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준비생 당장 5,000명 넘게 늘어”
이공, 악학 계열 등 이탈 분위기 감지
지역 인재 선발↑.. 지방대-수도권 격차↑
의대 합격선 하락.. “의대 준비생 증가”
2025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키로 한 정부 결정에, 각계 다양한 의견과 분위기가 타진되면서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찬성 분위기 속에도, 의대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더불어 벌써부터 학원가 등 입시업계가 들썩이는 모습입니다.
정부가 27년 만에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결정하자, 최상위권을 중심으로 입시 판도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의대 열풍’이 더 심화되면서 ‘N수생’이 늘고 의대 합격선 또한 낮아져 다른 최상위권 학과까지 연쇄적으로 합격선이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증원’ 하나만으로 피부미용 등 비필수 진료로 인력이 빠지는 현상은 막을 수는 없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면서, 보다 강력한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사단체들이 의대 단체행동을 시사한데다, 정부는 국민 건강을 볼모로 한 의사단체의 불법 행위 때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방침을 밝히고 있어 의료계 안팎으로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 동결 19년만 증원.. “2025학년도 2,000명 늘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6일 오후 정부 서울청사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이하 보정심)를 개최하고 '2025학년도 입시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심의·의결했습니다. 보정심은 보건의료 주요시책 심의·조정 기구로, 복지부에 따르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규모는 2,000명(3,058명→5,058명)으로 확정됐습니다.
의대 입학정원 확대는 제주대 의대가 신설됐던 1998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이후 2003년도 3,253명, 2004∼2005년도 3,097명으로 점차 줄다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동결됐다가 2025학년도 입시에서 5,058명으로 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의사 단체를 중심으로,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피부미용 등 비필수 진료로 인력이 빠지는 현상은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정부에선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통해 필수·지역 의료를 활성하겠단 정부의 대책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한의사단체협회(의협)은 의대 정원을 늘려도 의사가 필수의료를 기피하면 ‘의료 개혁’ 의미를 잃게 된다면서, 궁극적으로 파업 의지까지 밝히고 나섰습니다.
의협은 현실적으로 당장 단체행동에 돌입하기는 쉽지 않다며 설 연휴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구성해 투쟁에 나설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시민단체는 공공의대 등 강력한 제도를 도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앞서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대 정원 확대뿐만 아니라 의사 양성 방식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권역별 공공의과대학을 신설하고 특수목적의과대학을 설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 “인기 영합, 의대 증원 목매”.. ‘따뜻한 냉커피 정책’에 불과”
정치권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2030년이 되면 30만명대로 대학 신입생 수가 떨어지는데, 이과 비율이 60%라 가정하면 18만명 중 5000명이 의대를 간다”며 “실제 과학기술 분야에는 최상위권 인재들이 가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전투기는 누가 만들고 원자력은 누가 연구하며 반도체 설계는 누가 하냐”면서 “한 쪽에서는 반도체와 과학기술을 키우겠다고 하면서 인기영합적인 의대 증원에만 목매는 것은 또 하나의 둥근사각형, ‘따뜻한 냉커피 정책’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축소사회를 대비해 고통속에 모든 것을 줄여가는 상황에서 의대정원만 한번에 70% 늘려야 하냐”면서 “의대 정원이 1만 명이 되어도 지금의 비인기과와 지방에 대한 수가조정이 없이는 비인기과·지방 의료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총선을 앞두고 고소득 의사직군에 대한 반감을 이용한 정책”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의대 합격선 낮아져.. ‘의대 쏠림’ 등 우려
입시업계도 앞으로 정책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이 현실화되면서 입시에 재도전하는 수험생이 급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으로, 특히 의대 합격선이 최상위 이공계열로 낮아지면서 연쇄적인 이동에 따른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복지부는 6일 2025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의대 정원 규모를 2,000명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의대 정원은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묶인 상태입니다.
19년만에 늘어난 의대 정원은 전국 치대와 한의대, 서울 주요 약대를 합친 규모와 맞먹을 정도로, 2024학년도 기준 서울대 자연계(이공계 포함) 정원(1,775명)보다도 많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과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 등 5개 이공계 특수대 정원 내 모집인원(1,600명) 수준도 웃돕니다.
