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학살터 다랑쉬굴 보존을 위한 유적지 일대 토지 매입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사유지인 유적지 일대 토지를 매입하기 위한 예산이 확보된 것은 물론 소유주와의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자치도는 올해 다랑쉬굴 유해 발굴 30주년을 맞아 유해 발굴 현장의 보존·정비가 시급하다고 판단, 지난 3월 행정안전부로에 특별교부세를 신청해 7억 원을 확보했습니다.
다랑쉬굴 일대는 수도권 소재 유명 대학의 학교법인인 이화학당과 개인 등이 소유한 사유지입니다.
이에 따라 그간 안내판 정도의 시설물만 조성하고 본격적인 보존과 정비사업이 이뤄지기 어려운 실정이었습니다.
제주도는 이번에 확보한 예산으로 사유지인 토지를 우선 매입해 유적지를 보존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토지 소유자인 학교법인과 토지 매수 협의를 진행해왔고, 학교법인 관계자와 현지 조사를 거쳐 다랑쉬굴의 역사적 가치 등에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습니다.
특히, 지난 4월 공문으로 매수 협의를 진행한 결과, 최근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매각의사가 있음'으로 의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제주도는 차후 교육부가 수익용 기본재산 처분 허가를 승인하면 감정평가 등을 통해 토지 매입 절차가 진행돼 연내에 토지 매입이 가능하도록 노력을 다해 나갈 계획입니다.
토지 매입이 이뤄진 후에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진입로 정비 및 주차장 조성, 위령·추모 공간 등 도입시설에 대해서는 4·3유족회와 관련 기관?단체의 의견수렴 등 공론화 과정을 거칠 예정입니다.
제주도 관계자는 "4·3희생자의 영면을 기원하고 유족의 한을 푸는 것은 물론 4·3사건 진상규명의 발단자, 제주4·3의 비극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지로서의 가치를 미래세대에 전승하는 현장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다랑쉬굴에서는 4·3 학살의 광풍이 몰아치던 1948년 12월 18일, 하도리, 종달리 주민이 피신해 살다가 군·경 토벌대에 의해 굴이 발각돼 13명이 집단 희생당한 장소입니다.
이들의 유해 중 11구가 지난 1992년 발견됐고, 이 일을 계기로 4·3진상규명 운동이 더욱 본격화되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