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 데울 마그마 너무 깊은 곳
온천공 굴착에만 막대한 비용에
지하수 자원으로 폭넓게 인정돼
그래도 온천 개발 시도는 이어져['제주Zoom'은 제주에 대해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지만, 알고 있다고 하기엔 애매한 '그 무언가'를 풀어주는 코너입니다.
박식한 수준까진 아니지만 애매한 '그 무언가'를 조금이나마 긁어줄 수 있도록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뜨끈한 탕에 몸을 담그면 쌓인 피로가 날아가는 온천. 제주에서 해보셨나요. 온천 좀 해봤다 하는 분들은 탄산온천, 아라고나이트온천 등을 떠올릴 것 같습니다.
땅 속에서 데워진 물을 뽑아내 만드는 온천. 제주가 화산섬이니까 일본처럼 온천이 많을 것 같기도 한데, 사실 그렇진 않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다는데. 뭘까.
■ 물 뜨끈한 온천 얼마나 있을까 봤더니.. 고작?
규모를 갖췄다 싶은 온천. 제주에 5곳이 운영 중입니다. 60~70곳이 있는 경북보다 14배 차이 납니다. 제주에 온천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죠. 다음으로 많은 곳이 부산 38곳, 경남 24곳, 강원 26곳 등 정도입니다.
왜 적을까. 먼저, 제주는 화산섬이라 온천이 제법 뜨거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마그마가 얕은 곳에 있는 일본과 달리 제주는 너무 깊은 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마그마로 온천수를 달구는 화산성 온천은 제주에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제주에는 45℃ 이상의 고온형 온천이 없습니다. 경남 부곡온천 온도가 78℃인데, 제주에서 가장 뜨거운 온천이 39.7℃입니다. 온천법에 따라 25℃ 이상이면 온천수로 쓸 수 있어 문제는 없습니다.
■ 쉽지 않은데 ‘식지 않는 꿈’.. 온천은 누가, 어떻게 발견하나?
운영 중인 온천만 5곳이지, 온천 발견 신고가 접수되거나 개발 중인 곳까지 합치면 10여 곳이 넘습니다. 온천은 누가 어떻게 찾을까요. 온천개발업자 등이 있습니다. 온천 발견을 위해선 자원조사가 먼저 이뤄집니다.
전문기관에서 ‘이 땅속에 온천이 흐르는지’를 조사하는 거죠. 이 결과에 따라 업자들이 행정당국에 굴착공사 허가를 신청합니다. 굴착 등 공사가 금지된 지역이 아니고 수온 25℃ 이상, 일일 용출량 300t 이상이면 온천 개발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굴착 해도 온천 개발 기준을 충족하는 수온, 물량이 안 나오는 경우가 50%에 달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땅을 파놓고 안 나오면 원상복구해야 합니다. 땅을 파는 공사비만 수십억 원대입니다. 온천공 1개당 말이죠.
■ 제주의 생명 지하수와도 연결된 온천?
그렇습니다. 제주자치도는 온천 역시 지하수 자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제주특별법에 온천 관련 개발을 규제하는 조항들이 있고, 지하수를 취수하지 못하는 구역에선 온천 개발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무한한 자원이 아니라, 언젠가는 고갈될 유한한 자원이라 보고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있는 거죠. 삼다수가 땅속 400m 깊이의 지하수를 뽑아서 생산되는데, 온천은 2㎞ 깊이에서 나오기도 합니다. 지하수 자원을 폭넓게 인정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변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개발 규모에 따라 온천은 대규모 숙박시설 등 각종 부대시설과 함께 조성될 수 있는데 이 경우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동네 목욕탕 수준의 작은 온천이면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을 수도 있고요.
■ ‘나 이런 게 신기하네’ 우윳빛 나는 온천이 있다?
제주 온천의 역사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래 전 온천이 발견됐어도 현재까지 온천이 조성되지 않은 곳도 있을 정도로 온천 개발은 식지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온천이 있는 면적에 따라 온천원 보호지역, 온천공 보호구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서귀포시 산방산 인근의 한 탄산온천은 600m 심도에서 끌어 올린 온천수로 적지 않은 마니아를 끌어 들이고 있고, 유리탄산 중탄산이온 나트륨성분이 포함돼 있습니다. 탕을 보면 보글보글 탄산 기포가 있어 혈액순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귀포시 안덕면에는 우윳빛이 나는 온천이 있습니다. 아라고나이트 온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몇 년 전 우연한 기회로 몸을 담가 본적이 있습니다. 2㎞ 넘는 굴착으로 뽑아 낸 온천수에 탄산칼슘, 마그네슘 성분이 있는데 숙성과정을 거치면서 우윳빛이 난다고 합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온천공 굴착에만 막대한 비용에
지하수 자원으로 폭넓게 인정돼
그래도 온천 개발 시도는 이어져['제주Zoom'은 제주에 대해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지만, 알고 있다고 하기엔 애매한 '그 무언가'를 풀어주는 코너입니다.
