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체험’ 콘텐츠.. “씀씀이 유도”
‘MZ’·‘FIT’·‘SELF’ 트렌드 변화 ‘속도’
‘K-쇼핑’ 랜드마크 구축, 고민 필요
* ‘랜드마크’ : landmark. 어떤 지역을 대표하거나 구별하게 하는 표지. (국립국어원)
달라지고 있는 ‘쇼핑’ 트렌드,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의 변화한 소비 경향에 부합된 마케팅 전략 고민은 진행형입니다.
관행적인 단체관광 중심에서 개별관광(FIT)이 증가하고, ‘핫플레이스’를 찾아 현지 문화를 그대로 체험하고 싶어하는 관광 행태 변화는 어쩌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데서 충분히 가능성은 타진됩니다.
여기에서 열쇠는, 제주가 지난 천혜의 자연환경과 함께 무엇이 새로운 차원의 관광 콘텐츠로 어우러질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주목하는 것은 달라진 외국인들의 관광 행태로,사실 씀씀이를 보면 소비시장의 ‘큰손’이던 중국인들이 주춤하지만 여전히 비중이 크고, 다양해지는 해외 관광객들을 겨냥한 글로벌 마케팅 고민이 분주해지는 양상입니다.
급변한 대내·외 요구에 부응하면서 이를 수렴할 경쟁력 있는 ‘쇼핑 콘텐츠’의 현재 그리고 지향점이 무엇인지, 중국 등 외국인 개별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기반 인프라로서 ‘랜드마크’의 방향성을 타진했습니다.
② ‘쇼핑 콘텐츠’의 재발견.. ‘랜드마크’가 필요해
① ‘핫플레이스’ 만들었더니, 1년 500만 명 찾았다
■ 무엇이 달라졌나?.. ‘MZ’, ‘FIT’의 부상
지난해 1월부터 12월, 한 해동안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70만 9,350명으로 국적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41만 535명으로 전체 57.8%, 거의 60%에 달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늘어난 만큼 ‘얼마나 많이 썼을까’ 하고 살펴보면 우선 방문형태에서 변화 양상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공개한 ‘방한 중국관광 트렌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19 팬데믹을 거치며 중국인들의 관광 행태가 ‘단체 관광’보다 ‘소규모화’, ‘개별화’ 추세가 뚜렷해졌고 방한 중국 관광객의 동반 인원은 2019년 5.1명에서 2023년 2.1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 단체이던 방문 패턴이 개별로 전환됐고, 대신 체류기간이 2019년 평균 7.2일에서 지난해 9.1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이나 부산으로 입국하는 관광객의 경우 제주도 여행까지 고려해볼 만한 일정상의 여유가 더 생겼다고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연령대는 더 어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30대 젊은층 비율이 57.9%로 증가한 반면, 50대 이상은 감소해 재차 중국의 MZ세대(1980년~2000년대생)가 국내 관광의 중심축인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기존 관광지를 따라가는 식으로 천편일률적으로 답습하기 보다는 SNS에서 유명한 맛집 또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이 방문한 장소를 찾아 인증 사진을 찍는 등 상대적으로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업계에서도 이같은 여행 중심축의 변화는 타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여행플랫폼인 ‘트립닷컴’의 경우, 지난달 서울에서 진행한 ‘2024 인바운드 트렌드’ 전망 발표에서 올해 많은 중국인이 해외여행을 떠날 것으로 내다보면서 특히 20·40세대 관광객 비중 증가세와 방한 여행 트렌드 변화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개별체험(FIT. Free(Foreign) Independent Tour) 소비자의 연령 분포도를 살펴봤더니 ‘00년대생’이 35%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90년대생’ 30%, ‘80년대생’ 26%로 조사돼 20·40세대 젊은 여행객이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내 경기 등에 따른 위축된 소비성향 역시도, 자신이 원하는 분야로 점차 확대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더했습니다.
관련해 에디슨 천(Edison Chen) 트립닷컴 부사장은 “중국인들이 해외여행 때 주로 ‘나홀로’ 그리고 2~3일 일정의 ‘단기 여행’ 즐기면서 호텔 1박당 평균 예약 단가가 2019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올해 중국의 여행 경제 트렌드는 낙관적이고, 여행 소비액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습니다.
