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예원양 장기기증 소식 뒤늦게 알려져
밝고 똑똑한 큰 딸 영면...부모 "그립고 사랑해"
언니 기다리며 그린 동생의 만화 '애틋'
전교 1등 이양..모교로부터 '명예졸업장'·'모범상'
집에서 갑자기 쓰러져 뇌사상태에 빠졌던 15살 소녀가 5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간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2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5월 11일 분당차병원에서 이예원(15)양이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천사가 돼 떠났다고 밝혔습니다.

이예원양은 지난해 4월 26일 집에서 저녁식사 전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습니다.

이양이 병원에 입원해 뇌출혈 수술받은 지 일주일 후 의료진은 몸의 여러 군데가 안 좋아지고 있으며 곧 심장도 멎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가족들은 '평소의 예원이라면 어땠을까' 생각했고, 남을 배려하고 돕기를 좋아한 이양이라면 기증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이양의 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좌, 우 신장을 기증받은 5명이 새 삶을 얻었습니다.


경기도 평택에서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이 양은 밝고 쾌활하고, 누구에게나 먼저 인사하는 예의 바른 아이였다고 합니다.

초등학교부터 반장을 하고 중학교 3학년 때는 반에서 부회장을 하며 지도력을 키웠고, 중학교 2학년 첫 시험에는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똑똑하고 운동도 잘해 다양한 분야에 재주가 많았습니다.

초등학교부터 반장을 하고 중학교 3학년 때는 반에서 부회장을 하며 지도력을 키웠고, 중학교 2학년 첫 시험에는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똑똑하고 운동도 잘해서 다양한 분야에 재주가 많았습니다.

이양은 어릴 적부터 늘 책 읽는 것을 좋아했고, 별자리를 보고 설명하는 것을 즐기며 천문학을 공부하고 싶어 했습니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누군가 가르치는 직업을 하고 싶어 대학교수를 꿈꾸며, 자신의 꿈을 위해 늘 노력했다고 합니다.

이양의 모교인 용이중학교에선 중학교 3학년을 미처 마치지 못하고 떠난 이양에게 올해 1월 명예졸업장과 모범상을 수여했습니다.


이양의 어머니는 "이렇게 갑자기 이별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고, 지금도 너가 없는 현실이 믿겨지지 않아. 너무 당연하게 늘 함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예원이 너를 처음 품에 안았던 따뜻했던 그 순간을 엄마는 잊을수가 없어. 엄마, 아빠에게 넌 기쁨이었고 행복이었어. 너무 착하고 이쁘게 자라줘서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너가 마지막 순간에 모든 것을 나눠주고 떠났듯이 엄마도 그렇게 할게. 예원아 매일 그립고 보고싶다. 우리 꼭 다시 만나자"라고 애끓는 심정을 전했습니다.

아버지 이준재 씨는 "하늘나라편지에 매일같이 편지로 예원양에게 일상을 전하며, 딸을 그리워 하고 있다"며 "예원이에게 새 생명을 얻은 분들이 건강하게 예원이 몫까지 열심히 살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양의 동생은 언니가 병원에 있는 동안 다시 깨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언니가 좋아했던 것들을 그려주기도 했습니다. 특히 다시 만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4컷 만화를 그리며 이별을 준비했다고 해 안타까운 마음을 더 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