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비 패턴 등 변화, 면세점 매출↓
크루즈 늘었지만.. 체험·합리적 소비↑
개별소비 줄어.. 소비 진작 등 ‘한계’
국제선 19개 증가.. 코로나 이전 절반
신규 취항.. “기존 노선 접어 효과↓”
# 최근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이 30만 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에 일부 관광시장엔 호재 분위기가 달아오른 모습입니다.
3개월 내리 입도 외국인이 10만 명을 넘어서는 기록적인 행렬에 더해, 국제선까지 늘어 혹 ‘정상화가 빨라지나’ 기대감을 가져보지만 ‘아직 멀었다’는 시각 역시 팽팽하게 맞서는 현실입니다.
사실 겉으로 보여지는 것만큼, 중국 등 외국 관광객들의 씀씀이가 살아나고 있지 않다는게 가장 변수로 꼽힙니다.
중국 관광객만 해도, 이미 코로나 19 이전 시기를 웃돌 정도로 방문 규모가 늘었지만 좀처럼 쓰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엔 달라진 여행 트렌드와 소비패턴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중국내 경기 침체 등 대외적인 영향도 있지만 개별·자유여행 추세에 더한 맞춤형 소비패턴이 확산 양상인 것도 업계엔 고민거리로 떠올랐습니다.
유치 여건도 크게 나아진 게 없습니다.
항공사마다 일본이다 동남아, 멀게는 유럽 등 장거리 노선으로 국내선 기재를 죄다 빼가는 상황에 국제선마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는 탓입니다.
달라진 외국인 관광 트렌드, 현장 기대감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업계 성장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정책적인 인프라 수준을 짚어봤습니다.
② “단체보다 개인” 60만 원 쓰던게 17만 원, ‘뚝’
① 한 달 10만 명 돌파에도.. ‘성장점’ 한계, 왜?
■ 면세점 매출 ‘반짝’에서 반전.. 달라진 패턴, 소비는 ‘주춤’
최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4년 3월 지역경제보고서’에선 지난 1월 외국인 대상 면세점 매출이 지난해 4분기(10월~12월) 월평균 대비 26.5%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국내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 내국인 대상 지정면세점의 경우 매출이 줄었고, 외국인 대상 면세점은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이 늘면서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흐름은 2월로 접어들면서 바뀝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600억 원, 지난 1월 617억 원을 넘어서던 제주도내 외국인 관광객 대상 시내면세점 매출은 지난달(2월) 351억 원으로 거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입점객은 1월 6만 6,041명에서 2월 6만 6,244명으로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늘어난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매출이 이를 따라잡지 못한 셈입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대외적으로 중국 관광객 등 입점객이 늘고 구매도 늘었다고 해도 실제 구매단가가 뒤따르지 않는데서 이유를 찾고 있습니다.
관련해 윤남호 롯데면세점 제주점장은 “2월 들어 입점객이 많이 줄었고 실적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전년 대비 매출이 반 정도 감소했다”면서 “다이궁까지 다소 줄어든 상황이라,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물건을 대신 구입해주는 중국 보따리상인 다이궁(代工. 대리구매상, 보따리상)이 매장을 덜 찾은 것 역시도 어느 정도 실적 추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업계 내부에서 나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품 매출의 최대 40% 안팎까지 지급하던 송객 수수료율을 30% 초반까지 낮추자 다이궁들이 발길을 끊고 매출에 타격을 주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다이궁에 대한 송객 수수료 인하로 매출은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영업이익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졌다. 더 수수료율을 낮추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된 만큼, 수수료율 상한 등 제도화 고민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기존 명품보다 ‘가성비’와 유행에 부합된 ‘트렌디’한 상품을 찾는 소비패턴 변화도 면세점 매출에 변화를 미쳤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주 소비층이라 할 고객층은 젊어지는 추세로, 방한 주요 중국인 관광객이 ‘바링허우’(80後. 1980년대생)와 ‘지우링허우(90後. 90년대생)’, 나아가 2000년 이후 태어난 ‘링링허우’(00後)까지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이같은 변화를 이끌었다는 해석입니다.
