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가사노동.. 여성 2.7시간‧남성 1.8시간
가사 부담 늘 수록 경력 목표↓.. “분담 노력해야”
결혼한 직장여성 10명 중 6명이, 원하는 만큼 여가생활에 쓰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남성의 적극적인 돌봄 참여 수준이 관건으로 꼽혔습니다.
여성 관리자급만 해도, 퇴근 이후 3시간 정도 가사노동을 했는데 비슷한 급의 남성에 비해 1시간 더 많았습니다. 혼자 집안 일을 도맡는 여성일 수록 경력(커리어) 목표를 낮추는 경향이 짙었고, 돌봄 부담에 허덕이면서 퇴사하는 경우가 남성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직장여성 10명 중 6명 “여가 부족”.. 일·돌봄 ‘불균형’ 문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최근 발행한 ‘2023년 여성가족패널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기혼여성 임금 노동자 1,976명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의 시간 배분 현황(100% 기준)을 조사한 결과, 노동(직장생활)에 가장 많은 시간(55.5%)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사·돌봄 등 가정생활에 29.7%, 여가에 쓰는 시간은 14.8%에 그쳤습니다.
직장생활의 절반 정도인 49.5%, 나머지를 가사·돌봄(27.4%), 여가(23.1%)에 할애하는 것이 정상적인 시간 배분으로 인식했지만, 정작 원한 것보다 실제 직장생활과 가사·돌봄에 배분한 시간 비중이 각각 6.0%포인트(p), 2.3%p 늘어 원하는 만큼 여가생활 영위가 어려운 것으로 풀이됩니다.
응답자 61.7%가 희망하는 것보다 적게 여가 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답했고, ‘여가에 쓰는 시간이 많다’는 답은 조사대상 1,976명 중 19명(0.9%)에 그쳤습니다.
이같은 노동과 가정생활, 여가생활의 미스매치(희망 시간-실제 사용 시간)를 빚는 주 요인으로는 근로시간과 남편의 가사·돌봄 분담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또 주 평균 40시간 초과 장시간 근무도 비자발적인 과잉노동이나 과소 여가활동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봤습니다.
관련해 연구진은 “특히 남편의 낮은 가사·돌봄 분담률은 여성의 노동활동을 저해하는 반면, 적극적인 가사·돌봄 참여는 여성 근로자 부담을 완화해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장시간 노동 문화를 개선하고 공평한 가사·돌봄 분담 제고를 위해 성 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 “남성 관리자보다 여성 관리자 가사노동 시간 길어”
또 연구원이 함께 공개한 ‘2023 여성관리자 패널조사’에서 과장급 이상 남녀 관리자 3,648명의 일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여성 2.7시간, 남성 1.8시간으로, 여성이 1시간 정도 더 많아 여성이 남성 관리자보다 가정에서 더 많은 시간을 집안일에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 본인의 가사노동 시간이 길고 가사노동 분담 비율이 높은 반면, 배우자의 가사노동 시간은 짧았습니다. 여성 관리자의 경우, 배우자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1.5시간, 부부의 가사노동 시간 중 3분의 2(65.3%)를 본인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남성 관리자는 배우자의 일평균 가사노동 시간이 3.9시간으로, 전체 가사노동 시간 가운데 3분의 1(34.8%)만 분담했습니다. 남녀 통틀어, 관리자급 직장인 여성 대부분의 가사노동을 도맡아 하는 것으로 나타난 셈입니다.
가사노동 비중이 큰 여성 관리자일 수록 직장 내 목표치도 낮아, 가사분담 노력 또한 실제 개인의 성장·계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사노동 분담 비율이 20% 미만이라고 응답한 여성 중 ‘임원급’까지 승진하기 원한다고 답한 경우는 20%로 나타난 반면, 가사노동 비율 ‘20~40%’는 13.3%, ‘40~60%’는 13.4%, ‘60~80%’는 10.1%로 점점 낮은 기대치를 보였습니다.
‘80% 이상’ 가사노동을 담당하는 경우 ‘임원급’ 승진을 바라는 여성은 8.5%에 그쳤을 정도입니다. 남성은 가사노동 비율과 상관없이 30% 정도가 ‘임원급’을 목표로 한다고 답했습니다.
가정 내 돌봄 부담 수위가 퇴사에 미치는 영향도 여성이 더 컸습니다.
미취학 아동을 둔 남녀 관리자 1,7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일주일 돌봄 시간이 1시간 늘 경우 남녀 모두 퇴사 가능성이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은 배우자의 돌봄 시간이 1시간 증가할 때마다 본인의 퇴사 가능성이 3% 증가한 반면, 남성은 돌봄 시간이 일주일에 1시간 증가할 때마다 퇴사 가능성이 6% 감소했습니다.
