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제주도지사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JIBS제주방송을 비롯한 제주지역 지상파 방송사 3사를 통해 어젯(23일) 밤 11시 10분부터 진행된 도지사 선거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자와 국민의힘 허향진 후보자는 서로의 정책 허점과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습니다.
최대 쟁점 '제2공항' 공방.. 허향진 맹공
토론 시작부터 7년 째 제주 최대 현안으로 이어지고 있는 제2공항 문제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오영훈 후보자는 "허향진 후보자가 소통과 포용을 내세우고 있지만 제2공항에서 조속 추진을 내세우는 것은 상반된다"고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현재 국토교통부에서 환경부가 반려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이 가능한지 용역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무조건 해야한다는 주장은 적절치 않다"며 "보완서가 제출되서 가능하다면 추진하는 것이고, 보완이 불가능하다고 나오면 국토부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현 제주공항 확충이 더는 어렵다는 점은 명확히 했습니다.
이에 허향진 후보자는 "찬성의 입장에서 반대를 설득하는 노력이 갈등해소"라며 "오히려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양쪽 모두에게 비판받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환경부가 반려한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 국토부에서 한 것인데 당시 국회의원인 오영훈 후보자는 적절하게 지적하지 않았으면서 정작 부산 가덕도 공항은 특별법까지 만드는 등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맞섰습니다.
그러자 오영훈 후보자는 "국회의원이라고 환경부 평가에 개입할 여지는 없다"고 선을 그었고 "제주는 특별법이 있기에 도민합의가 된다면 특별법 개정을 통해 조속히 만들 수도 있다"고 피해갔습니다.
허향진 후보자는 이어진 주도권 토론에서도 제2공항 문제를 다시 꺼냈고, 오영훈 후보자가 주장했던 '정석비행장 대안론'을 꺼내 오 후보자를 압박했습니다.
허 후보자는 "정석비행장이 대안이 된다면 갈등해소가 된다고 보는 것 이냐"며 "정치인이 책임있는 결정을 하지 않을 때 오히려 갈등이 유발된다"고 꼬집으며 제2공항에 대한 찬반입장을 계속 캐물었습니다.
이에 오영훈 후보자는 "이런 상황을 만드는 것이 안타깝다"며 "일방적인 선택은 갈등해소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이제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불편함을 내비쳤습니다.
4·3, 허향진이 먼저 꺼냈다 오영훈에 역공
제2공항 문제는 오영훈 후보자가 먼저 꺼냈다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공세에 시달렸다면 4·3문제에서는 정 반대의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허향진 후보자는 오영훈 후보자가 지난 2020년 4.3특별법 개정안 법안 발의 때는 보상금액을 1억3,200만 원을 요구했지만, 2021년 개정안에서는 9,000만 원으로 낮춘 점을 들고 공세를 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서는 보상금 상향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오영훈 후보자는 "제가 4·3으로 공격 당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보상금액은 정부에서 결정하지 못해 제시한 것이고, 개별소송을 통해 받아낸 것과 정부가 일괄 보상을 통한 지급은 성격이 다르고, 유족은 소송을 통해서도 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허향진 후보자는 4·3 명예회복과 관련한 일에 한 번 이라도 참여해본 적 있는가"라고 역공을 폈습니다.
허향진 후보자는 "나 자신도 4·3유족"이라고 방어에 나섰지만 오 후보자는 "허향진 본인께서 한 노력이 무엇인가?"라며 "4·3특별법 개정을 위해 여의도에서 1인 시위도 있었고 집회도 여럿 있었는데, 국민의힘 제주도당위원장까지 했으면서 무엇을 했는가"라고 몰아세웠습니다.
상대후보 강점 상쇄.. 허점 집중 공략
오영훈 후보자는 허향진 후보자가 유세 과정에서 가장 내세우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하는 힘 있는 여당 후보'란 구호를 정책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오 후보자는 "허향진 후보자는 공기업 5개 설립을 통한 일자리 해법을 얘기하고 있지만 정작 윤석열 대통령 비서실장은 공항과 철도 민영화 방침을 꺼내고 있다"며 "허 후보자가 말하는 공사 설립은 윤 정부의 민영화 정책과 상반되는데 윤 정부와 싸우기라도 할 것이냐"고 캐물었습니다.
허 후보자가 타당성 검토가 우선이라며 공세를 피하려 하자 "대통령 비서실장의 민영화 추진에 반대 입장인 것이냐"며 "정부와 생각이 다를 경우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몰아세웠습니다.
이에 허 후보자는 "공기업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치열하게 노력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습니다.
허향진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꺼내들며 오영훈 후보자를 압박했습니다.
허 후보자의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패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오영훈 후보자가 인정하자 "오영훈 후보자는 임대차 3법에도 찬성했고, 제주의 집 값이 오른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오영훈 후보자는 "임대차 3법으로 수도권에 계신 분에게 죄송한 부분은 있지만 제주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했고, 오히려 원희룡 도정 7년의 책임이 있다"고 화살을 돌렸습니다.
부상일 "가스라이팅", 오영훈 보좌관 성비위 논란도 도마
제주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지만 선거판에서 논란이 된 국민의힘 부상일 국회의원 제주시 을 선거구 보궐선거 후보자의 "제주 전라도화", "전라남남도", "가스라이팅" 발언은 쟁점이 됐습니다.
오영훈 후보자는 단도직입적으로 "부상일 후보자의 발언은 해서는 안 될 발언이라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허향진 후보자는 "지역감정 조장은 아니"라고 방어했습니다.
그러자 오 후보자는 "국민의힘에서 대선 결과 등 국민정서와 괴리된 '묻지마 투표'를 지적한다는 논평을 냈는데 동의하냐"고 묻자 허 후보자는 "당에서 그러한 입장을 냈다면 동의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허향진 후보자는 오영훈 후보자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의 성비위 의혹 논란으로 맞섰습니다.
허 후보자는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이 성추문으로 물러났고, 국회의원들도 문제가 있다"며 운을 띄운 뒤 "오영훈 후보자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은 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았다"고 공세를 폈습니다.
이에 오 후보자가 "선관위 토론회에서 적절치 않은 얘기고, 수사기관에 고발조치 한만큼 수사기관이 판단할 것"이라고 쟁점화를 막았지만 허 후보자는 "허위사실이라고만 할 뿐, 정작 무엇이 허위사실인지는 말하지 못하고 있다"고 몰아세웠습니다.
이밖에도 지난 토론에 이어 허향진 후보자는 오영훈 후보자의 제주미래지원청과 20개 상장회사 유치·육성은 오히려 후퇴하거나 현실성이 없는 공약이라고 날을 세웠고, 오영훈 후보자는 허 후보자의 양돈장 집적화는 발상을 이해할 수 없다며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90분 동안 이어진 토론의 마무리 발언에서 오영훈 후보자는 자신이 범보수 진영으로부터도 지지선언을 받았다며 이념 갈등을 뛰어넘어 도민 대통합을 이루겠다며 지지를 당부했습니다.
허향진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 팀이 돼 공약을 실천할 것이고,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오랜 독주를 끊어야 한다며 도민들의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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