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무섭다’ 한마디에 과거 사건까지 소환… ‘위험한 제주’ 만들기 그리 급했나
'실종 허위 종결' 제주 경찰 구속영장 발부
[자막뉴스] 접근 금지 어기고 아내 살해한 전직 경찰.. 초기 대응은 한계
꽃잎과 생쥐에게도 자리를 내줬다… 예미킴이 데려온 ‘이상한 요정’
장미란 실종 담당 경찰, '교통사고 사망' 가짜 이유 쓰고 관련 자료 삭제
정점식 "李 '호텔경제학' 눈물겨운 궤변 유시민도 '내란세력' 낙인.. 감탄고토의 비정함"
이재명 대통령에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는 유시민 작가와 여권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흐르는 것을 두고 야권에서 양쪽 모두를 타격하고 나섰습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늘(2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유시민 작가가 무슨 이유에선지 이재명 정권과 원수 사이가 된 모양"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굉장히 오만한 권력자'라는 매우 날 선 비판을 쏟아냈고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내란세력 집권을 돕겠다면 커밍아웃하고 그 길로 가라'고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때는 이재명 대통령을 눈물겨운 궤변으로 두둔했던 유시민 작가에게 '내란세력'이라는 낙인을 서슴없이 찍는 것을 보면서, 감탄고토의 비정함을 넘어 내란몰이의 광기를 새삼 느끼게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를 두고 "그동안 유시민 작가는 민주당을 위한 '어용지식인'을 자처했다"라며 "그런데 이 어용지식인이 '어용' 노릇을 하지 않으니, 이제 그를 '지식인' 취급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유 작가의 과거 발언 등을 두고는 "2030 남성들에게 '쓰레기야 너희들' 등 갈라치기 막말을 쏟아낸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망언"이라며 "이 대통령의 '호텔경제학'에 대해 '대학원 수준의 공부 없이는 소화하기 어렵다'고 두둔한 것은 정치사에 두고두고 남을 궤변"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을 향해선 "그의 온갖 궤변과 막말이 국민을 향해 쏟아질 때는 아무 문제도 느끼지 못하다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쏟아지니 화가 나는 모양"이라며 "부끄러운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유시민 작가도 마찬가지"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민주당 당 대표를 역임할 때, 대통령이 되면 '오만한 권력자'의 모습을 보일 것을 정말 몰랐나"라고 되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와서 갑자기 속았다는 듯 분통 터뜨리고 서로 손가락질하는 모습을 보니 어안이 벙벙하다"라며 "이재명 정권과 유시민 작가의 관계를 두고 쓰는 말이 있다. '피차일반 오십보백보'"라고 덧붙였습니다.
2026-08-26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안철수, 김기현 겨냥 "당원이 뽑아 쓰고 버리는 휴지냐" 직격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를 두고 우려를 나타낸 같은 당 김기현 의원을 비판했습니다. 김 의원이 당원 중심에서 국민 중심으로 당의 축을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입니다. 안 의원은 오늘(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데, 당내 인사라면 최소한 당원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전날(25일) 김 의원이 '과도한 당원 중심에서 국민 중심으로 축을 옮겨야 하지 않겠나'라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기억이 삭제되셨나. 누가 김기현 당대표를 만들었는지 잊으셨나"라고 반문했습니다. 안 의원은 "김 의원을 당대표로 만든 사람들이 바로 당원"이라며 "본인이 당대표로 선출된 국민의힘 3차 전당대회 룰은 당원 100%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저는 당시 이재명 민주당을 막고 보수정권 총선 승리에 기여하고자 나섰지만, 당원의 결정을 받아들여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했다"며 "지금 김 의원은 당원의 판단을 당에 해로움을 주는 무언가로 취급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전날 행사에서 김 의원의 주장에 '국민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말씀이 마음 깊이 와닿는다'고 호응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습니다. 