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처분가능소득 3.1%↑.. 먹거리 물가 5∼6%대↑
저소득층 증가 폭 1% 안돼.. “장바구니 압박 가중”
가공·외식 등.. 아이스크림, 우유, 라면 등 10% 안팎↑
5개 분기째 먹거리 물가 상승률＞가처분소득 증가율
올 3분기 먹거리 물가가 높게는 6% 상당 올랐는데,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은 3% 수준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특히나 소득이 가장 낮은 하위 20%인 1분위 가구, 즉 저소득층의 처분가능소득이 1%에도 못미쳐 더 부담을 키웠으리란 분석입니다. 외식이며 각종 식재료비 상승에 장바구니 부담이 폭증한 탓입니다.

이같은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웃도는 게 벌써 5개 분기 연속, 1년을 넘어섰습니다.

버는 돈이라야 크게 늘 것도 없이 오히려 물가에 쪼들리는 상황에, 장바구니 물가만 크게 오르면서 가계 재정 부담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오늘(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체 가구 처분가능소득은 평균 397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이자와 세금 등을 뺀 것으로 소비나 저축에 실제 쓸 수 있는 돈을 말합니다.

이와 비교해 3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같았습니다.

반면 대표 먹거리 지표로 꼽히는 가공식품과 외식의 3분기 물가 상승률은 각각 6.3%와 5.4%로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웃돌았습니다. 3분기 물가 상승률은 그나마 버틸만 하다 했던게 먹거리 물가가 다른 품목에 비해 크게 올라, 다른 소비자품목들에 비해서 생활비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풀이됩니다.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보다 높은 현상은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2분기 코로나19 기저효과와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효과 등이 영향을 미쳐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14.2%로 먹거리 물가 상승률을 압도했던게, 이후 역전됐습니다.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2.0%로 떨어진 후 2∼3% 수준에 머물다가 올해 2분기에는 -2.8%로 마이너스(-)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3분기 7∼9% 수준에서 올 3분기 5∼6% 수준으로 소폭 둔화하긴 했으나 여전히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실정입니다.

3분기 가공식품 73개 세부 품목 가운데 72.6%인 53개의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3.1%)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드레싱(28.9%)이 가장 높고 고추장(24.1%), 치즈(19.8%), 잼(18.8%), 어묵(18.3%) 등 23개 품목은 10%를 넘었습니다.

아이스크림 13.0%, 커피 12.5%, 생수 10.0%, 라면 9.4%, 우유 9.4%, 빵 6.6% 등 물가 상승률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보다 높았습니다.

외식은 39개 품목 중 3개를 제외한 36개의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웃돌았습니다. 피자가 11.8%로 가장 높았고 햄버거(9.1%), 오리고기(외식, 7.7%), 구내식당 식사비(7.7%), 김밥(7.4%), 떡볶이(7.1%), 라면(외식)(7.0%), 죽(외식)(6.9%) 등 순이었다.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나 저소득층의 체감 부담이 더 컸습니다.

올해 3분기 소득하위 20%(1분위) 가구의 평균 처분가능소득은 91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소득상위 20%(5분위)는 832만 원으로 3.1% 증가했습니다.

3분기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만 해도 1분위 가구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각각 10.5배, 9.0배로, 5분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 대비 각각 2.0배, 1.7배에 비하면 부담 폭이 상당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나마 지난달,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이 4%대로 내려오긴 했습니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이 4.9%와 4.8%로 둔화양상을 보이면서 일부 먹거리 부담을 완화시키긴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한 고금리·고물가 상황 속에서 먹거리 부담이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가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정부는 농산물과 외식 품목에 이어, 최근에는 다빈도 가공식품까지 28개 품목을 대상으로 물가 전담자를 지정하는 것을 비롯해 제품의 양을 줄여 가격 인상 효과를 보는 ‘슈링크플레이션’ 등 꼼수 인상 단속에 돌입하는 등 밀착 관리에 나섰습니다.

또 지난 24일 제3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도 국제 유가와 겨울철 물가 불확실성이 여전한 것으로 보고 최근 물가 개선 조짐이 확산할 수 있게 품목별 가격·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현장과 업계의 어려움을 신속 해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