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3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실질소득.. 전년比 0.5%↑ “이전소득 영향”
물가 등 고려.. 근로·사업소득은 ‘마이너스’
서민층, 지갑 닫아 ↔ 상위 20% 지출 늘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502만 원을 벌고 381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모 급여’ 등 정책 효과로 인해 가계 소득이 1년 전보다 늘어나긴 했지만, 나간 돈이 더 많았습니다.
게다가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실질 소득’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나타나, 지출이 더 늘어 가계는 적자 재정을 꾸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소득 수준에 따른 격차는 더 커졌습니다.
고물가·고금리 여파에 저소득층 가구는 아껴쓴다고 아껴써도 세금이며 이자 비용 등에 허덕이면서 매월 30만 원 가까운 마이너스 가계에 부대끼는 반면, 소득 상위 20% 가구는 오히려 소비 지출 폭이 크게 늘어나는 양극화 양상을 보였습니다.
■ ‘부모 급여’ 등 지급.. 소득, 전년比 3.9%↑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은 502만 4,000원으로 전년(483만 4,000원)보다 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득 항목별로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은 316만 7,000원으로 1년 전보다 1.5% 증가했고 사업소득은 1.6% 늘어난 103만 5,0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재산소득은 전년(3만 5,000원)보다 늘어난 5만 2,000원이었습니다.
이같은 소득 증가세는 정부에서 지급하는 이전소득이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전소득은 67만 1,000원으로 1년 전보다 17.7% 증가했습니다.
부모 급여 등 자녀 양육 관련 지원금이 늘어난 결과라는 것이 정부 측 설명입니다.
통계청은 지난해 4분기, 공적 이전 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명목소득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소비 지출 5.1%↑… 소득 증가율보다 더 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0.5%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이 가운데 실질 근로소득은 1.9% 감소하면서 2022년 3분기(-0.4%) 이후 5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또 실질 사업소득도 1.7% 줄며 5분기째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실질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모두 감소한 것은 코로나 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1분기 이후 11분기 만입니다.
또한 4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381만 3,000원으로 1년 전보다 5.2%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소비지출이 283만 3,000원으로 5.1% 늘었습니다.
소비 지출 증가율은 소득 증가율(3.9%)보다 더 컸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2022년 3분기 이후 6분기, 1년 반째 소득 증가율을 앞서는 실정입니다. 소득보다 지출이 더 크게 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물가를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 역시 1.6% 증가했습니다.
월세 등 ‘실제 주거비’가 늘면서 소비지출 증가세를 이끄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월세를 포함한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32만 4,000원으로 1년 전보다 0.5%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월세 등 실제거주비가 11만 1,000원으로 1만 2,300원(12.3%), 도시가스 등 주거용 연료비도 8.2% 늘었습니다.
반면 통신(-4.3%), 주류·담배(-2.8%) 등은 지출이 전년보다 줄었습니다.
해외여행 등이 증가하면서 오락·문화 부분의 지출이 19만 4,000원으로 1년 전보다 12.3% 늘었습니다. 지난해 겨울 독감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보건 지출도 9.2% 늘었습니다.
■ 1분위 지출 1.%↓.. “저소득층만 씀씀이 줄여”
소득 분위별 지출을 보면 가장 소득이 낮은 1분위에서만 유일하게 지출이 1.6% 줄었습니다. 특히 1분위는 교육부분 지출이 지난해보다 52.4% 크게 감소했습니다. 주류·담배 등 지출이 11.4% 줄고, 주거·수도·광열 지출도 4.7%나 감소했습니다.
4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98만 원으로 전년 대비 5.6% 늘었습니다. 이자비용(20.0%), 사회보험료(6.5%) 등에서 증가한 반면 경상조세(-0.5%) 등이 감소했습니다.
소득 5분위별로 보면 상위 20%, 즉 5분위가 소비지출을 가장 많이 늘린 반면, 소득 하위 20% 즉 1분위에서 소비지출이 유일하게 감소했습니다.
즉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소득이 낮을 수록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소득이 높을 수록 지출이 많았다는 얘기로 해석됩니다.
또 소득은 분위별로 고른 증가세를 보였지만 5분위는 오히려 재산소득이 172% 급증했습니다.
고금리로 인해 이자 소득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7만 8,000원으로 전년보다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근로소득(1.6%)과 이전소득(9.0%)은 증가했지만, 사업소득(-7.4%)과 재산소득(-5.2%)은 감소했습니다.
