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밀값은 내리는데… 추석 끝나자 식품 가격표 올랐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 식품 가격표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과자와 만두, 음료 등 소비자가 자주 찾는 제품 가격이 올랐고, 일부 제품은 가격 대신 내용물을 줄였습니다. 업계는 원부자재와 인건비, 에너지·물류비 등 그동안 쌓인 비용을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격표를 바꾸는 시점에 원·달러 환율은 1,350원대까지 내려왔고, 밀을 비롯한 일부 국제 원재료 가격도 하락했습니다. 누적된 부담을 뒤늦게 제품값에 반영하는 사이 시장 지표가 먼저 방향을 틀었습니다. ■ 추석 지나자 과자·음료 가격표부터 바뀌어 5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지난 1일부터 오예스와 홈런볼, 포키, 고향만두 등 25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7.8% 올렸습니다. 빠새와 오사쯔, 허니버터칩, 가루비감자칩, 아이스쿨 등 5개 브랜드 14개 품목은 판매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중량을 줄였습니다. 웅진식품도 아침햇살과 초록매실, 하늘보리 등 20여 개 품목 가격을 평균 7% 조정했습니다. 편의점 기준 아침햇살과 초록매실 500㎖는 2,350원에서 2,500원으로, 유기농 하늘보리 500㎖는 2,500원에서 2,600원으로 각각 올랐습니다. ■ 3월엔 내려… 반년 만에 달라진 흐름 올해 3월에는 반대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라면 업체 4곳이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4.6~14.6% 내렸고, 식용유 업체 6곳도 일부 제품을 평균 3~6% 낮췄습니다. 반년 뒤 가격은 다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해태제과는 원자재 가격과 제조원가, 물류비 부담을, 웅진식품은 원부자재 가격과 환율, 유가 등을 조정 배경으로 들었습니다. ■ 환율 1,350원대로… 밀 가격은 두 자릿수 하락 지난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8원 내린 1,350.6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달 14일 1,347.3원 이후 20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국제 곡물시장에서도 밀 가격이 내려왔습니다. 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소맥(SRW) 가격은 9월 1일 t당 280.72달러에서 9월 30일 248.3달러로 11.5% 떨어졌습니다. 소맥(HRW)은 같은 기간 t당 310.58달러에서 269.33달러로 13.3% 하락했습니다. 식품회사가 원재료를 미리 계약하거나 재고로 확보하는 만큼 국제가격 변화가 제품값에 바로 반영되지는 않습니다. 구매와 생산, 유통을 거치는 시간도 있습니다. 과거의 비용 상승과 최근의 지표 하락이 가격표 위에서 겹치게 된 셈입니다. ■ 오른 원가 영향… 내린 원가 반영은 가격 대신 중량을 줄인 제품은 변화가 더 눈에 띄지 않습니다. 매대의 가격은 그대로지만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양이 줄어 단위당 가격은 올라갑니다. 환율과 국제 곡물 가격이 내려왔다고 제품값이 곧바로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임금과 전기료, 연료비, 포장재, 운송비 등 다른 비용이 함께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관심은 최근 나타난 비용 변화가 앞으로 제품 가격에 어떻게 반영될지에 쏠리고 있습니다. ■ 먼저 움직인 해태·웅진… 다음은 어디 아직 본격적인 업계 영향은 나타나지는 않는 모습입니다. 내수 부진 속에서 가격을 올리면 판매량 감소를 감수해야 합니다. 여기에 환율과 일부 국제 원재료 가격까지 내려오면서 후발 업체들의 가격 결정도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9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 올랐고, 가공식품 물가도 2.1% 상승했습니다.
2026-10-05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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