■ ‘SELF’ 부상.. ‘내’가 좋아하는 걸 “찾아, 쓴다”
여행객들의 씀씀이에서도 달라진 양상이 두드러지는 모습입니다. 단순히 쇼핑이며 명품 구매에 치중됐던데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걸 찾아 ‘체험’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은 크게 늘었다는데, 면세점 매출이 저조한가 하면 숨은 명소나 카페거리, 맛집을 찾는 발길이 증가하는 모습이 눈에 띠는게 대표적입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들의 신한카드 매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중국·일본·대만·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 등 8개국 관광객 18만5,166명이 제주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이 사용한 식사 관련 금액 155억 3,000만 원 중 명확히 분류가 가능한 10개 세부 업종 92억 2,500만 원을 분석했더니 이 가운데 가장 많은 80.6%(74억 3,600만 원)가 한식 음식점에서 금액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제과점업 5.1%(4억 6,700만 원), 치킨 전문점 4.9%(4억 4,800만원), 피자 3.2%(2억 9,500만 원), 중식 1.9%(1억 760만 원), 서양식 음식점 1.5%(1억 3,700만 원) 순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을 정도입니다.
8개국 중 한식 소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 관광객(86.6%), 이어 인도네시아(82.5%), 대만(81.4%), 말레이시아·중국(각 80.9%) 순으로 한식을 선호했습니다. 한식업 외 선호 음식을 분석한 결과 중국과 대만 관광객은 한식 다음 ‘치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또 이보다 앞서 조사된 제주도내 국가별 식음료 분야 신용카드 소비액은 207억 4,000만 원이었는데, 이 중 식사 관련 소비가 74.9%인 155억 3,000만원, 주류·음료 소비는 25.1%인 52억 1,000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기간별로 분석하면 1분기(1~3월) 미국인(4,951명)의 식음료 소비가 9억 9,000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2분기(4~6월) 들어선 중국 개별여행객의 방문이 급증하면서 중국인 관광객(7만 6,700명)의 소비 금액(107억 2,000만 원)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물론 조사 결과가 신용카드 소비금액을 중심으로 산출돼 현금 사용 비중이 많은 일본인 등에 대한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고, 식사 등이 포함된 패키지여행 비중이 높은 중화권 관광객이 많은 점도 어느 정도 분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만큼 달라진 소비 트렌드와 경향이 반영된 점은 충분히 시사하는 바가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바로 ‘그’ 여행지에서만 경험할수 있고,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에는 지갑을 열고, 또 이같은 경향이 늘어날 것이라는데 마케팅 초점이 맞춰져야하는 이유입니다.
관련해 앞서 지난달 진행한 ‘2024 인바운드 트렌드’에서 중국 2030세대가 즐겨 사용하는 소통망 ‘샤오홍슈’(소홍서·小紅書)의 치아오링(Qiao Ling) 문화관광부서 총책임자는 지난해 제주·서울·부산 검색량이 전년 대비 341% 급증했고, 주요 키워드가 ‘쇼핑’, ‘휴양’, ‘미용 시술’ 등이란 점을 주목했습니다.
월간 활성 이용자가 2억여 명에 달하는 샤오홍슈의 파급력과 중국 2030세대가 주로 이를 통해 방한여행 정보를 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방한 트렌드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관련해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젊은 세대가 해외여행의 주 계층으로 부상하면서 이들이 선호하는 자유여행이 방한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면서 "샤오홍슈나 웨이보 등 플랫폼의 성장이 개별여행에 탄력을 더하는 추세다. 쇼핑 트렌드 역시 기존 면세점 중심에서 인터넷과 개별·자유구매 형태로 넘어가는 양상”이라고 전했습니다.
■ K-쇼핑 콘텐츠, 수요·매출 원동력.. ‘맞춤 마케팅’ 사활
‘단체관광’ 일변도에서 ‘개별관광(FIT)’이 늘고, ‘핫플레이스’를 찾아 현지의 문화를 고스란히 체험하고 싶어하는 관광 트렌드 변화는, 외국인 관광 정상화를 서두르는 제주에게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합니다.
도출되는 키워드는, 늘상 거론되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여기에 어울려 상승효과를 더할 새로운 차원의 ‘콘텐츠’가 무엇인가라는 점입니다.