처분 가능 소득 또한 99만 1,000원으로 전년보다 4.0% 늘었습니다.
이처럼 소득과 소비 여력은 늘었는데, 실제 소비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1분위 가구의 가계지출은 147만 원으로 전년보다 0.5% 감소했습니다.
1분위의 비소비지출(이자비용, 사회보험료, 조세 등)은 7.4% 늘고, 소비지출이 –1.6% 감소했습니다. 소비지출을 품목별로 보면 교육 지출이 52.4% 감소하면서 가장 많이 줄고, 가정용품·가사서비스(-14.6%)와 주류·담배(-11.4%) 등도 큰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
전체 소득분위 중 4분기 가계지출이 감소한 분위는 1분위가 유일했고, 소비지출이 감소한 것도 1분위 뿐이었습니다.
평균 소비성향 또한 129.4%로 전년 동기보다 7.3%포인트(p) 줄었습니다.
1분위 가구는 월평균 29만 1,000원, 거의 30만 원에 육박하는 적자살림을 했습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적자액은 29.4%를 기록했습니다.
■ 저·고소득층, 소득 격차 5.53→5.30배.. “분배 개선”
반면 고소득 가구인 5분위 가구의 4분기 월평균 소득은 1,080만 4,000원으로 전년 대비 3.6% 늘었습니다. 공적 이전이 전년보다 무려 55.3%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지난해 새로 도입된 부모 급여 등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가계지출은 721만 7,000원으로 전년보다 8.0% 늘어 모든 분위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오락·문화 지출이 23.1% 증가했고 주거·수도 광열(20.8%), 가정용품·가사서비스(17.4%)의 지출 증가 폭도 컸습니다.
처분가능소득은 849만 8,000원으로 전년보다 2.5% 늘고 평균소비성향은 57.8%로 2.9%p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1분위 처분 가능 소득이 5분위 처분 가능 소득보다 큰 폭으로 늘어, 분배 지표는 소폭 개선된 것으로 봤습니다. 4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30배로 1년 전(5.55배)보다 축소됐습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을 가구원 수로 나눈 후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의 몇 배인지를 보는 지표입니다. 통상 배율이 작아진다는 것은 빈부 격차가 줄어든다는 것으로 분배의 개선을 의미합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질소득.. 전년比 0.5%↑ “이전소득 영향”
물가 등 고려.. 근로·사업소득은 ‘마이너스’
서민층, 지갑 닫아 ↔ 상위 20% 지출 늘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502만 원을 벌고 381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모 급여’ 등 정책 효과로 인해 가계 소득이 1년 전보다 늘어나긴 했지만, 나간 돈이 더 많았습니다.
게다가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실질 소득’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나타나, 지출이 더 늘어 가계는 적자 재정을 꾸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소득 수준에 따른 격차는 더 커졌습니다.
고물가·고금리 여파에 저소득층 가구는 아껴쓴다고 아껴써도 세금이며 이자 비용 등에 허덕이면서 매월 30만 원 가까운 마이너스 가계에 부대끼는 반면, 소득 상위 20% 가구는 오히려 소비 지출 폭이 크게 늘어나는 양극화 양상을 보였습니다.
■ ‘부모 급여’ 등 지급.. 소득, 전년比 3.9%↑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은 502만 4,000원으로 전년(483만 4,000원)보다 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 제공
소득 항목별로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은 316만 7,000원으로 1년 전보다 1.5% 증가했고 사업소득은 1.6% 늘어난 103만 5,0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재산소득은 전년(3만 5,000원)보다 늘어난 5만 2,000원이었습니다.
이같은 소득 증가세는 정부에서 지급하는 이전소득이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전소득은 67만 1,000원으로 1년 전보다 17.7% 증가했습니다.
부모 급여 등 자녀 양육 관련 지원금이 늘어난 결과라는 것이 정부 측 설명입니다.
통계청은 지난해 4분기, 공적 이전 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명목소득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소비 지출 5.1%↑… 소득 증가율보다 더 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0.5%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이 가운데 실질 근로소득은 1.9% 감소하면서 2022년 3분기(-0.4%) 이후 5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또 실질 사업소득도 1.7% 줄며 5분기째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실질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모두 감소한 것은 코로나 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1분기 이후 11분기 만입니다.
통계청 제공
또한 4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381만 3,000원으로 1년 전보다 5.2%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소비지출이 283만 3,000원으로 5.1% 늘었습니다.
