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가 몸이 되는 순간”... 고닥, 제주에서 드러낸 파란 시간의 얼굴
[자막뉴스] 267명 탄 여객선 무인도 좌초.. 항해 부주의 원인?
제주도에 고발 당한 고부건 "법적 요건 없는 정치적 행위" 주장
"뉴스 검색하다가" 3분간 항로 이탈.. 좌초 여객선 항해사 체포
“경계가 몸이 되는 순간”... 고닥, 제주에서 드러낸 파란 시간의 얼굴
예술은 경계가 흔들릴 때 가장 민감해집니다. 미디어 아티스트 고닥은 그 흔들림을 ‘파란 시간’이라 부릅니다. 낮과 밤이 스치며 남기는 짧은 푸른 틈. 빛이 꺼지기 직전이면서도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지 않은 순간. 예측이 가장 어려운 시간이자, 존재의 그림자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시각입니다. 17일 개막한 개인전 ‘파란 시간(Blue Hour)’은 바로 그 틈의 감각을 다시 조립하는 시도입니다. 기술과 신화와 지형이 서로의 결을 넘나들며 하나의 신체처럼 움직이고, 인간과 비인간의 흐름은 복잡한 연결망으로 재편됩니다. 그 결합은 추상적 비유가 아니라 관람자의 몸에 직접 닿는 감각적 구조로 형상화됩니다. 제주의 동시대 미술은 지금 존재론적 탐색과 포스트휴먼적 시선, 지역 신화의 재서사화, 기술 인프라와 장소성이 만나는 지점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고닥의 전시는 이 흐름을 가장 또렷하게 밀어붙이며 단단한 질문 하나를 남깁니다. “지금 제주라는 공간은, 왜 이런 실험을 가능하게 할까.” ■ 제주가 하나의 몸으로 다시 등장할 때 고닥의 전시는 제주를 배경으로만 두지 않습니다. 하례리에서 용담동으로 이어지는 하천은 혈류로 보이고, 물의 흐름에서 깎여온 돌 표면은 시간이 층층이 남긴 주름처럼 다가옵니다. 이 방식은 요즘 예술계가 주목하는 신체적 장소성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자연의 형상을 시각화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안에 숨어 있는 생명과 기술과 신화의 관계 구조를 드러내는 접근입니다. 그 층위를 예술적 감각으로 번역하면서 제주가 지리적 위치를 넘어 정체성과 존재의 구조가 다시 짜이는 장면으로 등장하도록 만듭니다. ■ 설문대 할망의 몸과 해저 케이블이 이어지는 순간의 서사 전시의 강한 축은 설문대 할망 신화를 다시 여는 대목입니다. 할망의 몸은 하천이라는 혈관, 교각이라는 뼈대, 옷의 실과 해저 케이블이라는 연결망으로 확장됩니다. 이 조합은 충돌이 아니라 서로의 결을 이어 붙이는 과정이며, 결국 새로운 신체의 형상으로 귀결됩니다. 이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론이 있습니다. 미국의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자 도나 해러웨이(Donna Jeanne Haraway)가 1985년에 발표한 사이보그(Cyborg) 선언문입니다. 해러웨이는 당시 미국 사회가 공유하던 기술 중심적이고 남성적 성향의 사이보그 이미지를 정면으로 비틀었습니다. 공학적 기계 신체로 좁혀 이해되던 사이보그 개념을 재배열해 분류와 경계를 기준으로 작동하던 세계관 자체를 흔들었습니다. 그 결과 사물과 생명, 신화와 기술,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해체된 지점에서 ‘새로운 몸’이 구성될 수 있다는 해석이 등장했습니다. 이런 관점은 혼종성과 연결성을 토대로 신체성을 다시 상상하게 만드는 길을 엽니다. 고닥의 전시가 보여주는 확장된 몸의 감각은 이 지점과 정확히 포개집니다. 작가는 ‘제주’라는 장소가 가진 신화와 지형, 그리고 기술 인프라가 실제로 서로를 관통하는 순간을 세밀하게 포착해, 해러웨이가 말한 혼종적 신체를 시각적으로 구현합니다. 신체는 미래 기술이 만들어낼 신체 모델이라기보다, 제주의 지층과 신화적 서사, 현대적 연결망이 한데 응축된 다층적 구조에 더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 구조는 결국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됩니다. “서로 다른 것들은, 겹쳐지는 순간 가장 강하게 연결된다.” ■ 세 벽면을 관통하는 3채널 영상... 관람객의 몸을 흔들다 전시장은 세 방향을 채운 영상 설치로 구성됩니다. 장면의 속도는 일정하지 않고, 소리는 서로를 넘나들며, 서사는 선형 구조를 따르지 않습니다. 관람객은 어느 순간 방향을 잃습니다. 이 흔들림이 전시 핵심입니다. 각기 흩어진 이미지와 소리를 스스로 꿰어야 의미가 완성되는 구조는 감상 행위를 ‘정체성 재구성’의 과정으로 바꿔놓습니다. 