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과일값 상승률.. 32년 만 최고 기록
연쇄적 가격 상승 “폭우·탄저병 등 여파”
사과 등 가격 부담→ 귤·토마토 대체 선택
신선류 수요 증가↔검역, 과일 수입 제한
국제 유가 오름세 계속.. 물가 상승 ‘변수’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는 사과와 배 등 과일 가격 상승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관측입니다.
지난해 생산이 급감한 영향이 가을 수확철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검역 문제로 인해 해외 수입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국제 유가 상승까지 겹쳐 체감물가도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입니다.
정작 600억 원을 투입해 가계의 먹거리 체감 수위를 낮추겠다는 정부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더할지 추이가 불투명해 보입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에서 사과와 배 등 18개 과일류의 가격 흐름을 나타내는 신선과실 가격은 1년 전보다 41.2% 올라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품목별로 지난달 사과 가격은 1년 전보다 71.0%나 올랐습니다. 3월 들어서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실정입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사과(후지·10개)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5일 기준 2만 9,698원으로, 1년 전(2만 2,714원)에 비해 30.7% 크게 올랐습니다.
과일 가격 상승은 지난해 지속된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게 주 요인으로 꼽힙니다.
봄철 저온 피해(냉해와 서리 등)로 착과(열매가 달리는 것)가 부실했고, 여름 집중호우와 고온으로 과수원 유실과 낙과 발생이 늘었습니다.
악천후와 탄저병으로 인한 공급 감소가 이어지면서 더욱 생산량 김소를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사과의 경우 지난해 생산량은 전년 56만 6,000톤에서 30% 감소한 39만 4,000톤(t)에 그쳤습니다.
사과를 제외한 감귤, 복숭아, 포도, 배, 단감 등 주요 과일 생산량도 사정은 비슷해 배 생산량은 전년 대비 27% 줄고 복숭아15%, 단감은 32% 각각 감소했습니다.
사과 값이 반년 넘게 크게 오르며 대체재로 부상한 다른 과일 값까지 연쇄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같은 기간 귤은 78.1%, 배 61.1%, 토마토 56.3%, 딸기는 23.3% 가격이 올랐을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입 대체가 쉬운 것도 아닙니다. 정부는 동식물 위생·검역 조치(SPS)에 따라 사과와 배는 수입 금지 품목으로 지정해놓고 있습니다.
사과 수입을 위해선 접수·착수통보·예비위험평가부터 최종 고시까지 8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또 검역 문턱을 낮추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정부는 과실파리 등 해충의 국내 유입 우려를 이유로 우선적으로 “과학적 절차에 따라 검역을 진행 중”이란 입장에, 농림축산식품부도 검역 완화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당분간 사과 수입을 통한 물량 확대 가능성은 없습니다.
실제 가격이 치솟은 농산물 중 국내에서 검역을 이유로 수입되지 않은 품목이 상당수로 사과·배·복숭아·수박·대추·오이·고추 등 8개 작물이 검역 문제로 국내에 수입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생산량과 공급 감소, 수입 불가 등 제반 이유로 인해 과일 가격은 적어도 올 가을 수확철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불안한 유가 흐름도 맞물렸습니다. 올초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속 우상향 흐름입니다.
물가 집계 때 가중치가 큰 석유류 하락 폭만 해도 전월(-5.0%)보다 축소돼 2월 1.5%에 그쳤습니다. 기여도는 -0.21%포인트(p)에서 -0.06%p 줄어 전체 물가 상승을 유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정부는 3·4월 할인 지원 등에 모두 600억 원을 투입해 최대 4~50% 가격인하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 농림축산식품부의 경우 이번 달부터 다음 달까지 납품 단가 인하 지원과 할인 지원 사업을 확대해 소비자 체감 물가를 직접적으로 낮출 계획으로 농축산물 납품단가 인하 204억 원, 할인지원 230억 원 등 모두 434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오렌지와 바나나 등 대체 과일 수입을 늘리고 만다린·두리안·파인애플주스 등은 추가 관세를 인하할 방침입니다.
이에 대해 농민단체 등 반발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과일 물가를 낮춘다며 대책을 내놨지만 국내 과일 대체재 관계인 수입 과일 물량만 늘리면 결국 국내 과일 가격 하락이 자명하다는 주장입니다.
