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국가정보원이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과 농민회 간부를 체포한 것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가 이들의 체포 과정에서 국정원이 형사소송법을 어겼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제주지역 32개 단체로 구성된 '공안탄압저지 및 민주수호 제주대책위'(이하 제주대책위)는 어젯(19일) 밤 성명을 내고 "소위 '제주 간첩단' 조작 사건에서 국가정보원 등의 중대 범죄를 규탄한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제주대책위는 제주지역 진보인사를 대상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비롯한 고강도 수사를 벌이고 있는 국정원이 이번 진보인사 2명에 대한 체포와 그 이후 피의자신문 과정에서 변호인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는 등 형사소송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국정원이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 A씨의 변호인으로부터 향후 A씨가 변호인이 참여 없이는 피의자신문 조사를 받지 않겠다는 요청을 받고도 요청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인이 A씨를 접견해 이 같은 요청을 하고, 이후 자리를 비우고 같은 날 체포된 농민회 간부를 접견하고 돌아올 때까지 A씨의 피의자신문을 중단하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제주대책위는 "국가정보원 소속 대공수사관 등 합동수사팀이 체포한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 A씨를 국가정보원 제주지부 조사실로 강제인치한 후 피의자신문을 하기 전에 미리 변호인에게 피의자신문의 일시와 장소를 통보함으로써 피의자신문 과정에서 변호인의 참여권을 보장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변호인에게 미리 피의자신문의 일시와 장소를 통보하지 않았고 변호인 참여 하에서만 피의자신문을 받겠다는 A씨의 의사에 반해 피의자 신문을 진행해 형사소송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국가정보원 직원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은 그 직무를 수행할 때에 범죄수사에 관한 적법절차를 준수해야 하고, 형사소송법의 체포의 통지와 변호인의 참여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며, "국정원 소속 대공수사관 등 합동수사팀은 직권을 남용해 적법절차를 준수하지 않는 중대범죄를 저지르고도 이에 항의하는 변호인들에게 온갖 핑계를 대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권리를 침해당한 피해자들인 A씨와 변호인 등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기 급급하며 자신들의 중대범죄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갖은 구실과 변명까지 만들어 범죄 은폐에 급급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제주대책위는 "소위 '제주 간첩단' 조작 사건 변호인단은 '헌법 위의 악법' 국가보안법을 악용한 윤석열 정권의 위기 국면 전환을 위한 종북·공안몰이를 앞장서 수행하며 직무수행을 빙자해 위헌·위법의 적법절차 위반과 인권 유린의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국정원 소속 대공수사관 등 합동수사팀의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따른 민주적 사법질서를 뒤흔드는 국기 문란의 중대 범죄를 준열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 변호인단은 국가정보원 소속 대공수사관 등 합동수사팀의 중대 범죄에 대해 향후 고발, 준항고, 증거보전신청, 국가배상 등 법적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에 체포된 진보인사 2명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는 오늘(20일) 오후 3시에 제주지법에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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