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종사자, 대거 이탈 시작.. 대책 추궁
도정·업계, 눈 앞 이익 집중.. “문제점 방치”
저임금 등 문제.. 수익·구조 개선 등 필요
근본적 ‘고객 유치’ 먼저.. “구조 재편 고민도”
관광업 인력 문제 심화.. “민·관 머리 맞대야”
카지노산업 종사자들이 급기야 들고 일어섰습니다. 이 상황에선 도저히 버틸 수 없다면서 노동계의 고질병이라 할 ‘저임금’을 콕 집어 업계와 제주도정, 행정차원의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사업장은 물론 가장 상위 단계의 관리 책임이 있는 제주도정이 방관자 입장에 머물며 카지노 종사자들이 대거 근무지를 빠져나가는 걸 눈뜨고 지켜보고 있어, 업장이 존폐 위기를 맞닥뜨리게 만들었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저임금’이 될 수 밖에 없는 카지노업장 생태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앞서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사실상 지역 내 대형 카지노 양대 체제로 전반적인 시스템이 재편되고 대규모 인력 이동이 생겨나면서 불균형을 빚었고, 여기에 ‘인스파이어’란 다른 지역 대규모 카지노업장이 재차 부상하자 또다른 지각 변동을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데서 고민을 더합니다.
관광시장 전반에 인력난 그리고 인력 유출이 심화되고 있어 보다 심도있는 구조적인 접근과 해법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저임금·장시간 노동’.. 인력 이탈 부추겨
오늘(9일) 오전 민주노총 관광레저산업노조 드림타워카지노지부,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LEK)지부와 공공운수노조 썬호텔·카지노지회(이하 노조)는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도정의 방관 속에 카지노 노동자들의 대량 탈출이 시작됐다”며 이에 따른 카지노업계 변화와 제주도정의 정상화 노력 등을 촉구했습니다.
기자회견 이유에 대해서 노조 측은 “제주 카지노산업이 이대로 가면 전부 망한다는 절박한 판단 때문”이라면서 “제주도내 카지노산업은 내부적으로 곪아서 터지기 직전까지 왔다. 이대로 가면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고, 존폐를 위협당할 처지를 걱정해야 하는 비참한 현실”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나 현 카지노산업 종사자들이 제주를 떠나고, 또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데 주목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내년 1월 개장 목표로 진행 중인 인천 영종도의 ‘인스파이어’ 등 대형 카지노와 리조트를 예로 들었습니다.
노조 측은 “인천 영종도에서 내년 1월 개장을 목표로 하는 대형 리조트와 카지노 측에서 제주보다 월등히 나은 임금과 근무환경 등을 제시하면서 도내 카지노업계 종사자들을 스카웃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동북아 최대 규모를 내세운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자체적으로는 연내 인천 영종도에서 개장을 앞두고, 현재도 대규모 신입·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입니다. 전체 채용 규모만 3,500여 명으로 카지노, 호텔, 수영장, 쇼핑몰, 대형 회의장, 문화 공간 등 시설이 다양한 만큼 인력 유출 폭도 확대 양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빠르게 인력이 빠져나가는 상황인데도 행정이나 업계가 방치상태라는게 노조 측 주장입니다. 노조는 “제주도 당국은 이와 관련해 손을 놓고 있고, 카지노업계는 눈 앞의 이익만 쫓아 ‘탈출 러시’를 방치하고 있다”며 제주도내 업장의 낮은 임금 수준과 생활환경 문제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우선 전국 동종업계에 비해 평균에 못미치는 수준의 ‘저임금’에 주목했습니다.
노조 측은 “저임금 해소와 생활임금 보장을 위해 수년 동안 노력했지만, 돈벌이에 급급한 카지노 사측의 저임금 강요와 노조 탄압으로 인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실제 ‘A’카지노에선 법률이 보장하는 노사간 대화와 교섭조차 중단되고, 불법과 탈법이 난무하는 것이 지역 청년 노동자들의 일터의 모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제주도정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현실을 방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거환경 역시 열악한 수준을 면치 못한다면서 “고물가와 저임금, 사회·행정적 지원이 없는 가운데 비싼 원룸 생활을 강요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관련해 “제주시 ‘B’카지노의 경우 업계 최고 대우를 보장한다는 홍보성 말만 믿고서 제주에 온 다른 지역 출신의 청년 노동자 수백 명이, 몇 년 살지도 못하고 결국 짐을 사서 떠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또한 “카지노 업장에선 비흡연자들에게도 24시간 담배연기 자욱한 현장에서 일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다른 카지노에선 흡연부스 설치 권고에도 ‘비용이 많이 든다’며 거부하는데다, 흡연부스가 설치돼 있어도 ‘VIP고객은 예외’라며 흡연하도록 하는 업장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제주도정에선 카지노 관리 감독 전담부서를 아예 폐지하는 역주행을 하고 있다”며 “사회·행정적 규제가 사라지고 돈벌이가 판치는 카지노가 됐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나아가 “이대로 가면 제주도 카지노산업은 어려워지고 경쟁력도 잃어버릴 것이 분명하다”며 도정과 업계에 종합대책 마련과 함께 관련 협의에 나설 것을 주문했습니다.
