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동시조합장선거 공식 선거운동 개시, 제주서 78명 출사표
한 조합에 7명...역대 가장 '핫한' 선거 안덕농협
선거전 과열 우려부터 청년·어르신 위한 맞춤 정책 주문까지
'나혼자 나온다' 단독출마 조합도 7곳...예비 조합장은 누구?
오는 3월 8일 치러지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막이 올랐습니다.
오늘(23일)부터 선거운동 기간이 공식 시작됨에 따라 전국 1,300여 개 조합의 지휘봉을 걸고 수많은 후보들이 출발선에 섰습니다.
제주에서는 32개의 조합에서 총 78명의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제주도내 10만 조합원의 표심을 잡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지난 2015년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세 번째로 치러지는 이번 전국동시선거에서는 여러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습니다.
'나홀로 출마'로 투표 없이 조합장직에 오르게 된 후보자가 7명에 달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한 협동조합에선 무려 7명이 조합장으로 도전장을 내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데, 이 역시 전국 동시선거로 바뀐 이후 제주 최고 경쟁률입니다.
■ '대통령선건가' 7명 출마 안덕농협, 조합원 말 들어보니
대통령 선거가 아니고서야 당선자 한 명을 뽑는데 7명의 후보자가 등록하는 경우는 대단히 이례적입니다.
후보자 7명의 성명만 나열해도 짧지 않은데, 간략히 후보자들의 핵심 공약만 간략히 소개('기호' 순)하자면 이렇습니다.
송승민 후보자(56)는 통합유통센터와 인력센터를 설립하고 농작업 대행 사업단을 꾸리겠다고 공약했고, 현 조합장인 유봉성 후보자(75)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운영, 농기계수리센터 신축 이전 등을 약속했습니다.
고일성 후보자(62)는 국고 보조를 통한 산지유통시설 확충과 농기계은행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이한열 후보자(68)는 원스톱 종합타운을 설립하고, 감귤 등 농산물 유통을 개혁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강경보 후보자(59)의 주요공약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인력센터 운영과 농산물종합물류센터 건립 추진이고, 정남부 후보자(61)는 조합장 급여 절반을 조합원 복지 기금으로 환원하겠다는 공약과 작목별 저온보관창고 구축을 약속했습니다.
이경옥 후보자(66)는 농협 주도 계약재배를 통한 작물별 재배면적 조정, 경제 종합 사업장 통합 등을 공약했습니다.
유권자인 조합원들의 바람은 어떨까요.
우선 청년 농업인은 육아와 관련한 지원을 비롯해 신품종 육성에 도전하는 농업인에게 더욱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감귤 시설재배를 하는 강보연 감산리 청년회장(37)은 "감귤 품종 개량을 많이 시도하는데 농협에서 지원이 부족하다"며 "감귤 등 신품종을 육성하는 농업인에 대한 지원이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강씨는 또 "아이들을 키우는데 농협에서 육아 지원 사업은 보편화되지 않은 것 같다"며, "지금은 청년회를 통해 거의 육아 관련한 지원사업이 이뤄지고 있어서 앞으로 농협이 이 부분에 더욱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최근 지역에 청년 농업인이 증가 추세인데 청년 농업인들이 보다 나은 혜택을 누릴 수있게 농협에서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지역 사정에 밝고 농업 경영 일선에서 수십 년 동안 농사를 지어온 베테랑 농사꾼은 이번 선거가 걱정스럽습니다.
김대승 전 사계리장은 "농협에 많은 분들이 출마해서 한편으로 보면 농민의 대표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많아서 즐겁지만, 선거운동을 하다보면 과열이 돼서 후보자들은 물론 지지하는 농민들까지 감정이 격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누가 당선이 되든 모든 조합원이 화합하게 만들고 새로운, 활기찬 농협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전 리장은 또 "농민들이 지금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며, "모든 물가는 오르고 농업용 전기료까지 전부다 올랐다. 고가의 돈을 줘도 인부를 빌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감안해서 당선된 분이 농민의 대표자이자 참 일꾼으로서 농민을 위해 아픔을 덜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연세 지긋한 어르신 조합원은 어떤 의견을 냈을까요.
안덕면 동광리에 사는 홍춘호 할머니(86)는 "우리 노인들을 위해 열심히 일할 사람을 뽑겠다"며, "우리 마을에는 노인이 50명 이상으로 많다. 농협에서 노인들을 위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돌아가면서 목욕을 시켜주거나,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할머니들을 위해 직접 와서 머리를 잘라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우리 마을에 90살이 넘는 혼자 사는 할머니가 있는데 이런 분들이 갑자기 아프면 아이들한테 연락도 하지 못 할 수도 있다"며 "이럴 때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비상호출기 같은 것을 농협에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제주4·3유족이기도 한 홍 할머니는 아울러 안덕면의 대표적인 4·3유적지인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과 큰넓궤 정비에 농협이 더욱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했습니다.
