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성’이 고독사에 가장 취약하다는 법의학적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나주영 부산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연구원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기고한 논문 ‘법의부검 자료를 통한 대한민국 고독사에 관한 고찰’에서 부검 사례를 토대로 고독사 특징을 분석했습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직접 시행한 법의부검 664건을 분석한 결과 ‘목격자 없이 사망하고 사망 3일 이상 지난 후 발견’ 기준에 해당하는 고독사는 128명으로 전체 19.3%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 발표된 보건복지부의 고독사 실태조사에서는 전체 사망자 중 고독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1% 안팎인데 반해 부검이 진행된 사망 사건 중에는 고독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성별로 분류하면 남성이 108명(84.4%), 여성이 20명(15.6%)으로 남성이 5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40~60대가 전체 고독사의 85.2%(109명)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중에서도 50대 39.8%(51명)가 가장 많았습니다.
60대 23.4%(30명), 40대 21.9%(28명), 70대 7.8%(10명), 30대 4.7%(6명), 20대 1.6%(2명), 나이 평가 불능 0.8%(1명) 등의 순입니다. 연구 대상 중 50대이면서 남성인 고독사 사례가 34.4%(44명)로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고독사 이후 시신이 발견되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26.6일로 한 달에 육박했다. 37.5%(48건)는 1주일 이내, 62.5%(80건)는 그 이후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가장 늦게 발견된 사례는 10개월 만에 원룸 주거지에서 목맨 상태로 임대인에게 발견된 남성이었습니다.
고독사 절반(50.9%, 65건)이 부패로 인한 악취를 신고한 이웃, 관리비나 임대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 건물관리인 및 임대인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직계존비속 15.6%(20건), 지인 10.9%(14건), 복지 공무원이나 전기·가스 검침원 10건(7.8%) 등에 의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결혼 여부가 확인되는 110건을 별도 분석한 결과 이혼 또는 별거 상태에서 홀로 숨진 사례가 55.5%(61명)로 절반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 교수는 “가족 사이의 연결 자체가 고독사 예방의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가족 간 지지 등 비가시적인 요인이 고독사를 예방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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