때문에 ‘할인 지원’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농가들의 자생력 강화 방안과 함께, 소비자들에 가격 부담을 전가하는 왜곡된 유통구조 개선, 사전 수급 전략 등이 시급하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쇄적 가격 상승 “폭우·탄저병 등 여파”
사과 등 가격 부담→ 귤·토마토 대체 선택
신선류 수요 증가↔검역, 과일 수입 제한
국제 유가 오름세 계속.. 물가 상승 ‘변수’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는 사과와 배 등 과일 가격 상승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관측입니다.
지난해 생산이 급감한 영향이 가을 수확철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검역 문제로 인해 해외 수입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국제 유가 상승까지 겹쳐 체감물가도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입니다.
정작 600억 원을 투입해 가계의 먹거리 체감 수위를 낮추겠다는 정부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더할지 추이가 불투명해 보입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에서 사과와 배 등 18개 과일류의 가격 흐름을 나타내는 신선과실 가격은 1년 전보다 41.2% 올라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품목별로 지난달 사과 가격은 1년 전보다 71.0%나 올랐습니다. 3월 들어서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실정입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사과(후지·10개)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5일 기준 2만 9,698원으로, 1년 전(2만 2,714원)에 비해 30.7% 크게 올랐습니다.
과일 가격 상승은 지난해 지속된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게 주 요인으로 꼽힙니다.
봄철 저온 피해(냉해와 서리 등)로 착과(열매가 달리는 것)가 부실했고, 여름 집중호우와 고온으로 과수원 유실과 낙과 발생이 늘었습니다.
악천후와 탄저병으로 인한 공급 감소가 이어지면서 더욱 생산량 김소를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사과의 경우 지난해 생산량은 전년 56만 6,000톤에서 30% 감소한 39만 4,000톤(t)에 그쳤습니다.
사과를 제외한 감귤, 복숭아, 포도, 배, 단감 등 주요 과일 생산량도 사정은 비슷해 배 생산량은 전년 대비 27% 줄고 복숭아15%, 단감은 32% 각각 감소했습니다.
사과 값이 반년 넘게 크게 오르며 대체재로 부상한 다른 과일 값까지 연쇄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같은 기간 귤은 78.1%, 배 61.1%, 토마토 56.3%, 딸기는 23.3% 가격이 올랐을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입 대체가 쉬운 것도 아닙니다. 정부는 동식물 위생·검역 조치(SPS)에 따라 사과와 배는 수입 금지 품목으로 지정해놓고 있습니다.
사과 수입을 위해선 접수·착수통보·예비위험평가부터 최종 고시까지 8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또 검역 문턱을 낮추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정부는 과실파리 등 해충의 국내 유입 우려를 이유로 우선적으로 “과학적 절차에 따라 검역을 진행 중”이란 입장에, 농림축산식품부도 검역 완화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당분간 사과 수입을 통한 물량 확대 가능성은 없습니다.
실제 가격이 치솟은 농산물 중 국내에서 검역을 이유로 수입되지 않은 품목이 상당수로 사과·배·복숭아·수박·대추·오이·고추 등 8개 작물이 검역 문제로 국내에 수입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생산량과 공급 감소, 수입 불가 등 제반 이유로 인해 과일 가격은 적어도 올 가을 수확철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불안한 유가 흐름도 맞물렸습니다. 올초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속 우상향 흐름입니다.
물가 집계 때 가중치가 큰 석유류 하락 폭만 해도 전월(-5.0%)보다 축소돼 2월 1.5%에 그쳤습니다. 기여도는 -0.21%포인트(p)에서 -0.06%p 줄어 전체 물가 상승을 유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정부는 3·4월 할인 지원 등에 모두 600억 원을 투입해 최대 4~50% 가격인하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 농림축산식품부의 경우 이번 달부터 다음 달까지 납품 단가 인하 지원과 할인 지원 사업을 확대해 소비자 체감 물가를 직접적으로 낮출 계획으로 농축산물 납품단가 인하 204억 원, 할인지원 230억 원 등 모두 434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오렌지와 바나나 등 대체 과일 수입을 늘리고 만다린·두리안·파인애플주스 등은 추가 관세를 인하할 방침입니다.
이에 대해 농민단체 등 반발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과일 물가를 낮춘다며 대책을 내놨지만 국내 과일 대체재 관계인 수입 과일 물량만 늘리면 결국 국내 과일 가격 하락이 자명하다는 주장입니다.
때문에 ‘할인 지원’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농가들의 자생력 강화 방안과 함께, 소비자들에 가격 부담을 전가하는 왜곡된 유통구조 개선, 사전 수급 전략 등이 시급하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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