소비 지출 증가율은 소득 증가율(3.9%)보다 더 컸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2022년 3분기 이후 6분기, 1년 반째 소득 증가율을 앞서는 실정입니다. 소득보다 지출이 더 크게 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물가를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 역시 1.6% 증가했습니다.
월세 등 ‘실제 주거비’가 늘면서 소비지출 증가세를 이끄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월세를 포함한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32만 4,000원으로 1년 전보다 0.5%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월세 등 실제거주비가 11만 1,000원으로 1만 2,300원(12.3%), 도시가스 등 주거용 연료비도 8.2% 늘었습니다.
반면 통신(-4.3%), 주류·담배(-2.8%) 등은 지출이 전년보다 줄었습니다.
해외여행 등이 증가하면서 오락·문화 부분의 지출이 19만 4,000원으로 1년 전보다 12.3% 늘었습니다. 지난해 겨울 독감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보건 지출도 9.2% 늘었습니다.
■ 1분위 지출 1.%↓.. “저소득층만 씀씀이 줄여”
소득 분위별 지출을 보면 가장 소득이 낮은 1분위에서만 유일하게 지출이 1.6% 줄었습니다. 특히 1분위는 교육부분 지출이 지난해보다 52.4% 크게 감소했습니다. 주류·담배 등 지출이 11.4% 줄고, 주거·수도·광열 지출도 4.7%나 감소했습니다.
4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98만 원으로 전년 대비 5.6% 늘었습니다. 이자비용(20.0%), 사회보험료(6.5%) 등에서 증가한 반면 경상조세(-0.5%) 등이 감소했습니다.
통계청 제공
소득 5분위별로 보면 상위 20%, 즉 5분위가 소비지출을 가장 많이 늘린 반면, 소득 하위 20% 즉 1분위에서 소비지출이 유일하게 감소했습니다.
즉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소득이 낮을 수록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소득이 높을 수록 지출이 많았다는 얘기로 해석됩니다.
또 소득은 분위별로 고른 증가세를 보였지만 5분위는 오히려 재산소득이 172% 급증했습니다.
고금리로 인해 이자 소득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7만 8,000원으로 전년보다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근로소득(1.6%)과 이전소득(9.0%)은 증가했지만, 사업소득(-7.4%)과 재산소득(-5.2%)은 감소했습니다.
처분 가능 소득 또한 99만 1,000원으로 전년보다 4.0% 늘었습니다.
이처럼 소득과 소비 여력은 늘었는데, 실제 소비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1분위 가구의 가계지출은 147만 원으로 전년보다 0.5% 감소했습니다.
1분위의 비소비지출(이자비용, 사회보험료, 조세 등)은 7.4% 늘고, 소비지출이 –1.6% 감소했습니다. 소비지출을 품목별로 보면 교육 지출이 52.4% 감소하면서 가장 많이 줄고, 가정용품·가사서비스(-14.6%)와 주류·담배(-11.4%) 등도 큰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
전체 소득분위 중 4분기 가계지출이 감소한 분위는 1분위가 유일했고, 소비지출이 감소한 것도 1분위 뿐이었습니다.
평균 소비성향 또한 129.4%로 전년 동기보다 7.3%포인트(p) 줄었습니다.
1분위 가구는 월평균 29만 1,000원, 거의 30만 원에 육박하는 적자살림을 했습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적자액은 29.4%를 기록했습니다.
■ 저·고소득층, 소득 격차 5.53→5.30배.. “분배 개선”
반면 고소득 가구인 5분위 가구의 4분기 월평균 소득은 1,080만 4,000원으로 전년 대비 3.6% 늘었습니다. 공적 이전이 전년보다 무려 55.3%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지난해 새로 도입된 부모 급여 등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가계지출은 721만 7,000원으로 전년보다 8.0% 늘어 모든 분위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오락·문화 지출이 23.1% 증가했고 주거·수도 광열(20.8%), 가정용품·가사서비스(17.4%)의 지출 증가 폭도 컸습니다.
처분가능소득은 849만 8,000원으로 전년보다 2.5% 늘고 평균소비성향은 57.8%로 2.9%p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1분위 처분 가능 소득이 5분위 처분 가능 소득보다 큰 폭으로 늘어, 분배 지표는 소폭 개선된 것으로 봤습니다. 4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30배로 1년 전(5.55배)보다 축소됐습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을 가구원 수로 나눈 후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의 몇 배인지를 보는 지표입니다. 통상 배율이 작아진다는 것은 빈부 격차가 줄어든다는 것으로 분배의 개선을 의미합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