연금 기금은 1,457조 원 규모로 커졌습니다. 1년 사이 약 245조 원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기금 증가와 개인 체감은 다르게 움직입니다. 투자 수익으로 덩치는 커졌지만, 개인 수급액은 가입 이력에 따라 갈립니다. ■ 지금 벌어지는 일은 ‘격차의 확정’ 국민연금은 성숙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결과가 확정되고 있습니다. 오래 낸 사람은 충분히 받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계속 부족한 상태로 남습니다. 제도는 하나인데, 노후는 이미 둘로 나뉘었습니다.
2026-05-03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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