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찾아 머물면 돈 돌려준다”… 승부수는 '5만 원'이 아니라 '하루 더'
제주가 관광객의 체류시간에 직접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오는 4일부터 30일까지 제주에서 2박 이상 머무는 개별관광객에게 최대 5만 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합니다. 겉으로는 여행 지원금 사업입니다. 하지만 이번 정책의 의미는 지원금 규모에만 있지 않습니다.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해온 제주 관광이 이제는 체류일수와 지역 소비를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점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주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는 6월 한 달 동안 개별관광객을 대상으로 감사 프로모션을 운영한다고 1일 밝혔습니다. ■ 관광객 오는데, 체감 경기는 왜 다를까 최근 제주 관광시장은 회복과 불안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내국인 관광객은 예전만 못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1일 제주도관광협회 잠정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제주 입도객은 121만 4,446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감소했습니다. 이 가운데 내국인 관광객은 96만 5,129명으로 7.2% 줄었습니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은 24만 9,317명으로 16.1% 증가했습니다. 관광객 감소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구성과 소비 방식이 이전과 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광업계에서는 "공항과 주요 관광지는 붐비는데 현장 체감 경기는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광객 수 증가와 지역경제 회복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데서 고민이 시작됩니다. ■ 여행객, 선택 기준의 변화 고물가와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여행시장도 달라졌습니다. 어디를 갈 것인가보다 얼마가 드는지를 소비자들은 먼저 계산하고 있습니다. 항공권과 숙박비, 렌터카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같은 예산 안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 수 있는지, 얼마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됐습니다. 제주의 경쟁 상대도 확대됐습니다. 국내 다른 관광지를 넘어 일본과 대만, 중국, 동남아 주요 도시들이 같은 시장에서 입지를 겨루고 있습니다. 제주 입장에서는 관광객을 데려오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졌습니다. 더 오래 머물게 하고 지역 안에서 소비가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새로운 과제가 됐습니다. ■ 5만 원보다 중요한 것은 '하루 더' 이번 프로모션은 제주에서 2박 이상 체류하는 만 14세 이상 개별관광객을 대상으로 진행됩니다. 2박 이상 4박 이하 체류객에게는 2만 원 상당의 혜택이 제공되고, 5박 이상 체류객에게는 5만 원 상당의 혜택이 제공됩니다. 혜택은 지역화폐 또는 제주관광공사 중문면세점 이용권 형태로 제공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정책이 겨냥하는 것은 지원금 자체가 아닙니다. 관광객이 제주에 하루 더 머무는 동안 숙박과 음식점, 카페, 렌터카, 체험 프로그램, 관광지 이용 등 추가 소비가 발생합니다. 지역경제 입장에서는 입도객 한 명을 더 늘리는 것보다 기존 관광객의 체류기간을 늘리는 편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업이 체류일수에 따라 혜택을 차등 지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나우다’에 담긴 제주 관광의 다음 전략 제주 디지털 관광증인 '나우다(NOWDA)' 가입 조건도 이번 프로모션에 포함됐습니다. 이는 참여 절차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관광정책이 데이터 기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관광객이 몇 명 왔는지만으로는 시장을 읽기 어렵습니다. 어디를 방문했고, 어떤 업종에서 소비했으며, 얼마나 머물렀는지가 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나우다는 관광객의 이동과 소비 흐름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프로모션은 체류형 관광 확대와 함께 제주 관광의 디지털 전환 가능성을 점검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몇 명'보다 '얼마나 오래' 같은 기간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음식점 이용 영수증 인증 이벤트도 운영합니다. '맛있는 제주 여행 이벤트'로, 4일부터 14일까지 착한가격업소와 백년가게, 고메스푼 참여 업소 가운데 2곳 이상을 이용한 관광객이 영수증을 인증하면 제주국제공항 부스에서 제주 기념품을 선착순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관광객을 특정 관광지에 집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역 상권으로 소비를 확산시키려는 취지입니다. 제주 관광은 오랫동안 입도객 수를 중심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몇 명이 왔는지가 가장 중요한 성적표였습니다. 그렇지만 관광객 수 회복만으로 지역 관광의 성과를 설명하기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은 늘고 있지만 내국인 관광객은 감소하고 있고, 현장에서는 체감 경기 회복이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여전합니다 그래서 제주는 입도객 확대보다 체류시간 연장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관광객 수를 늘리는 경쟁에서 체류일수와 지역 소비를 늘리는 경쟁으로, 제주 관광의 전략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프로모션은 제주를 찾는 개별관광객들이 보다 부담 없이 여행을 즐기고, 제주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 지역 곳곳의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며 “체류형 관광 활성화와 지역 상권 소비 확대를 위해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26-06-01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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