안 의원은 "누군가의 복당을 위해 아랫목을 따뜻이 데워놓는 김 의원의 모습에 당원들이 피눈물을 흘리지 않겠나"라며 "당원들은 뽑아 쓰고 버리는 휴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당원들은 직전 대선후보에 대한 한밤중 날치기를 쳐부수고 정당 민주주의를 굳건히 세운 위대한 당원들"이라며 "당원의 힘 없이 국민의힘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2026-08-26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제주 무섭다’ 한마디에 과거 사건까지 소환… ‘위험한 제주’ 만들기 그리 급했나
제주에서 사흘 사이 실종 신고가 접수됐던 이들을 포함해 시신 4구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제주 치안을 둘러싼 불안이 커졌습니다. 제주에서 수년째 생활해온 유명인들은 “대낮에도 혼자 다니지 말라”, “산책도 무섭다”고 SNS에 적었습니다. 관련 발언은 곧바로 기사 제목이 됐고, 2021년 제주에서 흉기를 든 남성에게 쫓겼다는 한 가수의 과거 경험까지 다시 소환됐습니다. 발생 시점도, 당사자도, 사건의 성격도 다른 사례들이 짧은 시간 안에 ‘위험한 제주’를 설명하는 근거처럼 한데 놓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견된 4명이 하나의 연쇄적인 강력범죄와 관련됐다는 사실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실종 신고를 사실과 다르게 종결한 경찰관은 구속됐고, 경찰은 이 경찰관이 처리한 실종 사건 298건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경찰의 실종 대응에서 시작된 논란은 어느새 제주라는 지역 전체를 ‘위험한 곳’으로 바라보는 시선으로 옮겨갔습니다. ■ 사흘 새 시신 4구… 서로 다른 사건 2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사흘 사이 제주에서 발견된 시신은 모두 4구입니다. 구좌읍과 조천읍, 애월읍, 한림읍에서 각각 발견됐고 이 가운데 한림읍에서는 지난 5월 실종된 장미란 씨가 확인됐습니다. 장 씨와 지난달 실종된 60대 남성 사건은 제주서부경찰서 부 모 경장이 담당했습니다. 나머지 2명은 부 경장이 맡았던 사건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장 씨 사건에서 부 경장은 실제 생사와 소재를 확인하지 않은 채 연락이 된 것처럼 신고자에게 알리고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60대 남성 실종 사건도 비슷한 방식으로 처리한 혐의가 추가됐습니다. 사흘 사이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은 가볍지 않습니다. 하지만 네 사건이 하나의 범죄 흐름으로 연결됐다는 근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는 제주 자체의 위험성보다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의 대응과 사건 처리 과정에 있습니다. ■ “대낮에도 혼자 다니지 말라”… 유명인 발언 잇따라 확산 이런 상황에서 제주에서 7년째 생활하고 있는 의사 출신 방송인 홍혜걸 씨가 최근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홍 씨는 제주에는 인적이 드문 길이 많다며 대낮이거나 포장된 길에서도 혼자 다니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여성뿐 아니라 건장한 남성도 마찬가지라며 ‘7년 차 제주살이 도민’으로서 하는 충고라고 덧붙였습니다. 배우 진재영 씨도 25일 자신의 SNS에 “밤에는 잘 안 다니지만 요즘 제주도는 산책도 좀 무섭다”고 적었습니다. 두 사람의 발언은 곧바로 여러 매체를 통해 기사화됐습니다. 홍 씨의 경우 ‘대낮에도 혼자 다니지 말라’, ‘제주 쉽게 보면 안 된다’는 취지의 표현이 제목 전면에 등장했고, 진 씨의 짧은 SNS 글 역시 여러 연예매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홍 씨 발언을 두고 제주 전체를 위험한 지역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이에 홍 씨는 다시 글을 올려 조심하자는 취지였지 제주가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설명하고, 자신의 글로 마음이 상한 사람들에게 사과했습니다. ■ 개인의 ‘제주살이’ 경험이 곧 지역 위험의 근거인가 홍 씨와 진 씨 모두 오랜 기간 제주에서 생활해온 인물입니다. 