이들을 중심으로 개별여행 트렌드로 방한시장이 재편되고, 기존 면세점 핵심 상품으로 자리 잡고 씀씀이를 일으켰던 고가 브랜드 이탈과 함께 이를 구매할 수요층 역시도 느슨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과거 방한 관광객들의 뷰티 제품 핵심 구매처가 면세점였던게 최근 시중 중저가숍 등으로 분산되자, 면세점 역시 명품이 떠난 자리에 관련 화장품과 캐릭터 인형 등을 들여놓는 등 고민을 서두르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고영준 신라면세점 제주 부점장은 “기존 명품 등 고가 브랜드가 나간 이후 공백이 커진 것과 더불어, 면세점을 찾는 고객층 자체가 많이 어려졌다”면서 “중국의 경우 MZ세대(주로1980년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와 싼커(개별관광객)들로 구성되면서 구매객단가 자체를 올리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들이 선호하는 인기품목과 가격대의 패션 브랜드 등 상품 배치와 브랜드 입점을 통해 변화하는 고객층에 대응하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 그래서, 2월 한 달 씀씀이 살펴봤더니.. 크루즈도 ‘뚝’
지난해 워낙 적은 수준의 관광객들 이른바 개별 관광객, 카지노 등의 VIP가 들어오면서 규모 있는 소비가 이뤄졌다고 한다면, 올들어선 개별과 함께 일부 단체가 들어오면서 소비가 이뤄졌고 양적으로 많아졌을 뿐 실질적인 씀씀이 자체가 늘지 않았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만 봐도 제주를 찾은 외국인 중에 중국 관광객은 8만 6,065명을 넘었습니다.
코로나 19 이전 2019년 1월(6만 1,889명)에 비해 증가 폭이 40%에 육박했을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그 이전 주춤했던 국제선이 발빠르게 회복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단됐던 크루즈를 통해대거 단체 등 관광객이 찾으면서 중국을 비롯해 외국 관광객 유입이 늘어난게 관광객 규모를 늘린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여기에서 나아가 씀씀이를 더하지 못한 것은 한계로 꼽힙니다.
지난달 중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따른 모객 어려움 등이 겹쳐 입항 취소가 이어졌고 올초 390척이 넘어서던 크루즈 예약은 이달 현재(25일) 기준 21개 선사 314척(제주항 145척. 강정항 169척)으로 줄어들긴 했습니다.
그래도 300척 넘게 찾으면서 앞으로도 많은 단체 방문이 예상됐습니다.
이같은 크루즈 기항을 통한 유커 수 회복으로 면세점 등 관련업계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작 뚜렷한 실적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은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제주행 크루즈의 경우 온전히 제주관광만 하는 코스가 있고 여러 기항지 중 1곳으로 ‘경유’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면서 “전자의 경우엔 제주에 머무는 시간이 하루 이상으로 길어 면세점 외에도 다양한 레저·관광 사업장 등에 지출과 소비가 생겨날 수 있지만, 단순히 기항지로 ‘스쳐 가는’ 경우 면세점 외에 특별한 파급효과 기대가 쉽지 않다”고 봤습니다.
더불어 “특히 크루즈 관광객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인들의 쇼핑이나 여행 패턴 역시 단체보다 개별로 바뀌고 쇼핑보다 체험, 합리적 소비로 변하는 추세라 역내 씀씀이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 ‘싹쓸이’ 에서 ‘선별적’ 쇼핑으로.. 씀씀이 3분의 1로
소비 패턴과 지출 추이에서 달라진 양상은 확인됩니다.
종전 ‘싹쓸이’ 쇼핑을 통해 ‘큰손’으로 불리던 유커의 소비 패턴이 선별적으로 바뀌면서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매입액)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제주도의 2024년 2월 주요 소비동향 분석 내 중국 관광객들의 카드 이용금액을 살펴본 결과, 중국 관광객의 전월 대비 카드이용금액(BC)이 뚜렷한 감소 추이를 드러냈습니다.
중국 관광객이 제주에서 소비한 2월 카드 이용금액의 경우, 전달 대비 66.43% 감소했고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76.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월 총 사용금액은 13억여 원으로, 전년 2억 8,000만 원보다 늘었지만 바로 전달(40억여 원)보다 감소했습니다.
이를 1인당 1일 평균 카드이용금액으로 환산하면 2월 이용금액은 17만 원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전달(50만 원)에 비해 64.91% 감소했습니다. 전년 동기(62만 원)에 비해선 71.66%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60만 원 넘게 지출하던게 17만 원으로 급감했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달라진 소비패턴은 업종에서도 드러나 면세점, 화장품 그리고 소매업, 중식 음식점업 등을 제외한 대다수 업종에서 전달에 비해서 이용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항공노선 왜 이래? 국제선 정말 늘었나.. “2019년 하계보다 줄어”
더구나 항공사들의 관심이 해외로 쏠려 국내노선은 계속 줄고, 늘어난다는 국제노선마저 현장 체감도가 높지 않은데서 어려움이 더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28일 제주도에 따르면, 여행수요가 증가하는 다음 달(4월) 국내 제주노선이 임시 증편되고 하계기간 제주직항 국제선 노선도 늘어날 예정입니다.
