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스 커피' 사건 실형 선고됐다가 집행유예
따돌림 받았다는 이유로 보복성 상해 유죄[법잇수다는 별의별 사건 중 화제가 되거나 의미 있는 판결을 수다 떨 듯 얘기합니다. 언젠가 쏠쏠하게 쓰일 수도 있는 법상식도 전합니다.]


제주에 있는 한 작은 회사를 다니던 직장인 A씨.

A씨는 평소 동료들의 따돌림에 참다못한 나머지 동료들이 마시던 커피에 넣어선 안 될 것을 넣고야 말았습니다.

문제의 커피를 마신 피해자들은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비극은 되돌릴 수 없었습니다.

■ “따돌린다” 이유로 커피에 락스를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0년 가을로 거슬러갑니다.

A씨는 예전부터 직장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받았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도 적지 않았습니다.

견디다 못한 A씨는 동료들이 마시던 커피에 락스를 몰래 넣는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게 됩니다.

락스가 들어간 커피를 마신 피해자 중에는 임신부까지 있었고, A씨의 범행 때문에 회사는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A씨는 상해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고, 결국 법정에까지 서게 됩니다.


■ 법원조차 “교묘하고 충격적 범행.. 매우 위험”

법원은 A씨의 범행을 강하게 질책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평소 직장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한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도 “비록 소량이지만 자신의 동료들을 상대로 교묘하고 충격적인 방법으로 상해를 초래한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범행은 위험성이 매우 높으며 우발적으로 보기도 어렵다. 특히 피해자 중 임산부가 있다"며 "피해회복이 이뤄지거나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며 재판부는 A씨에게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도 A씨를 향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결국 A씨는 항소심에 이르러서 피해자들과 합의했고, 결국 2021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 직장 따돌림, 괴롭힘 당했다고 ‘보복 절대 안 돼’

직장에서 따돌림 피해를 당했다고 해도, A씨와 같은 범행을 저질러선 안 되겠죠.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이 2019년 개정됐지만 여전히 제주에서 관련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긴 합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에 따르면 최근 3년(2020~2022년)간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329건의 진정서가 접수됐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집단 따돌림, 부당 인사, 폭언, 폭행 등으로 다양했습니다.


■ 어떻게 풀어야 할까?

당사자 간 합의가 제일 중요하겠죠.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현실에서 쉽게 해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제3자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회사에 신고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은 회사가 괴롭힘 신고를 받으면 적절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회사는 피해자 요구에 따라 분리 조치, 사과, 합의 등이 진행되는데, 피해자가 정식조사를 원한 해결을 원하면 조사를 진행한 후 징계 조치를 해야 합니다.

만약 사업주가 근로자를 괴롭힌다면 지방노동청에 신고하면 됩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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