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문 열면 비엔날레… 제주 원도심, 예술에 머무는 도시가 된다
숙소를 나서 한 걸음 내디디면 예술공간 이아가 나타납니다. 제주아트플랫폼과 갤러리 레미콘도 걸어서 닿습니다. 전시장 사이에 놓인 원도심 골목과 오래된 건물, 바다 가까운 도시 풍경까지 비엔날레를 만나는 과정에 들어옵니다.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가 숙박과 전시 공간을 잇습니다. 작품을 보고 돌아서는 짧은 관람이 아니라, 전시가 열리는 도시 안에 머물며 제주의 시간과 장소를 함께 경험하는 방식입니다. 제주도립미술관은 뉴리빙 커뮤니티 ‘맹그로브’가 제5회 제주비엔날레 후원사로 참여한다고 27일 밝혔습니다. 2024년 제4회에 이은 두 번째 협력입니다. 맹그로브를 운영하는 부동산 임팩트 디벨로퍼 엠지알브이(MGRV)는 참여 작가들에게 제주시 탑동 ‘맹그로브 제주시티’ 숙박을 제공합니다. 투숙객에게는 제주비엔날레 입장권을 50% 할인하고, 제주 지점을 통한 행사 홍보도 지원합니다. ■ 뒤섞이고 모이며 새로워지는 제주 제5회 제주비엔날레의 주제는 ‘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 변용의 기술’입니다. ‘허끄곡 모닥치곡’은 뒤섞이고 함께 모인다는 의미를 담은 제주어입니다. ‘이야홍’은 제주 민요의 후렴에서 가져왔습니다. 서로 다른 존재와 문화가 만나 부딪히고 섞이면서 이전과 다른 관계와 형태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표현합니다. 공개된 키 비주얼도 같은 개념에서 출발했습니다. 제주어 글자를 기하학적 패턴으로 다시 짜, 흩어진 요소가 모이고 결합해 새로운 형태로 바뀌는 과정을 시각화했습니다. 전시가 바라보는 제주 역시 하나의 이미지로 고착된 섬이 아닙니다. 외부의 사람과 문화가 오가고, 여러 시대의 기억이 포개지며 계속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져 온 장소입니다. ■ 전시장 밖의 도시, 작품 사이에 놓다 전시 공간은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돌문화공원, 제주아트플랫폼,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 레미콘 등으로 나뉩니다. 각 공간은 따로 떨어진 전시장이 아니라 제주의 자연과 역사, 도시의 생활을 따라 이어지는 하나의 관람 구조로 엮입니다. 원도심은 탐라국 시기부터 현대까지 여러 시간과 문화가 축적된 장소입니다. 비엔날레는 이곳의 골목과 건물, 생활의 흔적을 작품을 담는 배경으로만 두지 않습니다. 관람객이 전시장 사이를 오가며 마주해야 할 전시 경험의 일부로 끌어들입니다. 맹그로브 제주시티는 예술공간 이아와 제주아트플랫폼, 갤러리 레미콘까지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있습니다. 숙소에서 전시장으로 향하는 이동은 이번 비엔날레가 말하는 장소와 변용의 개념을 일상의 체험으로 바꿉니다. ■ 69명 작가, ‘보는 전시’보다 경험에 무게 비엔날레에는 국내외 작가 69명(팀)이 참여합니다. 이 가운데 약 30%는 제주 작가입니다. 제주에서 출발한 시선을 지키면서도 세계가 마주한 사회와 환경, 공동체의 문제를 함께 다루는 신작과 신규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관객이 전시와 연계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는 구성도 마련됩니다. 작가들에게 제공되는 숙소는 잠을 자는 공간으로만 머물지 않습니다. 제주에 머물며 작업을 준비하고 다른 작가와 교류하는 창작의 기반이 됩니다. 관람객의 동선도 달라집니다. 한 전시장을 둘러보고 이동하는 데서 벗어나 원도심 여러 공간을 걷고 머물며 다시 작품을 만납니다. 비엔날레가 미술관 안의 행사보다 도시를 경험하는 체류형 문화 콘텐츠에 가까워지는 이유입니다. 맹그로브 관계자는 “두 차례 연속 제주비엔날레와 함께하게 돼 뜻깊다”며 “작가와 관람객 모두 전시장 가까운 곳에서 머물며 편안한 휴식과 함께 창의적인 영감을 나누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이자 제5회 제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두 차례 연속 비엔날레와 함께해 준 맹그로브는 원도심에서 예술과 일상을 잇는 든든한 동반자”라며 “숙소에서 걸어 나와 전시를 만나는 방식으로 더 많은 사람이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2026-07-27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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