특히 관광객들의 지출 비중이 가장 큰 지역내 소매와 유통업 현장의 경쟁력 수준을 살펴보면 단순한 제품 구매에서 확장돼, 관광의 최종 목적으로 ‘쇼핑’을 끌어올려 소비 경험으로 추구하게 만드는 ‘콘텐츠’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앞서 살펴본 서울의 ‘더현대 서울’이나 수도권의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그리고 편의점업계의 트렌디한 전략들이 대표적인 예로, 아직은 이같은 구매욕이나 집객력을 기대할 수 있는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는데 업계 등 의견이 모아집니다.
구체적으로 앞서거니 뒤서서니 유통업계에선 맞춤형 매장과 프로그램을 내놓고 대응책을 서두르는 상황으로,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항철도 종점에 위치한 롯데마트의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외국인 매출 비중이 35%에 달합니다. 물론 지리적 잇점도 있지만, 그만큼 코로나 펜데믹에 급격한 매출 하락도 경험했습니다.
이후 엔데믹으로 지난해 들어 다시 외국인 매출 비중이 올라가자 수요가 몰리는 제품군을 따로 매대로 만들어 배치했고 외국어 가능 서비스센터, 해외 배송 택배센터, 환전소 등 외국인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롯데마트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명소 인근 김포공항점, 제타플렉스 잠실점, 월드타워점 등 8개 매장에도 외국인 특화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기도 합니다.
CJ올리브영의 경우, 지난해 11월 ‘서울 관광 1번지’ 명동 내 매장을 글로벌 특화매장으로 재단장해 열었고, 국내 다양한 중소기업 브랜드 상품을 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한 마케팅을 선보였습니다. 매장 전면부 ‘K-뷰티존’을 조성해 외국인 관광객 선호 제품을 전면 배치하고 매달 K-뷰티 브랜드 상품을 선별 소개할 예정이기도 합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과 아웃렛, 면세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외국인 전용 통합 멤버십을 론칭해 외국인 고객 통합관리에 나설 예정인가 하면 앞으로 그룹 계열사 등 협업 구도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기도 합니다.
이같은 유통업계의 외국인 관광객 특화 매장과 프로그램 구축이 속도를 내는데 반해, 지역내 움직임은 기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입니다.
■ 관광 매력도 높일 ‘경쟁력’ 무엇?.. 싱가포르, 일본 ‘랜드마크’ 즐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목적지는 기존 자연 관광지 중심에서 문화와 예술 등 다양한 체험, 즉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관광지로 다변화하는 모습입니다.
애월 ‘아르떼뮤지엄’이나 구좌 ‘스누피가든’, 성산 ‘빛의 벙커’ 등 이른바 ‘인증샷’을 남기기 좋은 관광지들을 찾아 나서고 중국 MZ세대들은 한복을 입고 제주목관아에서 조선시대로 여행을 만끽합니다. 하지만 그뿐입니다.
궁극적으로 씀씀이를 키울 ‘쇼핑’과 맞물려 관광을 함께 즐길 매력적인 곳이 얼마나 되는지 더 나아가 찾아본다면 기존 매일올레시장이나 중문관광단지 등은 이미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졌던 방문지인데다 사실 크게 달라진 것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해외로 눈을 돌린다면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57층 높이의 건물 3개 동이 나란히 붙어 있는 이 곳은 5성급 호텔 시설과 더불어 세계 유명 셰프들의 고급 레스토랑에 카지노, 루프톱 수영장과 쇼핑몰까지 갖춘 복합리조트가 들어섰습니다. 2010년 문을 연 이후 불과 3년 만에 관광객은 2배 가까이 늘고 매년 4,000만 명이 넘는 외국인들이 방문하는 도시의 대표 랜드마크로 위용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제주에서 비행기로 2시간여 떨어진 일본 오사카, 오키나와 등 아시아권 유명 관광지에는 지역 특색을 반영한 콘텐츠로 채워진 백화점, 쇼핑센터 등의 대표적인 관광 매력물들이 즐비해 국적사에선 제주노선을 줄이더라도 몰리는 ‘고재팬(Go-Japan)’수요를 끌어들이느라 너도나도 직항편 편성에 열을 올리는게 현실입니다.
그나마 올해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북적이면서 제주를 찾는 국내·외 발길이 어느 정도 늘 것으로 기대해보고 있습니다.
중화권과 일본 정기노선 항공편이 확대되고 있고 제주항과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강정항) 선석을 배정받은 국제크루즈는 21개 선사·27척으로, 입항 횟수는 274회, 크루즈 관광객은 99만 명으로 전망됩니다. 크루즈 입항횟수는 더 늘 가능성도 있습니다.
