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단체 공동 입장문, 사죄 없으면 윤리위 제소 등 추진
제주4·3을 폄훼하는 망언으로 논란이 됐던 여당 지도부에 대해 4·3유족회를 비롯한 4·3단체 등이 공식 사죄와 입장 표명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연구소,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등 4·3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등 70곳은 오늘(17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힘 태영호, 김재원 두 최고위원은 오는 21일까지 4·3 망언을 사죄하고 4·3의 역사적 진실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습니다.

또한, 21일까지 사죄와 공식 입장 발표가 없다면 두 최고위원을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고, 명예훼손에 대한 법적인 조치를 철저히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4·3단체들은 국민의힘 태영호, 김재원 최고위원이 4·3을 폄훼하는 발언을 했음에도 아직까지 희생자나 유족, 제주도민에게 아무런 사과가 없고, 특히 태 최고위원의 경우 의도적으로 망언을 이어가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단체들은 "태 최고위원은 집권당의 최고위원으로서 여야가 합의해 통과시킨 4·3특별법도, 정부의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도 부정하는 발언을 해왔다"며 "그의 발언은 국민들에게 4·3의 진실을 왜곡하고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태 최고위원의 거듭된 4·3 망언은 제75주년 4·3추념식을 앞두고 극우 보수정당 및 단체의 4·3 폄훼 현수막 내걸기, 자칭 서북청년단의 후예라는 자들의 집회소동 등 4·3흔들기로 이어지면서 유족과 도민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말했습니다.

단체들은 또 '대통령이 매해 추념식에 참석하기엔 4·3의 격이 낮다' 취지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꼬집었습니다.

단체들은 "김 최고위원의 격은 어디에 있는가"라며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정부 주관으로 엄수되고 있는 4·3추념식을 공개적으로 폄훼하고 희생자와 유족, 그리고 제주도민의 명예를 또 다시 훼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태영호 최고의원은 지난 2월 13일 제주에서 '제주4·3사건은 명백히 北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된 것이라는 사실이 아닌 발언을 했고, 이후 이 같은 주장의 근거를 북한에서 받은 교육에 있다는 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태 최고위원은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 당일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회의 직후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내가 특정인들에 대해 조롱이나 폄훼를 한 일도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4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4·3추념식 불참 이유를 설명하면서 '우리나라 국경일에는 삼일절, 제헌절, 개천절, 한글날이 있는데 대통령은 보통 삼일절과 광복절 정도 참석한다. 4·3기념일은 이보다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한 바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