하계기간인 31일부터 10월 26일까지 제주직항 국제선 노선이 종전 14개에서 19개로 확대됩니다. 중국 다롄과 창사, 창춘, 하얼빈, 시안 노선이 추가됐습니다.
이날 국토교통부가 봄철 여행 수요에 대응해 무안-제주노선 재개 그리고 제주 국내선을 주 54회 임시 증편하고 제주노선 이용객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제주~김포 노선 주 22회, 제주~김해 노선 주 8회, 제주~청주 노선 주 24회 등 국내 제주노선이 54회 임시 증편됩니다.
하지만 이 수준이 과연 얼마나 현장 수요에 부합하는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적합한지에 대한 검토는 없습니다.
코로나 19 이전 2019년만 해도, 제주기점 국제선은 부정기 포함 35개에 이르러, 부정기를 빼도 26개 노선에 달했습니다.
여기에 비하면 이번 하계 노선 수준은 70% 정도인데다, 부정기를 포함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더구나 주당 운항 횟수도 크게 나아질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실제 신규 노선이 추가됐다고 하지만, 그만큼 기존 취항 노선이 빠지면서 효과를 담보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입니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성수기에 맞물려 하계 스케쥴이 시작되면 통상 항공편이 30% 정도 더 뜨는데, 이번 하계 스케쥴 시작 전날과 다음 날 주당 운항 편수에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라면서 “저비용 항공사들이 신규 취항한다고 하지만, 그만큼 기존 대형 국적사나 외국항공사가 취항하던 중국 대도시 노선 등을 빼면서 효과가 반감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세기 등 임시편을 투입하면서 버티다, 6월 이후는 돼야 어느 정도 공급난이 풀리지 않을까”하고 내다봤습니다.
국내선에서는 국내 9개 항공사가 제주 노선 12개, 김포∼김해 등 내륙 노선 8개 등 총 20개 노선에서 주 1,831회 운항합니다.
이 가운데 제주 노선이 1,534회로 8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국내선 임시 증편과 하계시즌 국제선 노선 요청을 국토부가 적극 반영한 만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제주경제 주요 인프라인 항공교통 노선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크루즈 늘었지만.. 체험·합리적 소비↑
개별소비 줄어.. 소비 진작 등 ‘한계’
국제선 19개 증가.. 코로나 이전 절반
신규 취항.. “기존 노선 접어 효과↓”
# 최근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이 30만 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에 일부 관광시장엔 호재 분위기가 달아오른 모습입니다.
3개월 내리 입도 외국인이 10만 명을 넘어서는 기록적인 행렬에 더해, 국제선까지 늘어 혹 ‘정상화가 빨라지나’ 기대감을 가져보지만 ‘아직 멀었다’는 시각 역시 팽팽하게 맞서는 현실입니다.
사실 겉으로 보여지는 것만큼, 중국 등 외국 관광객들의 씀씀이가 살아나고 있지 않다는게 가장 변수로 꼽힙니다.
중국 관광객만 해도, 이미 코로나 19 이전 시기를 웃돌 정도로 방문 규모가 늘었지만 좀처럼 쓰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엔 달라진 여행 트렌드와 소비패턴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중국내 경기 침체 등 대외적인 영향도 있지만 개별·자유여행 추세에 더한 맞춤형 소비패턴이 확산 양상인 것도 업계엔 고민거리로 떠올랐습니다.
유치 여건도 크게 나아진 게 없습니다.
항공사마다 일본이다 동남아, 멀게는 유럽 등 장거리 노선으로 국내선 기재를 죄다 빼가는 상황에 국제선마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는 탓입니다.
달라진 외국인 관광 트렌드, 현장 기대감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업계 성장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정책적인 인프라 수준을 짚어봤습니다.
② “단체보다 개인” 60만 원 쓰던게 17만 원, ‘뚝’
① 한 달 10만 명 돌파에도.. ‘성장점’ 한계, 왜?