■ ‘K-쇼핑’ 랜드마크, 고민 뒤따라야.. “지역 내 공론화 전제”
서귀포, 넒게는 제주의 관광 매력도를 상승시키고 관광객의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지역을 대표해 쇼핑과 체험 콘텐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K-쇼핑’ 랜드마크가 어느 때보다 시급해지는 상황에, 제주만의 독특한 자연환경 그리고 문화적인 콘텐츠를 잘 접목시킨다면 제주가 새로운 K-관광의 메카로 거듭나는 건 시간문제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관련해 지역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가지고 있는 관광지 등 자원이나 대형 아울렛 쇼핑몰 등으로는 사실 수도권은 물론, 해외 여느 인프라에 견줘 경쟁력을 자신할 단계인지는 의문”이라면서 “글로벌 관광지 위상 그리고 다변화되는 외국인 관광객과 수요에 맞춘 쇼핑 콘텐츠 발굴과 강화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관광학계 전문가는 “일부 대형마트와 함께 서귀포 지역에 1군데 정도 쇼핑센터(아울렛)를 인프라로 내세우지만 이 정도로 대내·외적인 충분한 관광 매력물이자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하기는 역부족”이라면서 “K-브랜드, K-뷰티 등 다양한 수요층에 부합된 K-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외국인들을 위한 ‘놀이공간’을 쇼핑공간에 충분히 마련한다면, 제주를 대표할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더불어 지역 대형 유통 인프라의 일자리 창출에 따른 고용 효과, 관광객 1인당 부가가치 상승과 같은 경제적 유발효과 수준에 대한 검증은 뒤따라야할 부분”이라면서 “지역 발전과 성장에 대한 지역상권 등 이해관계자들간 합의와 협력 등을 이끌어내는 것도 간과해선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MZ’·‘FIT’·‘SELF’ 트렌드 변화 ‘속도’
‘K-쇼핑’ 랜드마크 구축, 고민 필요
지난해 11월, 이른 아침부터 중국 관광객들이 제주도내 한 올리브영 매장을 찾았다. 코로나 19 이후 제주를 찾는 중국 관광객 형태가 수십 명이 몰려다니던 ‘단체’에서 ‘개별’ 또는 3~4명 수준의 소규모로 변화하는게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랜드마크’ : landmark. 어떤 지역을 대표하거나 구별하게 하는 표지. (국립국어원)
달라지고 있는 ‘쇼핑’ 트렌드,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의 변화한 소비 경향에 부합된 마케팅 전략 고민은 진행형입니다.
관행적인 단체관광 중심에서 개별관광(FIT)이 증가하고, ‘핫플레이스’를 찾아 현지 문화를 그대로 체험하고 싶어하는 관광 행태 변화는 어쩌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데서 충분히 가능성은 타진됩니다.
여기에서 열쇠는, 제주가 지난 천혜의 자연환경과 함께 무엇이 새로운 차원의 관광 콘텐츠로 어우러질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주목하는 것은 달라진 외국인들의 관광 행태로,사실 씀씀이를 보면 소비시장의 ‘큰손’이던 중국인들이 주춤하지만 여전히 비중이 크고, 다양해지는 해외 관광객들을 겨냥한 글로벌 마케팅 고민이 분주해지는 양상입니다.
급변한 대내·외 요구에 부응하면서 이를 수렴할 경쟁력 있는 ‘쇼핑 콘텐츠’의 현재 그리고 지향점이 무엇인지, 중국 등 외국인 개별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기반 인프라로서 ‘랜드마크’의 방향성을 타진했습니다.