유동적인 자아를 탐구하는 전시에서, 보는 이들 역시 고정된 위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익히게 됩니다. ■ 경계 위에서 축적된 10년의 경험이 응집된 자리 작가는 약 10년 동안 독일 드레스덴과 브라운슈바익 미술대학에서 수학하며 독일과 한국을 오갔습니다. 이 기간은 전이와 흔들림과 이동의 감각을 몸으로 겪는 시간이었습니다. 2025년 독일 골드라우쉬 여성 예술가 프로젝트 선정과 2024년 카셀 다큐 앤 비디오 페스티벌 참여 등 국제 활동이 이어지면서 감각은 더욱 견고하게 확장되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 시간이 농축된 결과물입니다. ■ 사라지는 찰나에 남는 진실이 왜 지금 중요한가 파란 시간은 짧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 존재의 윤곽이 가장 선명해집니다. 이번 전시는 사회적 전환과 기술적 변화가 겹쳐진 지금의 현실을 온몸으로 포착합니다. 확실함보다 불확실함이 더 실제에 가까워진 시대, 존재는 고정된 형태에서 벗어나 유동적인 구조로 재편됩니다. 제주가 왜 지금 실험의 장소로 다시 떠오르는지, 지역 신화는 왜 다시 호출되는지, 기술 인프라는 왜 신체적 비유로 작동하는지. 그 모든 질문이 전시 안에 응축돼 있습니다. 그래서, 파란 시간은 다시 묻습니다. 전시가 끝나도 남아, 내 안에서 천천히 오래 흔들릴지 모를 한 물음입니다. “나는 어디까지를 나라고 부를 수 있을까.” 제주자치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이 후원한 전시는 30일까지, 제주시 동문로의 새탕라움에서 이어집니다. 관람은 전시기간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합니다. 휴무일은 없습니다. 29일 오후 5시 작가와의 대화도 마련됩니다.
2025-11-2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오만해졌다" 北, 사업 성공한 50대 부부 주민 200명 앞서 '공개 처형'
북한이 개인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50대 사업가 부부를 "거만해졌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8일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전기자전거·전동 오토바이 부품·일반 자전거 판매·수리·대여 사업을 운영하며 큰 성공을 거둔 50대 부부가 사업 성공 이후 거만해지고 반공화국적으로 변모했다는 이유로 공터에서 총살을 당했습니다. 이들 부부는 평양 사동구역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에 서류상 등록만 해놓고 실제로는 대규모 사업을 벌여 상당한 이익을 챙기며 '큰손'으로 이름을 알리게 됐는데, 일부 주민들은 이들 부부에 높은 도매가와 오만한 태도 등으로 불만을 품고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8월 초 부부를 체포해 공동 심문 후 9월 초 사형을 선고했는데, 당 외곽기구와 결탁해 외화를 불법 유통하고, 반국가적 선전물을 퍼트렸다는 이유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어린이를 포함한 주민 200명 이상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공개 처형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장 관리자와 상점 관리자 등 모든 관리자들은 의무적으로 참석하라는 지시를 받아 자리를 지켰으며, 지나가던 행인들도 걸음을 멈춰 세우고 이를 지켜봤다고 매체는 덧붙였습니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이번 처형을 '경제 혼란 방지와 대중 교양을 위한 모범'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마친 직후 처형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외국과 협력하더라도 내부 규율에는 예외가 없다는 메시지를 심어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처형으로 북한 내 사업가들 사이에서는 "언제든 잡혀갈 수 있다"는 공포가 퍼졌으며, 처형을 직접 목격한 주민들도 두려움에 휩싸이면서 며칠 동안 시장 활동이 급격히 위축됐다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2025-11-20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자막뉴스] 267명 탄 여객선 무인도 좌초.. 항해 부주의 원인?
