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제주에서 추진됐던 녹지국제병원을 둘러싼 사업자와 행정간 법적 다툼이 4년 만에 종결됐습니다.

중국 자본인 녹지그룹이 제주자치도가 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하자 제기한 소송 건을 돌연 취하하면서 전임 도정부터 이어져 온 첨예한 법적 공방이 일단락되는 분위기입니다.

24일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녹지그룹 측이 지난 12일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에 대해 소취하서를 제주지방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6월 제주자치도가 녹지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하자, 녹지병원 측이 이에 반발하면서 같은 해 9월 소송을 제기하면서 촉발됐습니다.

녹지병원 측이 영리병원의 지분 가운데 상당 부분은 국내 법인인 디아나서울 측에 매각하면서, 제주특별법상 외국인 의료기관 개설 허가 조건인 '외국인 투자비율 50% 유지'를 어겼다는 것이 취소 사유였습니다.

이에 지난 5월 1심 선고에서 녹지병원 측이 패소하자 이후 6월 20일에 항소했는데,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 12일 갑작스럽게 녹지병원 측에서 소취하서를 제출한 것입니다.

녹지그룹 측이 소취하를 한 이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전해진 바가 없습니다.

다만, 제주자치도 측은 최근 대법원에서 확정된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부 개설 허가가 정당하다는 내용의 판결과, 제주자치도의 손을 들어준 앞선 1심 판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원고인 녹지측이 소취하서를 제출한 이후 제주자치도에서 14일 이내 소취하부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앞선 판결이 그대로 확정됩니다. 제주자치도 측 소송대리인은 별도의 부동의 의사를 밝히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앞서 녹지병원을 둘러싼 소송은 이 건외에 두 건이 더 있었습니다.

우선 지난 6월 대법에선 제주자치도 측이 녹지그룹 측에 병원 개설을 허가할 당시 내걸었던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에 대해 정당하다는 판결이 최종 내려졌습니다. 녹지그룹 측은 외국인 환자로 진료대상을 한정한 이 조건이 의료법상 진료거부 금지규정에 위배된다며 소를 제기했는데, 대법은 제주자치도의 조건부 허가가 적법한 재량 행위에 해당한다는 2심 재판부의 판단이 옳다고 봤습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월 녹지그룹 측은 이번 소송과 별개로 진행된 병원 개설 허가 취소 소송과 관련해 대법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당시 재판은 제주자치도가 녹지병원 측이 '병원 개설 허가 이후 90일 내에 개원해야 한다'는 의료법을 위반했다며 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한 것에 따라 이뤄졌습니다.

한편, 시민사회 측에선 이와 관련해 제주에 첫 녹지병원이 들어서면 국내 의료기관들의 의료 민영화가 급속히 진행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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