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별로 없고, 너무 크면 치안 문제”… 용산공원 향한 靑의 잇단 ‘개발 논리’
용산공원에 집을 지어야 한다는 청와대의 설명에 새로운 이유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데 이어 이번에는 공원이 너무 크면 치안 문제와 사회적 비용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오염된 토양을 공원으로 정화하려면 조 단위 비용이 들 수 있다는 설명도 보태졌습니다. 발언의 주인공은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입니다. 정부가 서울의 주택 공급 후보지로 용산공원을 검토하고 서울시가 공원 보존 원칙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실 경제정책 핵심 참모가 연일 공개석상에서 개발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논거를 내놓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청년주택 구상과 현행 특별법을 손보는 방안까지 언급했습니다. ■ “이렇게 큰 땅을 다 공원으로?”… 치안 문제까지 꺼내 하 수석은 오늘(19일) TV조선 ‘뉴스 퍼레이드’에 출연해 용산공원의 규모부터 짚었습니다. 용산공원이 91만 평에 달하고 여의도 제방 안쪽 면적보다도 크다며 이 정도 땅 전체를 공원으로 만드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힘든 규모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큰 공원은 치안 문제를 비롯해 사회적으로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이 있다며 용산의 넓은 부지를 어떻게 이용하는 것이 좋은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용산어린이정원의 현재 이용 상황도 다시 거론했습니다. 하 수석은 공원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할 때 의미가 있다며 용산어린이정원에 가보면 이용객이 많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서울 한복판의 ‘금싸라기 땅’이 잘 이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용객이 적다는 주장은 처음이 아닙니다. 하 수석은 지난 13일 CBS 라디오에서도 용산공원 부지가 굉장히 넓지만 이용하는 사람이 너무 없다며 계속 비워두는 것이 좋은지 사회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엿새 만에 다시 용산공원을 거론하면서 이번에는 규모와 치안, 관리에 따른 사회적 비용까지 주택 공급 필요성을 설명하는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다만 이날 공개된 발언에서는 용산공원의 규모가 실제 치안 문제나 어느 정도의 관리비 증가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별도 통계나 분석 자료는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 오염된 미군기지 땅… 개발 걸림돌이 주택 공급 논거로 100년 넘게 일본군과 미군이 사용한 용산기지의 토양오염 문제를 바라보는 설명도 눈에 띕니다. 하 수석은 용산공원을 제대로 조성하려면 오염물질부터 제거해야 한다며 정화 비용이 적게는 수천억 원에서 조 단위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원 조성만을 위해 정부가 이 정도 재정을 투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주택을 지을 경우에는 다른 접근이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건물을 짓기 위해 땅을 파는 과정에서 오염된 흙을 외부로 반출해 정화 작업을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토양오염은 그동안 용산 부지를 활용하려면 먼저 해결해야 할 난제로 꼽혀왔습니다. 주택 건설 과정에서 오염토양 정화를 함께 진행할 수 있다는 게 하 수석이 제시한 논거입니다. ■ “청년들이 결혼하고 출산하도록”… 민간분양에 선 그어 어떤 주택을 공급할 것인지도 이전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 하 수석은 공원 일부를 활용할 경우 임대주택, 보다 구체적으로는 청년주택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청년들이 이곳에서 거주하면서 결혼하고 출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용산의 공공부지를 민간에 매각해 분양주택을 짓는 방식에는 거리를 뒀습니다. 민간에 팔아 나눠주는 식으로 가기는 어렵다는 게 하 수석의 설명입니다. 용산공원 전체를 없애겠다는 뜻도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일부는 공원으로 남기고 일부에는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하 수석은 적당한 규모의 공원이 이용도 측면에서도 낫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 공원에 집 못 짓는 특별법… “조항 하나 넣을 수도” 넘어야 할 법적 장벽도 있습니다.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아래에서는 국가공원으로 계획된 용산공원 본체에 주택을 짓는 데 제약이 있습니다. 정부가 어린이정원을 비롯한 공원 부지를 주택용지로 본격 활용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하 수석은 법을 바꿀 가능성까지 직접 언급했습니다. 20년 전과 지금의 서울 주거 상황과 집값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중대한 공익적 목적이 있을 경우 심의를 거쳐 일부를 제척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두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검토 범위가 주택 공급 필요성에서 특별법 개정 방식까지 넓어진 셈입니다. ■ 하루 뒤 김윤덕·오세훈 대면… 같은 땅 놓고 다른 계산 서울시는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공원을 국가공원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정부는 서울 주택난을 이유로 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 시장은 내일(20일) 직접 만나 용산공원 주택 공급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같은 날 국회에서는 용산공원 부지의 개발 가능성을 열어주는 특별법 개정안의 본회의 처리도 예정돼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 13일 내놓은 주택 공급 대책에는 용산어린이정원이 신규 택지로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국토부는 용산공원 전체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용객과 청년주거에 이어 치안과 토양정화 비용, 법 개정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용산공원을 둘러싼 논쟁도 그만큼 구체적인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91만 평 가운데 실제 주택 부지로 검토하는 곳은 어디인지, 공급 규모는 얼마인지, 토양 정화에 얼마가 필요하고 주택 건설이 그 비용을 어떻게 달라지게 하는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내용은 없습니다. 대규모 공원이 치안과 사회적 비용을 키운다는 판단의 근거 역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서울시는 20일 만나 용산공원 활용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2026-08-1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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