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애월읍 / 오늘(28일) 오전
주택가 안쪽의 도로입니다.
절반 가량이 길게 깨부서진 채 파헤쳐져 있습니다.
차량 한 대가 겨우 지날 정도입니다.
도로를 부순 건 넉 달 전 해당 토지를 사들인 한 부동산 업체.
주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A씨 / 지역 주민
"깜짝 놀랐습니다. 어제 아침에 쾅쾅 거려서, 출근하다가 보고."
주민들은 진입로를 기부채납해 도로를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당시 진입로 토지주의 약속을 믿고 20여 년 전 주택을 조성했습니다.
하지만 기부채납 의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소유주의 사망과 상속 등으로 760㎡에 이르는 진입로 토지는 경매에 부쳐졌습니다.
진입로를 사들인 부동산 업체가 주민들에게 토지 매입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했다고 주민들은 주장합니다.
B씨 / 지역 주민
"20년 넘게 도로를 사용하고 있고 저희가 계속 살고 있었는데. 포크레인으로 어제 갑자기 도로를 파손한다고. 이건 정말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너무 황당하고 화가 나는데."
행정당국이 중재에 나섰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해당 토지가 사유지인 데다,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공간이 남겨져 있어 교통방해죄를 적용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김기완 / 애월읍장
"분쟁이 있는 이 도로는 개인 사유지입니다. 사도라서, 더군다나 도로 자체가 뚫려있는 도로가 아니다 보니 행정에서 매입하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해당 부동산 업체는 "아스팔트 질이 좋지 않아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곧 재포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토지가 상승 등으로 사유지 도로와 관련한 토지주와 주민 간 갈등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제주시에서만 관련 소송 1백 건 이상이 진행 중입니다.
JIBS 권민지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JIBS 제주방송 권민지(kmj@jibs.co.kr) 강명철(kangjsp@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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