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대선도 투표소 10곳 중 7곳 기준 미달… 송파구 사태는 예고돼 있었다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 송파구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일회성 현장 사고가 아니라는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 투표용지 인쇄 기준이 지난해 총선과 대통령선거에서도 광범위하게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번에 투표 중단 사태가 발생한 송파구는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까지 연속해서 인쇄 하한선 미달 상태가 이어졌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총선도, 대선도 하한선 못 채웠다 13일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실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치러진 제21대 대통령선거 당시 전국 투표소 1만 4,295곳 가운데 9,284곳(64.9%)이 투표용지 인쇄 비율 하한선인 70%를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앞서 22대 총선에서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전체 1만 4,259개 투표소 가운데 1만 49곳(70.5%)이 하한선 기준에 미달했습니다. 전국 투표소 10곳 가운데 7곳 안팎이 선관위가 정한 최소 인쇄 기준을 지키지 못한 셈입니다. 지역별로 경기와 서울이 가장 많았고 경남과 경북 등에서도 기준 미달 사례가 대규모로 확인됐습니다. 선관위는 그동안 선거인 수를 기준으로 투표용지를 산정하면서 100장 미만 물량을 절사하는 관행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송파구는 세 번 연속 하한선 미달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는 과거 선거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됐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송파구는 대통령선거 당시 143개 투표소 전체가 인쇄 비율 하한선에 미달했고, 총선에서도 144개 투표소 모두 같은 상태였습니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146개 투표소 가운데 129곳(88.3%)이 인쇄 비율 하한선인 50%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선관위가 정한 기준보다 적은 물량을 준비하는 관행이 수년간 이어졌고, 송파구는 그 비율이 특히 높았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 현장 대응도 사실상 마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조사에서는 선거 당일 대응 과정의 문제도 확인됐습니다. 송파구선관위는 투표용지가 부족해지자 무번호 투표용지에 일련번호를 수기로 기재하는 작업에 인력을 집중 투입했습니다. 직원 13명 전원이 넘버링 작업과 투표용지 배송에 동원되면서 추가 부족 상황에 대한 대응은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여러 투표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추가 요청이 들어왔지만 체계적인 상황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서울시선관위와 중앙선관위에 대한 보고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결국 잠실7동 제2투표소는 오후 4시 46분 투표용지가 바닥나면서 투표가 중단됐고, 대기 중이던 유권자들에게 대기표가 배부됐습니다. 이후 인근 투표소의 잔여 투표용지를 긴급 이송하는 방식으로 대응이 이뤄졌고, 해당 투표소는 투표시간 보장을 위해 밤 10시까지 운영됐습니다. ■ “총체적 부실” 지적 앞서 조현욱 진상규명위원장은 12일 브리핑에서 “당시 상황을 보면 총체적 부실에 따라 여러 문제점이 도출됐다”고 밝혔습니다. 진상규명위원회는 투표용지 부족 상황에 대한 별도 대응 매뉴얼이 없었고, 상급기관의 현장 지휘 체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무번호 투표용지에 일련번호를 부여하는 장비조차 갖춰지지 않아 현장 혼란이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선관위는 송파구 전체 기준으로는 선거 종료 후에도 4만 2,000여 장의 투표용지가 남아 있었다며, 전체 물량 부족이 아니라 투표소별 배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상규명위원회는 오는 20일 최종 조사 결과와 함께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2026-06-13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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