결국 이공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의학 계열로 빠져나가게 된다면 이들 대학(학과)도 영향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의대 정원이 파격적으로 늘었기 때문에 이공계 학과나 약대, 치대, 수의대, 한의대 등 다른 의약학 계열 재학생들이 '의대행'을 목표로 N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까지 더해집니다.
때문에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입학한 이번 3월부터 당장 학교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수도 있으리란 관측도 나옵니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비단 ‘SKY 최상위권 학생들만 아니라 약대 등 같은 의약학 계열의 학생도 충분히 이탈 여지가 높고 중도탈락이 많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실제 종로학원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이른바 '스카이(SKY)' 합격생의 의대 합격 가능권 변화를 추정한 결과 이들 대학의 의대 합격 가능권 비율은 45.4%에서 78.5%로 크게 치솟기도 했습니다.
■ ‘중도이탈’ 증가.. 역대급 ‘N수생’ 나올 수도
수험가에서는 내년 입시에서 역대급 ‘N수생’이 양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수능 지원자 가운데 N수생과 검정고시 출신을 합친 비율은 35.3%(17만 7,942명)로 28년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지난해 N수생이 늘어난게 ‘킬러(초고난도) 문항’ 없는 수능 기대감이었다면 올해는 ‘의대 증원’과 ‘무전공(전공자율선택제) 선발 확대’ 등이 단초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대학 재학 중 재도전 하는 반수생이나 대학 입학 후 자퇴하는 중도탈락생도 크게 늘 것으로 예측됩니다.
벌써부터 각종 입시포털과 커뮤니티를 통해선 의대 증원 확정 발표에 따라, 재학 중에 의대 준비에 나서겠다는 고민부터, ‘N수생’ 등에 대한 게시글 등이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관련해 입시 전문가들은 “주요 최상위권 대학 내 반도체 관련 학과 등 인기 있는 채용 조건형 계약학과들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면서 “실제 학업을 중단하고 수능을 준비하는 중도 이탈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또 “특수대 등에서 중도탈락해 반수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고, 2024학년도 정시에서 지방 소재 의대 합격생 중 일부가 합격을 포기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지방권 의대 입시 추이 등 ‘촉각’
더불어 지방권 학생들의 의대 입시가 수도권에 비해 더욱 유리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됩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비수도권 의대 집중 배정을 공언한 만큼 ‘지방 국립대 의대’ 증원 규모가 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 단기적으로는 의대 쏠림이 심화할 우려가 있다는 게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의사인력에 대한 추가 수요가 해소되면서 쏠림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날 정부는 지역별, 대학별 정원 증원 규모는 밝히지 않은 채 늘어난 정원을 비수도권 대학 위주로 집중 배정한다는 원칙을 내놨습니다. 비수도권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증원분을) 집중 배정하되, 추후 의사인력 수급 현황을 주기적으로 검토·조정해 합리적으로 수급 관리를 하겠다는 정도의 내용만 전했습니다.
대학별 증원 규모는 교육부가 복지부와 함께 증원 수요를 재확인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배정하게 됩니다. 정부안이 확정되면 각 대학이 늘어난 정원을 반영해 지난해 확정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해야 합니다.
대학들이 수시 모집요강을 5월에 발표하기 때문에 늦어도 오는 4월 중하순에는 대학별 증원 규모가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교육부 장관이 인정하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엔 대학이 대교협 승인 등을 거쳐 해당 사항을 바꿀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또한 의대는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육성법)’에 따라 신입생의 40%(강원·제주 20%)를 지역인재로 충원해야 합니다.
지역인재 전형은 비수도권 지역 해당 대학이 소재한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지원할 수 있어, 경쟁률은 전국단위 선발전형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입시에서 지방권 27개 의대의 수시전형 중 지역인재전형 경쟁률은 10.5대 1로 전국단위 선발전형(29.5 대 1)보다 3분의 1가량 낮게 집계된바 있습니다.
