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Zoom'은 제주에 대해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지만, 알고 있다고 하기엔 애매한 '그 무언가'를 풀어주는 코너입니다.
박식한 수준까진 아니지만 애매한 '그 무언가'를 조금이나마 긁어줄 수 있도록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신제주와 구제주.
제주에서 지역이나 장소를 주제로 대화하다 보면 빠지지 않는 단어입니다.
제주도민들에게는 ‘척하면 척’ 알아 듣는 익숙한 표현입니다.
하지만 신제주와 구제주는 휴대전화 지도 애플리케이션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지명(地名)입니다.
그래서 제주에 이주해 왔거나, 여행 온 관광객들은 처음에는 다소 헷갈리기도 합니다.
사실 신제주, 구제주라는 단어가 사용된지는 벌써 50년이 넘었습니다.
■ “신제주란 말 나온 지 50년이 됐다고?”
그렇습니다. 신제주라고 하지만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신도시 개념과는 좀 다릅니다.
신제주의 첫 시작은 도시개발사업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50년 전인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지난 1974년 당시 한강 이남에서 가장 큰 건물이었던 제주칼호텔 준공식에 참석했었습니다.
이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제주시 전경을 바라보더니 “신제주 지역에 신도시를 만들라”고 지시하면서 신제주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때부터 신제주 뉴타운 사업, 신제주 개발 사업, 신제주 건설 사업 등의 표현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도민들에게 신제주, 구제주가 익숙한 것은 그만큼 오래됐기 때문일겁니다.
■ “신제주는 어디고, 구제주는 어디?”
우선 신제주, 구제주 모두 제주시 행정구역 안에 있습니다.
제주시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한천(漢川)을 중심으로 서쪽이 신제주, 동쪽이 구제주로 나뉩니다.
하지만 서쪽 중에서도 제주 최대 도심구역인 연동과 노형동 일대를 신제주라고 부릅니다.
이 중에서도 ‘맏형 격’은 제주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 밀집한 연동입니다.
연동에는 제주자치도청과 제주자치도의회, 제주자치도교육청, 제주경찰청 등의 공공기관이 밀집해 있죠.
현 제주도청 건물도 신제주 개발 흐름 속에서 지난 1980년 준공됐습니다.
구제주는 제주시 일도동, 이도동, 삼도동, 건입동, 화북동 등이 있습니다.
모두 도심권이어서 차량으로 15~20분이면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 “신제주, 구제주. 법적으로 분리됐나요?”
앞서도 말했다시피 신제주와 구제주는 정식 지명이 아닙니다. 당연히 법적으로도 분리돼 있지 않습니다.
‘제주자치도 행정시와 읍·면·동 및 리의 명칭과 구역에 관한 조례’를 봐도 신제주, 구제주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편의상 도민이나 제주관광 좀 다녀봤다 하는 관광객들이 제주시내권을 두 곳으로 나눠 부르는 ‘가상의 지명(地名)’이죠.
흔히 “신제주 쪽에 맛집 좀 알려줘”, “구제주에 괜찮은 피부과 있어?” 등으로 쓰입니다.
■ 가속 페달 밟은 신제주 개발
1970년대부터 시작된 신제주 개발로 제주시 상권의 중심은 신제주로 쪽으로 옮겨졌습니다.
개발이 이뤄지며 공공기관과 함께 상업시설과 학교, 병원 등의 기반시설이 구축됐고 당연히 인구 쏠림 현상도 이어졌습니다.
지난 9월 기준 제주시 연동, 노형동 두 곳의 인구만 10만1,600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 9만3,452명보다 8,148명이 늘었습니다.
신제주 면적은 57.53㎢로, 제주시 전체 면적(978.7㎢)의 6% 정도에 불과하지만 제주시 전체 인구(50만7,756명)의 20%가 몰린 셈입니다.
이렇다보니 여러 사회문제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주차난은 매년 골칫덩이가 되고 있고, 일부 학교에선 과밀학급 문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1970년대 신제주 개발 전까지 제주시 상권의 중심이었던 제주시 중앙로, 동문시장, 칠성로 일대는 상대적으로 유입인구가 적어진 모습입니다.