■ 면세점 매출 ‘반짝’에서 반전.. 달라진 패턴, 소비는 ‘주춤’
최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4년 3월 지역경제보고서’에선 지난 1월 외국인 대상 면세점 매출이 지난해 4분기(10월~12월) 월평균 대비 26.5%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국내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 내국인 대상 지정면세점의 경우 매출이 줄었고, 외국인 대상 면세점은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이 늘면서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흐름은 2월로 접어들면서 바뀝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600억 원, 지난 1월 617억 원을 넘어서던 제주도내 외국인 관광객 대상 시내면세점 매출은 지난달(2월) 351억 원으로 거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입점객은 1월 6만 6,041명에서 2월 6만 6,244명으로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늘어난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매출이 이를 따라잡지 못한 셈입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대외적으로 중국 관광객 등 입점객이 늘고 구매도 늘었다고 해도 실제 구매단가가 뒤따르지 않는데서 이유를 찾고 있습니다.
관련해 윤남호 롯데면세점 제주점장은 “2월 들어 입점객이 많이 줄었고 실적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전년 대비 매출이 반 정도 감소했다”면서 “다이궁까지 다소 줄어든 상황이라,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물건을 대신 구입해주는 중국 보따리상인 다이궁(代工. 대리구매상, 보따리상)이 매장을 덜 찾은 것 역시도 어느 정도 실적 추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업계 내부에서 나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품 매출의 최대 40% 안팎까지 지급하던 송객 수수료율을 30% 초반까지 낮추자 다이궁들이 발길을 끊고 매출에 타격을 주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다이궁에 대한 송객 수수료 인하로 매출은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영업이익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졌다. 더 수수료율을 낮추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된 만큼, 수수료율 상한 등 제도화 고민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기존 명품보다 ‘가성비’와 유행에 부합된 ‘트렌디’한 상품을 찾는 소비패턴 변화도 면세점 매출에 변화를 미쳤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주 소비층이라 할 고객층은 젊어지는 추세로, 방한 주요 중국인 관광객이 ‘바링허우’(80後. 1980년대생)와 ‘지우링허우(90後. 90년대생)’, 나아가 2000년 이후 태어난 ‘링링허우’(00後)까지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이같은 변화를 이끌었다는 해석입니다.
이들을 중심으로 개별여행 트렌드로 방한시장이 재편되고, 기존 면세점 핵심 상품으로 자리 잡고 씀씀이를 일으켰던 고가 브랜드 이탈과 함께 이를 구매할 수요층 역시도 느슨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과거 방한 관광객들의 뷰티 제품 핵심 구매처가 면세점였던게 최근 시중 중저가숍 등으로 분산되자, 면세점 역시 명품이 떠난 자리에 관련 화장품과 캐릭터 인형 등을 들여놓는 등 고민을 서두르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고영준 신라면세점 제주 부점장은 “기존 명품 등 고가 브랜드가 나간 이후 공백이 커진 것과 더불어, 면세점을 찾는 고객층 자체가 많이 어려졌다”면서 “중국의 경우 MZ세대(주로1980년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와 싼커(개별관광객)들로 구성되면서 구매객단가 자체를 올리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들이 선호하는 인기품목과 가격대의 패션 브랜드 등 상품 배치와 브랜드 입점을 통해 변화하는 고객층에 대응하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 그래서, 2월 한 달 씀씀이 살펴봤더니.. 크루즈도 ‘뚝’
지난해 워낙 적은 수준의 관광객들 이른바 개별 관광객, 카지노 등의 VIP가 들어오면서 규모 있는 소비가 이뤄졌다고 한다면, 올들어선 개별과 함께 일부 단체가 들어오면서 소비가 이뤄졌고 양적으로 많아졌을 뿐 실질적인 씀씀이 자체가 늘지 않았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만 봐도 제주를 찾은 외국인 중에 중국 관광객은 8만 6,065명을 넘었습니다.
코로나 19 이전 2019년 1월(6만 1,889명)에 비해 증가 폭이 40%에 육박했을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그 이전 주춤했던 국제선이 발빠르게 회복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단됐던 크루즈를 통해대거 단체 등 관광객이 찾으면서 중국을 비롯해 외국 관광객 유입이 늘어난게 관광객 규모를 늘린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여기에서 나아가 씀씀이를 더하지 못한 것은 한계로 꼽힙니다.
지난달 중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따른 모객 어려움 등이 겹쳐 입항 취소가 이어졌고 올초 390척이 넘어서던 크루즈 예약은 이달 현재(25일) 기준 21개 선사 314척(제주항 145척. 강정항 169척)으로 줄어들긴 했습니다.
그래도 300척 넘게 찾으면서 앞으로도 많은 단체 방문이 예상됐습니다.