■ 서비스직 기피 ‘심화’.. “출혈 경쟁 계속”
기존 호텔·복합리조트 등 업계에선 인력 유출에 따른 타격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축소된 인력 풀이 엔데믹 전환 이후에도 서비스직 기피 현상 등이 맞물려 여전히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한층 더 축소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떠난 인력은 돌아올 소식이 없고, 신규 인력 역시도 임금이나 복지 수준을 들어 아예 시장에 진입하길 꺼리면서 구인난이 심각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경력이나 임원급 등 핵심 인재에게는 연봉을 대폭 올려 책정하고, 평균적으로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하면서 채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주위에서도 몇몇 간부급이 ‘억대 조건’으로 옮긴 것으로 알고 경력직 이동도 제법 있는 것으로 안다. 구인 공고를 해도 안오는 이유가 있어 물어보면 열에 예닐곱은 ‘인스파이어’를 언급할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상황은 제주만이 아닌 ‘인스파이어’가 위치한 영종도는 물론, 서울 등 다른 대형·특급호텔과 카지노가 있는 지역에선 일찌감치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업계 전반의 구인난 속에서 처우를 둘러싼 출혈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서울 등지 특급호텔 직원이나 핵심 인력을 스카웃하면서 현재 연봉의 두 배를 주겠다는 식의 제안이 오갔다는 정보가 내부적으로 공유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카지노업계 한 관계자는 “적어도 최근 개장한 대형 업장이나 제주도내 신규 카지노보다도 나은 조건을 적용하겠다는 취지의 내용들이 오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시점에서 두 배는 너무 높다고도 보지만, 어쨌든 새로 시작하는 업장 입장에선 인력 채용이 우선 순위이다 보니 파격적인 처우가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 정말 ‘저임금?’.. 문제는
다만 ‘저임금’ 부분에 대해선 논의의 여지가 있다고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업장 입장에선 실제 ‘저임금’ 수준이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기준 제시가 필요하고, 특히 사업체 자체가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에서 임금 인상 등을 얘기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전하기도 합니다.
‘D’카지노의 한 관계자는 “카지노에서 수익이 나면 좋지만, 지금 당장 손님이 없다는게 가장 문제”라면서 “더구나 일종의 봉사료, 팁(Tip) 등 직원이 임금 외에 별도로 챙길 수 있는 여지마저 사라지면서 더욱 소득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상대적인 비교에서도 자연 밀릴 수 밖에 없는 업장들의 경쟁 구도도 한계로 꼽았습니다. 지역 내, 그리고 육지부와 비교할 때 임금 구조 차이가 여실히 드러나는 탓입니다.
또다른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다른 곳이 장사를 하지 않아 일부만 영업을 할 때는 임금 비교가 큰 의미가 없었던데서 이젠 대부분 영업을 하게 되면서 비교우위·격차가 더 두드러지는 구조가 됐다”면서 “서로 임금이 어느 정도 조정되더라도 ‘인스파이어’ 등 다른 지역이 더 올라가버리는 구조라, 초기 자본 구조도 그렇고 경쟁에서 역부족일 수 밖에 없다. 인력에 이어 앞으로 고객까지 빠져나갈 상황까지도 걱정해야할 판”이라고 전했습니다.
카지노만이 아니라, 코로나를 기점으로 관광산업 전반에 팽배해진 인력 문제가 한층 더 표면화될 것이란 우려는 지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이제 시작.. 대형 호텔 개장 잇따라 “대책, 과연?”
‘인스파이어’는 출발점이자, 단초로 보고 있습니다.