■ 구제주는 이제 원도심으로 불려
제주도민들은 “중앙로, 칠성로가 예전엔 정말 사람들이 붐비는 상권의 중심이었다”고 회상하기도 합니다.
이에 행정당국은 원도심을 인구 유입을 유도하고자 야시장, 탐라문화광장 등의 다양한 기반시설을 만들고, 도시재생사업 등에 나서고 있으나 “예전만 못하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구도심 지역에 있는 제주남초등학교의 졸업생이 단 22명에 그친 점을 봐도 구제주 일부 지역의 인구가 확연히 줄었음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 학교는 1980년대 전교생이 3,000명에 달했고 한해 졸업생도 500명씩 배출했습니다.
당시 학급이 포화상태여서 향후 생긴 중앙초, 삼성초 등으로 분산되기도 했습니다.
구제주는 일도1동, 일도2동, 이도1동, 이도2동, 삼도1동, 삼도2동의 6개 지역 인구를 모두 합쳐야 겨우 신제주권 인구를 넘습니다.
여전히 제주시청 일대 상권은 젊은 층이 많이 찾는 번화가이긴 하나 구제주 안에서도 인구 격차가 4만7,000명 넘게 나는 곳도 있습니다.
■ 개발에 따라 변하는 제주
제주시에 구제주, 신제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신제주 개발이 50년이 됐고, 제주에는 인구도 많이 늘어난 만큼 개발지역도 늘었습니다.
신제주가 개발된 뒤에는 더 서쪽에 있는 외도, 도두, 이호동으로도 상권이 점차 발달하고 있죠.
구제주 역시 남쪽으로는 아라동 택지개발이 진행돼 현재는 4만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핵심 지역으로 성장했습니다.
구제주 동쪽에 위치한 삼화지구 역시 대단지 아파트와 학교 등이 들어서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지역 중 하나가 됐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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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식한 수준까진 아니지만 애매한 '그 무언가'를 조금이나마 긁어줄 수 있도록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신제주와 구제주.
제주에서 지역이나 장소를 주제로 대화하다 보면 빠지지 않는 단어입니다.
제주도민들에게는 ‘척하면 척’ 알아 듣는 익숙한 표현입니다.
하지만 신제주와 구제주는 휴대전화 지도 애플리케이션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지명(地名)입니다.
그래서 제주에 이주해 왔거나, 여행 온 관광객들은 처음에는 다소 헷갈리기도 합니다.
사실 신제주, 구제주라는 단어가 사용된지는 벌써 50년이 넘었습니다.
제주시 연동 삼무로 (제주자치도)
■ “신제주란 말 나온 지 50년이 됐다고?”
그렇습니다. 신제주라고 하지만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신도시 개념과는 좀 다릅니다.
신제주의 첫 시작은 도시개발사업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50년 전인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지난 1974년 당시 한강 이남에서 가장 큰 건물이었던 제주칼호텔 준공식에 참석했었습니다.
이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제주시 전경을 바라보더니 “신제주 지역에 신도시를 만들라”고 지시하면서 신제주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때부터 신제주 뉴타운 사업, 신제주 개발 사업, 신제주 건설 사업 등의 표현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도민들에게 신제주, 구제주가 익숙한 것은 그만큼 오래됐기 때문일겁니다.
■ “신제주는 어디고, 구제주는 어디?”
우선 신제주, 구제주 모두 제주시 행정구역 안에 있습니다.
제주시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한천(漢川)을 중심으로 서쪽이 신제주, 동쪽이 구제주로 나뉩니다.
하지만 서쪽 중에서도 제주 최대 도심구역인 연동과 노형동 일대를 신제주라고 부릅니다.
이 중에서도 ‘맏형 격’은 제주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 밀집한 연동입니다.
연동에는 제주자치도청과 제주자치도의회, 제주자치도교육청, 제주경찰청 등의 공공기관이 밀집해 있죠.
