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시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중국인 집단폭행 사건과 관련해 범행의 원인이 도박빚이었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20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발생한 40대 중국인 집단폭행 및 가방 강취 사건과 관련해 특수강도 혐의로 중국인 4명을 구속하고, 같은 국적의 다른 3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1명은 피의자 중 한 명의 도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조사 중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4일 낮 3시 30분쯤 제주시 이도동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중국 국적의 남성 A씨를 집단폭행하고 가방을 강제로 빼앗은 혐의를 받습니다.

당시 범행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내용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들은 승합차를 타고 해당 장소를 지나가다가 A씨가 보이자 급히 내려 집단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A씨를 차에 강제로 태우려 시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들고 있던 가방도 빼앗았습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즉시 피의자 추적에 들어갔고, 약 10시간 만인 이튿날 새벽 1시 7분께 8명의 피의자를 모두 검거했습니다.

당초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 A씨는 자신이 카지노에서 딴 돈을 피의자들에게 빌려주지 않자, 피의자들이 자신을 집단폭행하고 우리돈 1,500만 원 상당의 고가 명품 시계와 현금 등이 들어 있던 가방을 빼앗아 갔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피의자들이 검거된 후 추가 경찰 조사가 진행되면서 A씨의 진술에서 추가된 부분이 생겼습니다. A씨가 사건 발생 전날인 13일 피의자 측으로부터 1억 원 상당의 돈을 빌렸다는 것입니다.

검거된 피의자들은 "A씨와 제주시내 한 카지노에서 알게 된 사이로 A씨에게 도박자금 1억 원 상당을 빌려줬으나 A씨가 카지노에서 이 돈을 모두 탕진하고 잠적해 버렸다"고 진술했습니다.

A씨도 돈을 빌린 부분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씨는 "피해 당일 여권을 재발급받기 위해 영사관에 갔다가 피의자들을 만나 피해를 입었고, 당시 가방에는 한화 1,000만 원과 각종 해외 지폐가 들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피의자들은 집단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지만, 가방을 가져간 부분에 대해서는 "폭행 과정에 피해자의 가방이 떨어져 있어 갖고 가게 됐다. 가방 안에는 시계 등 특별한 금품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이들 중 직접 폭력을 행사하는 등 범행 가담 정도가 중한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해, 지난 17일 저녁에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또 영장이 기각된 2명과 불구속 수사 중인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긴급 출국금지하고, 향후 피의자들의 휴대전화 분석을 통해 공모여부 등을 파악,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 범죄에 대해서는 초기부터 경찰력을 집중 투입, 신속한 검거 및 엄정한 사법처리토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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