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다시 출근하는 시대… 정부, 709만 시니어 계속고용 손질
경제성장률은 뛰는데, 노동시장은 더 오래 버티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부가 법정 정년 이후에도 고령층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계속고용’ 제도 보완에 착수했습니다. 이미 취업자 4명 중 1명이 60세 이상인 상황에, 정년연장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이어가자 정부가 재고용과 촉탁 확대 쪽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습니다.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올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 가운데, 정부는 이번 하반기 경제전략에서 성장률보다 먼저 노동시장 구조 변화를 핵심 과제로 올렸습니다. 27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주요 골자’를 보고했습니다. 정부는 오는 6월 말 최종 전략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올해 명목성장률이 10%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며 “달라진 상황을 반영해 하반기 경제전략을 세밀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 “퇴직했는데 다시 일 찾는다” 정부가 고령 인력 활용 방안을 전면에 꺼낸 건 노동시장 현실이 이미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국가데이터처의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709만 4,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2,896만 1,000명의 24.5%를 차지했습니다. 연령별로는 60~64세가 260만 9,,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65~69세 216만 5,000명, 70~74세 116만 6,000명, 75세 이상도 115만 4,000명에 달했습니다. ‘정년퇴직=노동시장 퇴장’ 공식은 현실에서 거의 무너진 상태입니다.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다시 일자리를 찾더라도 상당수는 임금이 혀 크게 낮아진 촉탁직이나 단기 계약직으로 이동합니다. 생활비와 의료비 부담, 부족한 노후자금이 다시 노동시장으로 밀어 넣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검토하는 계속고용 역시 이 흐름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성격이 강합니다. 법정 정년 자체를 바로 늦추기보다 재고용·촉탁·단시간 근로 같은 방식으로 고령층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는 방향입니다. 현재 여당 TF를 중심으로 정년연장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기업 부담과 청년 채용 감소 우려가 충돌하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 성장률 뛰는데… 체감경기 엇갈려 정부는 이번 경제성장전략의 목표를 ‘대한민국 경제 대도약 원년 완성’으로 제시했습니다. 실제 성장 전망치는 빠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실질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5%로 높였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7%, 금융연구원은 2.8%, 산업연구원은 2.5%를 각각 제시했습니다. 해외 기관 가운데서는 씨티은행이 2.9%, JP모건이 3.0% 전망치를 내놨습니다. 정부는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수출 회복 흐름이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구 부총리는 “기업 실적 개선과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명목성장률 10%는 GDP 규모 확대와 세수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경제지표만 보고 낙관론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나왔습니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좋은 거시경제 지표 상당 부분이 가격 효과에 기인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수출과 무역수지 최고 기록 전망에만 기대지 말고 미래지향적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 “노인도 일해야 하고, 청년도 일해야 한다” 계속고용 논의는 앞으로 세대 간 충돌 문제와도 맞물릴 가능성이 큽니다. 고령층에서는 “일할 능력이 있는데 왜 밀려나야 하느냐”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반면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과 임금체계 개편 문제를 이유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청년층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정년 이후 재고용 확대가 신규 채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 때문입니다. 특히 연공서열 중심 임금체계가 유지된 상태에서 고령층 고용 기간만 늘어날 경우 기업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재고용·촉탁 확대 등을 포함한 계속고용 보완 방안을 다음 달 말 경제성장전략에 담아 발표할 예정입니다.
2026-05-27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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