현 제주도청 건물도 신제주 개발 흐름 속에서 지난 1980년 준공됐습니다.
구제주는 제주시 일도동, 이도동, 삼도동, 건입동, 화북동 등이 있습니다.
모두 도심권이어서 차량으로 15~20분이면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 “신제주, 구제주. 법적으로 분리됐나요?”
앞서도 말했다시피 신제주와 구제주는 정식 지명이 아닙니다. 당연히 법적으로도 분리돼 있지 않습니다.
‘제주자치도 행정시와 읍·면·동 및 리의 명칭과 구역에 관한 조례’를 봐도 신제주, 구제주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편의상 도민이나 제주관광 좀 다녀봤다 하는 관광객들이 제주시내권을 두 곳으로 나눠 부르는 ‘가상의 지명(地名)’이죠.
흔히 “신제주 쪽에 맛집 좀 알려줘”, “구제주에 괜찮은 피부과 있어?” 등으로 쓰입니다.
■ 가속 페달 밟은 신제주 개발
1970년대부터 시작된 신제주 개발로 제주시 상권의 중심은 신제주로 쪽으로 옮겨졌습니다.
개발이 이뤄지며 공공기관과 함께 상업시설과 학교, 병원 등의 기반시설이 구축됐고 당연히 인구 쏠림 현상도 이어졌습니다.
지난 9월 기준 제주시 연동, 노형동 두 곳의 인구만 10만1,600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 9만3,452명보다 8,148명이 늘었습니다.
신제주 면적은 57.53㎢로, 제주시 전체 면적(978.7㎢)의 6% 정도에 불과하지만 제주시 전체 인구(50만7,756명)의 20%가 몰린 셈입니다.
이렇다보니 여러 사회문제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주차난은 매년 골칫덩이가 되고 있고, 일부 학교에선 과밀학급 문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1970년대 신제주 개발 전까지 제주시 상권의 중심이었던 제주시 중앙로, 동문시장, 칠성로 일대는 상대적으로 유입인구가 적어진 모습입니다.
제주시 동문로터리 (제주자치도)
■ 구제주는 이제 원도심으로 불려
제주도민들은 “중앙로, 칠성로가 예전엔 정말 사람들이 붐비는 상권의 중심이었다”고 회상하기도 합니다.
이에 행정당국은 원도심을 인구 유입을 유도하고자 야시장, 탐라문화광장 등의 다양한 기반시설을 만들고, 도시재생사업 등에 나서고 있으나 “예전만 못하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구도심 지역에 있는 제주남초등학교의 졸업생이 단 22명에 그친 점을 봐도 구제주 일부 지역의 인구가 확연히 줄었음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 학교는 1980년대 전교생이 3,000명에 달했고 한해 졸업생도 500명씩 배출했습니다.
당시 학급이 포화상태여서 향후 생긴 중앙초, 삼성초 등으로 분산되기도 했습니다.
구제주는 일도1동, 일도2동, 이도1동, 이도2동, 삼도1동, 삼도2동의 6개 지역 인구를 모두 합쳐야 겨우 신제주권 인구를 넘습니다.
여전히 제주시청 일대 상권은 젊은 층이 많이 찾는 번화가이긴 하나 구제주 안에서도 인구 격차가 4만7,000명 넘게 나는 곳도 있습니다.
■ 개발에 따라 변하는 제주
제주시에 구제주, 신제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신제주 개발이 50년이 됐고, 제주에는 인구도 많이 늘어난 만큼 개발지역도 늘었습니다.
신제주가 개발된 뒤에는 더 서쪽에 있는 외도, 도두, 이호동으로도 상권이 점차 발달하고 있죠.
구제주 역시 남쪽으로는 아라동 택지개발이 진행돼 현재는 4만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핵심 지역으로 성장했습니다.
구제주 동쪽에 위치한 삼화지구 역시 대단지 아파트와 학교 등이 들어서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지역 중 하나가 됐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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