때문에 이들의 발언에는 ‘제주살이 7년’, ‘제주살이 9년 차’ 같은 설명이 따라붙었고 제주 생활을 직접 경험한 유명인의 경고라는 점이 부각됐습니다. 그러나 제주에 오름과 농로, 인적이 드문 장소가 많다는 사실과 최근 제주에서 강력범죄 위험이 특별히 높아졌다는 것은 별개의 사안입니다. 현재까지 최근 발견된 사망자들을 연쇄적인 범죄로 연결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유명인들의 개인적인 불안과 안전에 대한 당부가 최근 실종 사건과 맞물리면서 ‘제주 여행이 무섭다’거나 제주 치안 자체를 우려하는 반응도 잇따랐습니다. ■ 2021년 흉기 위협까지 다시 등장 최근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과거 사례까지 다시 소환됐습니다. 25일 일부 매체는 가수 성현우 씨가 제주 여행 도중 흉기를 든 남성에게 쫓겼다고 밝힌 경험을 다시 기사로 다뤘습니다. 성 씨가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해당 경험을 공개한 것은 지난 2월이지만 실제 일이 벌어진 것은 2021년입니다. 성 씨가 겪었다고 밝힌 사건과 최근 장 씨 실종 사건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보도에서는 최근 제주에서 실종자 등의 시신이 잇따라 발견된 상황을 설명하며 성 씨의 과거 경험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 씨의 “산책도 무섭다”는 발언을 다룬 일부 기사에서도 최근 시신 발견과 홍 씨의 경고, 성 씨의 과거 경험이 함께 소개됐습니다. 발생 시점도 다르고 당사자도 다른 사건과 발언들이 ‘제주 치안 불안’이라는 하나의 흐름 안에 놓이면서 서로의 연관성까지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여지를 키웠습니다. ■ 유명인 SNS 한 줄에 기사 줄줄이… 과거 사례까지 소환 유명인의 공개 발언을 기사화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습니다. 과거 사건 역시 현재 사안을 이해하는 데 접점이 있다면 다시 다룰 수 있습니다. 다만 개별 사실이 맞는다는 것과 서로 다른 사실을 한 방향으로 묶어도 된다는 것은 같은 얘기가 아닙니다. 5년 전 별개의 흉기 사건이 현재 실종 사건과 함께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최근 제주에서 비슷한 위험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여지가 생깁니다. 언론 역시 이 지점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어떤 사실을 골라 무엇과 나란히 놓느냐 역시 보도의 일부입니다. 현재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은 사례까지 잇따라 보태질수록 실제 수사에서 확인된 내용보다 ‘위험한 제주’라는 인상을 부추길 우려도 큽니다. ■ 사건과 무관한 제주 유튜버에까지 악성 댓글 파장은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에게도 번졌습니다. 제주어와 제주 문화를 소개해온 유튜버 ‘뭐랭하맨’의 영상에는 최근 실종 사건을 언급하는 댓글들이 잇따라 달렸습니다. “제주도가 무서워서 어떻게 가느냐”, “다 한통속”이라는 식의 내용에서 신변을 조롱하는 댓글까지 등장했습니다. ‘뭐랭하맨은 이번 실종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다. 현재 제주도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제주 문화와 일상을 소개해온 크리에이터입니다. 결국 다른 이용자들이 “이 사람에게 왜 화풀이하느냐”, “제주에 사는 사람들이 무슨 죄냐”며 악성 댓글을 만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경찰의 실종 대응에서 촉발된 비판은 사건과 무관한 제주 사람에게까지 향했습니다. ■ 석방 하루 만에 구속… 298건 다시 들여다본다 사건 수사는 경찰의 실종 처리 과정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제주지방법원은 25일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부 경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법원은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부 경장은 지난 22일 긴급체포됐지만 법원은 사전에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긴급체포의 적법성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24일 체포적부심을 통해 석방된 부 경장은 하루 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거쳐 다시 신병이 확보됐습니다. 