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식당서 밝힌 사연 재조명
식당 측 "여전히 노키즈존 유지"
제주도의 한 식당이 밝힌 '노키즈존' 전환 사유가 뒤늦게 온라인에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26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제주의 한 식당이 노키즈존으로 바뀌게 된 이유' 등의 제목으로 관련 글이 다수 게재됐습니다. 이는 2022년 1월 25일자로 식당 측이 공식적으로 밝힌 '노키즈존' 전환 사유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이 식당은 지난 2016년 문을 열고 영업을 해오다 2021년 5월부터 노키즈존으로 전환해 14세 이상 고객만 받고 있습니다. 대표 메뉴는 매콤한 양념의 우럭튀김을 포함된 정식입니다.
식당 측은 해당 글에서 노키즈존 운영에 대해 "부모님들께 괜한 불편한 마음을 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부득이 노키즈존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던 여러 사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먼저 "대표메뉴 우럭정식은 생양파 양념이라 간혹 매울 수도 있는 점, 아이들의 관점에서 매운 음식이라는 빨간 양념 비주얼에 부모님들께서 '아이들 먹일 수 있도록 양파를 익혀서 소스를 다시 만들어주시라', '빨갛게 보이지 않도록 간장으로만 소스를 다시 만들어 부어주시라'는 요청이 많다"고 했습니다. 이어 "현재 우럭정식양념은 미리 제조, 숙성과정을 거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튀긴 생선요리라서 잔가시까지 씹어 드실 수 있으나 간혹 굵은 가시가 씹힐 경우 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다"며 "그로 인한 사안으로 아이가 먹어도 될 정도의 튀김 정도를 강요한다. 그로 인한 사고 발생 시 컴플레인은 저희의 몫"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아울러 "식사와 함께 제공되는 국은 매일매일 바뀐다"며 아이들을 위해 간이 덜 세게, 덜 짜게, 덜 맵게, 더 나아가 '본인 아이를 위한 레시피로 국을 다시 끓여서 달라'는 무리한 요구사항도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매일 바뀌는 8가지 반찬 중 아이에게 먹일 만한 반찬이 없으므로 메뉴에도 없는 계란프라이, 계란말이, 조미김, 생김 등을 많은 요청에 구비 중이었으나 가게 운영상 무제한으로 제공돼야 하는 점에 부담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외에도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의 편한 식사를 위해 다른 고객의 의견 존중 없이 키즈채널 고정을 요구하거나, 뜨거운 음식이 오가는 와중에 아이들을 방치하는 등의 이유를 들었습니다.
식당 측은 "1,000자 내외로 밖에 쓰지 못해 이 외에도 노키즈존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부득이한 방침에 저희로서도 너무너무 힘이 든다"며 양해를 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손자, 손녀를 두고 있고 아이를 너무도 좋아하는 저희로서도 향후 노키즈존을 언제 끝낼 수 있을지 항상 고민 중에 있다"고 했습니다.
해당 식당 측은 오늘(26일) JIBS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노키즈존 운영을 유지 중"이라며 전환 이후 앞서 언급됐던 어려움은 없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글과 관련해 온라인에선 식당 측의 심정이 이해된다는 공감 글들이 쏟아졌습니다. '어른들만 먹을 수 있는 음식 같은데 굳이 아이를 데려가나', '메뉴에 없는 주문하지 말고 애들이 먹을 수 있는 식당에서 먹어야', '노개념부모가 노키즈존을 만든다', '본인 아이만 귀한가' 등의 글이 달렸습니다.
한편, 지난해 2월 제주에서 열린 '노키즈존' 정책 관련 토론회에서 나온 발표 내용에 따르면, 제주지역 노키즈존 운영 업소는 모두 78곳으로, 경기도(80곳)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제주는 인구 10만 명당 11.56곳의 노키즈존이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나, 인구 대비 두 번째로 노키즈존이 많은 경북(1.89)과 비교해 6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프랑스 유력 매체 르몽드는 지난 2월 한국의 노키즈 문화에 대해 비판적 시각의 기사를 게재하면서 제주 관련 내용이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기사는 '노키즈존'이 특정 계층을 배제하는 '낙인 찍기' 움직임의 일부라는 주장과 함께 저출생과도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르몽드는 또 기사에서 "책임과 차별의 딜레마에 직면한 일부 식당들이 '노키즈존' 대신 '노 배드 레어런츠존(NO BAD PARENTS ZONE)'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라거나 "서울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선 '키즈오케이존'을 시작했다"는 내용을 싣기도 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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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측 "여전히 노키즈존 유지"
해당 식당에 게시된 '노키즈존' 안내판
제주도의 한 식당이 밝힌 '노키즈존' 전환 사유가 뒤늦게 온라인에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26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제주의 한 식당이 노키즈존으로 바뀌게 된 이유' 등의 제목으로 관련 글이 다수 게재됐습니다. 이는 2022년 1월 25일자로 식당 측이 공식적으로 밝힌 '노키즈존' 전환 사유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이 식당은 지난 2016년 문을 열고 영업을 해오다 2021년 5월부터 노키즈존으로 전환해 14세 이상 고객만 받고 있습니다. 대표 메뉴는 매콤한 양념의 우럭튀김을 포함된 정식입니다.
