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내가 가장 많이 당해봤다”… 선언 다음에 나온 검찰개혁의 조건
검찰개혁을 멈추지 않겠다는 선언 이후, 이재명 대통령의 설명은 제도의 문제로 옮겨갔습니다. 방향을 제시한 다음, 이제는 어떻게 작동시키고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를 다뤘습니다. 이 대통령이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꺼낸 “내가 가장 많이 당해봤다”는 말은 감정의 토로가 아니었습니다. 개혁이 현장에서 멈추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건 제시였습니다. 선언 이후 생길 수 있는 공백을 구조로 메우겠다는 뜻이었습니다. ■ 보완수사 전면 금지, 원칙은 유지됐다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에 대해 “안 하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대원칙이며, 검찰이 수사 권한을 통해 권력화돼 온 흐름을 되돌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최근 제기된 ‘개혁 후퇴’ 논란에 대한 기준선은 여기서 유지됐습니다. ■ 예외를 꺼낸 이유, 제도가 멈출 때의 책임 예외를 언급한 지점은 명확합니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에서 보완수사를 전면 금지할 경우, 재송치 과정에서 시간만 흘러 처벌이 무산될 수 있다는 현실입니다. “보완수사가 전면 금지되면 경찰로 다시 보내고 가는데 이틀, 오는데 이틀인 경우엔 어떡할 것이냐”는 설명이 대표적입니다. 이 대통령은 이를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책임의 문제로 다뤘습니다. 제도가 정의를 구현하지 못하는 상황을 방치했을 때, 그 결과를 국가가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강조한 것은 ‘허용’이 아니라 ‘안전장치’였습니다. 남용 가능성을 봉쇄한 극히 제한적 예외, 그리고 그 예외를 통제하는 구조가 전제돼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 권력의 문제가 아니라 권리의 문제로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목표를 다시 제시했습니다.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구제하고 인권을 보호하는 데 있습니다. 물론 피해자는 구제받고, 가해자는 처벌받아야 합니다. 제도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놓친다면 개혁은 형식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은 검찰 조직 전체를 굳이 ‘적’으로 설정하지 않았습니다. “나쁜 짓을 하는 검사가 몇이나 되겠나”라는 발언은 제도의 문제를 개인의 악으로 환원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동시에 과거의 남용이 불신을 키웠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 ‘배신’ 논쟁을 끊은 말 “정치는 주장으로 갈 수 있지만, 행정은 그러면 안 된다.” 이 말은 이번 논쟁의 성격을 정리합니다. 개혁은 구호로 밀어붙일 수 있지만,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행정이 집니다. 정부가 보완수사권을 이미 주기로 결정했다는 해석도 부정했고, 입법은 국회의 몫이라는 점도 함께 짚었습니다. ■ “수사·기소 분리는 대원칙”… 제도는 계속 다듬는다 이 대통령은 검찰 제도가 복잡하고 어려운 이유에 대해 “하도 저지른 업보가 많아 마녀가 돼서 뭐든지 밉고, 믿을 수 없게 됐다”며 “내가 검찰에 가장 많이 당했다. 기소된 것만 20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게 대원칙”이라며 “의심이나 미움은 이해하지만, 법체계를 벗어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검찰개혁을 감정이나 보복의 문제가 아닌 헌법과 제도의 영역으로 놓고, 법과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2026-01-21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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