② ‘쇼핑 콘텐츠’의 재발견.. ‘랜드마크’가 필요해
① ‘핫플레이스’ 만들었더니, 1년 500만 명 찾았다
■ 무엇이 달라졌나?.. ‘MZ’, ‘FIT’의 부상
지난해 1월부터 12월, 한 해동안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70만 9,350명으로 국적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41만 535명으로 전체 57.8%, 거의 60%에 달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늘어난 만큼 ‘얼마나 많이 썼을까’ 하고 살펴보면 우선 방문형태에서 변화 양상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공개한 ‘방한 중국관광 트렌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19 팬데믹을 거치며 중국인들의 관광 행태가 ‘단체 관광’보다 ‘소규모화’, ‘개별화’ 추세가 뚜렷해졌고 방한 중국 관광객의 동반 인원은 2019년 5.1명에서 2023년 2.1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 단체이던 방문 패턴이 개별로 전환됐고, 대신 체류기간이 2019년 평균 7.2일에서 지난해 9.1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이나 부산으로 입국하는 관광객의 경우 제주도 여행까지 고려해볼 만한 일정상의 여유가 더 생겼다고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연령대는 더 어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30대 젊은층 비율이 57.9%로 증가한 반면, 50대 이상은 감소해 재차 중국의 MZ세대(1980년~2000년대생)가 국내 관광의 중심축인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기존 관광지를 따라가는 식으로 천편일률적으로 답습하기 보다는 SNS에서 유명한 맛집 또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이 방문한 장소를 찾아 인증 사진을 찍는 등 상대적으로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업계에서도 이같은 여행 중심축의 변화는 타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여행플랫폼인 ‘트립닷컴’의 경우, 지난달 서울에서 진행한 ‘2024 인바운드 트렌드’ 전망 발표에서 올해 많은 중국인이 해외여행을 떠날 것으로 내다보면서 특히 20·40세대 관광객 비중 증가세와 방한 여행 트렌드 변화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개별체험(FIT. Free(Foreign) Independent Tour) 소비자의 연령 분포도를 살펴봤더니 ‘00년대생’이 35%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90년대생’ 30%, ‘80년대생’ 26%로 조사돼 20·40세대 젊은 여행객이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내 경기 등에 따른 위축된 소비성향 역시도, 자신이 원하는 분야로 점차 확대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더했습니다.
관련해 에디슨 천(Edison Chen) 트립닷컴 부사장은 “중국인들이 해외여행 때 주로 ‘나홀로’ 그리고 2~3일 일정의 ‘단기 여행’ 즐기면서 호텔 1박당 평균 예약 단가가 2019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올해 중국의 여행 경제 트렌드는 낙관적이고, 여행 소비액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습니다.
■ ‘SELF’ 부상.. ‘내’가 좋아하는 걸 “찾아, 쓴다”
여행객들의 씀씀이에서도 달라진 양상이 두드러지는 모습입니다. 단순히 쇼핑이며 명품 구매에 치중됐던데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걸 찾아 ‘체험’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은 크게 늘었다는데, 면세점 매출이 저조한가 하면 숨은 명소나 카페거리, 맛집을 찾는 발길이 증가하는 모습이 눈에 띠는게 대표적입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들의 신한카드 매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중국·일본·대만·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 등 8개국 관광객 18만5,166명이 제주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이 사용한 식사 관련 금액 155억 3,000만 원 중 명확히 분류가 가능한 10개 세부 업종 92억 2,500만 원을 분석했더니 이 가운데 가장 많은 80.6%(74억 3,600만 원)가 한식 음식점에서 금액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제과점업 5.1%(4억 6,700만 원), 치킨 전문점 4.9%(4억 4,800만원), 피자 3.2%(2억 9,500만 원), 중식 1.9%(1억 760만 원), 서양식 음식점 1.5%(1억 3,700만 원) 순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을 정도입니다.
8개국 중 한식 소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 관광객(86.6%), 이어 인도네시아(82.5%), 대만(81.4%), 말레이시아·중국(각 80.9%) 순으로 한식을 선호했습니다. 한식업 외 선호 음식을 분석한 결과 중국과 대만 관광객은 한식 다음 ‘치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또 이보다 앞서 조사된 제주도내 국가별 식음료 분야 신용카드 소비액은 207억 4,000만 원이었는데, 이 중 식사 관련 소비가 74.9%인 155억 3,000만원, 주류·음료 소비는 25.1%인 52억 1,000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기간별로 분석하면 1분기(1~3월) 미국인(4,951명)의 식음료 소비가 9억 9,000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2분기(4~6월) 들어선 중국 개별여행객의 방문이 급증하면서 중국인 관광객(7만 6,700명)의 소비 금액(107억 2,000만 원)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물론 조사 결과가 신용카드 소비금액을 중심으로 산출돼 현금 사용 비중이 많은 일본인 등에 대한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고, 식사 등이 포함된 패키지여행 비중이 높은 중화권 관광객이 많은 점도 어느 정도 분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만큼 달라진 소비 트렌드와 경향이 반영된 점은 충분히 시사하는 바가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 제주 목관아를 방문하고 한복을 체험하며 인증샷을 찍고 있다. (제주도)
바로 ‘그’ 여행지에서만 경험할수 있고,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에는 지갑을 열고, 또 이같은 경향이 늘어날 것이라는데 마케팅 초점이 맞춰져야하는 이유입니다.