물 건너, 가까운 일본 오사카에 2029년 가을부터 카지노 등을 포함한 대형 복합리조트 즉 IR(Integrated Resort)이 문을 열면 무려 연간 2,00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 유치 효과를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고, 이를 위한 사전 인력 채용 움직임도 이미 가시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앞으로 국내 카지노는 물론 호텔업계, 나아가 관련 업종 전반에 인력난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를 필두로 윈덤 그랜드 부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등 지역별 굵직한 대형 호텔 등 개장이 예정된 상황이고, 일산이나 세종시 등에도 대규모 숙박시설들이 줄줄이 개장 예고됐기 때문입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간제 계약직이며 인턴, 외국인 등 다양한 형태의 고용 인원이 더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온·오프라인으로 채용공고가 넘쳐나고 또 넘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선 업계, 그리고 전문가들은 호텔업계 그리고 카지노 등에서 불거지는 구인난 그리고 임금 수준 등에 대한 제고와 자체 진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영난 등을 이유로 내세우기도 했지만, 코로나19 기간 고용 유지 등 책임조차 제대로 지지 않고 정리에 나서면서 호텔 등 관광업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고, 구직자들에게 기피 산업이란 이미지를 각인시킨 사업장의 자성이 뒤따라야 하는 이유입니다.
실제 졸업생들이 관광 직군에 눈을 두지 않고 외부로만 눈을 돌리는 건 익숙한 풍경이 됐습니다.
한 관광전문학과 교수는 “지역 내, 관련 학과 학생들이 관광 관련 일자리나 취업을 멀리 하는 건 사실 예견된 결과”라며 “며칠, 몇 달을 모집 공고를 내도 지원이 없다고 업계에선 호소하지만, 정작 재학생이나 졸업생들의 관심이 저조하다”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관광업 자체가 기피 직군이 되고 인기가 식은 걸 회복하는데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해 보이고 그만큼 수급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업계 역시도, 당장 급한 일손만 확보하는데서 끝날게 아니라 관광 인재 양성이란 측면에서 책임의식을 갖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안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습니다.
더불어 “행정 역시도 주력 산업이 관광이라면 현장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 인력 부족과 취약한 육성 체계에 대해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면서 “지역적으로도 관광산업의 인력 풀을 어떻게 내실있게 키워갈지 민·관·학 차원의 협업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정·업계, 눈 앞 이익 집중.. “문제점 방치”
저임금 등 문제.. 수익·구조 개선 등 필요
근본적 ‘고객 유치’ 먼저.. “구조 재편 고민도”
관광업 인력 문제 심화.. “민·관 머리 맞대야”
카지노산업 종사자들이 급기야 들고 일어섰습니다. 이 상황에선 도저히 버틸 수 없다면서 노동계의 고질병이라 할 ‘저임금’을 콕 집어 업계와 제주도정, 행정차원의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사업장은 물론 가장 상위 단계의 관리 책임이 있는 제주도정이 방관자 입장에 머물며 카지노 종사자들이 대거 근무지를 빠져나가는 걸 눈뜨고 지켜보고 있어, 업장이 존폐 위기를 맞닥뜨리게 만들었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저임금’이 될 수 밖에 없는 카지노업장 생태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앞서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사실상 지역 내 대형 카지노 양대 체제로 전반적인 시스템이 재편되고 대규모 인력 이동이 생겨나면서 불균형을 빚었고, 여기에 ‘인스파이어’란 다른 지역 대규모 카지노업장이 재차 부상하자 또다른 지각 변동을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데서 고민을 더합니다.
관광시장 전반에 인력난 그리고 인력 유출이 심화되고 있어 보다 심도있는 구조적인 접근과 해법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저임금·장시간 노동’.. 인력 이탈 부추겨
오늘(9일) 오전 민주노총 관광레저산업노조 드림타워카지노지부,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LEK)지부와 공공운수노조 썬호텔·카지노지회(이하 노조)는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도정의 방관 속에 카지노 노동자들의 대량 탈출이 시작됐다”며 이에 따른 카지노업계 변화와 제주도정의 정상화 노력 등을 촉구했습니다.
기자회견 이유에 대해서 노조 측은 “제주 카지노산업이 이대로 가면 전부 망한다는 절박한 판단 때문”이라면서 “제주도내 카지노산업은 내부적으로 곪아서 터지기 직전까지 왔다. 이대로 가면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고, 존폐를 위협당할 처지를 걱정해야 하는 비참한 현실”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나 현 카지노산업 종사자들이 제주를 떠나고, 또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데 주목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내년 1월 개장 목표로 진행 중인 인천 영종도의 ‘인스파이어’ 등 대형 카지노와 리조트를 예로 들었습니다.
