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눈을 감은 국내 최고령 코끼리 '사쿠라' (사진, 서울대공원)
서울대공원에서 사육되던 국내 최고령 코끼리가 노령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서울대공원은 국내 최고령 코끼리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아시아코끼리 '사쿠라'가 지난 13일 눈을 감았다고 전날 밝혔습니다. 만 59세인 사쿠라의 나이는 사람으로 치면 약 90세 정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사쿠라는 1965년생 2월 태국에서 태어나 7개월 어린 나이로 일본으로 옮겨져 다카라즈카 패밀리공원에서 서커스 공연을 하다가, 이후 유원지가 문을 닫으며 2003년 5월 22일 서울대공원의 새로운 식구로 들어왔습니다.
사쿠라는 일본에서 오랜 시간 홀로 지내며 다른 코끼리들과 함께 지내는 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코리끼는 서울대공원으로 온 뒤에도 다른 코끼리들과 무리생활을 어려워해 사육사들이 다른 코끼리들과의 합사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고 합니다.
지난 13일 눈을 감은 국내 최고령 코끼리 '사쿠라' (사진, 서울대공원)
다행히 무리에 성공적으로 합사돼 다른 가족인 키마, 수겔라, 희망이 등 3마리와 함께 최근까지 무리 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육사들이 '사쿠라, 이리 와'라고 부르면 천천히 다가와 혹시나 사육사가 다치진 않을까 조심스럽게 긴 코를 내밀며 냄새를 맡는 것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더불어 낯선 사람은 경계하고, 맘을 쉽게 열지 않는 새침데기 성격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세월은 속이지 못하는지 아기 코끼리 희망이가 함께 놀자고 다가와도, 다른 코끼리들이 먹이를 찾아 이동할 때에도 힘에 부쳐 하는 일이 잦아졌다고 서울대공원은 전했습니다. 점점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아픈 곳이 늘어갔다고.
서울대공원은 "사육사들은 사쿠라의 식욕을 회복하기 위해 사쿠라가 좋아하는 대나무와 과일 등을 제공하고 치료를 위해 사쿠라 곁을 떠나지 않고 밤낮으로 노력했지만 사쿠라는 끝내 눈을 감았다"며, "그동안 사쿠라를 사랑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셨던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마지막 가는 길이 편안하기를 함께 애도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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