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구 감소세, 중세 흑사병 창궐 때보다 빨라”
“인구 붕괴”.. NYT 칼럼서 ‘장기적 인구 소멸’ 우려
북한, 합계 출산율 1.8명 “더 많아”.. ‘남침’ 가능성
입시 문화, 성별 대립, 인터넷 게임 등 혼인률 영향
“미국도 경험하는 현상.. 일어날 수 있는 일” 경고
급속한 경제 성장과 기술 발전으로 주목받나 싶더니, 또다른 극단적인 양상과 맞물려 한국이 세계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가임 여성(15~49살)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7명까지 떨어진게 유례없는 사례로 꼽히면서, 인구 위기에 대해 보다 심각한 고민이 뒤따라야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인구가 2060년대 말까지 3,500만 수준까지 급락해 인구 소멸 위기에 빠질 것이란 경고가 나왔습니다.
심지어 흑사병이 창궐한 14세기 중세 유럽시대 때보다 한국의 인구가 더 빠르게 급감할 수 있다면서, ‘남침’ 우려까지 제기됐습니다.
여러모로 다른 시대적 상황이나 경제·종교적 배경 등을 감안한 상세한 분석이 뒤따라야할 여지는 있지만 그만큼 심각한 인구 감소에 대한 위기감과 더불어, 결코 우리나라만의 인구 위기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인 로스 다우서트(ROSS DOUTHAT)는 현지시각으로 2일, ‘대한민국은 소멸하나?(Is South Korea Disappearing?)’란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은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인구 감소 문제에 있어 대표적인 사례 연구”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거의 모든 선진국의 경우 출산율이 하락해도 미국(1.7명), 프랑스(1.8명), 이탈리아(1.3명)처럼 합계 출산율 1.5명 수준에 머무르는 것과는 달리 한국은 2018년 1.0명대가 깨진 이후 계속 내리막을 걷다 현재 0.7명을 기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합계 출산율은 0.7명으로 1년 전보다 0.1명 줄었습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9년 이후 3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로 혼인 건수도 전년 같은 분기 대비 8% 이상 감소했습니다.
다우서트는 “이러한 수준의 출산율을 유지하는 국가는 한 세대를 구성하는 200명이 다음 세대에는 70명으로 줄어드는 것”이라면서 “이와 같은 인구 감소는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왔던 인구 감소를 능가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추가로 한 세대가 더 교체되는 실험을 수행하면 200명이 25명 이하가 된다. 스티븐 킹 소설 ‘스탠드’(Stand)에 나오는 가상의 슈퍼독감으로 인한 급속한 ‘인구 붕괴’ 수준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4세기 유럽에서 흑사병으로 인한 정확한 사망 통계는 나온게 없습니다. 학계에선 이 병으로 인해 유럽 인구의 30~50%, 많게는 10명 중 5~6명 정도가 사망한 지역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나 단순 규모로 비교할 상황도 아닙니다. 1300년대 중반 중세 유럽에서 유행해 7,500만~2억 명 인구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으로 추산될 정도입니다.
때문에 세대 간 인구 감소(우리나라), 전염병에 의한 전체 인구 감소(중세 유럽)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그 정도로 한국의 출산율이 극히 저조하다는 점을 비유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우서트는 “낮은 한국의 출산율이 앞으로 수십 년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2067년 한국 인구가 3,500만 명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통계청 인구추계(저위 추계 시나리오 기준)를 인용해, 이같은 전망만으로도 “충분히 한국 사회를 위기에 빠뜨리기에 충분하다”고 예상했습니다.
더불어 가파른 인구 절벽으로 인해 한국이 불안한 미래를 맞을 것이라며, 한국사회가 심각한 경제적 쇠퇴를 겪고 이런 과정에서 현재 서유럽 지역 등에서 사회 불안정 요소로 꼽히는 이민자를 대거 수용하는 것을 두고 선택의 고민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습니다.
그는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형태로 바뀌면서 노인은 유기되고, 유령도시 현상이 나타나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젊은 세대는 이주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면서 “남한이 군대 유지에 고군분투하다보면, 현재 합계 출산율 1.8명인 북한이 어느 시점에서 남침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더했습니다. 사실상 잠재적인 안보 위험까지 강조하고 나서, 영향력을 더 극명하게 보여주는 셈입니다.
나아가 한국의 예외적일 만큼 낮은 저출산 배경도 분석했습니다. 다우서트는, 한국인의 성장과 연애, 출산 과정 곳곳에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요소들의 개입이 잦은데서 원인을 찾았습니다.
우선 한국 고유의 ‘잔혹한’ 입시경쟁 문화 영향을 꼽았습니다. 통상적인 교육에 ‘학원’이 더해지고 부모위 불안과 자녀의 고통을 부르면서 가족생활 자체를 잠재적인 ‘지옥’으로 만든다고 표현했습니다.
또 페미니스트와 반(反)미니스트의 극심한 대립 양상이 남녀 갈등을 조장하면서 결혼율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고,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 혼외 출산율도 낮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인터넷 게임문화 등이 젊은 남성을 이성보다 가상의 존재에 빠져들게 하면서 혼인율 하락을 더 부추겼으리란 해석을 내놨습니다.
나아가 한국의 저출산 문제와 이를 야기한 배경들이 고립적이고,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일종의 ‘보편적’인 상황들로서 미국이나 다른 해외, 어디서든 장기적이고 광범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데서 심각한 문제 인식을 주문했습니다.
