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16일) 열린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 졸업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하는 도중 과학 R&D 예산 삭감에 항의한 졸업생이 대통령 경호원들에 의해 입이 막힌 채 강제로 퇴장당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입틀막 대통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오늘(17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카르텔 운운하며 R&D 예산을 날려놓곤 염치없이 카이스트 졸업식을 찾은 것 자체가 기가 막히는데,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잡아들어 끌어내는가"라며, "입틀막 대통령님, 손님이 주인 노릇을 해도 정도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강 대변인은 "카이스트 졸업생 입틀막·사지 결박 사태에 대통령실은 '소란행위자 분리', '불가피한 조치'라며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다"며 "폭력으로 군사정권을 옹위하던 ‘백골단’이 부활한 것 같습니다. 2024년의 대한민국이 맞나"라며 반문했습니다.
이어 "그야말로 공포정치의 극단이다. 2024년 대한민국에서 이 정도 자유도 없는건가. 윤석열 대통령의 심기를 조금이라도 불편하게 하면 모두 위해행위인가. 과잉 진압이 아니라, 폭행이다. 국민의 기본권 침해다"라고 일갈했습니다.
강 대변인은 "국회의원도 입틀막, 사지 결박, 바른말 하는 국민도 입틀막"이라며 "이것이 윤석열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가. 이러니 시중에 '윤두환의 부활이다'라는 말이 도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같은당 김한규 국회의원(제주시을)도 전날(16일) 이번 일에 대해 "대통령경호법부터 다시 공부하라"고 비판했습니다.
법조인 출신 김 의원은 "국회의원 폭력 제압 사건이 벌어진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똑같은 사건이 재발했다"며 "당시에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으면 국민 누구든지 끌려나갈 수 있다고 얘기했는데 안타깝게도 현실이 됐다"고 했습니다.
이어 "이견을 폭력으로 제압하는 행태를 반복하는 걸 보니 국민들의 질책이 두렵지 않은 모양"이라며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고 끌어내는 행위가 '대통령경호법'에 따른 경호"가 맞냐고 따진 후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경호법'부터 다시 공부하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색정의당 제주도당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이날 졸업생으로 참석한 녹색정의당 대전광역시당 신민기 대변인이 대통령 경호원들에 의해 입을 틀어 막히고 행사장 밖으로 끌어내는 일이 벌어졌다"며, "신민기 대변인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현 정부가 삭감한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복원하라고 항의했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현장에 있었던 대통령 경호원들은 졸업 학위복을 입고 위장해 있다가 신 대변인을 현장에서 끌어냈다"라며, "유신정권 프락치를 연상케 하는 현실에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의 경호원들이 국정운영을 제대로 하라며 쓴 소리한 강성희 진보당 국회의원을 폭압적으로 제지한 데 이어, 또 다시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도대체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의지는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연이은 국민 재갈 물리기를 강력 규탄한다.윤석열 정권을 단죄하라는 국민의 거대한 목소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규탄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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