어제(19일) 밤 / 전남 신안군 족도 어둠 속 무인도와 충돌한 여객선이 불을 밝힌 채 멈춰 섰습니다. 267명이 탑승한 길이 170m, 2만 6,000톤 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제주에서 직선거리로 약 120㎞ 떨어진 전남 신안군 족도에 좌초됐습니다. 제주항에서 목포로 출발한 지 3시간여 만에 사고가 발생한 겁니다. "족도 충돌한 상황, 선체 절반 이상 섬에 올라타고 있는 상황으로 보임." 선내 매점 판매대가 넘어질 정도로 충격이 컸습니다. 차례대로 구조를 기다린 승객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가용 세력을 총동원한 해경은 3시간여 만에 승객 전원을 구조했습니다. 승객 30여 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습니다. 이경아 / 전남 목포시 "밖에 나가보니까 섬에 부딪혀 있었어요. 넘어질 정도로, 저는 잡아서 괜찮았는데, 객실에 계신 분들은 굴러갔다고, 허리 다친 신 분도 계시고.." 해경은 이번 사고를 인재로 보고 있습니다. 여객선들의 항로가 빼곡해 사고 위험이 큰 해상에서 운항 방향을 바꾸는 변침 시기를 놓치는 등 사실상 운항에 손을 놨다고 볼 정도의 과실이 있다고 판단해, 일등항해사와 인도네시아 조타수를 긴급체포했습니다. 김황균 / 목포해양경찰서 수사과장 "문제는 핸드폰을 저희가 입수해서 그 시간에 과연 뭘 하고 있었는지, 언제부터 자동 조타를 놓고 핸드폰만 보고 있었는지 그건 휴대폰 포렌식을 해봐야 알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제주자치도는 해당 여객선에 탑승한 20여 명의 제주도민 안전 여부를 지속 확인하고, 제주 기점 6개 항로 7척의 여객선에 대한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오상필 / 제주자치도 해양수산국장 "도민의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라도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서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사고 선박이 예인된 가운데 해경은 항해 기록과 CCTV를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JIBS 정용기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화면제공 목포해양경찰서·시청자)
2025-11-20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강명철(kangjsp@naver.com) 기자

정청래 "나경원 봐주기, 조희대 사법부 답다.. 국힘 날뛰게 만들 것"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이 지난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로 벌금형을 선고 받은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사법부와 국민의힘을 향한 공세에 나섰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늘(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죄는 있으나 벌은 주지 않겠다"라며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고, 오늘 법원의 나경원 봐주기 판결에 분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늘의 죄를 벌하지 않았으니 국힘이 국회 안에서 더 날뛰게끔 법원이 국회폭력을 용인하고 용기를 준 꼴"이라며 "조희대 사법부 답다"고 비판했습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판결을 두고 자화자찬할 것이 아니라,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고 다시는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약속하는 것이 최소한의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라고 지적했습니다. 박 수석대변인은 "나경원 의원은 선고 직후 '우리의 정치적 항거에 대한 명분을 법원이 인정했고, 민주당 독재를 막을 최소한의 저지선을 인정했다'라고 주장했다"며 "유죄 판결을 받고도 반성은커녕 이를 '명분 인정'으로 둔갑시키는 파렴치함과 법원이 불법이라 판단한 폭력을 '민주당 독재 저지'라고 정당화하는 몰염치함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서울남부지법은 오늘(20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나경원 의원에게는 벌금 총 2,400만 원,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에겐 1,900만 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는 총 1,15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이 가운데 국회법 위반에 대해선 500만 원 미만의 벌금형이 선고되면서 의원직 상실은 피했습니다.