관련해 앞서 지난달 진행한 ‘2024 인바운드 트렌드’에서 중국 2030세대가 즐겨 사용하는 소통망 ‘샤오홍슈’(소홍서·小紅書)의 치아오링(Qiao Ling) 문화관광부서 총책임자는 지난해 제주·서울·부산 검색량이 전년 대비 341% 급증했고, 주요 키워드가 ‘쇼핑’, ‘휴양’, ‘미용 시술’ 등이란 점을 주목했습니다.
월간 활성 이용자가 2억여 명에 달하는 샤오홍슈의 파급력과 중국 2030세대가 주로 이를 통해 방한여행 정보를 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방한 트렌드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관련해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젊은 세대가 해외여행의 주 계층으로 부상하면서 이들이 선호하는 자유여행이 방한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면서 "샤오홍슈나 웨이보 등 플랫폼의 성장이 개별여행에 탄력을 더하는 추세다. 쇼핑 트렌드 역시 기존 면세점 중심에서 인터넷과 개별·자유구매 형태로 넘어가는 양상”이라고 전했습니다.
■ K-쇼핑 콘텐츠, 수요·매출 원동력.. ‘맞춤 마케팅’ 사활
‘단체관광’ 일변도에서 ‘개별관광(FIT)’이 늘고, ‘핫플레이스’를 찾아 현지의 문화를 고스란히 체험하고 싶어하는 관광 트렌드 변화는, 외국인 관광 정상화를 서두르는 제주에게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합니다.
도출되는 키워드는, 늘상 거론되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여기에 어울려 상승효과를 더할 새로운 차원의 ‘콘텐츠’가 무엇인가라는 점입니다.
특히 관광객들의 지출 비중이 가장 큰 지역내 소매와 유통업 현장의 경쟁력 수준을 살펴보면 단순한 제품 구매에서 확장돼, 관광의 최종 목적으로 ‘쇼핑’을 끌어올려 소비 경험으로 추구하게 만드는 ‘콘텐츠’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앞서 살펴본 서울의 ‘더현대 서울’이나 수도권의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그리고 편의점업계의 트렌디한 전략들이 대표적인 예로, 아직은 이같은 구매욕이나 집객력을 기대할 수 있는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는데 업계 등 의견이 모아집니다.
구체적으로 앞서거니 뒤서서니 유통업계에선 맞춤형 매장과 프로그램을 내놓고 대응책을 서두르는 상황으로,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항철도 종점에 위치한 롯데마트의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외국인 매출 비중이 35%에 달합니다. 물론 지리적 잇점도 있지만, 그만큼 코로나 펜데믹에 급격한 매출 하락도 경험했습니다.
이후 엔데믹으로 지난해 들어 다시 외국인 매출 비중이 올라가자 수요가 몰리는 제품군을 따로 매대로 만들어 배치했고 외국어 가능 서비스센터, 해외 배송 택배센터, 환전소 등 외국인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롯데마트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명소 인근 김포공항점, 제타플렉스 잠실점, 월드타워점 등 8개 매장에도 외국인 특화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기도 합니다.
CJ올리브영의 경우, 지난해 11월 ‘서울 관광 1번지’ 명동 내 매장을 글로벌 특화매장으로 재단장해 열었고, 국내 다양한 중소기업 브랜드 상품을 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한 마케팅을 선보였습니다. 매장 전면부 ‘K-뷰티존’을 조성해 외국인 관광객 선호 제품을 전면 배치하고 매달 K-뷰티 브랜드 상품을 선별 소개할 예정이기도 합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과 아웃렛, 면세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외국인 전용 통합 멤버십을 론칭해 외국인 고객 통합관리에 나설 예정인가 하면 앞으로 그룹 계열사 등 협업 구도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기도 합니다.
