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가까이 든 산책로 데크 곳곳 허술"
계단 높이 들쭉날쭉에 미끄럼 방지 미흡
나무 데크 2㎝ 가량 간격 유지도 제각각
지면 바로 위 데크.. 야생동물 이동 제약
한라산국립공원 "절차적 등 문제 없어"
"설계 도면 문화재청 승인 받아서 진행"[제보집'S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로 만들어지는 코너입니다. 어떠한 제보라도 꼼꼼히 들여다보며,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제보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습니다.]
“명색이 한라산국립공원 산책로인데 군데군데 허술한 곳이 많습니다. 이러다 탐방객이 다치면 어쩌려고...”
종일 비가 쏟아진 지난 14일 오후 한라산국립공원 어승생악 탐방로. 초입에서 15분 정도 이동하자 중턱에서부터 최근 설치된 산책로 데크가 나타났습니다.
지난 10월 말쯤 설치가 마무리됐는데, 기존 두꺼운 나무인 침목으로 만들어진 탐방로보다 이동하기가 편해보였습니다. 직접 걸어보기 전까진 말입니다.
오르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계단 높이가 제각각인 곳이 적지 않았습니다. 7~8개 계단이 연달아 이어진 구간마저도 높이가 다 달랐습니다.
특히 탐방을 마치고 내려갈 땐 걱정이 됐습니다.
미끄럼 사고를 막아주는 ‘논슬립 테이프’가 정작 경사진 산책로 데크에선 빠진 곳도 군데군데 확인됐습니다. 비에 젖거나 눈이 내려 얼었을 땐 넘어지기 십상이었습니다.
또 지면 바로 위에 얹히듯 설치된 산책로 데크도 곳곳에서 확인됐는데, 어승생악에 사는 야생동물의 이동을 배려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노루와 족제비, 오소리, 등줄쥐, 땃쥐 등 어승생악에도 다양한 동물들이 산다며 설치된 안내판이 무색했습니다.
어승생악 정상으로부터 약 600m 길이로 설치된 새로운 산책로 데크. 사업비만 10억 원 가까이 들었습니다.
두꺼운 침목으로 만들어진 탐방로, 계단을 최신식 데크로 바꾸는 공사였지만 너무 허술하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최근 어승생악을 찾은 A씨는 “한라산국립공원 산책로가 이렇게 허술해도 되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A씨는 “한라산국립공원은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곳이기 때문에 안전과 주변 식생, 동물들까지도 고려한 시공이 이뤄져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습니다.
제주의 한 시공업체에도 물어봤습니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보호구역인 한라산국립공원에 인공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환경을 고려해 시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계절에 따라 산책로 데크 나무 상태도 달라지기 때문에 보통 2㎝가량 간격을 두고 일정하게 시공해야 하지만 최근 설치된 어승생악 산책로 데크는 따닥따닥 붙은 곳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산책로 데크도 지면과 너무 닿지 않게 띄워놔야 동물들도 편하게 지나다닐 수 있다.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이런 점들을 고려한 설계와고 시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설계도와 실제 시공된 모습을 비교하고자 설계도 제공을 요구했지만 한라산국립공원은 거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공사에 절차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라산국립공원 관계자는 “완성된 산책로 데크 설계를 가지고 문화재청에 문화재형상변경허가 신청을 했고, 승인까지 받아 진행된 사항이라 문제될 게 없다. 현재까지 민원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문화재청에서 도면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기 때문에 우려하고 있는 주변 식생 문제는 걱정할 부분이 아니다. 또 없던 산책로를 만든 게 아니라 기존 침목으로 돼 있던 산책로를 데크 시설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JIBS는 시청자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신고의식에서 출발합니다. 주변에서 발견되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큰 사건사고까지 영상에 담아서 보내 주세요.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가 뉴스룸에 큰 힘이 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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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높이 들쭉날쭉에 미끄럼 방지 미흡
나무 데크 2㎝ 가량 간격 유지도 제각각
지면 바로 위 데크.. 야생동물 이동 제약
한라산국립공원 "절차적 등 문제 없어"
"설계 도면 문화재청 승인 받아서 진행"[제보집'S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로 만들어지는 코너입니다. 어떠한 제보라도 꼼꼼히 들여다보며,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제보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습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명색이 한라산국립공원 산책로인데 군데군데 허술한 곳이 많습니다. 이러다 탐방객이 다치면 어쩌려고...”