홍 할머니는 4·3 당시 군·경 무장대의 토벌을 피해 큰넓궤 동굴에서 수 개월간 피신해 목숨을 건졌습니다.
■ '나홀로 출마' 어느 조합?
전국동시선거로 바뀐 이후 가장 많은 무투표 당선자가 배출된 것이 이번 제3회 선거입니다.
무려 7곳의 조합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쏟아진 것인데요.
당초 예상됐던 곳외에도 의외의 조합에서 무투표 당선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목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1회와 2회 전국동시선거에선 각 5곳의 조합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나왔습니다.
무투표 선거 대상 조합은 투표를 실시하지 않고, 선거일에 해당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됩니다.
투표없이 무혈입성하는 후보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재선 조합장이 되는 애월농협 김병수 조합장은 농산물산지유통센터 운영 효율화, 농산물 판매망 다변화, 직영 농기계수리센터와 농기계 임대은행 사업 활성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고봉주 제주시농협 조합장은 농업생산물 판로 확대를 통한 농가 소득 증대, 고령 노합원 증가에 따른 복지 지원 확대, 농협 경영안정을 지역사회와의 상생 발전에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강병진 하귀농협 조합장은 농산물 유통센터 신축과 대형 유통업체와의 농산물 직거래 확대, 조합원 대상포진과 폐렴 예방접종비 지원, 금융자산 1조원 시대 기틀 마련 등을 공약했습니다.
현직 조합장이 불출마와 단독 출마로 조합장 당선이 눈앞에 있는 남원농협 고일학 후보자는 농작업 대행사업과 농촌인력중계센터 운영, 고당도계 감귤품종 묘목 확대 지원, 농산물 해외수출과 국내 판로 확대, 실버사업 지원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김근선 제주시산림조합 조합장과 오형욱 서귀포시산림조합 조합장은 조합원들의 복지 증진과 소득 증대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 조합에 7명...역대 가장 '핫한' 선거 안덕농협
선거전 과열 우려부터 청년·어르신 위한 맞춤 정책 주문까지
'나혼자 나온다' 단독출마 조합도 7곳...예비 조합장은 누구?
오는 3월 8일 치러지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막이 올랐습니다.
오늘(23일)부터 선거운동 기간이 공식 시작됨에 따라 전국 1,300여 개 조합의 지휘봉을 걸고 수많은 후보들이 출발선에 섰습니다.
제주에서는 32개의 조합에서 총 78명의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제주도내 10만 조합원의 표심을 잡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지난 2015년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세 번째로 치러지는 이번 전국동시선거에서는 여러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습니다.
'나홀로 출마'로 투표 없이 조합장직에 오르게 된 후보자가 7명에 달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한 협동조합에선 무려 7명이 조합장으로 도전장을 내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데, 이 역시 전국 동시선거로 바뀐 이후 제주 최고 경쟁률입니다.
■ '대통령선건가' 7명 출마 안덕농협, 조합원 말 들어보니
대통령 선거가 아니고서야 당선자 한 명을 뽑는데 7명의 후보자가 등록하는 경우는 대단히 이례적입니다.
후보자 7명의 성명만 나열해도 짧지 않은데, 간략히 후보자들의 핵심 공약만 간략히 소개('기호' 순)하자면 이렇습니다.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안덕농협 조합장 선거 출마자('기호' 순)
송승민 후보자(56)는 통합유통센터와 인력센터를 설립하고 농작업 대행 사업단을 꾸리겠다고 공약했고, 현 조합장인 유봉성 후보자(75)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운영, 농기계수리센터 신축 이전 등을 약속했습니다.
고일성 후보자(62)는 국고 보조를 통한 산지유통시설 확충과 농기계은행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이한열 후보자(68)는 원스톱 종합타운을 설립하고, 감귤 등 농산물 유통을 개혁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안덕농협 조합장 선거 출마자('기호' 순)
강경보 후보자(59)의 주요공약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인력센터 운영과 농산물종합물류센터 건립 추진이고, 정남부 후보자(61)는 조합장 급여 절반을 조합원 복지 기금으로 환원하겠다는 공약과 작목별 저온보관창고 구축을 약속했습니다.
이경옥 후보자(66)는 농협 주도 계약재배를 통한 작물별 재배면적 조정, 경제 종합 사업장 통합 등을 공약했습니다.