그는 “이같은 설명들을 쓴 지금, 단순히 미국 문화와의 대조로 읽히지 않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추세에 대한 과장으로 읽힌다”며 “한국의 문제는 단순히 암울한 놀라움 그 이상으로, 우리(미국)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경고”라고 지적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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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붕괴”.. NYT 칼럼서 ‘장기적 인구 소멸’ 우려
북한, 합계 출산율 1.8명 “더 많아”.. ‘남침’ 가능성
입시 문화, 성별 대립, 인터넷 게임 등 혼인률 영향
“미국도 경험하는 현상.. 일어날 수 있는 일” 경고
급속한 경제 성장과 기술 발전으로 주목받나 싶더니, 또다른 극단적인 양상과 맞물려 한국이 세계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가임 여성(15~49살)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7명까지 떨어진게 유례없는 사례로 꼽히면서, 인구 위기에 대해 보다 심각한 고민이 뒤따라야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인구가 2060년대 말까지 3,500만 수준까지 급락해 인구 소멸 위기에 빠질 것이란 경고가 나왔습니다.
심지어 흑사병이 창궐한 14세기 중세 유럽시대 때보다 한국의 인구가 더 빠르게 급감할 수 있다면서, ‘남침’ 우려까지 제기됐습니다.
여러모로 다른 시대적 상황이나 경제·종교적 배경 등을 감안한 상세한 분석이 뒤따라야할 여지는 있지만 그만큼 심각한 인구 감소에 대한 위기감과 더불어, 결코 우리나라만의 인구 위기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The New york Times’ 온라인판 칼럼 화면
미국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인 로스 다우서트(ROSS DOUTHAT)는 현지시각으로 2일, ‘대한민국은 소멸하나?(Is South Korea Disappearing?)’란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은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인구 감소 문제에 있어 대표적인 사례 연구”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거의 모든 선진국의 경우 출산율이 하락해도 미국(1.7명), 프랑스(1.8명), 이탈리아(1.3명)처럼 합계 출산율 1.5명 수준에 머무르는 것과는 달리 한국은 2018년 1.0명대가 깨진 이후 계속 내리막을 걷다 현재 0.7명을 기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합계 출산율은 0.7명으로 1년 전보다 0.1명 줄었습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9년 이후 3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로 혼인 건수도 전년 같은 분기 대비 8% 이상 감소했습니다.
다우서트는 “이러한 수준의 출산율을 유지하는 국가는 한 세대를 구성하는 200명이 다음 세대에는 70명으로 줄어드는 것”이라면서 “이와 같은 인구 감소는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왔던 인구 감소를 능가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추가로 한 세대가 더 교체되는 실험을 수행하면 200명이 25명 이하가 된다. 스티븐 킹 소설 ‘스탠드’(Stand)에 나오는 가상의 슈퍼독감으로 인한 급속한 ‘인구 붕괴’ 수준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4세기 유럽에서 흑사병으로 인한 정확한 사망 통계는 나온게 없습니다. 학계에선 이 병으로 인해 유럽 인구의 30~50%, 많게는 10명 중 5~6명 정도가 사망한 지역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나 단순 규모로 비교할 상황도 아닙니다. 1300년대 중반 중세 유럽에서 유행해 7,500만~2억 명 인구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으로 추산될 정도입니다.
때문에 세대 간 인구 감소(우리나라), 전염병에 의한 전체 인구 감소(중세 유럽)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그 정도로 한국의 출산율이 극히 저조하다는 점을 비유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우서트는 “낮은 한국의 출산율이 앞으로 수십 년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2067년 한국 인구가 3,500만 명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통계청 인구추계(저위 추계 시나리오 기준)를 인용해, 이같은 전망만으로도 “충분히 한국 사회를 위기에 빠뜨리기에 충분하다”고 예상했습니다.
더불어 가파른 인구 절벽으로 인해 한국이 불안한 미래를 맞을 것이라며, 한국사회가 심각한 경제적 쇠퇴를 겪고 이런 과정에서 현재 서유럽 지역 등에서 사회 불안정 요소로 꼽히는 이민자를 대거 수용하는 것을 두고 선택의 고민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습니다.
그는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형태로 바뀌면서 노인은 유기되고, 유령도시 현상이 나타나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젊은 세대는 이주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면서 “남한이 군대 유지에 고군분투하다보면, 현재 합계 출산율 1.8명인 북한이 어느 시점에서 남침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더했습니다. 사실상 잠재적인 안보 위험까지 강조하고 나서, 영향력을 더 극명하게 보여주는 셈입니다.
나아가 한국의 예외적일 만큼 낮은 저출산 배경도 분석했습니다. 다우서트는, 한국인의 성장과 연애, 출산 과정 곳곳에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요소들의 개입이 잦은데서 원인을 찾았습니다.
우선 한국 고유의 ‘잔혹한’ 입시경쟁 문화 영향을 꼽았습니다. 통상적인 교육에 ‘학원’이 더해지고 부모위 불안과 자녀의 고통을 부르면서 가족생활 자체를 잠재적인 ‘지옥’으로 만든다고 표현했습니다.
또 페미니스트와 반(反)미니스트의 극심한 대립 양상이 남녀 갈등을 조장하면서 결혼율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고,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 혼외 출산율도 낮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인터넷 게임문화 등이 젊은 남성을 이성보다 가상의 존재에 빠져들게 하면서 혼인율 하락을 더 부추겼으리란 해석을 내놨습니다.
나아가 한국의 저출산 문제와 이를 야기한 배경들이 고립적이고,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일종의 ‘보편적’인 상황들로서 미국이나 다른 해외, 어디서든 장기적이고 광범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데서 심각한 문제 인식을 주문했습니다.
그는 “이같은 설명들을 쓴 지금, 단순히 미국 문화와의 대조로 읽히지 않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추세에 대한 과장으로 읽힌다”며 “한국의 문제는 단순히 암울한 놀라움 그 이상으로, 우리(미국)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경고”라고 지적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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