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는 여론조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절대적 수치 아닌, 전체적 흐름으로 참고를"
10% 안팎 응답률 이건 높은거야 낮은거야?
응답률 최소 몇 % 넘어야 한단 기준은 없어
일부 여론조사업계에선 응답률 개선 노력도
여론조사업체에 '조작 가능성'을 물어봤더니?[댓글뒤끝은 ‘의미 있는’ 댓글에 답하는 코너입니다. 댓글을 통해 기사에서 다루지 못했던 부분을 파보겠습니다. 마음을 울리거나 ‘아차!’ 싶은 댓글도 기다립니다.]
“응답자가 이거 밖에 안돼요? 이게 여론조사?” “OO지역에서 OOO당 지지율이 높다. 확실하네요. 여론조사는 조작이 가능하다.” “유선 17%는 뭔가요?” “RDD는 게임 DDR인가요?”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가 홍수처럼 쏟아졌습니다. 기사에도 수많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듯 분노 섞인 의혹을 제기하고, 생소한 표현에 궁금증을 던졌습니다. 무수한 여론조사. 믿을만한 걸까. 그리고 유권자는 어떻게 이해해야 바람직하게 이해한 걸까.
■ 응답률이 ‘너무 낮아 보이는데?'
응답률은 중도 포기 없이 끝까지 여론조사에 답한 사람의 비율입니다. 가령 여론조사에서 표본 500명, 응답률 10%라고 한다면 5,000명에게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이 중 500명만 끝까지 응답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총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실제로 높을까 낮을까. 어제(9일) 오전 기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공개된 최근 10개 여론조사 응답률을 낮은 것부터 나열하면 5.5% 8% 8.2% 8.5% 8.8% 10.4% 10.9% 11.7% 12.3% 15.7%.
그리 높지 않아 보이죠. 낮은 응답률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여론조사업체들도 있습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 방식은 응답률 10% 미만, 컴퓨터로 추출한 전화번호 임의걸기(RDD)는 응답률 7% 미만이면 공표하지 않겠다는 업체까지 나왔습니다.
여론조사 회사 30여 곳으로 구성된 한국조사협회인데 지난해 이 같은 자체 기준을 제시하고 준수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기준을 최근 10개 여론조사에 적용해보면 공표금지에 해당하는 여론조사도 있긴 합니다.
■ 국제기준 적용하면 ‘응답률’ 더 낮아진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친절하게 국제기준 응답률 산출 방법을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접촉률에 응답률을 곱하랍니다. 최근 공표된 10개 여론조사로 단순 평균치를 내 적용했더니 3%대가 나옵니다. 국제기준으로 보니 응답률이 더 낮아집니다.
사실 여론조사를 공표할 때 응답률이 몇 %를 넘어야 한다는 기준이 없습니다. 응답률을 포함해 조사 의뢰자, 조사방법, 표본의 크기 등 정해진 사항을 등록하면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가능합니다.
이렇다 보니 학계, 전문가는 여론조사 응답률이 너무 낮으면 유권자의 여론을 대표할 수 있는지 의문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도 지적합니다. 그러면서도 응답률만 낮다고 해서 해당 여론조사를 믿을 수 없다고 보긴 힘들다고 합니다. 어쩌란 말인지.
또 여론조사에서 전화자동응답(ARS) 조사 비중이 너무 높은 사례도 경계합니다. ARS 조사를 끝까지 답한 유권자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강하게 지지하는 경우로 보고 있어 편향성 시비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죠.
■ ‘절대적 수치’가 아니라.. ‘전체적 흐름’으로 보자
그래서 도대체 여론조사를 어떻게 이해하라는 걸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여론조사는 전체 유권자의 일부, 즉 표본을 뽑아 조사하기 때문에 오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합니다.
따라서 오차범위 내 지지도 격차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게 좋다고 당부합니다. 특히 결과를 절대적인 수치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여론의 추이가 어떠한지 전체적인 흐름을 읽는데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합니다.
만약 여론조사결과를 상세히 알고 싶다면 조사방법 등 다양한 점을 고려하는 게 좋습니다. 조사방법이 면접이냐 ARS냐, 표본추출을 휴대전화 가상번호냐 유·무선RDD로 했냐, 유·무선 혼합비율 등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여론조사업체에 ‘조작 가능성’을 물었더니?
예상대로 업체의 명운, 생사 자체가 걸린 문제라며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도 “특정 이해관계 때문에 단일 또는 복수 여론조사에 불법적인 조작을 가하는 건 시스템, 체계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법을 볼까요. 여론조사업체는 조사의 신뢰성과 객관성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와 수집된 설문지, 결과분석자료 등 해당 여론조사와 관련 있는 자료일체를 해당 선거의 선거일 후 6개월까지 보관해야 합니다.
만약 여론조사에 문제가 있을 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여론조사업체에 자료 제출을 요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녹음파일까지 보관하지 않은 경우 해당 여론조사와 관련 있는 자료일체를 보관한 것이라 볼 수 없다고 한 대법원 판례도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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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 수치 아닌, 전체적 흐름으로 참고를"
10% 안팎 응답률 이건 높은거야 낮은거야?