이같은 유통업계의 외국인 관광객 특화 매장과 프로그램 구축이 속도를 내는데 반해, 지역내 움직임은 기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입니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리조트 쇼핑몰에는 실내에서 운하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마련되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주요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 관광 매력도 높일 ‘경쟁력’ 무엇?.. 싱가포르, 일본 ‘랜드마크’ 즐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목적지는 기존 자연 관광지 중심에서 문화와 예술 등 다양한 체험, 즉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관광지로 다변화하는 모습입니다.
애월 ‘아르떼뮤지엄’이나 구좌 ‘스누피가든’, 성산 ‘빛의 벙커’ 등 이른바 ‘인증샷’을 남기기 좋은 관광지들을 찾아 나서고 중국 MZ세대들은 한복을 입고 제주목관아에서 조선시대로 여행을 만끽합니다. 하지만 그뿐입니다.
궁극적으로 씀씀이를 키울 ‘쇼핑’과 맞물려 관광을 함께 즐길 매력적인 곳이 얼마나 되는지 더 나아가 찾아본다면 기존 매일올레시장이나 중문관광단지 등은 이미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졌던 방문지인데다 사실 크게 달라진 것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해외로 눈을 돌린다면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57층 높이의 건물 3개 동이 나란히 붙어 있는 이 곳은 5성급 호텔 시설과 더불어 세계 유명 셰프들의 고급 레스토랑에 카지노, 루프톱 수영장과 쇼핑몰까지 갖춘 복합리조트가 들어섰습니다. 2010년 문을 연 이후 불과 3년 만에 관광객은 2배 가까이 늘고 매년 4,000만 명이 넘는 외국인들이 방문하는 도시의 대표 랜드마크로 위용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제주에서 비행기로 2시간여 떨어진 일본 오사카, 오키나와 등 아시아권 유명 관광지에는 지역 특색을 반영한 콘텐츠로 채워진 백화점, 쇼핑센터 등의 대표적인 관광 매력물들이 즐비해 국적사에선 제주노선을 줄이더라도 몰리는 ‘고재팬(Go-Japan)’수요를 끌어들이느라 너도나도 직항편 편성에 열을 올리는게 현실입니다.
그나마 올해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북적이면서 제주를 찾는 국내·외 발길이 어느 정도 늘 것으로 기대해보고 있습니다.
중화권과 일본 정기노선 항공편이 확대되고 있고 제주항과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강정항) 선석을 배정받은 국제크루즈는 21개 선사·27척으로, 입항 횟수는 274회, 크루즈 관광객은 99만 명으로 전망됩니다. 크루즈 입항횟수는 더 늘 가능성도 있습니다.
2021년 제주신화월드 내 문을 연 신세계사이먼의 제주 프리미엄 전문점
■ ‘K-쇼핑’ 랜드마크, 고민 뒤따라야.. “지역 내 공론화 전제”
서귀포, 넒게는 제주의 관광 매력도를 상승시키고 관광객의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지역을 대표해 쇼핑과 체험 콘텐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K-쇼핑’ 랜드마크가 어느 때보다 시급해지는 상황에, 제주만의 독특한 자연환경 그리고 문화적인 콘텐츠를 잘 접목시킨다면 제주가 새로운 K-관광의 메카로 거듭나는 건 시간문제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관련해 지역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가지고 있는 관광지 등 자원이나 대형 아울렛 쇼핑몰 등으로는 사실 수도권은 물론, 해외 여느 인프라에 견줘 경쟁력을 자신할 단계인지는 의문”이라면서 “글로벌 관광지 위상 그리고 다변화되는 외국인 관광객과 수요에 맞춘 쇼핑 콘텐츠 발굴과 강화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관광학계 전문가는 “일부 대형마트와 함께 서귀포 지역에 1군데 정도 쇼핑센터(아울렛)를 인프라로 내세우지만 이 정도로 대내·외적인 충분한 관광 매력물이자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하기는 역부족”이라면서 “K-브랜드, K-뷰티 등 다양한 수요층에 부합된 K-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외국인들을 위한 ‘놀이공간’을 쇼핑공간에 충분히 마련한다면, 제주를 대표할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더불어 지역 대형 유통 인프라의 일자리 창출에 따른 고용 효과, 관광객 1인당 부가가치 상승과 같은 경제적 유발효과 수준에 대한 검증은 뒤따라야할 부분”이라면서 “지역 발전과 성장에 대한 지역상권 등 이해관계자들간 합의와 협력 등을 이끌어내는 것도 간과해선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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