경찰은 부 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실종 업무를 맡은 뒤 처리한 실종 사건 298건도 전수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미 확인된 두 사건 외에 실종자의 소재나 안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종결한 사례가 더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 서장·형사과장·팀장까지 대기발령… 책임선 지휘부로 경찰 내부 조사도 담당 경찰관 한 명을 넘어섰습니다. 경찰청은 25일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전·현직 제주서부경찰서장과 형사과장, 실종수사팀장 등 4명을 대기발령했습니다. 실종 신고가 사실과 다르게 종결되는 동안 지휘와 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감찰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실종 사건 종결 과정에서 상급자가 다시 확인하도록 절차를 보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부 경장이 처리한 298건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수사와 감찰 범위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장미란 씨 사인 추가 감정… 미발견 실종자도 재점검 장 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에 대한 수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는 특이 골절 등 뚜렷한 외상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현재까지 뚜렷한 타살 정황을 확인하지 못한 가운데 약독물 검사 등 추가 감정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할 예정입니다. 제주에서는 아직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성인 실종자들도 남아 있습니다. 경찰은 기존 미발견 사건과 부 경장이 처리한 298건을 다시 살펴보면서 추가로 부실하게 종결된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2026-08-26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장미란 실종 담당 경찰, '교통사고 사망' 가짜 이유 쓰고 관련 자료 삭제
자신이 담당한 실종 사건을 잇달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 서부경찰서 부 모 경장이 장미란 씨 실종 사건에 대해 '교통사고 사망'이라고 거짓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부 경장이 '실종자 프로파일링 목록'에서 장 씨 관련 자료를 삭제하며 '교통사고 사망'을 이유로 기재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부 경장은 지난 5월 15일 저녁 6시 40분쯤 장 씨 연인의 실종 신고를 받고도 "장 씨와 연락이 닿았다"라며 "위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고 거짓말 한 뒤 2시간 30분 뒤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경찰은 사유를 '사망'으로 입력하면 시스템 상 사건이 종결된다는 점을 이용해 부 경장이 '교통사고 사망'이란 가짜 이유를 기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부 경장은 또 지난달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 사건에서는 '남성 소재를 발견했다'고 허위로 기재한 뒤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 경장이 실종팀에서 근무한 1년 5개월 동안 종결했던 사건은 298건으로 현재 전수 조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부 경장은 오늘(25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영장실질 심사를 받았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2026-08-25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자막뉴스] 접근 금지 어기고 아내 살해한 전직 경찰.. 초기 대응은 한계
