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안덕면 / 오늘(18일) 오후
서귀포시 안덕면의 한 아파트 단지.
준공된 지 2년이 넘었습니다.
총 120세대 가운데 절반가량이 미분양 상태입니다.
위탁사의 기한 이익 상실 이후 84제곱미터 기준 분양가를 기존 가격보다 2억 원가량 낮춰 팔고 있습니다.
A아파트 분양 사무소 관계자
"위탁사 기한이익상실로 인해서 채권단인 새마을금고가 공매 진행 시켰고, 8회차까지 유찰됐어요. 다시 회수해서 수의 계약으로.. 기존 가격보다 46%~51% 떨어진 가격으로..."
지난해 11월 기준 도내 미분양 주택은 2,510호.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1,028호에 달합니다.
준공 후 미분양은 특히 건설사 자금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주택 건설사들은 통상 은행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로 자금을 빌려 사업을 진행하고, 분양대금을 받아 이를 상환합니다.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대출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거나, 하청업체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업체들이 생기는 겁니다.
지난달과 이번 달, 도내 2개 건설업체가 부도 처리되기도 했습니다.
지역 업계에서는 파장이 확산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 관계자
"미분양이 일어나다 보니까 은행에 자금을 빌려서 시공을 한 시행사는 도산하게 되죠. 건축 공사비를 못 받은 시공사도 같이 도산하게 되는 거고, 하청업체가 줄줄이 공사 대금을 못 받는.."
영향은 현장 노동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남운 / 민주노총 건설노조 제주지부 사무국장
"해가 넘겨서까지 체불 임금이 상당수 발생했고, 실업 내지 반실업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몇 안 되는 관급 공사까지도 육지에서 내려와 공사를 해서 제주도 건설 노동자들은 오갈 데 없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전국적으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부도 처리되거나 법정 관리에 들어가는 건설사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어렵게 버텨오던 제주지역 중견 건설사들도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역 경제 버팀목이 돼온 건설업계 상황에 대한 진단이 시급합니다.
JIBS 권민지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JIBS 제주방송 권민지 (kmj@jibs.co.kr), 강명철 (kangjsp@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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