학원가에선 “정부 당국의 이번 조치가 특정학과(의대) 모집 정원 증가 규모로는 사상 최대”라며 “의대 모집정원 확대, 지역인재 의무 선발 등으로 지역·학교간 합격점수 격차도 커질 수 있다. 합격선도 현재보다 매우 떨어지는 이례적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공, 악학 계열 등 이탈 분위기 감지
지역 인재 선발↑.. 지방대-수도권 격차↑
의대 합격선 하락.. “의대 준비생 증가”
2025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키로 한 정부 결정에, 각계 다양한 의견과 분위기가 타진되면서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찬성 분위기 속에도, 의대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더불어 벌써부터 학원가 등 입시업계가 들썩이는 모습입니다.
정부가 27년 만에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결정하자, 최상위권을 중심으로 입시 판도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의대 열풍’이 더 심화되면서 ‘N수생’이 늘고 의대 합격선 또한 낮아져 다른 최상위권 학과까지 연쇄적으로 합격선이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증원’ 하나만으로 피부미용 등 비필수 진료로 인력이 빠지는 현상은 막을 수는 없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면서, 보다 강력한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사단체들이 의대 단체행동을 시사한데다, 정부는 국민 건강을 볼모로 한 의사단체의 불법 행위 때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방침을 밝히고 있어 의료계 안팎으로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발표를 하고 있다. (SBS)
■ 동결 19년만 증원.. “2025학년도 2,000명 늘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6일 오후 정부 서울청사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이하 보정심)를 개최하고 '2025학년도 입시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심의·의결했습니다. 보정심은 보건의료 주요시책 심의·조정 기구로, 복지부에 따르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규모는 2,000명(3,058명→5,058명)으로 확정됐습니다.
의대 입학정원 확대는 제주대 의대가 신설됐던 1998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이후 2003년도 3,253명, 2004∼2005년도 3,097명으로 점차 줄다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동결됐다가 2025학년도 입시에서 5,058명으로 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의사 단체를 중심으로,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피부미용 등 비필수 진료로 인력이 빠지는 현상은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정부에선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통해 필수·지역 의료를 활성하겠단 정부의 대책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한의사단체협회(의협)은 의대 정원을 늘려도 의사가 필수의료를 기피하면 ‘의료 개혁’ 의미를 잃게 된다면서, 궁극적으로 파업 의지까지 밝히고 나섰습니다.
의협은 현실적으로 당장 단체행동에 돌입하기는 쉽지 않다며 설 연휴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구성해 투쟁에 나설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시민단체는 공공의대 등 강력한 제도를 도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앞서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대 정원 확대뿐만 아니라 의사 양성 방식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권역별 공공의과대학을 신설하고 특수목적의과대학을 설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이준석 대표 SNS)
■ “인기 영합, 의대 증원 목매”.. ‘따뜻한 냉커피 정책’에 불과”
정치권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2030년이 되면 30만명대로 대학 신입생 수가 떨어지는데, 이과 비율이 60%라 가정하면 18만명 중 5000명이 의대를 간다”며 “실제 과학기술 분야에는 최상위권 인재들이 가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전투기는 누가 만들고 원자력은 누가 연구하며 반도체 설계는 누가 하냐”면서 “한 쪽에서는 반도체와 과학기술을 키우겠다고 하면서 인기영합적인 의대 증원에만 목매는 것은 또 하나의 둥근사각형, ‘따뜻한 냉커피 정책’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축소사회를 대비해 고통속에 모든 것을 줄여가는 상황에서 의대정원만 한번에 70% 늘려야 하냐”면서 “의대 정원이 1만 명이 되어도 지금의 비인기과와 지방에 대한 수가조정이 없이는 비인기과·지방 의료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총선을 앞두고 고소득 의사직군에 대한 반감을 이용한 정책”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의대 합격선 낮아져.. ‘의대 쏠림’ 등 우려
입시업계도 앞으로 정책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이 현실화되면서 입시에 재도전하는 수험생이 급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으로, 특히 의대 합격선이 최상위 이공계열로 낮아지면서 연쇄적인 이동에 따른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복지부는 6일 2025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의대 정원 규모를 2,000명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의대 정원은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묶인 상태입니다.
19년만에 늘어난 의대 정원은 전국 치대와 한의대, 서울 주요 약대를 합친 규모와 맞먹을 정도로, 2024학년도 기준 서울대 자연계(이공계 포함) 정원(1,775명)보다도 많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과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 등 5개 이공계 특수대 정원 내 모집인원(1,600명) 수준도 웃돕니다.