노조 측은 “인천 영종도에서 내년 1월 개장을 목표로 하는 대형 리조트와 카지노 측에서 제주보다 월등히 나은 임금과 근무환경 등을 제시하면서 도내 카지노업계 종사자들을 스카웃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동북아 최대 규모를 내세운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자체적으로는 연내 인천 영종도에서 개장을 앞두고, 현재도 대규모 신입·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입니다. 전체 채용 규모만 3,500여 명으로 카지노, 호텔, 수영장, 쇼핑몰, 대형 회의장, 문화 공간 등 시설이 다양한 만큼 인력 유출 폭도 확대 양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빠르게 인력이 빠져나가는 상황인데도 행정이나 업계가 방치상태라는게 노조 측 주장입니다. 노조는 “제주도 당국은 이와 관련해 손을 놓고 있고, 카지노업계는 눈 앞의 이익만 쫓아 ‘탈출 러시’를 방치하고 있다”며 제주도내 업장의 낮은 임금 수준과 생활환경 문제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우선 전국 동종업계에 비해 평균에 못미치는 수준의 ‘저임금’에 주목했습니다.
노조 측은 “저임금 해소와 생활임금 보장을 위해 수년 동안 노력했지만, 돈벌이에 급급한 카지노 사측의 저임금 강요와 노조 탄압으로 인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실제 ‘A’카지노에선 법률이 보장하는 노사간 대화와 교섭조차 중단되고, 불법과 탈법이 난무하는 것이 지역 청년 노동자들의 일터의 모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제주도정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현실을 방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거환경 역시 열악한 수준을 면치 못한다면서 “고물가와 저임금, 사회·행정적 지원이 없는 가운데 비싼 원룸 생활을 강요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관련해 “제주시 ‘B’카지노의 경우 업계 최고 대우를 보장한다는 홍보성 말만 믿고서 제주에 온 다른 지역 출신의 청년 노동자 수백 명이, 몇 년 살지도 못하고 결국 짐을 사서 떠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또한 “카지노 업장에선 비흡연자들에게도 24시간 담배연기 자욱한 현장에서 일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다른 카지노에선 흡연부스 설치 권고에도 ‘비용이 많이 든다’며 거부하는데다, 흡연부스가 설치돼 있어도 ‘VIP고객은 예외’라며 흡연하도록 하는 업장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제주도정에선 카지노 관리 감독 전담부서를 아예 폐지하는 역주행을 하고 있다”며 “사회·행정적 규제가 사라지고 돈벌이가 판치는 카지노가 됐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나아가 “이대로 가면 제주도 카지노산업은 어려워지고 경쟁력도 잃어버릴 것이 분명하다”며 도정과 업계에 종합대책 마련과 함께 관련 협의에 나설 것을 주문했습니다.
'인스파이어' 카지노 (인스파이어 리조트 홈페이지)
■ 서비스직 기피 ‘심화’.. “출혈 경쟁 계속”
기존 호텔·복합리조트 등 업계에선 인력 유출에 따른 타격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축소된 인력 풀이 엔데믹 전환 이후에도 서비스직 기피 현상 등이 맞물려 여전히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한층 더 축소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떠난 인력은 돌아올 소식이 없고, 신규 인력 역시도 임금이나 복지 수준을 들어 아예 시장에 진입하길 꺼리면서 구인난이 심각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경력이나 임원급 등 핵심 인재에게는 연봉을 대폭 올려 책정하고, 평균적으로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하면서 채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주위에서도 몇몇 간부급이 ‘억대 조건’으로 옮긴 것으로 알고 경력직 이동도 제법 있는 것으로 안다. 구인 공고를 해도 안오는 이유가 있어 물어보면 열에 예닐곱은 ‘인스파이어’를 언급할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상황은 제주만이 아닌 ‘인스파이어’가 위치한 영종도는 물론, 서울 등 다른 대형·특급호텔과 카지노가 있는 지역에선 일찌감치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업계 전반의 구인난 속에서 처우를 둘러싼 출혈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서울 등지 특급호텔 직원이나 핵심 인력을 스카웃하면서 현재 연봉의 두 배를 주겠다는 식의 제안이 오갔다는 정보가 내부적으로 공유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카지노업계 한 관계자는 “적어도 최근 개장한 대형 업장이나 제주도내 신규 카지노보다도 나은 조건을 적용하겠다는 취지의 내용들이 오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시점에서 두 배는 너무 높다고도 보지만, 어쨌든 새로 시작하는 업장 입장에선 인력 채용이 우선 순위이다 보니 파격적인 처우가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 정말 ‘저임금?’.. 문제는
다만 ‘저임금’ 부분에 대해선 논의의 여지가 있다고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업장 입장에선 실제 ‘저임금’ 수준이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기준 제시가 필요하고, 특히 사업체 자체가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에서 임금 인상 등을 얘기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전하기도 합니다.