119 구급차가 좁은 마을 길을 빠져나갑니다. 가정집에서 5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출입이 통제된 상태에서 경찰의 현장 감식은 이튿날까지 이어졌습니다. 마을 주민 "개도 짖고 차들이 여러 대 와 있더라고. 아침에 보니까 노란색 줄이 쳐져 있더라고" 경찰은 이혼 소송 중이던 50대 전직 경찰관 남편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에 나섰습니다. 마을 주민 "처음에 이사 왔을 때는 남자분이 같이 있었어요. 은퇴하고 내려오시나 보다.. 강력 범죄가 일어날 일이 드문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김동은 기자 "당시 범행을 저지른 피의자는 범행 이후 항공기를 타고 제주를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된 지 5시간여 만에 경기도의 한 숙박업소에서 남편 A 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했습니다. A 씨는 지난 22일 제주로 내려왔고, 다음날 낮 12시쯤 서울로 다시 이동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CCTV를 확인한 경찰은 23일 새벽 시간대를 범행 시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날 오후 2시 10분쯤에는 A 씨에 대한 실종 신고가 서울 중랑경찰서에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초기 대응에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A 씨 실종 사건의 공조 요청을 받은 서귀포경찰서에서 아내의 집을 방문했지만, 인기척이 없어 철수했다가, 11시간쯤이 지난 저녁 7시 주택 창문이 깨진 것을 발견하고서야 집안에서 숨진 피해자를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A 씨는 지난해 8월 가정폭력 문제로 구속영장이 신청됐지만 기각돼 풀려났고, 지난 3월부터는 1년간 아내에게 접근 금지 명령까지 내려진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이혼 소송 중에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구속 영장 신청하고,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고승한)
2026-08-25 제주방송 김동은 (kdeun2000@hanmail.net) 고승한 (q890620@naver.com) 기자

꽃잎과 생쥐에게도 자리를 내줬다… 예미킴이 데려온 ‘이상한 요정’
분홍 홍학은 한쪽 다리로 서 있습니다. 그 옆으로 긴 귀를 가진 흰 형상이 비스듬히 떠 있습니다. 분홍 꽃과 초록 클로버는 금세 화면 밖으로 튀어나올 듯 도톰하게 솟았습니다. 환한 바탕에는 느닷없이 초승달까지 떠 있습니다. 낮인지 밤인지부터 따지는 일, 이 그림 앞에서는 별 소용 없어 보입니다. 길게 솟은 두 귀, 흰 몸, 점 두 개처럼 찍힌 눈. ‘미몽(MiMoN)’입니다. 세상을 구할 재주도, 미래를 내다볼 능력도 없습니다. 화분에 살다가 책상 서랍으로 숨어들고 어느 날은 침대 위를 차지합니다. 고양이나 비둘기는 물론 꽃잎과 생쥐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갑니다. 친구를 고르는 법부터 모르는 모양입니다. 그 천진한 무원칙을 따라가다 보면 제법 먼 데까지 가게 됩니다. 우리는 대체 어디까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예미킴(YEMIKIM)의 개인전 《MiMoN 그 밤 이야기》가 오는 9월 1일부터 제주시 원노형로 시몽갤러리에서 열립니다. 이 작고 기묘한 풍경을 조금 달리 읽게 만드는 작가의 이력이 있습니다. 지난 7월 개막한 2026 서울청년비엔날레에서는 《POST-HUMAN》을 내걸고 예술감독을 맡았습니다. ■ 서울의 ‘POST-HUMAN’, 제주에서는 말랑해졌다 서울청년비엔날레 본전시에는 청년 작가 22명이 참여했습니다. 예미킴은 ‘인간 너머의 감각: 유동하는 존재들의 연대(Senses Beyond the Human)’를 주제로 서로 다른 작업들을 한 전시장에 불러들였습니다. 그곳에서는 사람이 언제나 문장의 주어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식물과 사물, 기계와 데이터까지 인간의 주변에 가만히 놓여 있지 않습니다. 하나가 움직이면 곁의 무언가도 달라지고, 그 변화는 다시 전체의 풍경으로 번집니다. 사람 역시 그 복잡한 얽힘 속 한 자리로 내려옵니다. 제주에서는 이야기를 꺼내는 방식부터 달라집니다. 포스트휴먼을 설명하는 대신 미몽을 돌아다니게 합니다. 복숭아가 가지마다 터질 듯 열린 숲에서는 소풍이 한창입니다. 꽃밭에 돗자리를 펴고 케이크와 차를 나눕니다. 누군가는 책에 빠졌고, 다른 미몽은 나무에 매달렸습니다. 물가에는 작은 형상이 한가롭게 머뭅니다. 버섯과 열매, 새와 물결까지 저마다 한자리를 차지합니다. 누군가를 돋보이게 하려고 나머지를 세워두지 않았습니다. 이 그림에는 엑스트라가 없습니다. ■ 그런데, 미몽이 먼저였다 포스트휴먼을 기획하고 미몽을 만든 게 아닙니다. 예미킴은 이미 지난해 서울 pnc토탈갤러리에서 《MiMoN’s Journey》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미몽이 먼저였습니다. 