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甲辰年) 1월 1일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색달해변에서 열린 '2024 서귀포 겨울바다 국제펭귄수영대회' (사진= 신동원 기자)
"원재야, 우리 해냈어!"
갑진년(甲辰年) 새해 첫날 제주도 중문색달해변에서 11살 아들과 함께 바다에 입수한 최병권씨(39)는 아들을 기특하다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며 소리쳤습니다. 최씨 부자는 이날 겨울바다 입수를 무사히 완수한 것처럼 올 한 해가 순조롭게 풀리길 기원했습니다.
한 겨울 맨 몸으로 바다에 뛰어드는 이색 수영대회, '2024 서귀포 겨울바다 국제펭귄수영대회'가 오늘(1일)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올해로 25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겨울철 제주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대회 백미는 묵은 해의 흔적을 씻어내고 새해 소망과 건강을 기원하는 바다 입수. 수백 명의 사람이 바다에 뛰어드는 광경은 어느덧 제주의 새해를 상징하는 명물이 됐습니다.
갑진년(甲辰年) 1월 1일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색달해변에서 열린 '2024 서귀포 겨울바다 국제펭귄수영대회' (사진= 신동원 기자)
갑진년(甲辰年) 1월 1일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색달해변에서 열린 '2024 서귀포 겨울바다 국제펭귄수영대회' (사진= 신동원 기자)
올해 대회에도 남녀노소 참가자들로 중문색달해변이 붐볐습니다. 화려한 색감의 수영복은 물론, 체온 유지를 위한 잠수복, 간편한 반소매, 반바지 차림까지 각양각색의 복장을 한 참가자들은 입수를 앞두고 한껏 들뜬 표정을 보였습니다.
출발 신호가 나오자 참가자들은 우렁찬 함성을 내지르며 바다를 향해 달음박질했습니다. 백사장을 가르는 이들의 얼굴엔 차가운 물에 들어간다는 긴장감보단 기대감이 어렸습니다.
샛노란 수영모를 쓴 정영희씨(60)는 "5년 전 대구에서 제주로 온 이후 매년 참가하고 있다. 그동안 추운 날씨가 너무 많았는데 오늘이 최고 따뜻하고 날씨가 좋다"고 말했습니다.
정씨는 "보통 마음으로만 잘 되게 해달라고 바라는데, 이건 몸으로 각오를 다지는 것이다"라며, "물에 들어가 춥지만 감기도 안 오고 아프지도 않고, 안 할 수가 없다. 이 좋은 걸 알리기 위해 올해는 딸도 함께하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갑진년(甲辰年) 1월 1일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색달해변에서 열린 '2024 서귀포 겨울바다 국제펭귄수영대회' (사진= 신동원 기자)
갑진년(甲辰年) 1월 1일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색달해변에서 열린 '2024 서귀포 겨울바다 국제펭귄수영대회'에 참여한 이찬호(67), 이치훈(39) 부자 (사진= 신동원 기자)
아버지 이찬호씨(67)와 함께 참가한 이치훈씨(39)는 "물에 들어갔다 나오니까 너무 상쾌하고 좋다"며, "펭귄수영대회에 아버지와 거의 20년 만에 참가했다. 청소년 때 참가했었는데 이제 다 커서 아버지, 아들과 함께 오니까 (감회가)남다르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최영씨(58)는 "이 대회에 가족이 함께 첨여하기 위해 서울에 살던 아들 내외가 내려왔다"며, "남편과 저는 건강을, 아들과 며느리는 하는 일이 잘 풀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신현규군(14, 귀일중 2)은 "근대5종 국가대표를 목표로 학교에서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며 "작년엔 생각만큼 서적이 잘 안 나왔는데, 올해 시합에선 성적이 잘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날 바다에 들어간 참가자들은 모두 이를 기념하는 펭귄 기념메달을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행사 현장에선 흥겨운 EDM DJ 축하공연을 비롯해 펭귄 닭싸움, 씨름왕 선발대회, 어린이 행운 거북알 찾기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진행됐습니다.
갑진년(甲辰年) 1월 1일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색달해변에서 열린 '2024 서귀포 겨울바다 국제펭귄수영대회' (사진= 신동원 기자)
갑진년(甲辰年) 1월 1일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색달해변에서 열린 '2024 서귀포 겨울바다 국제펭귄수영대회' (사진= 신동원 기자)
갑진년(甲辰年) 1월 1일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색달해변에서 열린 '2024 서귀포 겨울바다 국제펭귄수영대회' (사진= 신동원 기자)
갑진년(甲辰年) 1월 1일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색달해변에서 열린 '2024 서귀포 겨울바다 국제펭귄수영대회'에 참여한 최영씨(사진 왼쪽 2번째) 가족 (사진= 신동원 기자)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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