유권자인 조합원들의 바람은 어떨까요.
우선 청년 농업인은 육아와 관련한 지원을 비롯해 신품종 육성에 도전하는 농업인에게 더욱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강보연 감산리 청년회장
감귤 시설재배를 하는 강보연 감산리 청년회장(37)은 "감귤 품종 개량을 많이 시도하는데 농협에서 지원이 부족하다"며 "감귤 등 신품종을 육성하는 농업인에 대한 지원이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강씨는 또 "아이들을 키우는데 농협에서 육아 지원 사업은 보편화되지 않은 것 같다"며, "지금은 청년회를 통해 거의 육아 관련한 지원사업이 이뤄지고 있어서 앞으로 농협이 이 부분에 더욱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최근 지역에 청년 농업인이 증가 추세인데 청년 농업인들이 보다 나은 혜택을 누릴 수있게 농협에서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지역 사정에 밝고 농업 경영 일선에서 수십 년 동안 농사를 지어온 베테랑 농사꾼은 이번 선거가 걱정스럽습니다.
김대승 전 사계리장
김대승 전 사계리장은 "농협에 많은 분들이 출마해서 한편으로 보면 농민의 대표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많아서 즐겁지만, 선거운동을 하다보면 과열이 돼서 후보자들은 물론 지지하는 농민들까지 감정이 격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누가 당선이 되든 모든 조합원이 화합하게 만들고 새로운, 활기찬 농협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전 리장은 또 "농민들이 지금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며, "모든 물가는 오르고 농업용 전기료까지 전부다 올랐다. 고가의 돈을 줘도 인부를 빌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감안해서 당선된 분이 농민의 대표자이자 참 일꾼으로서 농민을 위해 아픔을 덜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연세 지긋한 어르신 조합원은 어떤 의견을 냈을까요.
홍춘호 할머니
안덕면 동광리에 사는 홍춘호 할머니(86)는 "우리 노인들을 위해 열심히 일할 사람을 뽑겠다"며, "우리 마을에는 노인이 50명 이상으로 많다. 농협에서 노인들을 위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돌아가면서 목욕을 시켜주거나,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할머니들을 위해 직접 와서 머리를 잘라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우리 마을에 90살이 넘는 혼자 사는 할머니가 있는데 이런 분들이 갑자기 아프면 아이들한테 연락도 하지 못 할 수도 있다"며 "이럴 때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비상호출기 같은 것을 농협에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제주4·3유족이기도 한 홍 할머니는 아울러 안덕면의 대표적인 4·3유적지인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과 큰넓궤 정비에 농협이 더욱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했습니다.
홍 할머니는 4·3 당시 군·경 무장대의 토벌을 피해 큰넓궤 동굴에서 수 개월간 피신해 목숨을 건졌습니다.
■ '나홀로 출마' 어느 조합?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지역 무투표 조합 출마자
전국동시선거로 바뀐 이후 가장 많은 무투표 당선자가 배출된 것이 이번 제3회 선거입니다.
무려 7곳의 조합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쏟아진 것인데요.
당초 예상됐던 곳외에도 의외의 조합에서 무투표 당선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목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1회와 2회 전국동시선거에선 각 5곳의 조합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나왔습니다.
무투표 선거 대상 조합은 투표를 실시하지 않고, 선거일에 해당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됩니다.
투표없이 무혈입성하는 후보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재선 조합장이 되는 애월농협 김병수 조합장은 농산물산지유통센터 운영 효율화, 농산물 판매망 다변화, 직영 농기계수리센터와 농기계 임대은행 사업 활성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고봉주 제주시농협 조합장은 농업생산물 판로 확대를 통한 농가 소득 증대, 고령 노합원 증가에 따른 복지 지원 확대, 농협 경영안정을 지역사회와의 상생 발전에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강병진 하귀농협 조합장은 농산물 유통센터 신축과 대형 유통업체와의 농산물 직거래 확대, 조합원 대상포진과 폐렴 예방접종비 지원, 금융자산 1조원 시대 기틀 마련 등을 공약했습니다.
현직 조합장이 불출마와 단독 출마로 조합장 당선이 눈앞에 있는 남원농협 고일학 후보자는 농작업 대행사업과 농촌인력중계센터 운영, 고당도계 감귤품종 묘목 확대 지원, 농산물 해외수출과 국내 판로 확대, 실버사업 지원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김근선 제주시산림조합 조합장과 오형욱 서귀포시산림조합 조합장은 조합원들의 복지 증진과 소득 증대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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