2025-11-20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의원직은 지켰다”… 나경원, 6년 재판 끝에 벌금 2,400만 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패스트트랙 충돌’ 1심에서 벌금 2,400만 원을 선고받으며 의원직을 지켰습니다. 국회법 위반 벌금이 400만 원으로 제한돼 있어 의원직 상실선(500만 원 이상)을 넘지 않았습니다. 같은 사건으로 재판을 받은 국민의힘 의원들도 모두 상실형을 피했습니다. 판결 직후 정치권의 해석 전쟁 구도가 더 빨리 움직였습니다. ■ 법원은 ‘책임’만 남겨… 야당은 ‘명분’부터 꺼내 20일 서울남부지법은 나 의원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와 국회법 위반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국회에서의 물리력 행사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러나 선고 직후 야당은 판단의 초점을 정반대로 잡았습니다. 나 의원은 “정치적 항거의 명분이 인정됐다”고 밝혔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패스트트랙 강행에 대한 불가피한 저항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판결문에는 ‘명분’이라는 표현은 단 한 줄도 없습니다. 법원이 남긴 기준은 ‘정치적 이유와 무관하게 물리력은 위법’이라는 점 하나뿐입니다. ■ “무죄 아니라 아쉽다”… 정치적 프레임이 더 빨라 나 의원은 판결이 나온 직후, “무죄가 아니어서 아쉽다”고 말하며 다시 정치 구도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법정에 올 사안이 아니다”, “민주당 강행이 문제”라는 주장을 반복하며 책임의 출발점을 되돌리려는 메시지가 이어졌습니다. 같은 당 주진우 의원도 “징역형 구형 자체가 무리였다”고 검찰을 비판했습니다. 선고 직후 야당 메시지는 이미 ‘법적 판단’보다 ‘정치적 책임 소재’로 이동한 상황입니다. ■ 의원직 상실형은 없다… 정치적 파장은 제한적 이번 사건으로 기소된 국민의힘 의원 6명 중 5명이 의원직 상실 기준을 피했습니다. 패스트트랙 충돌의 초반 대표적 피고인이었던 황교안 전 대표 역시 벌금 1,900만 원을 선고받았으나 현직이 아니어서 정치적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회 의석 구조는 변하지 않습니다. 정치적 충격보다 판결 이후의 해석 경쟁이 더 크게 부각되는 형국입니다. ■ 항소 여부는 미정… 선택에 따라 정치 해석도 달라져 나 의원은 항소 여부를 유보했습니다. 의원직을 유지한 상태라 선택지가 넓어졌지만, 항소를 택하면 다시 대치 구도가 커질 수 있다는 부담도 동시에 존재합니다. 패스트트랙 사건은 모든 과정이 기록으로 남아 있어 어느 방향이든 정치적 해석이 즉시 이동합니다. 사법 절차는 일단락됐지만, 판결이 나온 순간부터 정치권은 같은 장면을 서로 다른 구도로 다시 읽어내며 새로운 대치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2025-11-2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뉴스 검색하다가" 3분간 항로 이탈.. 좌초 여객선 항해사 체포
267명을 태운 대형 여객선이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일등 항해사와 조타수가 해경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오늘(20일) 해경에 따르면 중과실치상 혐의로 퀸제누비아2호의 일등항해사 40대 A 씨와 조타수인 인도네시아 국적의 40대 B 씨가 긴급체포됐습니다. A 씨는 선박 조종을 담당했는데, 휴대전화를 보느라 수동으로 운항해야 하는 구간에서 자동항법장치에 조종을 맡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객선은 사고 지점인 죽도에서 약 1,600m 떨어진 지점에서 방향 전환을 해야 했지만, A 씨는 무인도를 100m 앞두고서야 이를 알아차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시 여객선은 22노트(시속 40∼45㎞)로 운항하다 변침을 해야 하는 지점을 지나고 2∼3분가량 후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A 씨는 조사 과정에서 "뉴스를 검색하다 조타 시점을 놓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타기 이상 진술이 나왔던 만큼 현장 감식 등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사고 여객선이 자력으로 귀항한 것을 고려하면 선체 결함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습니다. 해경은 A씨와 함께 있던 B씨에 대해서도 자동항법장치를 수동으로 변환하지 않은 경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또 60대 선장 C 씨를 형사 입건해 조사 중입니다. C 씨는 사고 당시 근무시간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조타실이 아닌 다른 곳에 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퀸제누비아2호는 어제(19일) 오후 4시 45분쯤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267명을 태우고 제주에서 목포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이후 여객선은 같은 날 저녁 8시 16분쯤 신안군 정산도 인근 무인도인 족도 위에 선체가 절반가량 올라서며 좌초됐습니다. 좌초 충격으로 승객 27명이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편 제주자치도는 이번 사고로 인한 여객선 운항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운항 중인 퀸제누비아호의 운항 시간을 기존 낮 1시 45분에서 오후 4시 45분까지로 늦췄습니다. 제주도는 사고 여객선의 수리가 완료되면 운항 일정을 다시 조정할 계획입니다.