박식한 수준까진 아니지만 애매한 '그 무언가'를 조금이나마 긁어줄 수 있도록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진, 픽사베이)
뜨끈한 탕에 몸을 담그면 쌓인 피로가 날아가는 온천. 제주에서 해보셨나요. 온천 좀 해봤다 하는 분들은 탄산온천, 아라고나이트온천 등을 떠올릴 것 같습니다.
땅 속에서 데워진 물을 뽑아내 만드는 온천. 제주가 화산섬이니까 일본처럼 온천이 많을 것 같기도 한데, 사실 그렇진 않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다는데. 뭘까.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에 위치한 아라고나이트 온천에 우윳빛이 나는 모습 (사진, 비짓제주)
■ 물 뜨끈한 온천 얼마나 있을까 봤더니.. 고작?
규모를 갖췄다 싶은 온천. 제주에 5곳이 운영 중입니다. 60~70곳이 있는 경북보다 14배 차이 납니다. 제주에 온천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죠. 다음으로 많은 곳이 부산 38곳, 경남 24곳, 강원 26곳 등 정도입니다.
왜 적을까. 먼저, 제주는 화산섬이라 온천이 제법 뜨거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마그마가 얕은 곳에 있는 일본과 달리 제주는 너무 깊은 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마그마로 온천수를 달구는 화산성 온천은 제주에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제주에는 45℃ 이상의 고온형 온천이 없습니다. 경남 부곡온천 온도가 78℃인데, 제주에서 가장 뜨거운 온천이 39.7℃입니다. 온천법에 따라 25℃ 이상이면 온천수로 쓸 수 있어 문제는 없습니다.
서귀포시 산방산 인근에 있는 탄산온천 모습 (사진, 비짓제주)
■ 쉽지 않은데 ‘식지 않는 꿈’.. 온천은 누가, 어떻게 발견하나?
운영 중인 온천만 5곳이지, 온천 발견 신고가 접수되거나 개발 중인 곳까지 합치면 10여 곳이 넘습니다. 온천은 누가 어떻게 찾을까요. 온천개발업자 등이 있습니다. 온천 발견을 위해선 자원조사가 먼저 이뤄집니다.
전문기관에서 ‘이 땅속에 온천이 흐르는지’를 조사하는 거죠. 이 결과에 따라 업자들이 행정당국에 굴착공사 허가를 신청합니다. 굴착 등 공사가 금지된 지역이 아니고 수온 25℃ 이상, 일일 용출량 300t 이상이면 온천 개발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굴착 해도 온천 개발 기준을 충족하는 수온, 물량이 안 나오는 경우가 50%에 달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땅을 파놓고 안 나오면 원상복구해야 합니다. 땅을 파는 공사비만 수십억 원대입니다. 온천공 1개당 말이죠.
■ 제주의 생명 지하수와도 연결된 온천?
그렇습니다. 제주자치도는 온천 역시 지하수 자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제주특별법에 온천 관련 개발을 규제하는 조항들이 있고, 지하수를 취수하지 못하는 구역에선 온천 개발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무한한 자원이 아니라, 언젠가는 고갈될 유한한 자원이라 보고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있는 거죠. 삼다수가 땅속 400m 깊이의 지하수를 뽑아서 생산되는데, 온천은 2㎞ 깊이에서 나오기도 합니다. 지하수 자원을 폭넓게 인정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변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개발 규모에 따라 온천은 대규모 숙박시설 등 각종 부대시설과 함께 조성될 수 있는데 이 경우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동네 목욕탕 수준의 작은 온천이면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을 수도 있고요.
■ ‘나 이런 게 신기하네’ 우윳빛 나는 온천이 있다?
제주 온천의 역사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래 전 온천이 발견됐어도 현재까지 온천이 조성되지 않은 곳도 있을 정도로 온천 개발은 식지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온천이 있는 면적에 따라 온천원 보호지역, 온천공 보호구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서귀포시 산방산 인근의 한 탄산온천은 600m 심도에서 끌어 올린 온천수로 적지 않은 마니아를 끌어 들이고 있고, 유리탄산 중탄산이온 나트륨성분이 포함돼 있습니다. 탕을 보면 보글보글 탄산 기포가 있어 혈액순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귀포시 안덕면에는 우윳빛이 나는 온천이 있습니다. 아라고나이트 온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몇 년 전 우연한 기회로 몸을 담가 본적이 있습니다. 2㎞ 넘는 굴착으로 뽑아 낸 온천수에 탄산칼슘, 마그네슘 성분이 있는데 숙성과정을 거치면서 우윳빛이 난다고 합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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