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삶이 있다면, 그곳은 제주였으면 해… 한 달 살기에 178팀 몰렸다
제주에서 한 달을 살아보려는 사람들에게 처음 마련된 자리는 50팀이었습니다. 지원자는 178팀에 달했습니다. 사연은 저마다 달랐습니다. 직장과 육아에 지친 사람은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제주를 택했고, 부모는 아이에게 학교와 학원 밖의 시간을 선물하고 싶어 했습니다. 퇴직을 앞둔 세대는 남은 삶의 방향을 다시 그려보려 했고, 누군가는 제주 이주를 결정하기에 앞서 그곳의 하루를 먼저 살아보려 했습니다. 스쳐 가는 관광지보다 한동안 머물며 자신의 하루를 살아보고 싶은 수요가 몰렸습니다. 제주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제주 안전 인증 농어촌민박에서 한 달 살기’ 참가자 모집에 모두 178팀이 신청했다고 12일 밝혔습니다. 당초 50팀을 선발할 계획이었지만 신청이 예상을 웃돌면서 최종 선발 규모를 100팀으로 확대했습니다. ■ 관광지를 보는 여행에서, 마을을 살아보는 체류로 지난달 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온라인으로 모집이 진행됐습니다. 참가자들은 대형 호텔이나 리조트가 아닌 제주 농어촌마을의 안전 인증 민박을 생활 거점으로 삼아 한 달을 보내게 됩니다.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이 아니라, 같은 동네에서 아침을 맞고 장을 보고 산책하며, 일하고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방식입니다. 관광보다 생활에 가까운 체류를 통해 제주의 일상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 같은 한 달, 쓰임은 모두 달라 참가자들의 신청 이유는 크게 다섯 유형으로 구분됐습니다. 직장과 가정, 건강과 육아로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려는 ‘삶의 균형 회복형’, 제주 자연 속에서 업무나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워케이션형, 자녀와 함께 자연 속 경험을 쌓으려는 가족형으로 나뉘었습니다. 퇴직 이후 제2의 삶을 준비하는 액티브 시니어와 제주 이주나 장기 체류에 앞서 생활 여건을 직접 살펴보려는 정착 탐색형도 적지 않았습니다. 같은 한 달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휴식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일터였습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방학이 되기도 했고, 앞으로의 삶을 미리 살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 1980·90년대생이 60%… 혼자 떠나는 참가자도 20팀 최종 선정된 100팀 가운데 1980년대 출생자가 34팀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1990년대 출생자는 26팀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두 연령대를 합치면 전체의 60%입니다. 1960년대 출생자는 19팀, 1970년대 출생자는 10팀, 2000년대 출생자는 8팀, 1950년대 출생자는 3팀으로 집계됐습니다. 동반 형태는 2인 팀이 45팀으로 가장 많았고, 3인 팀 26팀, 1인 참가 20팀, 4~5인 팀 9팀 순이었습니다. 젊은 세대가 중심을 이뤘지만,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과 혼자 제주를 찾으려는 수요도 함께 확인됐습니다. ■ 최대 60만 원 지원… 안전 인증 민박에서 한 달 참가자에게는 1인 팀 기준 30만 원, 2인 이상 팀에는 최대 60만 원의 숙박비가 지원됩니다. 여행을 마친 뒤 숙박확인서와 숙박 결제 영수증, 항공권 영수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 실적 등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숙소는 제주도가 인증한 안전 인증 농어촌민박으로 제한됩니다. 기본시설과 안전관리, 범죄 예방, 위생관리 등 6개 분야 20개 항목을 평가해 일정 기준을 충족한 업소에 인증이 부여됩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참가자들이 안전 인증 농어촌민박을 거점으로 제주의 자연과 문화, 지역의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폭넓게 경험하길 바란다”며 “삶의 균형을 회복하거나 자녀와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등 각자의 목적에 맞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2026-07-12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