2025-11-20 제주방송 김재연(Replaykim@jibs.co.kr) 기자

건설 경기 살린다며 지방채 4820억 푼다더니...건설부서 예산 226억 오히려 축소
건설경기 침체가 깊어지면서 제주지역 건설업체들이 무더기로 폐업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제주지역 종합건설업체 17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제주시 13곳, 서귀포시 4곳입니다. 건설업 폐업은 해마다 가속화됐습니다. 2020년 4곳에 그쳤던 폐업이 2021년 6곳, 2022년 7곳으로 늘었습니다. 2023년엔 10곳, 지난해 21곳으로 급증하면서 최근 5년간 65개 건설업체가 문을 닫았습니다. 수주 66% 급감.일감 말라 건설업체들이 폐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감이 끊겼기 때문입니다. 국가통계포털 자료를 보면 올해 3분기까지 제주도내 건설공사 수주액은 3508억원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1% 줄었습니다. 연간 수주액 추이는 더 심각합니다. 2022년 2조2766억원이었던 수주액이 2023년 1조6306억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지난해에는 1조2867억원까지 내려앉았습니다. 2년 사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겁니다. 건축자재 가격과 인건비까지 크게 오르면서 건설사들은 이중고를 겪었습니다. 종합건설업의 부진은 하도급 전문건설업에도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제주시 지역에서 2022년 이후 전문건설업체 207곳이 폐업했습니다. 서귀포시에서 81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건설 고용시장도 얼어붙었습니다. 올해 3분기 제주도내 건설업 취업자는 2만2000명입니다. 9분기 연속 감소했습니다. 가장 많았던 2021년 4분기 4만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지방채 4820억 투입.기대감 커져? 지역 건설업계는 제주자치도가 사상 최대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해 건설 경기를 살리겠다고 발표하자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지난달말 확정된 지방채 발행계획안은 총 4820억원 규모입니다. 당초 2026년 지방채 발행 한도액 3840억원보다 980억원이나 많습니다. 제주자치도는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발행한도액을 초과한 지방채 발행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토지보상과 공사, 중장기 재정투자사업 추진 등에 투입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는 지방채 발행으로 중단됐던 사업이 재개되면 건설경기가 최악인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건설부서 예산은 226억 깎여 그런데 내년 예산 심사 과정에 정작 건설 관련 부서 예산이 오히려 줄어든게 확인됐습니다. 제주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한동수 도의원은 "제주도는 지방채 발행이 건설경기 부양과 공공서비스 인프라 확충에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해 지역경제의 역동성을 살리려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런데 제주도 건설주택국의 세출 예산 규모는 17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6억원 줄어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건설업계가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예산 편성이라는 겁니다. 겉포장만 건설 경기 부양을 내세우고, 다른 용도로 예산이 사용되는것 아니냐는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결국 지역 건설업계의 기대와 달리 4820억원의 빚을 내가며 편성한 내년 예산이 건설업계의 위기감을 덜어주는 효과를 낼 수 있을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2025-11-20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