식당 측은 해당 글에서 노키즈존 운영에 대해 "부모님들께 괜한 불편한 마음을 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부득이 노키즈존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던 여러 사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먼저 "대표메뉴 우럭정식은 생양파 양념이라 간혹 매울 수도 있는 점, 아이들의 관점에서 매운 음식이라는 빨간 양념 비주얼에 부모님들께서 '아이들 먹일 수 있도록 양파를 익혀서 소스를 다시 만들어주시라', '빨갛게 보이지 않도록 간장으로만 소스를 다시 만들어 부어주시라'는 요청이 많다"고 했습니다. 이어 "현재 우럭정식양념은 미리 제조, 숙성과정을 거친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식당의 대표 메뉴 우럭튀김
또한 "튀긴 생선요리라서 잔가시까지 씹어 드실 수 있으나 간혹 굵은 가시가 씹힐 경우 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다"며 "그로 인한 사안으로 아이가 먹어도 될 정도의 튀김 정도를 강요한다. 그로 인한 사고 발생 시 컴플레인은 저희의 몫"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아울러 "식사와 함께 제공되는 국은 매일매일 바뀐다"며 아이들을 위해 간이 덜 세게, 덜 짜게, 덜 맵게, 더 나아가 '본인 아이를 위한 레시피로 국을 다시 끓여서 달라'는 무리한 요구사항도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매일 바뀌는 8가지 반찬 중 아이에게 먹일 만한 반찬이 없으므로 메뉴에도 없는 계란프라이, 계란말이, 조미김, 생김 등을 많은 요청에 구비 중이었으나 가게 운영상 무제한으로 제공돼야 하는 점에 부담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외에도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의 편한 식사를 위해 다른 고객의 의견 존중 없이 키즈채널 고정을 요구하거나, 뜨거운 음식이 오가는 와중에 아이들을 방치하는 등의 이유를 들었습니다.
식당 측은 "1,000자 내외로 밖에 쓰지 못해 이 외에도 노키즈존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부득이한 방침에 저희로서도 너무너무 힘이 든다"며 양해를 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손자, 손녀를 두고 있고 아이를 너무도 좋아하는 저희로서도 향후 노키즈존을 언제 끝낼 수 있을지 항상 고민 중에 있다"고 했습니다.
해당 식당 측은 오늘(26일) JIBS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노키즈존 운영을 유지 중"이라며 전환 이후 앞서 언급됐던 어려움은 없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글과 관련해 온라인에선 식당 측의 심정이 이해된다는 공감 글들이 쏟아졌습니다. '어른들만 먹을 수 있는 음식 같은데 굳이 아이를 데려가나', '메뉴에 없는 주문하지 말고 애들이 먹을 수 있는 식당에서 먹어야', '노개념부모가 노키즈존을 만든다', '본인 아이만 귀한가' 등의 글이 달렸습니다.
한편, 지난해 2월 제주에서 열린 '노키즈존' 정책 관련 토론회에서 나온 발표 내용에 따르면, 제주지역 노키즈존 운영 업소는 모두 78곳으로, 경기도(80곳)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제주는 인구 10만 명당 11.56곳의 노키즈존이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나, 인구 대비 두 번째로 노키즈존이 많은 경북(1.89)과 비교해 6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프랑스 유력 매체 르몽드는 지난 2월 한국의 노키즈 문화에 대해 비판적 시각의 기사를 게재하면서 제주 관련 내용이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기사는 '노키즈존'이 특정 계층을 배제하는 '낙인 찍기' 움직임의 일부라는 주장과 함께 저출생과도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르몽드는 또 기사에서 "책임과 차별의 딜레마에 직면한 일부 식당들이 '노키즈존' 대신 '노 배드 레어런츠존(NO BAD PARENTS ZONE)'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라거나 "서울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선 '키즈오케이존'을 시작했다"는 내용을 싣기도 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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