응답률 최소 몇 % 넘어야 한단 기준은 없어
일부 여론조사업계에선 응답률 개선 노력도
여론조사업체에 '조작 가능성'을 물어봤더니?[댓글뒤끝은 ‘의미 있는’ 댓글에 답하는 코너입니다. 댓글을 통해 기사에서 다루지 못했던 부분을 파보겠습니다. 마음을 울리거나 ‘아차!’ 싶은 댓글도 기다립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응답자가 이거 밖에 안돼요? 이게 여론조사?” “OO지역에서 OOO당 지지율이 높다. 확실하네요. 여론조사는 조작이 가능하다.” “유선 17%는 뭔가요?” “RDD는 게임 DDR인가요?”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가 홍수처럼 쏟아졌습니다. 기사에도 수많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듯 분노 섞인 의혹을 제기하고, 생소한 표현에 궁금증을 던졌습니다. 무수한 여론조사. 믿을만한 걸까. 그리고 유권자는 어떻게 이해해야 바람직하게 이해한 걸까.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 응답률이 ‘너무 낮아 보이는데?'
응답률은 중도 포기 없이 끝까지 여론조사에 답한 사람의 비율입니다. 가령 여론조사에서 표본 500명, 응답률 10%라고 한다면 5,000명에게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이 중 500명만 끝까지 응답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총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실제로 높을까 낮을까. 어제(9일) 오전 기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공개된 최근 10개 여론조사 응답률을 낮은 것부터 나열하면 5.5% 8% 8.2% 8.5% 8.8% 10.4% 10.9% 11.7% 12.3% 15.7%.
그리 높지 않아 보이죠. 낮은 응답률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여론조사업체들도 있습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 방식은 응답률 10% 미만, 컴퓨터로 추출한 전화번호 임의걸기(RDD)는 응답률 7% 미만이면 공표하지 않겠다는 업체까지 나왔습니다.
여론조사 회사 30여 곳으로 구성된 한국조사협회인데 지난해 이 같은 자체 기준을 제시하고 준수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기준을 최근 10개 여론조사에 적용해보면 공표금지에 해당하는 여론조사도 있긴 합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여론조사결과 보기 인터넷창 상단에 설명돼 있는 여론조사 국제기준 응답률
■ 국제기준 적용하면 ‘응답률’ 더 낮아진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친절하게 국제기준 응답률 산출 방법을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접촉률에 응답률을 곱하랍니다. 최근 공표된 10개 여론조사로 단순 평균치를 내 적용했더니 3%대가 나옵니다. 국제기준으로 보니 응답률이 더 낮아집니다.
사실 여론조사를 공표할 때 응답률이 몇 %를 넘어야 한다는 기준이 없습니다. 응답률을 포함해 조사 의뢰자, 조사방법, 표본의 크기 등 정해진 사항을 등록하면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가능합니다.
이렇다 보니 학계, 전문가는 여론조사 응답률이 너무 낮으면 유권자의 여론을 대표할 수 있는지 의문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도 지적합니다. 그러면서도 응답률만 낮다고 해서 해당 여론조사를 믿을 수 없다고 보긴 힘들다고 합니다. 어쩌란 말인지.
또 여론조사에서 전화자동응답(ARS) 조사 비중이 너무 높은 사례도 경계합니다. ARS 조사를 끝까지 답한 유권자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강하게 지지하는 경우로 보고 있어 편향성 시비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죠.
■ ‘절대적 수치’가 아니라.. ‘전체적 흐름’으로 보자
그래서 도대체 여론조사를 어떻게 이해하라는 걸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여론조사는 전체 유권자의 일부, 즉 표본을 뽑아 조사하기 때문에 오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합니다.
따라서 오차범위 내 지지도 격차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게 좋다고 당부합니다. 특히 결과를 절대적인 수치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여론의 추이가 어떠한지 전체적인 흐름을 읽는데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합니다.
만약 여론조사결과를 상세히 알고 싶다면 조사방법 등 다양한 점을 고려하는 게 좋습니다. 조사방법이 면접이냐 ARS냐, 표본추출을 휴대전화 가상번호냐 유·무선RDD로 했냐, 유·무선 혼합비율 등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 여론조사업체에 ‘조작 가능성’을 물었더니?
예상대로 업체의 명운, 생사 자체가 걸린 문제라며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도 “특정 이해관계 때문에 단일 또는 복수 여론조사에 불법적인 조작을 가하는 건 시스템, 체계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법을 볼까요. 여론조사업체는 조사의 신뢰성과 객관성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와 수집된 설문지, 결과분석자료 등 해당 여론조사와 관련 있는 자료일체를 해당 선거의 선거일 후 6개월까지 보관해야 합니다.
만약 여론조사에 문제가 있을 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여론조사업체에 자료 제출을 요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녹음파일까지 보관하지 않은 경우 해당 여론조사와 관련 있는 자료일체를 보관한 것이라 볼 수 없다고 한 대법원 판례도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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