연구진은 “혼인이나 육아가 여성들 경력 유지나 개발에 큰 걸림돌이 된다고 인식되는 상황에선 가정에서부터 가사노동에 대한 세심한 분담을 통해 부담을 덜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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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부담 늘 수록 경력 목표↓.. “분담 노력해야”
결혼한 직장여성 10명 중 6명이, 원하는 만큼 여가생활에 쓰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남성의 적극적인 돌봄 참여 수준이 관건으로 꼽혔습니다.
여성 관리자급만 해도, 퇴근 이후 3시간 정도 가사노동을 했는데 비슷한 급의 남성에 비해 1시간 더 많았습니다. 혼자 집안 일을 도맡는 여성일 수록 경력(커리어) 목표를 낮추는 경향이 짙었고, 돌봄 부담에 허덕이면서 퇴사하는 경우가 남성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직장여성 10명 중 6명 “여가 부족”.. 일·돌봄 ‘불균형’ 문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최근 발행한 ‘2023년 여성가족패널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기혼여성 임금 노동자 1,976명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의 시간 배분 현황(100% 기준)을 조사한 결과, 노동(직장생활)에 가장 많은 시간(55.5%)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사·돌봄 등 가정생활에 29.7%, 여가에 쓰는 시간은 14.8%에 그쳤습니다.
직장생활의 절반 정도인 49.5%, 나머지를 가사·돌봄(27.4%), 여가(23.1%)에 할애하는 것이 정상적인 시간 배분으로 인식했지만, 정작 원한 것보다 실제 직장생활과 가사·돌봄에 배분한 시간 비중이 각각 6.0%포인트(p), 2.3%p 늘어 원하는 만큼 여가생활 영위가 어려운 것으로 풀이됩니다.
응답자 61.7%가 희망하는 것보다 적게 여가 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답했고, ‘여가에 쓰는 시간이 많다’는 답은 조사대상 1,976명 중 19명(0.9%)에 그쳤습니다.
이같은 노동과 가정생활, 여가생활의 미스매치(희망 시간-실제 사용 시간)를 빚는 주 요인으로는 근로시간과 남편의 가사·돌봄 분담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또 주 평균 40시간 초과 장시간 근무도 비자발적인 과잉노동이나 과소 여가활동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봤습니다.
관련해 연구진은 “특히 남편의 낮은 가사·돌봄 분담률은 여성의 노동활동을 저해하는 반면, 적극적인 가사·돌봄 참여는 여성 근로자 부담을 완화해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장시간 노동 문화를 개선하고 공평한 가사·돌봄 분담 제고를 위해 성 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 “남성 관리자보다 여성 관리자 가사노동 시간 길어”
또 연구원이 함께 공개한 ‘2023 여성관리자 패널조사’에서 과장급 이상 남녀 관리자 3,648명의 일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여성 2.7시간, 남성 1.8시간으로, 여성이 1시간 정도 더 많아 여성이 남성 관리자보다 가정에서 더 많은 시간을 집안일에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 본인의 가사노동 시간이 길고 가사노동 분담 비율이 높은 반면, 배우자의 가사노동 시간은 짧았습니다. 여성 관리자의 경우, 배우자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1.5시간, 부부의 가사노동 시간 중 3분의 2(65.3%)를 본인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남성 관리자는 배우자의 일평균 가사노동 시간이 3.9시간으로, 전체 가사노동 시간 가운데 3분의 1(34.8%)만 분담했습니다. 남녀 통틀어, 관리자급 직장인 여성 대부분의 가사노동을 도맡아 하는 것으로 나타난 셈입니다.
가사노동 비중이 큰 여성 관리자일 수록 직장 내 목표치도 낮아, 가사분담 노력 또한 실제 개인의 성장·계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사노동 분담 비율이 20% 미만이라고 응답한 여성 중 ‘임원급’까지 승진하기 원한다고 답한 경우는 20%로 나타난 반면, 가사노동 비율 ‘20~40%’는 13.3%, ‘40~60%’는 13.4%, ‘60~80%’는 10.1%로 점점 낮은 기대치를 보였습니다.
‘80% 이상’ 가사노동을 담당하는 경우 ‘임원급’ 승진을 바라는 여성은 8.5%에 그쳤을 정도입니다. 남성은 가사노동 비율과 상관없이 30% 정도가 ‘임원급’을 목표로 한다고 답했습니다.
가정 내 돌봄 부담 수위가 퇴사에 미치는 영향도 여성이 더 컸습니다.
미취학 아동을 둔 남녀 관리자 1,7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일주일 돌봄 시간이 1시간 늘 경우 남녀 모두 퇴사 가능성이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은 배우자의 돌봄 시간이 1시간 증가할 때마다 본인의 퇴사 가능성이 3% 증가한 반면, 남성은 돌봄 시간이 일주일에 1시간 증가할 때마다 퇴사 가능성이 6% 감소했습니다.
연구진은 “혼인이나 육아가 여성들 경력 유지나 개발에 큰 걸림돌이 된다고 인식되는 상황에선 가정에서부터 가사노동에 대한 세심한 분담을 통해 부담을 덜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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