결국 이공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의학 계열로 빠져나가게 된다면 이들 대학(학과)도 영향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의대 정원이 파격적으로 늘었기 때문에 이공계 학과나 약대, 치대, 수의대, 한의대 등 다른 의약학 계열 재학생들이 '의대행'을 목표로 N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까지 더해집니다.
때문에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입학한 이번 3월부터 당장 학교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수도 있으리란 관측도 나옵니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비단 ‘SKY 최상위권 학생들만 아니라 약대 등 같은 의약학 계열의 학생도 충분히 이탈 여지가 높고 중도탈락이 많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실제 종로학원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이른바 '스카이(SKY)' 합격생의 의대 합격 가능권 변화를 추정한 결과 이들 대학의 의대 합격 가능권 비율은 45.4%에서 78.5%로 크게 치솟기도 했습니다.
■ ‘중도이탈’ 증가.. 역대급 ‘N수생’ 나올 수도
수험가에서는 내년 입시에서 역대급 ‘N수생’이 양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수능 지원자 가운데 N수생과 검정고시 출신을 합친 비율은 35.3%(17만 7,942명)로 28년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지난해 N수생이 늘어난게 ‘킬러(초고난도) 문항’ 없는 수능 기대감이었다면 올해는 ‘의대 증원’과 ‘무전공(전공자율선택제) 선발 확대’ 등이 단초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대학 재학 중 재도전 하는 반수생이나 대학 입학 후 자퇴하는 중도탈락생도 크게 늘 것으로 예측됩니다.
벌써부터 각종 입시포털과 커뮤니티를 통해선 의대 증원 확정 발표에 따라, 재학 중에 의대 준비에 나서겠다는 고민부터, ‘N수생’ 등에 대한 게시글 등이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관련해 입시 전문가들은 “주요 최상위권 대학 내 반도체 관련 학과 등 인기 있는 채용 조건형 계약학과들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면서 “실제 학업을 중단하고 수능을 준비하는 중도 이탈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또 “특수대 등에서 중도탈락해 반수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고, 2024학년도 정시에서 지방 소재 의대 합격생 중 일부가 합격을 포기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지방권 의대 입시 추이 등 ‘촉각’
더불어 지방권 학생들의 의대 입시가 수도권에 비해 더욱 유리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됩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비수도권 의대 집중 배정을 공언한 만큼 ‘지방 국립대 의대’ 증원 규모가 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 단기적으로는 의대 쏠림이 심화할 우려가 있다는 게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의사인력에 대한 추가 수요가 해소되면서 쏠림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날 정부는 지역별, 대학별 정원 증원 규모는 밝히지 않은 채 늘어난 정원을 비수도권 대학 위주로 집중 배정한다는 원칙을 내놨습니다. 비수도권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증원분을) 집중 배정하되, 추후 의사인력 수급 현황을 주기적으로 검토·조정해 합리적으로 수급 관리를 하겠다는 정도의 내용만 전했습니다.
대학별 증원 규모는 교육부가 복지부와 함께 증원 수요를 재확인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배정하게 됩니다. 정부안이 확정되면 각 대학이 늘어난 정원을 반영해 지난해 확정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해야 합니다.
대학들이 수시 모집요강을 5월에 발표하기 때문에 늦어도 오는 4월 중하순에는 대학별 증원 규모가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교육부 장관이 인정하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엔 대학이 대교협 승인 등을 거쳐 해당 사항을 바꿀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또한 의대는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육성법)’에 따라 신입생의 40%(강원·제주 20%)를 지역인재로 충원해야 합니다.
지역인재 전형은 비수도권 지역 해당 대학이 소재한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지원할 수 있어, 경쟁률은 전국단위 선발전형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입시에서 지방권 27개 의대의 수시전형 중 지역인재전형 경쟁률은 10.5대 1로 전국단위 선발전형(29.5 대 1)보다 3분의 1가량 낮게 집계된바 있습니다.
학원가에선 “정부 당국의 이번 조치가 특정학과(의대) 모집 정원 증가 규모로는 사상 최대”라며 “의대 모집정원 확대, 지역인재 의무 선발 등으로 지역·학교간 합격점수 격차도 커질 수 있다. 합격선도 현재보다 매우 떨어지는 이례적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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