‘D’카지노의 한 관계자는 “카지노에서 수익이 나면 좋지만, 지금 당장 손님이 없다는게 가장 문제”라면서 “더구나 일종의 봉사료, 팁(Tip) 등 직원이 임금 외에 별도로 챙길 수 있는 여지마저 사라지면서 더욱 소득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상대적인 비교에서도 자연 밀릴 수 밖에 없는 업장들의 경쟁 구도도 한계로 꼽았습니다. 지역 내, 그리고 육지부와 비교할 때 임금 구조 차이가 여실히 드러나는 탓입니다.
또다른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다른 곳이 장사를 하지 않아 일부만 영업을 할 때는 임금 비교가 큰 의미가 없었던데서 이젠 대부분 영업을 하게 되면서 비교우위·격차가 더 두드러지는 구조가 됐다”면서 “서로 임금이 어느 정도 조정되더라도 ‘인스파이어’ 등 다른 지역이 더 올라가버리는 구조라, 초기 자본 구조도 그렇고 경쟁에서 역부족일 수 밖에 없다. 인력에 이어 앞으로 고객까지 빠져나갈 상황까지도 걱정해야할 판”이라고 전했습니다.
카지노만이 아니라, 코로나를 기점으로 관광산업 전반에 팽배해진 인력 문제가 한층 더 표면화될 것이란 우려는 지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이제 시작.. 대형 호텔 개장 잇따라 “대책, 과연?”
‘인스파이어’는 출발점이자, 단초로 보고 있습니다.
물 건너, 가까운 일본 오사카에 2029년 가을부터 카지노 등을 포함한 대형 복합리조트 즉 IR(Integrated Resort)이 문을 열면 무려 연간 2,00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 유치 효과를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고, 이를 위한 사전 인력 채용 움직임도 이미 가시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앞으로 국내 카지노는 물론 호텔업계, 나아가 관련 업종 전반에 인력난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를 필두로 윈덤 그랜드 부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등 지역별 굵직한 대형 호텔 등 개장이 예정된 상황이고, 일산이나 세종시 등에도 대규모 숙박시설들이 줄줄이 개장 예고됐기 때문입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간제 계약직이며 인턴, 외국인 등 다양한 형태의 고용 인원이 더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온·오프라인으로 채용공고가 넘쳐나고 또 넘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선 업계, 그리고 전문가들은 호텔업계 그리고 카지노 등에서 불거지는 구인난 그리고 임금 수준 등에 대한 제고와 자체 진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영난 등을 이유로 내세우기도 했지만, 코로나19 기간 고용 유지 등 책임조차 제대로 지지 않고 정리에 나서면서 호텔 등 관광업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고, 구직자들에게 기피 산업이란 이미지를 각인시킨 사업장의 자성이 뒤따라야 하는 이유입니다.
실제 졸업생들이 관광 직군에 눈을 두지 않고 외부로만 눈을 돌리는 건 익숙한 풍경이 됐습니다.
한 관광전문학과 교수는 “지역 내, 관련 학과 학생들이 관광 관련 일자리나 취업을 멀리 하는 건 사실 예견된 결과”라며 “며칠, 몇 달을 모집 공고를 내도 지원이 없다고 업계에선 호소하지만, 정작 재학생이나 졸업생들의 관심이 저조하다”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관광업 자체가 기피 직군이 되고 인기가 식은 걸 회복하는데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해 보이고 그만큼 수급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업계 역시도, 당장 급한 일손만 확보하는데서 끝날게 아니라 관광 인재 양성이란 측면에서 책임의식을 갖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안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습니다.
더불어 “행정 역시도 주력 산업이 관광이라면 현장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 인력 부족과 취약한 육성 체계에 대해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면서 “지역적으로도 관광산업의 인력 풀을 어떻게 내실있게 키워갈지 민·관·학 차원의 협업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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