종일 비가 쏟아진 지난 14일 오후 한라산국립공원 어승생악 탐방로. 초입에서 15분 정도 이동하자 중턱에서부터 최근 설치된 산책로 데크가 나타났습니다.
지난 10월 말쯤 설치가 마무리됐는데, 기존 두꺼운 나무인 침목으로 만들어진 탐방로보다 이동하기가 편해보였습니다. 직접 걸어보기 전까진 말입니다.
오르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계단 높이가 제각각인 곳이 적지 않았습니다. 7~8개 계단이 연달아 이어진 구간마저도 높이가 다 달랐습니다.
어승생악 계단 높이가 제각각(왼쪽)이고 내리막 계단에 미끄럼 방지 테이프가 빠진 모습
특히 탐방을 마치고 내려갈 땐 걱정이 됐습니다.
미끄럼 사고를 막아주는 ‘논슬립 테이프’가 정작 경사진 산책로 데크에선 빠진 곳도 군데군데 확인됐습니다. 비에 젖거나 눈이 내려 얼었을 땐 넘어지기 십상이었습니다.
또 지면 바로 위에 얹히듯 설치된 산책로 데크도 곳곳에서 확인됐는데, 어승생악에 사는 야생동물의 이동을 배려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노루와 족제비, 오소리, 등줄쥐, 땃쥐 등 어승생악에도 다양한 동물들이 산다며 설치된 안내판이 무색했습니다.
어승생악 정상으로부터 약 600m 길이로 설치된 새로운 산책로 데크. 사업비만 10억 원 가까이 들었습니다.
어승생악에 사는 야생동물을 소개한 안내판(왼쪽)과 어승생악 산책로 데크
두꺼운 침목으로 만들어진 탐방로, 계단을 최신식 데크로 바꾸는 공사였지만 너무 허술하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최근 어승생악을 찾은 A씨는 “한라산국립공원 산책로가 이렇게 허술해도 되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A씨는 “한라산국립공원은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곳이기 때문에 안전과 주변 식생, 동물들까지도 고려한 시공이 이뤄져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습니다.
제주의 한 시공업체에도 물어봤습니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보호구역인 한라산국립공원에 인공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환경을 고려해 시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데크 간 간격을 두고 시공된 산책로(왼쪽)와 그렇지 않은 모습 (사진, 시청자)
이 관계자는 “계절에 따라 산책로 데크 나무 상태도 달라지기 때문에 보통 2㎝가량 간격을 두고 일정하게 시공해야 하지만 최근 설치된 어승생악 산책로 데크는 따닥따닥 붙은 곳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산책로 데크도 지면과 너무 닿지 않게 띄워놔야 동물들도 편하게 지나다닐 수 있다.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이런 점들을 고려한 설계와고 시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설계도와 실제 시공된 모습을 비교하고자 설계도 제공을 요구했지만 한라산국립공원은 거부했습니다.
어승생악 산책로 데크 공사 마감이 일부 허술하게 이뤄졌다며 제보된 사진 (사진, 시청자)
그러면서 이번 공사에 절차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라산국립공원 관계자는 “완성된 산책로 데크 설계를 가지고 문화재청에 문화재형상변경허가 신청을 했고, 승인까지 받아 진행된 사항이라 문제될 게 없다. 현재까지 민원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문화재청에서 도면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기 때문에 우려하고 있는 주변 식생 문제는 걱정할 부분이 아니다. 또 없던 산책로를 만든 게 아니라 기존 침목으로 돼 있던 산책로를 데크 시설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JIBS는 시청자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신고의식에서 출발합니다. 주변에서 발견되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큰 사건사고까지 영상에 담아서 보내 주세요.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가 뉴스룸에 큰 힘이 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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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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