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새 184만 명 증가”, 시간제 일자리.. ‘양질’은 10곳 중 2곳이 안 돼
지난 10년간 노동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한 고용 형태는 시간제 일자리로 나타났습니다. 이 기간 무려 184만 명이 늘어, 같은 기간 정규직 근로자 증가 폭의 두 배 수준에 달했습니다. 이같은 폭발적 성장은 특히나 여성과 중소사업체, 그리고 저부가가치 산업에서 두드러졌습니다. 이들이 주로 시간제 고용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으면서 우려감을 증폭시키는 모습입니다. 실질적으로 전체 시간제 일자리 가운데 ‘양질’로 꼽을 수 있는 비중이 14%에 그쳐, 노동시장 이중 구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지적입니다. ■ 누구를 위한 시간제 일자리? 24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이 내놓은 ‘지난 10년간 시간제근로자의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시간제 근로자 규모는 387만 3,000명으로 2014년(203만 5,000명)에 비해서 90.3%(183만 8,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정규직 근로자가 96만 3,000명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시간제 증가 폭이 훨씬 컸습니다. 또한 지난해 시간제 70.5%(273만 1,000명)가 여성으로 나타났습니다. 2014년 대비 시간제근로자 증가 규모의 69.6%(128만 1,000명)를 여성이 차지했고 연령별로 60살 이상·20대 이하·50대·40대·30대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시간제근로자의 97.2%가 300인 미만 사업체에 종사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지난 10년(2014~2023)간 증가한 시간제 일자리의 대부분(98.5%)이 300인 미만 사업체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는 지난 10년간 정규직 근로자 증가분(96.3만명)의 65.4%가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에서 만들어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이같은 시간제 일자리는 한편으로 고용 취약계층에는 중요한 기회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력 단절 여성, 은퇴 후 재취업을 원하는 고령자, 일·가정 양립이 필요한 부모들에게 단시간 근로는 매력적인 대안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자발적으로 시간제 근로를 택한 이들의 비중은 59.8%로 2014년보다 12.1%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시간제 고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금이나 근속기간, 사회보험 가입률 등 근로조건의 격차는 여전히 문제로 남는 실정입니다. 시간제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정규직의 63%에 그쳤고, 국민연금 가입률은 20.6%, 건강보험 가입률은 32.4%로, 정규직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어떻게 확대? 10년간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는 17만 개에서 54만 개로 증가하면서 3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는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고, 임금, 복리후생 등 근로조건에 있어 통상 근로자와 차별이 없는 상태라고 경총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시간제 일자리의 14%라는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노동시장이 정규직 중심으로 고착화된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됩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고용 유연성을 강화하거나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도입,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시간제 근로 확대 등이 추진돼야 한다”라면서, “더불어 시간제 근로자를 채용한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사회보험료 지원 같은 인센티브 고민도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2024-12-24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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