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에서는 "전통사회에서 장례를 치르기 위한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일포날에 동네 주민들이 모여서 문상하면서 장례 준비를 하던 전통이 고착화되면서 현대에 들어와서도 일포날에 문상하는 것이 올바른 예의라는 관습이 지속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제주 장례식에는 또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문상객들에게 제공하는 음식이 지역마다 다른데요. 제주시에서는 성게미역국이나 몸국과 함께 밥을 제공하지만, 서귀포에서는 멸치국수가 테이블에 올라옵니다. 처음부터 달랐던 건 아닙니다. 1970년대 군사정권 하에서 전통적인 관혼상제의 의례를 간소화하는 '가정의례준칙'이 시행되면서 결혼식 잔치 등 집안일에 돼지를 도축하는 행위가 금지됐기 때문인데요. 남부지방에서는 돼지를 잡아서 몸국을 대접하는 풍습을 국수로 대체하자는 분위기가 컸고 지금까지 이어져왔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서귀포에서도 밥과 국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가족들끼리 상의해서 음식을 결정하기 때문에 국수만 제공되던 문화는 조금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한편, 장례식장에서 팥죽을 받는 경우도 있는데요. 요리 전문가와 장례지도사 등 전문가들은 "입관하는 날 잡귀를 쫓기 위해 팥죽을 먹는 문화가 있는데, 사돈이 직접 준비해서 가져온다"라며 "원래는 상주와 일가친척만 먹는데, 음식이 남게 되면 문상객들에게 주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주의 한 커뮤니티에서 간혹 이런 질문이 올라옵니다. 다른 지역에서 살다가 제주사람과 결혼했다는 여성은 "결혼식에만 답례품이 있는 줄 알았다"라며 어떤 걸 준비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답례품은 휴지나 라면, 상품권 등 다양하고, 일포에 오는 문상객, 일을 도와준 지인 등에게 전달하는 편인데요. 언제부터 전달하기 시작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는 자료는 없지만, 함께 장례를 준비하고, 고인을 명복을 빌어준 문상객들의 고마움을 전달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제주Zoom'은 제주에 대해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지만, 알고 있다고 하기엔 애매한 '그 무언가'를 풀어주는 코너입니다. 박식한 수준까진 아니지만 애매한 '그 무언가'를 조금이나마 긁어줄 수 있도록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일포가 언제꽈?" ■ "왜 일포가 있는건가요? 언제부터 있었나요?" ■ "왜 서귀포에서는 밥이 아니라 국수가 나오나요?" ■ "답례품을 준비해야 된다던데 맞나요?" "/> JIBS | 전체 뉴스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