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만 되면 하교 전쟁
차 놓치면 1시간 기다려야
증차 쉽지 않아.. 불편 지속
“끝나자마자 뛰어야 돼요. 그래야 버스를 그나마 빨리 탈 수 있거든요.”
“집 가는 버스 타는데 1시간은 기다려요. 진작 알았으면 이 학교 안 왔죠.”
지난 19일 오후 4시쯤 제주시 신성여자중학교 앞. 수업이 끝나 한숨 돌릴 만한 시간인데도 책가방을 멘 학생들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신호등도 없는 횡단보도를 뛰어 건너 향한 곳. 버스정류장입니다. 사고 걱정에 교통지도에 나선 교사들은 조심 또 조심하라고 당부했습니다.
뒤이어 나온 학생들도 다급한 모습이었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줄은 약 5분 만에 순식간에 길어져 100m를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한가롭게 집에 가고 싶어도 신성여중·여고 학생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학생들이 매일같이 뛰어야하는 속사정이 있습니다.
약 30분 간격의 버스 배차와 인근 고등학교 하교 시간까지 겹치며 뛰지 않으면 버스를 못 타 오래 기다려야하기 때문입니다.
신성여중에 다니는 A 양은 “(안 뛰면) 최소 30분 대기다. 오는 버스를 아무거나 일단 타고 중앙로 쪽으로 간다”며 정류장에 도착해 숨을 헐떡였습니다.
신성여고 재학생 B 양은 “비슷한 시간 끝나는 중앙고에서 일찌감치 버스가 꽉 차니까, 여기 왔을 땐 만원 상태로 그냥 지나갈 때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집 가는 길이 오래 걸리다 보니 학교 측이 하교 시간만이라도 버스를 더 늘려 달라고 제주자치도에 요청했지만 개선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신성여중·여고 학생들은 보통 400번대 버스를 타고 중앙로 등 시내권으로 이동해 집, 학원으로 가거나 환승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버스가 중앙고 정류장에서 오는 노선입니다. 버스를 증차한다고 해도 선행 정류장인 중앙고 학생들이 먼저 탈 수밖에 없는 흐름이죠.
결국 중앙고 학생들이 다 빠지고 나서야 신성여중·여고 학생들이 여유롭게 버스를 탄다는 건데, 이런 증차는 실효성이 없다는 게 제주자치도 설명입니다.
우여곡절 끝 대안으로 하교 시간인 오후 3~6시 사이 20분 간격으로 신성여중·여고에서 아라초 인근까지 하루 6차례 운행하는 491번 순환버스가 투입됐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놓치면 다음 순환버스까지 40분을 기다려야 하고, 400번대 버스가 온다고 해도 중앙고 학생들이 타 있다면 기다릴 수밖에 없는 셈이죠.
신성여중·여고에서 방과 후 활동이 시작되고,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학생들이 분산돼 그나마 숨통이 트일 줄 알았지만 그렇지도 않다고 합니다.
신성여고 관계자는 “노선버스 증차가 어렵다고 하니 아라초 쪽으로 가는 순환버스만이라도 몇 대 확충했으면 한다. 아이들의 불편이 너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하교 시간 대 버스 증차 민원은 신성여중·여고뿐만이 아니다 보니 증차나 순환버스 확대는 단기간 내 이뤄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버스 증차 민원은 한두 곳이 아닐뿐더러 특히 하교 시간은 학년, 학교별로 다르다 보니 증차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 때문에 신성여중·여고에서 아라초 인근까지 가는 순환버스를 투입한 건데 이 순환버스를 더 확대하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차 놓치면 1시간 기다려야
증차 쉽지 않아.. 불편 지속
수업이 끝나고 버스를 타기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 (사진, 시청자 제공)
“끝나자마자 뛰어야 돼요. 그래야 버스를 그나마 빨리 탈 수 있거든요.”
“집 가는 버스 타는데 1시간은 기다려요. 진작 알았으면 이 학교 안 왔죠.”
지난 19일 오후 4시쯤 제주시 신성여자중학교 앞. 수업이 끝나 한숨 돌릴 만한 시간인데도 책가방을 멘 학생들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신호등도 없는 횡단보도를 뛰어 건너 향한 곳. 버스정류장입니다. 사고 걱정에 교통지도에 나선 교사들은 조심 또 조심하라고 당부했습니다.
뒤이어 나온 학생들도 다급한 모습이었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줄은 약 5분 만에 순식간에 길어져 100m를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한가롭게 집에 가고 싶어도 신성여중·여고 학생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학생들이 매일같이 뛰어야하는 속사정이 있습니다.
약 30분 간격의 버스 배차와 인근 고등학교 하교 시간까지 겹치며 뛰지 않으면 버스를 못 타 오래 기다려야하기 때문입니다.
신성여중에 다니는 A 양은 “(안 뛰면) 최소 30분 대기다. 오는 버스를 아무거나 일단 타고 중앙로 쪽으로 간다”며 정류장에 도착해 숨을 헐떡였습니다.
신성여고 재학생 B 양은 “비슷한 시간 끝나는 중앙고에서 일찌감치 버스가 꽉 차니까, 여기 왔을 땐 만원 상태로 그냥 지나갈 때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집 가는 길이 오래 걸리다 보니 학교 측이 하교 시간만이라도 버스를 더 늘려 달라고 제주자치도에 요청했지만 개선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신성여중·여고 학생들은 보통 400번대 버스를 타고 중앙로 등 시내권으로 이동해 집, 학원으로 가거나 환승합니다.
수업이 끝나고 버스를 타기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
그런데 대부분 버스가 중앙고 정류장에서 오는 노선입니다. 버스를 증차한다고 해도 선행 정류장인 중앙고 학생들이 먼저 탈 수밖에 없는 흐름이죠.
결국 중앙고 학생들이 다 빠지고 나서야 신성여중·여고 학생들이 여유롭게 버스를 탄다는 건데, 이런 증차는 실효성이 없다는 게 제주자치도 설명입니다.
우여곡절 끝 대안으로 하교 시간인 오후 3~6시 사이 20분 간격으로 신성여중·여고에서 아라초 인근까지 하루 6차례 운행하는 491번 순환버스가 투입됐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놓치면 다음 순환버스까지 40분을 기다려야 하고, 400번대 버스가 온다고 해도 중앙고 학생들이 타 있다면 기다릴 수밖에 없는 셈이죠.
신성여중·여고에서 방과 후 활동이 시작되고,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학생들이 분산돼 그나마 숨통이 트일 줄 알았지만 그렇지도 않다고 합니다.
신성여고 관계자는 “노선버스 증차가 어렵다고 하니 아라초 쪽으로 가는 순환버스만이라도 몇 대 확충했으면 한다. 아이들의 불편이 너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하교 시간 대 버스 증차 민원은 신성여중·여고뿐만이 아니다 보니 증차나 순환버스 확대는 단기간 내 이뤄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버스 증차 민원은 한두 곳이 아닐뿐더러 특히 하교 시간은 학년, 학교별로 다르다 보니 증차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 때문에 신성여중·여고에서 아라초 인근까지 가는 순환버스를 투입한 건데 이 순환버스를 더 확대하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버스를 타기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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