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밀리는 이유] ① 중국 하늘길은 열렸는데, 제주에는 닿지 않았다
중국 하늘길이 다시 열렸습니다. 노선은 늘고, 운수권도 풀렸습니다. 그런데 이 확장 구도 속에서 제주만 다른 흐름에 놓였습니다. 이번 배분에서 드러난 건 얼마나 받았느냐가 아니라, 어떤 노선을 가져갔느냐입니다. 핵심 노선은 다른 공항으로 향했고, 제주는 보완 노선에 머물렀습니다. 연속기획에서는 이번 운수권 배분을 통해 확인된 제주의 위치를 짚어봅니다. ■ 운수권은 풀렸다… 배분의 방향 드러나 국토교통부는 24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거쳐 35개 국제노선 운수권을 11개 항공사에 배분했다고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올해 1분기 한·중 여객이 약 439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며 수요 회복을 배경으로 설명했습니다. 배분 결과는 이러한 흐름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대구는 상하이 노선을 주 7회 확보했고, 부산과 청주 등도 중국 주요 도시 노선을 새로 받았습니다. 인천공항은 기존 중국 노선을 증편했습니다. 수요가 빠르게 붙는 도시를 중심으로 공급이 배치된 구조입니다. ■ 제주도도 포함… 그런데 위치가 달라 제주도도 이번 배분에서 제외되진 않았습니다. 제주~청두 주 2회, 제주~충칭 주 3회입니다. 제주항공이 배정받았습니다. 합치면 주 5회입니다. 배분에서 빠진 것은 아니지만 노선의 성격은 다릅니다 상하이와 베이징처럼 수요가 집중되는 중심 도시가 아니라, 그 바깥에 놓인 노선입니다. 같은 운수권이라도 체감이 다른 이유입니다. ■ 유류할증료 상승… 단거리 노선 선호 변수로 중화권 노선 확장세는 최근 국제선 유류할증료 상승에 따른 수요 변화와도 맞물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장거리 노선일수록 유류비 부담이 커지는 구조에서 상대적으로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여행 수요는 위축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 여행 수요는 전년 대비 30~40%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 부담이 커지면서 장거리보다 일본과 중국 등 단거리 노선 수요가 상대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중국 노선은 회복 초기 수요를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됩니다. 실제 이번 배분에서도 상하이와 베이징 등 주요 대도시 노선을 중심으로 운수권이 집중되는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 LCC 확대 배분… 기회 열려도 결과는 제한적 이번 배분은 저비용항공사 참여를 늘린 것도 특징입니다. 운수권 일부를 분산해 요금 경쟁을 유도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주 기반 항공사에도 기회는 열렸습니다. 그러나 핵심 노선은 다른 지역으로 향했고, 제주는 제한적인 추가에 머물렀습니다. 대형 국적사 관계자는 “노선 회복 초기에는 좌석이 채워질 가능성이 높은 노선에 공급이 먼저 붙는다”며 ”수요가 빠르게 확인되는 노선일수록 운수권 배분과 기재 투입이 동시에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 제주도, 방향 바꾸고 나섰지만 이 흐름은 지역에서도 이미 감지됐습니다. 제주도는 올해부터 외국 항공사까지 포함한 재정 지원 계획을 밝히며, 그동안 국내 항공사 중심으로 이뤄지던 하늘길 구도를 넓히고 나섰습니다. 중화권과 일본에 집중된 노선을 벗어나 동남아와 장거리로 확장하려는 시도입니다. 동남아 신규 노선과 4,000km 이상 장거리 노선에는 편당 최대 500만 원까지 지원합니다. 제주도 관계자는 “노선 다변화를 위해 외항사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배분 결과는 이 전환이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 같은 확장, 다른 결과 운수권 배분은 분명 확대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각 지역이 선 위치는 달랐습니다. 인천은 증편, 지방공항은 핵심 노선 진입, 제주는 보완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같은 정책 아래에서도 결과가 갈렸습니다. ■ 그래서 질문은 제주도도 노선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중심에서는 한 발 비켜서 있습니다. 이번 격차는 얼마나 받았느냐가 아니라, 어디에 배치됐느냐에서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제주공항의 구조적인 제약이 함께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노선 확대는 운수권 배분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수요가 어디에 붙고 비용 구조가 어떻게 변하는지, 공항이 이를 얼마나 담아낼 수 있는지가 함께 작용합니다. 이 세 조건이 맞지 않으면 노선은 늘어도 흐름은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구조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왜 제주 하늘길이 더 늘어나지 못하는지 집중 진단합니다.
2026-04-24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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