이같은 크루즈 기항을 통한 유커 수 회복으로 면세점 등 관련업계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작 뚜렷한 실적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은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제주행 크루즈의 경우 온전히 제주관광만 하는 코스가 있고 여러 기항지 중 1곳으로 ‘경유’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면서 “전자의 경우엔 제주에 머무는 시간이 하루 이상으로 길어 면세점 외에도 다양한 레저·관광 사업장 등에 지출과 소비가 생겨날 수 있지만, 단순히 기항지로 ‘스쳐 가는’ 경우 면세점 외에 특별한 파급효과 기대가 쉽지 않다”고 봤습니다.
더불어 “특히 크루즈 관광객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인들의 쇼핑이나 여행 패턴 역시 단체보다 개별로 바뀌고 쇼핑보다 체험, 합리적 소비로 변하는 추세라 역내 씀씀이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 ‘싹쓸이’ 에서 ‘선별적’ 쇼핑으로.. 씀씀이 3분의 1로
소비 패턴과 지출 추이에서 달라진 양상은 확인됩니다.
종전 ‘싹쓸이’ 쇼핑을 통해 ‘큰손’으로 불리던 유커의 소비 패턴이 선별적으로 바뀌면서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매입액)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제주도의 2024년 2월 주요 소비동향 분석 내 중국 관광객들의 카드 이용금액을 살펴본 결과, 중국 관광객의 전월 대비 카드이용금액(BC)이 뚜렷한 감소 추이를 드러냈습니다.
중국 관광객이 제주에서 소비한 2월 카드 이용금액의 경우, 전달 대비 66.43% 감소했고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76.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월 총 사용금액은 13억여 원으로, 전년 2억 8,000만 원보다 늘었지만 바로 전달(40억여 원)보다 감소했습니다.
이를 1인당 1일 평균 카드이용금액으로 환산하면 2월 이용금액은 17만 원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전달(50만 원)에 비해 64.91% 감소했습니다. 전년 동기(62만 원)에 비해선 71.66%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60만 원 넘게 지출하던게 17만 원으로 급감했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달라진 소비패턴은 업종에서도 드러나 면세점, 화장품 그리고 소매업, 중식 음식점업 등을 제외한 대다수 업종에서 전달에 비해서 이용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항공노선 왜 이래? 국제선 정말 늘었나.. “2019년 하계보다 줄어”
더구나 항공사들의 관심이 해외로 쏠려 국내노선은 계속 줄고, 늘어난다는 국제노선마저 현장 체감도가 높지 않은데서 어려움이 더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28일 제주도에 따르면, 여행수요가 증가하는 다음 달(4월) 국내 제주노선이 임시 증편되고 하계기간 제주직항 국제선 노선도 늘어날 예정입니다.
하계기간인 31일부터 10월 26일까지 제주직항 국제선 노선이 종전 14개에서 19개로 확대됩니다. 중국 다롄과 창사, 창춘, 하얼빈, 시안 노선이 추가됐습니다.
이날 국토교통부가 봄철 여행 수요에 대응해 무안-제주노선 재개 그리고 제주 국내선을 주 54회 임시 증편하고 제주노선 이용객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제주~김포 노선 주 22회, 제주~김해 노선 주 8회, 제주~청주 노선 주 24회 등 국내 제주노선이 54회 임시 증편됩니다.
하지만 이 수준이 과연 얼마나 현장 수요에 부합하는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적합한지에 대한 검토는 없습니다.
코로나 19 이전 2019년만 해도, 제주기점 국제선은 부정기 포함 35개에 이르러, 부정기를 빼도 26개 노선에 달했습니다.
여기에 비하면 이번 하계 노선 수준은 70% 정도인데다, 부정기를 포함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더구나 주당 운항 횟수도 크게 나아질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실제 신규 노선이 추가됐다고 하지만, 그만큼 기존 취항 노선이 빠지면서 효과를 담보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입니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성수기에 맞물려 하계 스케쥴이 시작되면 통상 항공편이 30% 정도 더 뜨는데, 이번 하계 스케쥴 시작 전날과 다음 날 주당 운항 편수에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라면서 “저비용 항공사들이 신규 취항한다고 하지만, 그만큼 기존 대형 국적사나 외국항공사가 취항하던 중국 대도시 노선 등을 빼면서 효과가 반감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세기 등 임시편을 투입하면서 버티다, 6월 이후는 돼야 어느 정도 공급난이 풀리지 않을까”하고 내다봤습니다.
국내선에서는 국내 9개 항공사가 제주 노선 12개, 김포∼김해 등 내륙 노선 8개 등 총 20개 노선에서 주 1,831회 운항합니다.
이 가운데 제주 노선이 1,534회로 8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국내선 임시 증편과 하계시즌 국제선 노선 요청을 국토부가 적극 반영한 만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제주경제 주요 인프라인 항공교통 노선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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