이 시간의 순서가 이번 전시를 읽는 방향을 슬쩍 틀어놓습니다. 올해 서울에서 ‘인간 너머’를 이야기하기 전부터 이 작은 요정의 놀이터에는 사람과 사람 아닌 것을 가르는 경계가 희미했습니다. 작가는 미몽이 우리 가까운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고 소개합니다. 주위의 것들을 애정을 가지고 살피다 보면 발견해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화분과 서랍, 침대처럼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는 곳까지 머물 자리가 됩니다. 최근에는 8비트 블록의 ‘픽셀몽’으로 모습을 바꿔 와이파이를 타고 집 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친구의 자격은 훨씬 더 느슨합니다. 살아 있는지, 말을 하는지, 사람에게 쓸모가 있는지부터 따지지 않습니다. 오다가다 마주치면 친구가 됩니다. 그래서 올해 비엔날레에서 여러 작가의 작품으로 펼쳐낸 ‘인간 너머’의 감각은 거창한 담론을 좇다 갑자기 발견한 새 길이라기보다, 예미킴이 오래 그려온 풍경에 뒤늦게 붙은 이름처럼도 읽힙니다. 철학이 그림을 데려온 게 아니라, 그림이 먼저 철학 근처에 가 있었습니다. ■ ‘귀엽다’고 말한 뒤, 눈이 배반한다 첫눈에는 미몽이 이깁니다. 희고 둥근 몸에 길게 솟은 귀, 점 두 개로 끝낸 얼굴이 먼저 시선을 낚아챕니다. 그런데 오래 보면 눈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캐릭터에 머물던 눈길이 옆으로 미끄러집니다. 솟아오른 꽃잎의 두께를 훑다가 푸른 바닥의 거친 결에 걸리고, 색이 겹친 흔적을 따라 어느새 깊숙한 곳까지 들어갑니다. 그때 그림의 서열도 흐트러집니다. 무엇이 앞이고 무엇이 뒤인지, 어디까지가 장식이고 어디부터가 주체인지 쉽게 잘라내기 어려워집니다. 붓으로 칠한 것과 붙여 올린 것이 한 표면에서 부딪히면서 평평했던 캔버스에는 작은 높낮이가 생깁니다. 눈으로 보고 있는데 손끝의 감각까지 슬쩍 끼어듭니다. 미몽도 한가운데서 왕 노릇을 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끌어온 눈길을 슬그머니 다른 곳으로 흘려보냅니다. 주연으로 등장해 주연의 자리를 독점하지 않는 캐릭터입니다. 미몽을 보는 동안 미몽 아닌 것들의 해상도가 올라갑니다. ■ 공학도가 건너온 칸, 캔버스에서는 지웠다 예미킴은 KAIST에서 건설환경공학과 산업공학을 공부한 뒤 한남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습니다. 레지던시와 창작 활동을 거쳐 제주에서 작업을 이어왔고 지금까지 개인전 15회와 70여 회의 기획·단체전에 참여했습니다. 2023년 제주 빛의벙커 미디어아트 전시 《피어나다》에 참여했고, 2024년 서울청년비엔날레에서는 미술평론가상을 받았습니다. 2년 뒤 같은 비엔날레에는 예술감독으로 돌아왔습니다. 공학과 회화, 창작과 기획. 이력에서는 서로 다른 칸을 여러 차례 건너왔는데 정작 자신의 캔버스에서는 칸을 지우는 쪽을 택합니다. 닮아야 어울리는 것도, 쓸모가 있어야 초대받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인가를 정확히 분류해 제자리를 지정하기보다 전혀 다른 것들이 한데 놓였을 때 생기는 낯선 균형을 즐깁니다. 예상 밖의 이웃이 자꾸 늘어납니다. ■ 미몽을 따라갔더니, 그 곁이 보였다 전시를 오래 보고 나면 처음 무엇을 보러 왔는지 헷갈립니다. 미몽을 따라 들어왔는데 눈은 자꾸 다른 데서 멈춥니다. 서울에서 여러 작가와 ‘인간 너머’를 향했던 예미킴은 자신이 오래 그려온 작은 요정에게 돌아왔습니다. 미몽에서 포스트휴먼으로, 다시 미몽으로. 한 바퀴를 돌아오자 작은 요정의 주변까지 그림 안으로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그제야 미몽이 조금 다르게 읽힙니다. 세상에 없던 친구를 만들어주는 요정이라기보다, 이미 곁에 있었지만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을 다시 보게 합니다. 꽃잎과 생쥐에게 자리를 내준 까닭도 이제사 읽힙니다. 무엇이 중심이고 주변인지 정해놓은 오래된 좌석표를 슬쩍 흐트러뜨립니다. 사람의 자리를 빼앗는 그림이 아니라, 너무 오래 사람만 앉아 있던 자리를 조금 넓히는 그림입니다. 전시는 30일까지 이어집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며 목요일은 휴관입니다. 전시장을 나선 뒤 평소 무심히 지나던 풀 한 포기나 담벼락의 새 한 마리 앞에서 공연히 걸음이 느려질지도 모릅니다. 어제도 거기 있었는데 오늘 처음 본 것처럼 눈에 들어온다면, 그림 속 미몽을 찾았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미몽이 건넨 건 새로운 친구가 아니라, 이미 곁에 있던 것들을 알아보게 하는 눈인지 모릅니다. 예미킴의 미몽을 만났으니 이제는, 나의 미몽을 알아볼 차례입니다.
2026-08-25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