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히겠다던 전 대통령이 왜 유튜브에?”… 문재인, 전직 대통령 최초 ‘고정 유튜버’ 데뷔한 배경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유튜브 고정 출연을 시작했습니다. 단순 출연 수준을 넘어 자신의 이름을 건 채널의 정기 콘텐츠에 직접 등장하는 형태로, 전직 대통령의 공식 유튜버 활동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17일 유튜브 ‘평산책방’에는 ‘시인이 된 아이들과 첫 여름, 완주’라는 제목의 첫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영상 제작은 김어준 씨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TV(김어준 방송국)’가 맡았습니다. ■ 첫 회에서 청소년 시집 소개… “다시 일어서는 힘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은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마주 앉아 시에 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첫 번째 추천 책으로 청소년 회복센터에서 생활하는 76명 청소년이 참여한 시집 ‘이제는 집을 간다’를 소개했습니다.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느냐, 계속 빗나가느냐 갈림길에 서 있는 아이들”이라며 “우리 사회가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이면 반듯하게 자라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시는 ‘가만히’를 꼽았습니다. ‘눈은 떠졌고 숨은 쉬어졌고 그게 다다’라는 구절을 직접 낭송하며 “고립감과 무력감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려는 힘이 느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번째 추천 책은 창원지방법원 소년부 류기인 부장판사 등이 엮은 ‘네 곁에 있어줄게’를 소개했습니다. 영상에는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거나 해바라기를 다듬는 등 문 전 대통령의 일상 장면도 담겼습니다. ■ 탁현민 “책방 알리려 만든 콘텐츠… 제가 진행 맡았다” 영상 공개 직후 정치권 반응이 이어지자, 콘텐츠 진행을 맡은 탁현민 목포대 특임교수가 18일 MBC 라디오를 통해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탁 교수는 “평산책방 유튜브는 원래 있었지만 콘텐츠가 뜸했다. 앞으로는 책 소개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기로 해 제가 진행을 맡았다”고 말했습니다. “책방이 워낙 외져 소개하기 어렵고, 문 전 대통령이 책을 좋아해 자연스럽게 출연을 요청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 “잊힌다는 건 현실 정치와 거리”… 퇴임 발언 충돌엔 단호한 정리 문 전 대통령의 “잊혀지고 싶다”는 과거 발언과 어긋난다는 지적에 대해, 탁 교수는 “잊힌다는 건 현실 정치에서 한 발 떨어지겠다는 의미다. 공개 활동을 모두 중단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라고 풀었습니다. 대외적으로, 정치적 메시지로 읽는 해석들과는 거리를 둔 설명입니다. ■ 지방선거 연계설엔 “대단한 발상”… 정치적 확장 해석 차단 일부에서 제기된 ‘내년 지방선거 대비’가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서는 짧고 단호한 반응을 내놨습니다. “대단한 발상이다. 책 소개 콘텐츠가 선거에 어떤 도움이 되느냐.” 탁 교수는 “현실 정치에 개입하는 말씀을 하실 이유도 없다”며 콘텐츠 성격을 명확히 했습니다. ■ “콘텐츠는 책과 작가 이야기”… 제작진 설명과 정치권 반응의 온도차 탁 교수는 “책과 작가, 작은 것들에 대한 따뜻한 정서를 전하고 싶다. 그 이상으로 확장할 계획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의 유튜브 데뷔는 책방 콘텐츠로 출발했지만, 정치권은 즉시 이를 ‘정치적 등장’으로 해석했습니다. 제작진의 설명과 정치권 반응이 엇갈리며 영상 한 편을 두고 온도차가 분명해졌고, 관련 논의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2025-11-18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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